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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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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1000권 읽기 64
2015년 02월 11일 16시 03분  조회:1786  추천:0  작성자: 죽림

 

631□착란의 돌□함기석, 시작시인선 9, 천년의시작, 2002

  시라는 인형극에서 이미지라는 인형들을 조종하는 끈은 의미와 주제라는 것인데, 이 끈이 끊어지면 현란한 이미지들의 부침만 남는다. 그것의 연결을 최소한으로 남겨두는 것이라면 난해라고 하겠지만, 최소한으로도 남겨두지 않는다면 그것은 전위나 실험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그 최소한의 경계 안팎에 걸쳐있는 시집이어서 딱히 어떻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시집만 가지고 의도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으로 본다면 또 다른 조명 방법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다만 치열한 정신이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면 그것은 절반 이상의 성공이라고 봐야 한다.★★☆☆☆[4337. 6. 12.]

 

632□달이 뜨면 나무는 오르가즘이다□변의수, 시작시인선 11, 천년의시작, 2002

  이미지 순결주의라고나 할까? 의미의 체계 속으로 들어가지 않는 영역에서 이미지들이 아무런 목적 없이 스스로 연결을 갖고 움직이는 것이 독특하다. 특별한 의미를 기대하고 읽는다면 틀림없이 당황하게 될 그런 시집인데, 이미지가 움직이는 대로 따라가면 나름대로 어떤 질서를 형성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다만 주제를 이미지로만 대체한다고 해서 시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이미지에 대해 너무 정직한 나머지 시의 형식에 고착화되는 답답한 느낌이 있기에 하는 소리다. 그리고 시각 이미지에만 집착하면 자칫 시가 그림으로 전락하는 수가 있다. 한자는 순결한 이미지가 되지 못한다.★★☆☆☆[4337. 6. 12.]

 

633□슬픔도 진화한다□김왕노, 시작시인선 12, 천년의시작, 2002

  주제도 그렇고, 시를 이끌어가는 힘도 그렇고, 이미지 전개 능력도 그렇고,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시가 어쩐지 겉돌고 있다는 느낌이 가시지 않는다. 그것은 완성되지 않은 단 한 가지 문제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시는 무언가 그럴듯한 방법으로 그럴듯한 것을 이야기해야 한다는, 쉽게 말해 시는 좀 그럴듯해야 한다는 엉뚱한 믿음 때문이다.

  그래서 쉽게 이야기해도 되는 것이 무언가 그럴듯한 표현에 실려야 한다고 믿는 것 때문에 일상 밖의 백과사전처럼 광범위한 지식이나 학문에 의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내 시가 담고 있는 그럴 듯한 내용에 상대가 공감해야 하므로 상대를 설득하려는 태도가 시를 길게 만든다. 따라서 주제를 분명히 정하되 그것을 어떻게 전하는 것이 좋은 효과를 낼 것인가 하는 것을 생각해야 할 시집이다.★☆☆☆☆[4337. 6. 14.]

 

634□꿈꾸는 자는 유죄다□류외향, 시작시인선 13, 천년의시작, 2002

  자세한 묘사를 통해 정서를 전달하려는 의지는 자칫하면 자세한 그 관찰력 때문에 전체의 주제를 놓치거나, 전달이 잘 안 될 만큼 독자의 시선을 세부에 묶어두는 잘못을 범하기 쉽다. 이 시집의 시들은 아주 자세하게 자신의 일상을 소재로 해서 시로 승화되었다. 그런데 시의 장점은 그런 소소한 관찰에서 우주 전체의 흐름을 이야기할 수 있는 묘한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시집은 특별한 하자가 없으면서도, 그런 시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운 경우이다.

  대상에 접근하고 그것을 생각의 틀로 끌어들이는 방법이 너무 밋밋하다. 시가 일부러 복잡하려고 할 것은 없지만, 독자가 읽을 때 다양한 울림을 줄 수 있도록 구조의 다층성을 갖추는 것이 좋다. 작은 대상을 노래할 때 그것을 계기로 큰 것으로 메아리쳐 가는 그런 어떤 방법이 시에는 있으니, 그것을 찾는 것이 이 시인에게 남겨진 숙제이다. 한자는 굳이 풀 필요가 없는 숙제이다.★★☆☆☆[4337. 6. 14.]

 

635□상처가 스민다는 것□강미정, 시작시인선 15, 천년의시작, 2003

  시가 한 곳에 오래 머물러있다는 것과 그 오램이 집중된 힘으로 작동한다는 것은 다른 것인데, 그것이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것이 시의 진정한 힘이고, 이 시집의 시들은 바로 그런 시의 힘을 아주 잘 보여준다. 시간, 상처, 아픔, 길 같은, 이미 더 이상 다룰 필요가 없을 정도로 진부한 주제들이 시인의 독특한 시각에 의해 재구성되면서 아름다운 세계를 이루고 있다. 게다가 ‘소중한, 그것’을 볼 정도로 시인의 사고는 성숙된 상태다. 그것은 아무나 볼 수 없는 것이고, 따라서 그것은 생을 바라보는 시각의 성숙도와도 관련이 있는 깊은 세계이다. 바로 그 지점에서 끝없이 사고하고 이미지를 찾아내기에 이런 놀라운 세계가 열린 것이다. 남들이 다 가본 세계에서 남들이 한 번도 들어간 적이 없는 곳에 도달하기는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닌데, 이 시인은 그런 지점에 가 닿았다. 놀라운 일이다.

  다만 시집 뒤쪽의 몇 편은, 위험하게도, 남을 너무 의식한 상태에서 씌어졌다. 남들이 할 수 있는 일을 답습하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게다가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한자는 애써 이룬 자신의 세계를 깎아먹는 일이다.★★★☆☆[4337. 6. 14.]

 

636□내 눈앞의 전선□이향지, 시작시인선 14, 천년의시작, 2003

  시의 상징을 아주 잘 이해하고 쓴 시집이다. 상징은 말하기 어려운 것을 아주 깊고 간단하게 전달하는 방식인데, 그것을 잘 활용한다는 점에서 능력이 돋보이는 시집이다. 그런데도 시집 전체가 어수선해 보이는 것은 작품의 수준이 똑 고르지 않은 데다가 시들이 지향하는 초점이 한 군데로 쏠리지 않고 흩어졌기 때문이다. 상징으로 파고들다가도 회고조가 되기도 하고, 회고조로 갔다가 예언을 하기도 해서 방법상으로 상징이라는 한 자리가 형성되었는데도 태도가 일관되지 않아서 이런 결과가 생긴 것이다. 이것은 전체의 호흡을 고려하지 못한 결점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구조만의 한 호흡이 아니라 시각과 어조의 한 호흡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 한자는 깨달음에도 어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4337. 6. 14.]

 

637□청산을 부른다□윤중호, 실천문학의 시집 117, 실천문학사, 1998

  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인의 의식이 현실의 어디에 닿아 있냐 하는 것이다. 어디에 닿아있는지 분명치 않을 때를 일러 시가 관념화되었다고 하는 것이다. 시의 관념성 문제를 여실히 보여주는 시집이다. 자연 속으로 들어간 것 같지만, 말만 자연일 뿐 현실의 어느 지점과 그 자연이 만나는 지 전혀 드러나지를 않기 때문에 모든 상황이 모호해졌다. 자연의 지명은 대개 연고를 갖고 있는데, 그런 연고조차도 아무런 의미가 없을 만큼 붕 떠있다. 따라서 어떤 시각으로 자연을 노래해야 하며 어디서부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하는 것부터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될 시집이다. 한자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길이다.★☆☆☆☆[4337. 6. 14.]

 

638□환한 저녁□고증식, 실천문학의 시집 129, 실천문학사, 2000

  검게 탄 얼굴 속에서 더욱 빛나는 흰자위처럼, 시들이 현실 속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고 뿌릴 박은 채 영롱하게 빛나고 있다. 왕왕 현실의 아픔에 들떠 관념으로 비화하기 일쑤인 주제들도 일제히 현실 속에 차분하게 가라앉은 것이 아주 큰 장점이다. 그리고 이런 차분함은 삶의 종말인 죽음을 바라보는 어떤 일정한 태도 때문이기도 하다. 이것이 현실과 어떻게 어울릴 수 있는가 하는 것은 남은 숙제이고, 아직 해결되지 못한 문제이다. 또 시가 되기 어려운 것들까지 시로 만들려는 과욕이 곳곳에 있다. 게다가 현실의 아픔을 바라보는 시인에게 미래의 전망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 이 시집의 가장 큰 결함일 것이다. 그것이 꼭 시인만의 탓은 아니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이 시인의 운명이기도 하다. 그것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오는 시는 전후 결사가 완벽하더라도 넋두리에 지나지 않는다.★★☆☆☆[4337. 6. 15.]

 

639□누워서 부르는 사랑노래□김해화, 실천문학의 시집 128, 실천문학사, 2000

  삶이 시에 우선한다는 믿음은 한 굵은 전통이지만, 세월이 흘러간 뒤에 남는 것은 삶이 아니라 시다. 그러기 위해서 시가 지닌 긴장과 비유, 상징의 수법을 배우는 것이고, 그런 것을 배워서 스스로의 삶을 표현할 줄 아는 것이 시인이다. 격정 때문에, 혹은 여러 여건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말릴 필요가 없지만, 없애되 되는 군더더기를 끌어안고 있다면 그것은 삶에 진실할지언정 시에는 그렇지 못한 것이다. 시가 어느 지점에서 시작되는가 하는, 형식상의 문제를 좀 더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박노해는 내용 때문에만 박노해인 것이 아니다.★☆☆☆☆[4337. 6. 15.]

 

640□총알택시 안에서의 명상□이승철, 실천문학의 시집 132, 실천문학사, 2001

  참! 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 시집이다. 사람이 아프면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아프다고 엑스레이 사진을 한 장 붙여놓고서 그것을 자신의 자화상이라고 한다면 보는 사람은 할 말이 없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엑스레이 사진이 작품이 되기 위해서는 거기에 나타난 증상에 대한 전후 사정을 말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말하는 데는 사람들이 그것을 예술작품으로 인식하는 일정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그 준비란, 꼭 어떤 형식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태도를 말한다. 그러니 아픈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좋은데, 그것이 울림을 주려면 그 울림을 위한 어떤 통로를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의 내면을 좀 더 아프게 채찍질하는 데서 온다. 적이 돌아보아야 싸움이 되는 것이지, 보지도 않는 적을 향해 도전하는 것은 싸움이 아니라, 떼쓰는 것이다. 통증의 원인을 좀 더 자세히 말해줄 필요가 있다.★☆☆☆☆[4337.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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