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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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에 나타나는 조선족언어문제
2011년 10월 20일 09시 00분  조회:6701  추천:1  작성자: 김정룡
이른바 표준어와 사투리는 역사적으로 정치 혹은 경제에 따른 힘의 논리에 의해 생겨난 것이다. 변방언어로 취급받던 연경어(燕京語)가 명·청을 거쳐 중심언어로 자리매김 되었고 신중국 이후 급기야 표준어로 굳어지게 되었던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한반도도 마찬가지이다. 통일신라 때 경주어가 표준이었다가 오늘날에 이르러 경상도사투리로 취급받고 있다. 통일신라와 고려 때 사투리에 불과했던 아리수지역(지금의 서울)언어가 오늘날에 와서 표준어가 된 사실을 볼 때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현재 남한 사람들은 ‘평양어’를 이북사투리라 하고 이북사람들은 평양어를 우리민족표준어라 말한다.

언어란 입고 다니는 옷처럼 자의든 타의든 유행을 따르는 것이 인류역사의 흐름이다. 앞선 곳이 낙후된 지역에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고 낙후된 집단은 앞선 집단을 따르기 마련이다. 이는 마치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처럼 한 발 앞선 한국어가 처진 조선족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반세기 가까이 잘 나가던 조선족언어가 한국과의 왕래와 한국인과의 접촉이 빈번해짐에 따라 한국어를 따르는 흐름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다수 조선족이 그런 흐름에 반감을 느끼면서도 싫든 좋든 또 알게 모르게 조선족언어는 한국어를 따르는 흐름으로 흘러왔다. 이것은 조선족집단의 자존심 문제를 떠나 자연적으로 이뤄진 역사의 흐름이다.
군더더기가 장황한 것 같아 본론에 들어가기로 하겠다.

대세를 볼 때 조선족언어가 한국어를 따르고 있으나 필자의 개인입장을 말하자면 조선족은 반드시 언어 면에서 지킬 것을 지키자는 것이다. 즉 조선족언어를 고집할 것은 반드시 고집하자는 것이다. 특히 조선족생활을 담은 문학작품이라면 언어사용이 백 프로는 아니더라도 98% 사투리를 포함한 우리조선족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실제 사례를 말해보겠다.

조선족작가들이 한국에서 문학작품을 발표한 수가 적지 않다. 그런데 한국출판사들에서 조선족문학작품을 출간할 때 조선족언어를 대함에 있어서 두 가지 부류가 있다. 한국에서 꽤 유명한 집문당출판사를 비롯해 일부 출판사는 조선족언어도 우리민족 언어범주에 속하기 때문에 전체 우리민족 언어를 풍부하게 하기 위해 조선족작가들이 사용한 소위 사투리를 포함한 조선족언어를 한국식으로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실어준다. 다만 한국인이 알아먹지 못할 말은 괄호 안에 한국식으로 표기한다. 이와 반대로 많은 출판사들에서는 사투리를 포함한 조선족언어를 전부 한국어로 수정한 후 책을 출간한다.

문제는 우리조선족작가 중 소수이긴 하겠으나 일부러 한국식으로 맞춰 문학작품을 쓰다 보니 문학적 가치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연변시골생활을 반영한 소설에 ‘한강에서 뺨 맞고 서빙고에 와서 눈을 흘기다.’ ‘닭 쫓던 개가 지리산을 멍하니 바라보듯’, 연변시골총각이 좋아하는 처녀를 엎고 걷는데 ‘원, 투, 쓰리’로 헴을 센다든가 또 한국에서 10여년 살면서 글을 많이 써온 필자마저 알아보지 못하는 외래어를 잔뜩 사용하는 것은 마치 머슴이 주인의 비단옷을 빌어 입은 꼴 같아 더 읽어내려 갈 수가 없고 생선을 먹다 가시가 목에 걸리는 느낌이다. 더욱 한심한 것은 문혁 때 연변시골생활을 반영한 소설에서 “여보, 영감, 팬티에 지린내가 심하게 난다.”는 표현은 정말 어처구니없다. 당시 연변시골에 팬티란 말이 있었는가? 필자의 기억에 의하면 ‘살마대’ 혹은 ‘빤쯔’이다. 또 1980년대 이전의 조선족남녀가 성교하는 장면을 묘사함에 있어서 ‘브래지어’, ‘팬티’, ‘히프’, ‘페니스’ ‘섹스’, ‘오르가즘’ 등 어휘를 총동원하는 것이 과연 옳은 행위인가?

이와 대조적으로 <모택동과 구새통>의 저자인 정수인 씨는 한국인이면서도 불구하고 연변시골생활을 반영한 소설에서 전반적으로 사투리를 포함한 절대다수 언어를 연변식 그대로 사용하여 구수하게 읽을 수 있고 독자로 하여금 작품 속에 빠져들게 한다.

필자는 이 문제를 갖고 한국인들과 논의해본 결과 조선족생활을 반영하는 문학작품이라면 반드시 그 현지 언어와 시대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옳다는 것으로 입이 모아졌다.

외래어사용에 대해 한마디 하자면 <미실>은 역사소설이다. 작가 김별아 씨는 외래어를 일절 사용하지 않았고 현대 한국어사용도 많이 자제하였다. 이렇게 함으로서 역사소설가치를 끌어올렸다. 필자가 지은 장편역사소설 <황제와 소녀>도 외래어를 사용하지 않았고 유교, 도교, 불교식 언어를 일절 자제하였다. 그래야 시대적 맛이 나고 고전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가가 외래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서 수준이 떨어진다든가, 작품성이 저하된다는 법이 없다. 그러므로 일반 독자들이 알아먹지 못할 외래어를 잔뜩 써 유식한 체 하는 것은 실패일 수밖에 없다.

필자가 자주 인용하는 ‘邯鄲學步’의 고사처럼 밥도 죽도 아닌 지경에 이르기 전에 문학작품을 쓸 때 무작정 한국식 언어를 따르지 말고 또 외래어를 되도록 적게 사용하고 더욱이 알아먹지 못할 외래어사용을 삼가는 것이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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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7 ]

7   작성자 : 정요이
날자:2016-01-03 16:22:44
네가 좋아하는 옥문이나 빨아라.
6   작성자 : 독자
날자:2013-02-17 20:36:32
김정룡선생님과 주청룡선생님의 견해에 완전히 동감입니다.
5   작성자 : 아래 4번 님
날자:2013-02-17 11:37:48
왜서 방언으로만 글을 써야 하냐?
왜서 니네들 구미에 맞아야만 좋은 글이냐?
왜서 조선족은 토장시래기국만 먹다 죽어야 하는가?
암만 지 동네 개를 편 들어준다고 해도 말 같은 소리를 해야지.
4   작성자 : 주청룡
날자:2013-02-08 10:28:20
김선생님의 글을 잘 보았습니다. 완전히 동감입니다.
방언도 우리민족의 언어이며 우리민족의 문화유산입니다. 다만 여러가지 방언가운데서 어느 방언을 표준어로 정하는가 하는 문제일 따름입니다.
만약 연변의 문학작품들을 서울말로 표현하다면 그 작품의 가치는 론할 여지도 없다고 봅니다. 어느 지방에서 소재를 잡았다면 그 지방의 말로 표현하여야 토장국 맛나게 읽어내려 갈수 있지만 그 지방의 말을 쓰지 않고 모든 것을 표준어로 표현한다면 한복입은 사람이 넥타이를 맨것처럼 보일것입니다.
만약 사투리가 너무 농후하여 대중들이 알아듣기 바쁜 말이라면 거기에 표준어를 병기한다면 글을 읽는 사람도 장애가 없다고 봅니다.
3   작성자 : 지나가다가
날자:2013-02-08 09:48:45
개는 짖어도 대상은 지나간다.
2   작성자 : 필자의 저의
날자:2013-02-08 09:46:05
폄척타인 소인지심
자화자찬 후안무치
1   작성자 : xxxxx
날자:2011-10-21 19:25:11
믿ㅅ,ㅂㄴ'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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