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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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볜아줌마를 왜곡하지 말자
2011년 08월 04일 08시 39분  조회:7609  추천:12  작성자: 김정룡
일 전에 한국일요신문에 실린 ‘옌볜아줌마’…“돈 되는 일이면 뭐든”라는 글이 조선족지식인이 많이 보는 조선족글로벌네트워크(간칭 조글로)에 전재(轉載)되였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또 한편의 한국기자가 조선족을 모독한 글이다.”

한국기자는 국내 조선족 여성의 ‘충격’ 실태라는 포인트를 잡고 글을 전개하였다. 그 충격실태란 것이 한국사회 깊숙이 포진 ‘옌벤 아줌마’…“돈 되는 일이면 뭐든”지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의 서술을 들어보자. “이제 식당에서 조선족 종업원을 보는 것은 한국인 종업원을 보는 것보다 더 쉬운 일이 됐다. 몇 해 전부터 돈을 벌기 위해 타향살이를 선택한 조선족 여성들은 식당, 모텔 청소부, 가정부 등 한국인들이 꺼리는 직종에 포진해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노래방, 티켓다방 등 유흥업소나 성매매업소에 발을 들이는 조선족 여성도 크게 늘고 있다. 그러면서 퇴폐와 타락에 빠지는 조선족 여성도 느는 것이 현실이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지적은 수년 전부터 있어왔던 것으로서 새로운 충격이 아니다.
또 한국인이 조선족아줌마를 가정부로 고용할 경우 이들이 어린 자녀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자 어린이들의 말투가 조선족 형태로 바뀌고 있어 고민이라는 지적도 벌써 10년 전부터 논의가 있었다. 최근 년래 중국의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한국에서 중국어 배우는 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인 부유층은 가정부 겸 어린 자녀한테 중국어 강의가 가능한 조선족아줌마를 고용하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어 이른바 옌볜아줌마가 가정부로 인기상품이 되고 있다는 것을 한국기자는 간과하고 있다.

다음 한국기자가 ‘조선족 여성, 오직 돈만 보고 타향살이’이란 소제목에서 “조선족 여성들은 거의 100% 오로지 ‘돈’ 때문에 타향살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돈을 더 받을 수 있다면 단돈 10만원에 자리를 옮기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다. 하지만 ‘배신’이라는 것에 민감한 한국인들은 그들의 행태를 그리 고운 시선으로 보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매도하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조선족 여성들의 코리안드림의 동기는 100% 돈벌이를 위한 것이라 말한다면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코리안드림이 스무 살을 넘긴 현재 상황에서 ‘조선족 여성들은 거의 100% 오로지 돈 때문에 타향살이를 하고 있다.’는 주장은 실제를 떠난 허황한 얘기다. 이런 내용의 기사가 만약 10년 전에 발표된다면 맞는 것일 수 있다.

가정부로 일하는 조선족여성들의 절반 이상은 한국생활경력이 5년 이상으로서 어느 정도의 여유를 갖고 있다. 그녀들의 정서는 돈보다 주인이 편하게 대해주는 것을 우선조건으로 삶는다. 단돈 10만원에 비둘기처럼 쉽게 자리를 옮기는 현상은 지나간 옛말이다. 많은 조선족여성 가정부는 돈보다 안정된 일자리를 요구하고 따라서 여유로운 생활을 보내기를 원하고 있다.

강남부촌에서 입주가정부로 일하고 있는 한 조선족 여성은 한 집에서 8년이란 세월을 보내면서 아이 둘을 키웠다. 그 아이들은 부모를 떠나 지낼 수는 있어도 ‘이모’가 없으면 못 살 지경에 이르렀다. 일을 잘한다는 소문이 나자 여기저기서 월급을 후하게 줄 테니 우리 집으로 오라는 섭외가 들어온다. 허나 그녀는 돈을 적게 받더라도 이미 정이 들 대로 든 아이들을 버리고 떠날 수 없어 한국을 떠나는 날까지 눌러 있을 타산이다.

필자와 안면이 있는 가정부로 일하는 여러 조선족여성은 일자리가 안정되자 짬짬이 공부하여 운전면허도 따고, 한식자격증도 취득하고, 통역자격증도 손에 넣으면서 돈보다 여유로운 삶을 보내고 있다. 또 여기저기 다니면서 자원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옌볜아줌마를 돈벌레로 취급하는 것은 케케묵은 지나간 얘기다. 그녀들은 결코 100% 돈을 쫓는 치졸한 인간집단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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