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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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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시 모음 ㄷ
2015년 02월 19일 01시 41분  조회:3065  추천:0  작성자: 죽림


 4월 비빔밥

햇살 한 줌 주세요
새순도 몇 잎 넣어주세요
바람 잔잔한 오후 한 큰 술에
산목련 향은 두 방울만
새들의 합창을 실은 아기병아리 걸음은 열 걸음이 좋겠어요
수줍은 아랫마을 순이 생각을 듬뿍 넣을래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 마음을 고명으로 얹어주세요
(박남수·시인, 1918-1994)


 4월

절을 에워싼 산빛이 수상하다.
잡목 사이로 여기저기 펄럭 걸린 진달래.
단청 엎질린 것 같다.
등산로를 따라 한 무리
어린 여자들이 내려와서 마을 쪽으로 사라진다.
조용하라, 조용히 하라 마음이여
절을 에워싼 산빛이 비릿하다.
(문인수·시인, 1945-)




 4월 - 햇살 

어머니, 어머니여 
자애로운 어머니여 
가지마다 새싹 돋게 하였듯 

콘크리트 벽에 갇혀 
핏기 잃은 가여운 생명에게도 
당신의 젖꼭지 물려주오
(김태인·시인, 1962-)
 


 4월 

여기저기 봄꽃들 피었다. 

가로수 왕벚꽃 화려한 왕관을 쓴 채 
임대아파트 울타리에 매달린 어린 개나리를 내려다보고 
철없는 목련은 하얀 알몸으로 
부잣집 정원에서 일광욕을 한다. 

서로를 향해 미소 짓는다. 
화려함이 다르고, 눈높이가 다르고 
사는 동네가 다르지만 
그것으로 서로를 무시하지 않는다. 
빛깔이 다르지만 서로를 미워하지 않는다. 

어우러져서 참 아름다운 세상.
(한승수·제주의 서정시인)

 


 4월의 시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을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박목월·시인, 1916-1978)


 4월 

바람의 힘으로 
눈 뜬 새싹이 나풀거리고 
동안거 끝낸 새잎이 파르르 
목단꽃 같은 웃음 사분사분 보낸다 

미호천 미루나무는 
양손 흔들며 환호하고 
조치원 농원에 옹기종기 박힌 
복숭아나무는 복사꽃 활짝 피우며 
파안대소로 벌들을 유혹하고 

산수유 개나리 목련화는 
사천왕처럼 눈망울 치켜뜨고 
약동의 소리에 귓바퀴 굴린다 

동구 밖 들판에는 
달래 냉이 쑥 씀바귀가 
아장아장 걸어나와 
미각 돋우라 추파 던지고 

둑방길에는 밥알 같은 
조팝나무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다
(반기룡·시인)


 4월 

잔인한 잔치 
시작되었네. 
처소 곳곳에 

퉁퉁 불어 있던 
몸 동아리 
터져 나오네.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 나오듯 
하늘 향해 천지를 개벽시키네. 

날카로운 칼바람 
견디어 온 
환희의 기쁨 숨어 있었네.
(윤용기·시인, 1959-)

 


4월에 내리는 눈 

눈이 온다 
4월에도 

교사 뒤뜰 매화나무 한 그루가 
열심히 꽃을 피워 내다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눈을 맞는다 

엉거주춤 담벼락에 오줌 누다 들킨 녀석처럼 
매실주 마실 생각 하다가 
나도 찬 눈을 맞는다 
(안도현·시인, 1961-)


 4월에 

숨죽인 빈 空間을 차고 
새가 난다. 
물오른 나무들의 귀가 
쏟아지는 빛 속으로 
솟아오르고 
목숨의 눈부신 四月은 
유채꽃 향기로 가득하다. 

아름다워라 
침묵만큼이나 
안으로 충동질하며 
온 피 걸러 
生命의 진액으로 타는 
四月의 하늘이여. 

다만 살아있음이 
눈물겨워
(박송죽·시인, 1939-)


 4월에는 

축축해진 내 마음에 
아주 작은 씨앗 하나 
떨구렵니다 

새벽마다 출렁대는 
그리움 하나 

연둣빛 새잎으로 
돋아나라고 
여린 보라 꽃으로 
피어나라고 

양지쪽으로 가슴을 열어 
떡잎 하나 곱게 가꾸렵니다. 
(목필균·시인)
 


 4월 

언제 우레 소리 그쳤던가, 
문득 내다보면 
4월이 거기 있어라. 
우르르 우르르 
빈 가슴 울리던 격정은 자고 
언제 먹구름 개었던가. 
문득 내다보면 
푸르게 빛나는 강물, 
4월은 거기 있어라. 
젊은 날은 또 얼마나 괴로웠던가. 
열병의 뜨거운 입술이 
꽃잎으로 벙그는 4월. 
눈뜨면 문득 
너는 한 송이 목련인 것을, 
누가 이별을 서럽다고 했던가. 
우르르 우르르 빈 가슴 울리던 격정은 자고 
돌아보면 문득 
사방은 눈부시게 푸르른 강물. 
(오세영·시인, 1942-) 


 4월의 바람

모짜르트가 흐르는 거실에서
홀가분한 마음 되어
커피 한 잔 말없이 마시니
잠에 취했던 나의 영혼 기지개를 켠다

맑은 기분으로 4월의 햇살을 받으며
돌산 밑 작은 동네를 지날 때면
골목 파란 대문집 라일락 꽃잎은
내 볼을 어루만지는데

4월의 바람 오늘은 더욱
여며진 내 가슴을 헤집으며
어제와는 다른 몸짓으로 하여
나를 반긴다.
(홍경임·시인, 경기도 안성 출생)

 

 




 할머니의 4월 

시장 한 귀퉁이 
변변한 돋보기 없이도 
따스한 봄볕 
할머니의 눈이 되어주고 있다 

땟물 든 전대 든든히 배를 감싸고 
한 올 한 올 대바늘 지나간 자리마다 
품이 넓어지는 스웨터 
할머니의 웃음 옴실옴실 커져만 간다 

함지박 속 산나물이 줄지 않아도 
헝클어진 백발 귀밑이 간지러워도 
여전히 볕이 있는 한 
바람도 할머니에게는 고마운 선물이다 

흙 위에 누운 산나물 돌아앉아 소망이 되니 
꿈을 쪼개 새 빛을 짜는 실타래 
함지박엔 토실토실 보름달이 내려앉고 
별무리로 살아난 눈망울 동구밖 길 밝혀준다 
(전숙영·시인, 전북 전주 출생)


 4월 

사월이 오면 
옛 생각에 어지럽다. 

성황당 뒷골에 
진달래 얼굴 붉히면 
연분홍 살구꽃은 
앞산 고갯길을 밝히고 

나물 캐는 처녀들 
분홍치마 휘날리면 
마을 숫총각들 가슴은 
온종일 애가 끓고 

두견새는 짝을 찾고 
나비들 꽃잎에 노닐고 
뭉게구름은 졸고 
동심은 막연히 설레고 

半白 긴 세월에도 
새록새록 떠오르는 그 시절 
앞마당에 핀 진달래 
그때처럼 붉다. 
(박인걸·목사 시인)

 

 




 4월의 편지 

꽃이 울면 하늘도 울고 있다는 것을 
그대는 아시나요. 
꽃이 아프면 꽃을 품고 있는 
흙도 아프다는 것을 
그대는 아시나요 

꽃이 웃으면 하늘도 웃고 있다는 것을 
그대는 아시나요 
꽃이 피는 날 꽃을 품고 있는 
흙도 헤죽헤죽 웃고 있다는 것을 
그대는 아시나요 

맑고 착한 바람에 
고운 향기 실어 보내는 하늘이 품은 사랑 
그대에게 띄우며 
하늘이 울면 꽃이 따라 울고 
하늘이 웃으면 꽃도 함께 웃는 봄날 
그대의 눈물 속에 내가 있고 
내 웃음 속에 그대가 있음을 
사랑합니다
(오순화·시인)

 

 




 4월이 떠나고 나면 

꽃들아, 4월의 아름다운 꽃들아. 
지거라, 한 잎 남김없이 다 지거라, 
가슴에 만발했던 시름들 
너와 함께 다 떠나버리게 

지다보면 
다시 피어날 날이 가까이 오고 
피다보면 질 날이 더 가까워지는 것 
새순 돋아 무성해질 푸르름 
네가 간다 한들 설움뿐이겠느냐 

4월이 그렇게 떠나고 나면 
눈부신 5월이 아카시아 향기로 
다가오고 

바람에 스러진 네 모습 
이른 아침, 맑은 이슬로 피어날 것을 
(목필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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