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4월 2025 >>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서구 현대시 시조 - 보들레르
2015년 03월 07일 20시 48분  조회:4809  추천:0  작성자: 죽림

  서구 현대시의 시조 보들레르, 그리고『악의 꽃』

 

  낭만주이 정신을 담고 있으며 동시에 낭만주의의 결점을 뛰어넘었던,

  이후 오게 될 상징중의, 초현실주의, 현대시에 길을 터놓은 것으로 평가되는

  보들레르 유일의 시집

 

  보들레르는 많은 시집을 남긴 시인이 아니다. 소산문 시집 『파리의 우울』을 제외하고는 단 한 권의 시집,『악의 꽃』을 남겼을 뿐이다. 그는 단 한 권의 시집 속에 그의 삶의 경험의 정수를 쏟아놓았고, 이 시집으로 후에 '현대시의 시조'로 불리게 된다.『악의 꽃』은 삶의 어느 특정한 시기에 씌어진 것도, 짧은 시간의 산물도 아니다.『악의 꽃』의 역사는 보들레르의 삶의 역사를 동반했다는 점에서도 매우 깊은 의미를 가진다. 문학 활동이 지속되었던 근 이십오 년 내내 그는 이 한 권의 시집에 집착하며, 그 완성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1857년 보들레르가『악의 꽃』을 발표했을 때 그 시대의 누구도 이 시집의 놀라운 독창성을 주목하지 못했다. 이 책에 담긴 기이하고 대담한 주제들, 빅토르 위고가 말한 '새로운 떨림'과도 같은 신선하고 파격적인 감수성,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영혼의 전율, 그리고 매혹적인 음악성…… 

  그 시대는 이 모든 감동을 같이할 감각을 갖추지 못했다. 시대적 감수성이라는 점에서『악의 꽃』의 시인은 한 세계를 앞질러 왔던 것이다.

  그리하여 보들레르는 실로 오랜 세월 '저주받은 시인'으로서의 불행을 벗어나지 못했고,『악의 꽃』은'소수의 행복한 독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은 채 독자층을 한껏 넓혀갔고, 후세는 이 책을 '현대시의 복음서'  부르기를 서슴치 않는다.

 『악의 꽃』은 연금술사가 용광로에 집어 넣은 수 많은 재료로부터 귀중한 금속을 추출해낸 것처럼, 그가 문학과 예술의 세계로부터 얻은 풍부한 체험으로부터 정수만을 뽑아낸 것이다.

                                                                                                    -『악의 꽃』표제에서

 

*******************************************************************************************

 

 

  시체

  LNE CHAROGNE

 

 

 

  기억해보라, 님이여, 우리가 보았던 것을,

            그토록 화창하고 아름답던 여름 아침;

  오솔길 모퉁이 조약돌 깔린 자리 위에

              드러누워 있던 끔찍한 시체,

 

  음탕한 계집처럼 두 다리를 쳐들고,

              독기를 뿜어내며 불타오르고,

  태평하고 파렴치하게, 썩은

              냄새 가득 피우는 배때기를 벌리고 있었다.

 

  태양은 이 썩은 시체 위로 내리쬐고 있었다.

               알맞게 굽기라도 하려는 듯,

  위대한「자연」이 한데 합쳐놓은 것을

               백 갑절로 모두 되돌려주려는 듯;

 

  하늘은 이 눈부신 해골을 바라보고 있었다,

               피어나는 꽃이라도 바라보듯.

  고약한 냄새 어찌나 지독하던지 당신은

               풀 위에서 기잘할 뻔했었지.

 

  그 썩은 배때기 위로 파리떼는 윙윙거리고,

                거기서 검은 구더기떼 기어나와,

  걸쭉한 액체처럼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살아 있는 누더기를 타고.

 

  그 모든 것이 물결처럼 밀려왔다 밀려나갔다 하고,

               그 모든 것이 반짝반짝 솟아나오고 있었다.

  시체는 희미한 바람에 부풀어올라,

               아직도 살아서 불어나는 듯했다.

 

  그리고 세상은 기이한 음악 소리를 내고 있었다,

               흐르는 물처럼, 바람처럼,

  또는 장단 맞춰 까불리는 키 속에서

                흔들리고 나뒹구는 곡식알처럼.

 

  형상은 지워지고, 이제 한갓 사라진 꿈,

             잊혀진 화포 위에

  화가가 기억을 더듬어 완성하는

              서서히 그려지는 하나의 소묘.

 

  바위 뒤에서 초조한 암캐 한 마리

               성난 눈으로 우리를 쏘아보고 있었다,

  놓쳐버린 살점을 해골로부터

              다시 뜯어낼 순간을 노리며,

 

  -허나 언제인가는 당신도 닮게 되겠지,

              이 오물, 이 지독한 부패물을,

  내 눈의 별이여, 내 마음의 태양이여,

               내 천사, 내 정열인 당신도!

 

  그렇다! 당신도 그렇게 되겠지, 오 매력의 여왕이여,

              종부성사 끝나고

  당신도 만발한 꽃들과 풀 아래

              해골 사이에서 곰팡이 슬 즈음이면.

 

  그때엔, 오 나의 미녀여, 말하오,

                당신을 핥으며 파먹을 구더기에게,

  썩어문드러져도 내 사랑의 형태와 거룩한 본질을

                내가 간직하고 있었다고!  

 

 

 

 

  살인자의 술

  LE VIN DE LASSASSIN

 

 

  아내가 죽어 나는 자유다!

  그러니 나는 실컷 마실 수 있다.

  돈 한 푼 없이 집에 돌아오면

  그녀의 고함 소리 내 가슴을 찢었지.

 

  왕 못지않게 행복하구나;

  공기는  맑고 하늘은 기막히다……

   내가 아내에 반했을 때도

  이런 여름이었지!

 

  나를 쥐어뜬는 이 끔찍한 갈증을

  풀어주자면 필요할 거다,

  아내의 무덤을 채울 만큼의 술이,

  - 아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닌데,

 

  아내를 우물 깊은 곳에 던져버리고

  그녀 위에 샘 가의 돌멩이들을

  모조리 집어넣기까지 했지.

  - 이런 일은 할 수만 있다면 잊고 싶다!

 

아무것도 우리 사이에 떼어놓을 수 없다고

  맹세한 사랑의 이름을 내세워,

  우리 사랑의 절정의 행복한 시절처럼

  서로 화해하자고,

 

  어느 날 저녁 아내에게 애원하여,

  으슥한 거리로 불러냈었지.

  아내는 나타났지 뭐야!- 정신 나간 계집 같으니라고!

  하긴 우리 모두 좀 정신이 나갔지만!

 

  비록 몹시 지치기는 했지만,

  아내는 여전히 어여뻤다!

  나는 아내를 너무나 사랑했지! 그래서

  삶을 끝내! 하고 난 말했다.

 

  아무도 이런 내 마음 모르리.

  어리석은 주정뱅이들 중

  누구인들 그 병적인 밤

  술로 수의를 만들 생각을 했으랴?

 

  쇠로 만든 기계처럼

  끄떡없는 주정뱅이 따위는

  여르밍고 겨울이고 한번도

  진정한 사랑 해보지 못했지.

 

  검은 마력과 그 지옥 같은

  공포의 행렬, 독약병과 눈물,

  그리고 쇠사슬과 뼈다귀

  소리가 따르는 진정한 사랑을!

 

  - 나는 이제 자유로운 홀아비다!

  이 밤 죽도록 마시고 취해;

  두려움도 후회도 모르는 채,

  땅바닥에 아무렇게 드러누워,

 

  개처럼 잠들라

  돌이며 진흙 가득 실은

  수레바퀴 무거운 화물차가

 

  죄 많은 내 머리 박살을 내건,

  내 몸뚱이를 두 동강이 내건,

「신」이고「악마」고「영성체대」고

  아무것도 겁날 것 없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443 시인 - 朴龍喆 2015-04-20 0 5066
442 시적 마술(변용) - 알베르 베갱 2015-04-20 0 4728
441 대상의 고유한 특성 잡기와 시적 변용 2015-04-20 0 4462
440 시적 변용과 형상화 2015-04-20 0 4049
439 철학적 사유의 시적 변용 2015-04-20 0 4471
438 박용철 시론을 중심으로 2015-04-20 0 4632
437 詩야 나와 놀아보자... 2015-04-19 0 4632
436 이규보 시론 2015-04-19 0 5248
435 시로 쓴 시론 및 시어의 특성 2015-04-19 1 4589
434 詩로 쓴 詩論 2015-04-19 0 4801
433 현대시의 공감의 문제 2015-04-19 0 4700
432 창조적 시론을 위하여 2015-04-19 0 4546
431 김춘수 / 이승하 2015-04-19 0 5215
430 녀성해방출사표 시인 - 高靜熙 2015-04-19 0 4860
429 민중시인, 옥중시인 - 김남주 2015-04-19 0 5007
428 <길> 시모음 2015-04-19 0 4745
427 고대 그리스 비극시인 - 아이스킬로스 2015-04-19 0 5301
426 고대 그리스 3대 비극시인 2015-04-19 0 5361
425 고대 그리스 비극시인 - 에우리피데스 2015-04-19 0 5436
424 <바보> 시모음 2015-04-19 0 4644
423 <한글> 시모음 2015-04-19 0 4802
422 <소> 시모음 2015-04-19 1 4685
421 꾸바 시인, 혁명가 - 체 게바라 2015-04-19 0 4093
420 <아내> 시모음 2015-04-19 1 4837
419 <자본주의> 시모음 2015-04-19 0 4774
418 <꽃씨> 시모음 2015-04-19 0 4119
417 皮千得 시모음 2015-04-19 0 4846
416 <이름> 시모음 2015-04-19 0 4731
415 청록파시인 -박목월 2015-04-17 0 4925
414 청록파 시인들 시세계 2015-04-17 0 4548
413 청록파시인 - 박두진 2015-04-17 0 4778
412 청록파시인 - 조지훈 2015-04-17 0 4914
411 참여시인 - 김수영 2015-04-17 0 4572
410 저항시인 - 심훈 2015-04-17 0 4968
409 심훈 시모음 2015-04-17 2 5978
408 <등산> 시모음 2015-04-17 0 6524
407 <동그라미> 시모음 2015-04-17 0 4523
406 <자연> 시모음 2015-04-17 0 4635
405 <하루살이> 시모음 2015-04-17 0 4388
404 <흙> 시모음 2015-04-17 0 4424
‹처음  이전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