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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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과 혼인한 한족의 딱한 사정
2011년 04월 01일 10시 13분  조회:8775  추천:51  작성자: 김정룡



조선족과 혼인한 한족의 딱한 사정



중국은 예로부터 오족(五族:한족, 만족, 장족, 몽고족, 회족)단합을 추구했고 따라서 이민족간의 통혼이 비교적 잘 되어왔다. 그런 환경 속에서 조선족만이 한족과의 통혼을 강력하게 거부해왔다. 개혁개방 전까지 조선족이 가끔 한족과 연애하면 어른들은 자식이 아들놈일 경우 부모와의 관계를 끊으려면 맘대로 하라 을러메고 딸애의 경우 종아리를 부러뜨린다고 협박하기가 일쑤였고 가족분위기는 그야말로 마치 쓰나미에 휩쓸린 집처럼 엉망이었다. 같은 조선족끼리도 한족학교를 다닌 처녀(한족을 닮아 예의범절을 모른다는 의미)를 며느리로 맞는 것을 꺼릴 만큼 부모들이 한족과의 통혼에 기를 쓰고 반대해왔다. 조선족이 아주 드문 지방에 살던 부모들은 자녀가 한족과 혼인할 가봐 조선족집거지인 연변으로 이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개혁개방이후 조선족이 전통집거지가 해체되고 안쪽진출과 대학가는 자가 많아짐에 따라 한족과의 혼인장벽이 무너져가기 시작했고 현재는 통혼 수가 점차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어쩔 수 없는 추세인 것 같다.

중국 땅에서 한족과 통혼한 부부는 민족풍속과 민족문화차이가 있으나 그럭저럭 어영부영 살아갈 수 있지만 현재 한국에 진출한 조선족과 혼인한 한족들이 딱한 처지에 봉착하고 있다.

흑룡강성 밀산의 우모 여인(36세)은 조선족 김모(38세)씨와 혼인하여 아들애를 낳고 살다가 시아버님이 한국국적을 회복하고 초청에 의해 남편과 함께 한국에 오게 되었다. 그런데 남편은 방문취업비자(H-2)를 받았고 아내는 한족이라 C-3단기비자를 받고 입국하였다. 한국에 온 후 남편은 2세로 귀화신청을 제출할 수 있지만 아내는 한족이라 연장수속을 밟을 수 없어 중국에 돌아가지 않으면 불법으로 체류할 수밖에 없었다. 유일한 방법은 비자기한이 되면 중국에 갔다가 남편이 국적을 취득한 후 혼인으로 동거비자를 받아 재입국할 수밖에 없다. 그녀는 운이 나쁘게도 남편이 귀화허가일자를 목전에 두고 음주운전에 걸려 귀화가 불허되었다. 하여 그녀는 한국에 올 수가 없어 이산가족으로 살아가고 있다. 언제 되면 오붓한 가정을 이루려는지? 미지수다. 우모 여인처럼 조선족과 혼인한 한족여성의 경우 한국에 오기 힘들고 일단 입국하였더라도 체류가 허락되지 않는다.

심양에서 온 설모 여인(29세)은 연수로 한국에 입국하여 지내던 중 조선족 남자와 사귀고 동거하였으며 중국 측에 혼인신고를 하고 딸애까지 낳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남부러울 것 없이 세 식구가 재미 좋게 살고 있지만 그녀는 체류문제가 가장 큰 고민이다. 한족은 재입국혜택이 없어 그녀는 현재 3년 전부터 불법체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8월부터 실시한 불법체류구제정책에 아이를 낳은 자는 혜택 받을 수 있다는 항목이 포함되어 있지만 그녀에겐 그림의 떡일 뿐이다. 남편은 H-2에서 이미 F-4로 변경된 상황이지만 아내는 한족이라 구제대상이 될 수 없다. 엄마가 불법이다 보니 아이를 키우는데 여러모로 애로가 많다. 언제 가야 체류문제가 해결될지? 그녀는 한숨만 짓고 있다.

현재 H-2소지자는 가족을 초청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아내나 남편이 한족일 경우 초청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래저래 조선족과 혼인한 한족에겐 한국이란 나라는 지평선 너머의 세계로 멀리 느껴지고 있다.

중국동포타운신문 1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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