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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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조선족이 걸을 길은?
2011년 03월 04일 09시 41분  조회:7648  추천:50  작성자: 김정룡



재한조선족이 걸을 길은?



스무 살이면 인생의 성숙기를 맞는 나이로서 성인식을 치르고 사회구성원으로 독립적인 인생의 서막을 연다.

조선족의 한국바람, 일명 코리안드림이 스무 살을 훌쩍 넘어섰다. 그 동안 강산이 변해도 두 번 반이나 변했을법한 시간이 흘렀으나 재한조선족사회 상은 왠지 성인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왜일까?

조선족은 나름대로 중국에서 교육제일, 위생제일, 체육제일 등등의 타이들을 갖고 우수민족으로 살아왔다. 그러나 다민족국가에서 살아오면서 지나치게 ‘자기 것’만 내세우면서 울타리를 고수하고 타민족과 어울리지 못하고, 속된 말로 자기네 잔치만 벌이면서 생존해왔다. 그런고로 정인갑 선생의 지적처럼 주류사회진출이 미흡했고 유명작가나 국가적으로 공인받는 문화인을 배출하지 못했다.

‘자기네끼리만 노는’ 생활방식을 한국에 안고와 살아가다보니 한국인과 소통이 되지 않는다. 소통이 부족하기 때문에 한국선진문화흡수가 형편없는 수준이다. 그리고 소통의 목적은 정서의 공유이다. 조선족이 한국사회에 다가서려는 노력이 없었던 탓으로 현재 한국과 조선족사회는 정서공유가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정서를 공유하지 못하면 결국 같은 핏줄이지만 영원히 남남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물론 한국정부동포정책에 부족한 점이 있어왔고 또 한국인의 조선족에 대한 편견도 조선족이 한국사회와 어울리는데 걸림돌로 작용해왔던 것도 명백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마냥 남을 탓하는 흥타령이나 부르면서 살아갈 수는 없다.

이젠 스무 살이 넘은 재한조선족은 미래를 위해 우리 스스로 우리 문제를 탐구하고 해결책을 마련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우선 우리 스스로 뭔가 만들어 가는 것으로 한국사회의 인정을 받고 서로 정서를 공유하며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필자는 재한중국동포교사모임도 주최하고 한국 땅에서 처음으로 재한중국동포 민속장기대회도 개최해 보았다.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가니 조선족사회반응도 좋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 언론을 비롯해 조선족사회에 관심이 있는 한국인들의 중시를 받기 시작했다. 재한조선족사회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이런 맥락으로 중국동포사회연구소는 재한조선족의 현실태를 분석하고 미래를 위한 방향을 모색하고자 ‘재한조선족이 나아갈 길’이란 주제로 학술포럼을 개최하게 되었다.

여태까지 한국인의 주최로 열린 재한조선족 혹은 전체 조선족에 관련된 학술포럼은 많았으나 한국 땅에서 조선족이 주최가 되어 학술포럼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처음으로 된 학술포럼인 만큼 미흡한 것이 있지만 대체로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재한조선족사회가 성숙해 나아가려면 조선족은 물론 한국인의 관심 있는 지지와 성원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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