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4월 2025 >>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名詩 공화국

명시인- 윤동주
2015년 01월 31일 13시 15분  조회:2991  추천:0  작성자: 죽림


 

윤동주 시 모음  추천 0    스크랩  0
 
주소복사 트위터로 글 내보내기 페이스북으로 글 내보내기
 


윤동주 시 모음
/ 빈하늘

 

<참회록>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 24년 1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 온다.


<편지>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었노라고만 쓰자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잠못 이루는 밤이면
행여 울었다는 말을 말고
가다가 그리울 때도 있었노라고만 쓰자.

첨부이미지


 <序詩>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워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소년>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우에 하늘이 펼쳐져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쓸어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어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순이의 얼굴......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어린다.

 

 
   

트르게네프의 언덕

 

 

윤동주
 

 나는 고갯길을 넘고 있었다...그때에 세 소년 거지가 나를 지

나 쳤다.

첫째 아이는 잔등에 바구니를 둘러메고, 바구니 속에는 사이

다 병, 간스메통, 쇳조각, 헌 양말짝 등 폐물이 가득하였다.

둘째 아이도 그러하였다.

세째 아이도 그러하였다.

텁수룩한 머리털, 시커먼 얼굴에 눈물 고인 충혈된 눈, 색 잃

어 푸르스름한 입술, 너들너들한 남루, 찣겨진 맨발

아아, 얼마나 무서운 가난이 이 어린 소년들을 삼키었느냐!

나의 측은한 마음이 움직이었다.

나는 호주머니를 뒤지었다. 두툼한 지갑, 시계, 손수건......있

을 것은 죄다 있었다

그러나 무턱대고 이것들을 내줄 용기는 없었다. 손으로 만지

작 만자작거릴 뿐이었다.

그리고 너와는 상관 없다는 듯이 자기네끼리 소곤소곤 이

야기 하면서 고개로 넘어갔다.

언덕 위에는 어무도 없었다.

짙어가는 황혼이 밀려들 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4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304 에이츠 시모음 2015-07-17 0 3520
303 명시 모음 2015-07-13 0 4795
302 현대시 100년과 10대 시인 2015-07-12 0 4453
301 명시인 - 박팔양 2015-07-09 0 4291
300 현대시 간략 정리 모음 2015-07-05 0 4310
299 片雲 조병화 시인 2015-06-20 0 3344
298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2015-06-17 0 3629
297 당시 300수 (클릭...) 2015-05-20 0 3997
296 우수 동시 및 그 해설 2015-05-20 0 6373
295 다시 음미해보는 현대시(클릭...) 2015-05-20 0 5724
294 다시 읊어보는 유명한 시모음(클릭해 보기) 2015-05-20 0 4148
293 현대시 100년, 애송시 100편 2015-05-18 0 7070
292 109명 현역 시인들이 뽑은 "최고의 시구" 2015-05-18 0 4100
291 유명한 한시 모음 2015-05-18 3 10054
290 다시 펼쳐보는 세계 시모음 2015-05-18 0 3845
289 다시 읽고싶은 세계 시모음 2015-05-18 0 5583
288 詩仙, 詩聖, 詩佛과 함께... 2015-05-18 0 3409
287 이상 시모음 2015-05-17 0 4133
286 명시인 - 파울 첼란 2015-05-01 0 4753
285 송강 정철 <속미인곡> 2015-04-26 0 4420
284 송강 정철 <사미인곡> 2015-04-26 0 3825
283 송강 정철 <관동별곡> 2015-04-26 0 3444
282 시대의 천재시인 - 기형도 2015-04-25 0 3117
281 문단 마지막 순수奇人시인 - 千祥炳 2015-04-25 0 3422
280 천상병 / 귀천 2015-04-25 0 3103
279 미국 녀성 시인 - 에드나 슨트 빈센트 밀레이 2015-04-25 0 3904
278 정끝별 시 한수 2015-04-25 0 3502
277 김삿갓 풍자, 해학시 모음 2015-04-20 1 13740
276 방랑 시인 - 김삿갓 풍자시 2015-04-20 0 3323
275 명시인 - 베르톨트 브레히트 2015-04-20 0 3851
274 명시인 - 잭 런던 2015-04-19 0 3830
273 칠레 민중시인 - 파블로 네루다 2015-04-19 0 3914
272 <<껍데기>>시인 - 신동엽 2015-04-19 0 3024
271 자본주의 그는,--- 2015-04-19 0 3186
270 명시인 -한용운 2015-04-19 0 2996
269 러시아 詩의 태양 - 푸쉬킨 2015-04-12 0 4112
268 명시인 - 프로스트 2015-04-10 0 3086
267 푸쉬킨 / 타골 / 뚜르게네프(클릭해 보세ㅛ) 2015-04-09 0 3007
266 독일 시모음(클릭해 보기) 2015-04-09 0 4237
265 프랑스 시모음(클릭해 보기) 2015-04-09 0 3923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