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이성부·시인, 1942-)
+ 봄은 온다
봄은 온다 서러워 마라 겨울은 봄을 위하여 있는 것
잿빛으로 젖어있던 야윈 나뭇가지 사이로 수줍게 피어나는 따순 햇살을 보아
봄은 우리들 마음 안에 있는 것 불러주지 않으면 오지 않는 것이야
사랑은 저절로 자라지 않는 것 인내하며 가꾸어야 꽃이 되는 것이야
차디차게 얼어버린 가슴이라면 찾아보아 남몰래 움트며 설레는 봄을
키워보아 그 조그맣고 조그만 싹을 (홍수희·시인)
+ 봄맞이꽃
추운 겨울이 있어 꽃은 더 아름답게 피고 줄기가 솔잎처럼 가늘어도 꽃을 피울 수 있다며 작은 꽃을 나지막하게라도 피우면 세상은 또 별처럼 반짝거릴 것이라며 많다고 가치 있는 것이 아니며 높다고 귀한 것은 더욱 아닐 것이라며 나로 인하여 누군가 한 사람이 봄을 화사하게 맞이할 수 있다면 어디에서고 사는 보람이 아니겠느냐고 귀여운 꽃으로 말하는 봄맞이꽃 고독해도 고립되어서는 안 된다며 풍부한 삶을 바라기보다 풍요를 누리는 봄맞이꽃처럼 살고 싶다 (김윤현·시인, 1955-)
+ 꽃 피는 것 기특해라
봄이 와 햇빛 속에 꽃 피는 것 기특해라.
꽃나무에 붉고 흰 꽃 피는 것 기특해라.
눈에 삼삼 어리어 물가로 가면은 가슴에도 수부룩히 드리우노니
봄날에 꽃 피는 것 기특하여라. (서정주·시인, 1915-2000)
+ 새봄에는
새봄에는 녹두 빛 하늘을 이고 시린 잎샘일랑 주섬주섬 걷어올리고 부드러운 아지랑이만 몸에 걸친 채 한적한 산골을 발이 부르트도록 걸어 볼 것이다
그곳에는 지쳐버린 시간의 각질을 뚫고 새파란 기억의 우듬지가 이슬을 머금고 삐죽삐죽 솟아오르는 여린 풀밭이 있다 새봄에 부활하는 나의 가슴이 있다 (정성윤·시인)
+ 봄바람처럼 부드러워라
나무처럼 높이 걸어라. 산처럼 강하게 살아라. 봄바람처럼 부드러워라. 네 심장에 여름날의 온기를 간직해라. 그러면 위대한 혼이 언제나 너와 함께 있으리라. (아메리카 인디언의 노래)
+ 봄병 도지다
봄은 스스로 솟아올라 튀어오르고 꽃들은 단호하게 천지를 밝히는데 한잔 술로 속을 달구고 불을 질러도 어째서 세상은 대책 없이 쓸쓸한가 (홍해리·시인, 1942-)
+ 봄이다
하나님의 수레바퀴는 천천히 도는 것 같아도 앞질러 역사를 열어가고
소리 없이 돌아가도 천지를 뒤바꾸어 놓습니다. 언 강을 녹이고 푸른 하늘에서 새가 노래하고 고목에서도 새싹을 돋게 하고 산야엔 꽃들이 흐드러져 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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