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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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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시모음
2015년 05월 10일 22시 07분  조회:3967  추천:0  작성자: 죽림
 

봄            윤동주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 도르 시내 차가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

三冬을 참어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봄                  정지용

 

외ㅅ가마귀 울며 나른 알로

허울한 돌기둥 넷이 스고

이끼 흔적 푸르른데

황혼이 붉게 물든다

 

거북 등 솟아오른 다리

길기도 한 다리

바람이 수면에 옴기니

휘이 비껴 쓸리다

<동방평론> 1호 1932년 4월호                           

 

 

  

 

   봄          천양희

 

그 자리가 비었어도 밖엔 봄이 충분하였다

나 혼자 있어도 밖엔 봄이 충분하였다

충분한 봄으로 그 시간을 채웠다

 

<한 사람을 나보다 더 사랑한 적 있는가?> 작가.2003년

 

  

                         라일락

 

 

 

봄             홉킨스

 

봄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

이름 없는 풀은 동그라미를 그리며 파릇파릇 아름답게 자라고

티티새의 알은 낮은 하늘 갈아 티티새 자신은

메아리치는 숲을 노래로 울리며 귓전은 때려

그 소리를 들으며 벼락을 맞은 듯하고

윤기 도는 배나무 잎사귀와 꽃잎은

하늘을 닦아 내어 푸르름이 다가오는 풍요로움

뛰노는 어린 양들은 깡충 거리나니

이 생기 넘치는 활력과 기쁨은 무엇이던가

에덴 동산에서 비롯된 대지의 감미로운 흐름이니

그것을 차지하여라, 소유하거라, 그것이 죄 때문에

싫어지고 흐려지고 더러워지기 전에,  주 그리스도여

소년 소녀가 지닌 바 티 없는 마음과 5월의 날을

동정녀의 아들이여

당신이 선택하시고

그 무엇보다도 값어치 있는 것을 가지게 하라

 

Gerard  Hopkins(1844-1889) 영국의 성직자이며 시인

 

  

 

 

봄                황인숙

 

온종일 비는 쟁여논 말씀을 풀고

나무들의 귀는 물이 오른다

나무들은 전신이 귀가 되어

채 발음되지 않은

자음의 잔뿌리도 놓치지 않는다

발가락 사이에서 졸졸거리며 작은 개울은

이파리 끝에서 떨어질 이응을 기다리고

각질들은 세례수를 부풀어

기쁘게 흘러 넘친다

그리고 나무로부터 한 발 물러나

고막이 터질 듯한 고요함 속에서

작은 거품들이 눈을 트는 것을 본다

 

첫 뻐꾸기 젖은 몸을 털고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고흐 ㅡ  복숭아꽃

 
 


<봄날의 시 모음> 

+ 봄

문빈정사
섬돌 위에
눈빛 맑은 스님의
털신 한 켤레

어느 날
새의 깃털처럼
하얀 고무신으로 바뀌었네
(최윤진·시인, 1955-)


+ 봄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이성부·시인, 1942-) 


+ 봄은 온다

봄은 온다
서러워 마라
겨울은
봄을 위하여 있는 것

잿빛으로 젖어있던
야윈 나뭇가지 사이로
수줍게 피어나는
따순 햇살을 보아

봄은 우리들
마음 안에 있는 것
불러주지 않으면
오지 않는 것이야

사랑은 저절로
자라지 않는 것
인내하며 가꾸어야
꽃이 되는 것이야

차디차게 얼어버린
가슴이라면
찾아보아 남몰래
움트며 설레는 봄을

키워보아 그
조그맣고 조그만 싹을  
(홍수희·시인) 


+ 봄맞이꽃 

추운 겨울이 있어 꽃은 더 아름답게 피고 
줄기가 솔잎처럼 가늘어도 꽃을 피울 수 있다며 
작은 꽃을 나지막하게라도 피우면 
세상은 또 별처럼 반짝거릴 것이라며 
많다고 가치 있는 것이 아니며 
높다고 귀한 것은 더욱 아닐 것이라며 
나로 인하여 누군가 한 사람이 
봄을 화사하게 맞이할 수 있다면 
어디에서고 사는 보람이 아니겠느냐고 
귀여운 꽃으로 말하는 봄맞이꽃 
고독해도 고립되어서는 안 된다며 
풍부한 삶을 바라기보다 
풍요를 누리는 봄맞이꽃처럼 살고 싶다
(김윤현·시인, 1955-)


+ 꽃 피는 것 기특해라

봄이 와 햇빛 속에 꽃 피는 것 
기특해라.

꽃나무에 붉고 흰 꽃 피는 것 
기특해라.

눈에 삼삼 어리어 
물가로 가면은
가슴에도 수부룩히 드리우노니

봄날에 꽃 피는 것 
기특하여라. 
(서정주·시인, 1915-2000)


+ 새봄에는

새봄에는 녹두 빛 하늘을 이고
시린 잎샘일랑 주섬주섬 걷어올리고
부드러운 아지랑이만 몸에 걸친 채
한적한 산골을 발이 부르트도록 걸어 볼 것이다

그곳에는 지쳐버린 시간의 각질을 뚫고
새파란 기억의 우듬지가 이슬을 머금고
삐죽삐죽 솟아오르는 여린 풀밭이 있다
새봄에 부활하는 나의 가슴이 있다
(정성윤·시인) 


+ 봄바람처럼 부드러워라

나무처럼 높이 걸어라. 
산처럼 강하게 살아라. 
봄바람처럼 부드러워라. 
네 심장에 여름날의 온기를 간직해라. 
그러면 위대한 혼이 언제나 너와 함께 있으리라. 
(아메리카 인디언의 노래)


+ 봄병 도지다 

봄은 스스로 솟아올라 튀어오르고
꽃들은 단호하게 천지를 밝히는데
한잔 술로 속을 달구고 불을 질러도
어째서 세상은 대책 없이 쓸쓸한가
(홍해리·시인, 1942-)


+ 봄이다

하나님의 수레바퀴는 
천천히 도는 것 같아도 
앞질러 역사를 열어가고 

소리 없이 돌아가도 
천지를 뒤바꾸어 놓습니다. 
언 강을 녹이고 
푸른 하늘에서 새가 노래하고 
고목에서도 새싹을 돋게 하고 
산야엔 꽃들이 흐드러져 피게 합니다. 

부산스런 손발을 멈추어 세우고 
깊고 긴 숨 속에서 
이 봄을 보십시오.

하나님의 수레 
굴러가는 소리 없는 
소리를 들어보십시오.

인생도 새 봄으로 
개벽할 것입니다.
(이주연·목사) 


+ 봄날의 기도

겨우내 쌓였던 잔설(殘雪) 녹아
졸졸 시냇물 흐르듯
지난날의 모든 미움과 설움
사르르 녹게 하소서

살랑살랑 불어오는
따스운 봄바람에
꽁꽁 닫혔던 마음의 창
스르르 열리게 하소서

꽃눈 틔우는 실가지처럼
이 여린 가슴에도 
연초록 사랑의 새순 하나
새록새록 돋게 하소서

창가에 맴도는
보드랍고 고운 햇살같이
내 마음도 그렇게
순하고 곱게 하소서

저 높푸른 하늘 향해
나의 아직은 키 작은 영혼
사뿐히
까치발 하게 하소서
(정연복·시인,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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