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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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전통문화 보존이유
2011년 01월 14일 20시 55분  조회:7556  추천:41  작성자: 김정룡



조선족 전통문화 보존이유


1990년대 한국인의 인상속의 조선족은 중국이란 못사는 나라에서 온 세련되지 못하고 촌스럽고 가난한 인간집단이었다. 그러다가 2000년 이후 많은 한국인(정치인과 지식인)이 연변나들이를 통해 조선족은 중국이란 대국에서 떳떳이 살아가고 아울러 한국보다 민속전통문화를 더 잘 보존해 오고 있는데 대해 깊은 감명을 받게 되었다.

조선족은 어떻게 고국전통문화를 보존해 올 수 있었을까?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얘기해 보자.

연변지역은 150년 전부터 주로 중국 내 촹꽌둥(산해관 동쪽에 진출한다는 뜻)의 주역인 산동성에서 이주해 온 한족과 조선반도에서 과경해온 조선사람이 공동으로 개발해왔다. 따라서 이들 두 집단은 ‘중국사람’과 ‘조선사람’으로 호칭되었고 ‘한족말’과 ‘조선말’이란 언어가 다른 것은 물론이고 의식주를 포함해 각기 자기네들의 선조전통을 유지하면서 삶을 영위해왔다.

연변시골마을에 가면 외형과 실내구조가 다른 두 가지 가옥양식이 있는데 그것은 ‘한족집’과 ‘조선집’이다. 가옥양식이 다른 집에서 살고 있는 그들 두 집단은 먹는 음식도 ‘한족음식’과 ‘조선음식’으로 나뉘고 입는 옷도 ‘한족옷’과 ‘조선옷’으로 구분된다.

특히 일상생활과 관련되는 기물과 먹고 사는 농작물 및 농사짓는 농기구에 이르기까지 그 절대다수가 ‘한족00’과 ‘조선00’으로 구분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를테면 ‘한족가마’와 ‘조선가마’, ‘한족항아리’와 ‘조선독’, ‘한족이블’과 ‘조선이블’이 있으며 특히 고추, 오이, 가지, 등 야채류도 ‘한족00’와 ‘조선00’로 부른다. 농기구도 ‘한족호미’와 ‘조선호미’로 분류하듯이 많은 것들이 생김새가 극명하게 대조된다.

두 민족의 물건을 살펴보면 한족기물·야채·농기구 등은 대체로 생김새가 크다는 것이고 반대로 조선기물·야채·농기구 등은 한족 것에 비해 자그마하고 아담지게 생겼다. 그 유래는 중국과 조선반도의 자연환경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판단된다. 마치 명태도 조선의 것보다 러시아 것이 훨씬 더 큰 것처럼 말이다.

민속놀이를 말하자면 연변한족은 기껏해야 양걸이(穰歌)를 즐기고 술상에서 화쵄(劃拳)놀이로 한바탕 크게 떠드는 것뿐인데 비해 조선족은 그네, 씨름, 윷놀이, 장기, 널뛰기, 사물놀이 등 다양한 것들이 많다. 이 가운데 고국한국에선 그네가 사라져 있는데 비해 조선족은 아직도 인기종목으로 보존해오고 있다.

이렇듯 조선족이 선조의 전통문화를 잘 보존해 올 수 있었던 것을 아래와 같은 세 가지 이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조선족은 타관 땅에 이주 정착하는 과정(1949년 전)에 고국에 대한 향수를 잊지 못하고 아울러 언젠가는 고국에 돌아간다는 신념을 안고 살아왔기 때문에 선조의 전통문화를 고수해 왔던 것이다. 이민 1세와 2세들은 오늘날 3세나 4세와 달리 한족이란 표현이 없이 ‘중국사람’ ‘중국집’ ‘중국00’으로 불렀고 자신들의 호칭 및 ‘물건’호칭에 이르기까지 ‘조선’을 붙여 불러왔다. ‘중국’과 ‘조선’의 구분(정치와 관계없이 민생과 문화 분야를 말함)을 선명하게 그었다는 뜻이다.

다음 조선민족은 자체종교는 없지만 풍류도의 핵심의미내용인 ‘멋’을 고수하고 남과 다르다는 차이를 지켜왔기 때문이다. 일례로 종교가 뚜렷한 회족, 藏族, 壯族 등 민족이 한족과의 통혼이 잘 되고 있는데 비해 유독 조선족이 한족과의 통혼이 드문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다음 중국정부소수민족정책의 우월성을 꼽을 수 있다. 해방 후 중앙정부에서 소수민족문화보존을 정책적으로 밀어주었기 때문이다. 미국, 일본 등 나라에 이민 간 우리겨레들은 고국문화에 관심이 적고 정부정책에도 규정이 되지 않아 전통문화보존이 어렵다. 러시아 가레스끼(고려인)는 강압적인 소수민족탄압정책에 의해 언어를 상실했으니 기타 전통문화를 보존해올 여유가 없었다.

중국동포타운신문 1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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