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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시모음
2015년 04월 16일 22시 45분  조회:4024  추천:0  작성자: 죽림

 <풀꽃 시 모음> 서정흥의 '풀꽃들' 외   

== 풀꽃들 == 

풀이란 풀들 
모두 꽃을 피우더라 

이름 아는 풀들 
이름 모르는 풀들 
모두 꽃을 피우더라 

참말이지, 
아름답지 않은 꽃이 없더라 

아름다워 눈이 부시더라


(서정홍·농부 시인, 1958-)


== 풀꽃 ==
 
우린 늘 헐레벌떡
쉴새없이 발을 굴렀다

정신없이 달리기만 하다가
멈추어진 그 자리에서
이름 모를 풀꽃을 만났다

향기도 없고
빛깔도 없이

다만
하얀 웃음만 가득 담고 있었다


(진명희·시인, 1959-)


== 똥풀꽃 == 
  
방가지똥풀꽃 
애기똥풀꽃 
가만히 이름을 불러 보면 
따뜻해지는 가슴 
정다워지는 입술 
어떻게들 살아 왔니? 
어떻게들 이름이나마 간직하며 
견뎌 왔니? 
못났기에 정다워지는 이름 
방가지똥풀꽃 
애기똥풀꽃 
혹은 쥐똥나무, 
가만히 이름 불러 보면 
떨려 오는 가슴 
안쓰러움은 밀물의 
어깨.


(나태주‥시인, 1945-)


== 풀꽃 ==

풀씨는 
궂은 땅 마다 않고 
꽃을 피운다 

하늘의 뜻 받들어 
푸른 빛깔 피워낸다 

바람에 꺾임 없이 
가늘게 살다가 

이 세상 한 구석 
밝은 빛 밝혀 
어둔 마음 한 자락씩 지워내고 

아무도 몰래 
비탈진 자리 
조용히 시드는 것을


(박덕중·시인, 1942-)


== 풀꽃 == 

민들레꽃을 
30분의 1로 축소하면 
저 꽃이 될까. 

잔디풀 사이로 
가늘게 치밀어 올라 
이제 막 피어난 자잘한 풀꽃! 

별보다도 작은 꽃둘레건만 
별처럼 또렷한 샛노란 꽃잎, 
사나흘이면 소멸해 버릴 이름도 없는 저 별은 

몇백 몇천 광년의 기약 끝에 
드디어 여기 
나타났는가. 

그 가늘디가는 천공의 선율은 
적막한 내 뜰을 한껏 
설레이게 한다.


(김종길·시인, 1926-)


== 우도의 풀꽃 == 
    
저 멀리서 날아온 꽃씨가  
우도에서 뿌리를 내리면 
우도의 민들레가 되고 
우도의 엉겅퀴가 되고 
우도의 제비꽃이 된다. 

푸른 바닷바람을 맞고 
철썩이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우도의 풀꽃은 
이름을 갖고 다시 태어난다. 

너른 잔디밭을 수놓은 
우도의 풀꽃은 
작은 꽃잎을 나풀거리며 
그가 키운 사랑을 
찾아온 나그네에게 건넨다. 

어디서나 
그대가 살아가고 있는 곳이 
그대가 수놓을 꽃밭이라고.


(조성심·시인, 전남 목포 출생)


== 풀꽃 연가 ==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풀은 풀대로 나는 나대로 
변할 줄 모르는 
풀하고 나는 아무래도 
고향이 같은가 봐 

도시에 살아도 
먼 산 구름만 바라보다 
해지면 어머니 품속 같은 흙이 좋아 
흙을 베고 잠에 드는 풀꽃 

내 고향은 심심산골 단양 
너의 고향은 어디더냐 
도시에 몇십 년을 살아도 
풀 티, 
산골 티를 못 벗는 
풀과 나는 아무래도 
본래부터 같은 부류였나 보다.


(최영희·시인)


== 애기똥풀꽃의 웃음 == 

꽉 막힌 추석 귀향길이었다. 
참아온 뒤를 보지 못해 
다급해진 나는 갓길에 차를 세우고  
산골 외진 숲 속에 뛰어들었다. 

벌건 엉덩이를 까내리자 
숲 속에 숨었던 청개구리가 뛰어올랐다. 
향기로운 풀내음 속에서 
다급히 근심거리를 풀기 위해 
안간힘 쓰는 소리를 듣고 
풀벌레들이 울음을 뚝 그쳤다. 

(쉿! 조용해! 무슨 소리가 났지?) 

이 삼라만상의 갖가지 일에 부딪치면서 살다보면 
더러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참으며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처럼 
참으로 힘드는 건 똥 참는 일이다. 
참으로 시원한 건 똥 싸는 일이다. 

숲 속의 애기똥풀꽃이 노랗게 웃었다.  

(권달웅·시인, 1944-)


== 풀꽃은 풀꽃끼리 == 

풀꽃은 풀꽃끼리 외롭지 않네. 
가난이야 하나님이 주신 거 
때로는 슬픔의 계곡까지 몰려갔다가 
저리 흐르는 게 어디 바람뿐이랴 싶어 
다시금 터벅터벅 되돌아오긴 하지만 
도회지 화려한 꽃집이 부러우랴 
밤안개 아침 이슬 모두 함께이거늘 
풀꽃은 풀꽃끼리 외롭지 않네 
외로움이야 하느님이 주신 거 
사람 속에 귀염받는 화사한 꽃들은 
사람처럼 대접받고 호강이나 하겠지만 
때로는 모진 흙바람 속에 
얼마나 시달리며 괴로워하리. 
때로는 무심히 짓밟는 발에 뭉개져 
얼마나 피눈물을 흘리리. 
시르렁 시르렁 톱질한 박일랑 
우리사 연분 없어 맺지 못해도 
궂은 날 갠 날도 우리 함께이거늘 
풀꽃은 풀꽃끼리 외롭지 않네.


(허형만·시인, 1945-)


== 풀꽃의 힘 == 

기름진 넓은 들에 봄날이 오면 
흐드러지게 피는 자운영꽃. 
농사의 밑거름이 되기 위하여 
봄의 끝에서 죽음 속으로 몰락하면서도 
꽃은 숙명이라고 슬퍼하지 않는다. 

풀꽃은 썩 아름다우나 세상을 유혹하지 않고 
왜 그다지 곱게 치장하는지 
세상을 위해 온몸을 눕히면서 희생하는지를 
말하려하지 않는다. 

세상사람들은 날마다 치장하면서 
풀꽃처럼 세상을 위하지도 않고 
난센스로 풍성한데 

풀꽃의 위대함은 
한마디 불평 없이 
아무런 항거 없이 
농부의 쟁기보습 밑으로 몸을 눕히는 
자유로움이며 
봄이 오면 어느 날 살며시 
쓰러졌던 그 자리를 다시 찾아오는 
부활이다.


(이풍호·시인, 충남 예산 출생)


== 풀꽃 == 

아가 손톱 만한
이름 없는 풀꽃 하나

인적 드문 곳에서
온몸으로 웃고 있다

삶은 많이 고달파도
삶은 더없이 아름다운 거라고

말없이 소리 없이
얘기하고 있다.

나도 한 송이
풀꽃으로 살아야겠다

그저 나만의 
빛깔과 모습으로

세상의 어느 모퉁이
한 점 무명(無名)한 풍경으로

조용히 피었다
총총 사라지고 싶다.


(정연복·시인,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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