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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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상대사기에 같은 조선족이 앞잡이로
2010년 11월 19일 14시 58분  조회:7541  추천:33  작성자: 김정룡



동포상대사기에 같은 조선족이 앞잡이로


지난 수개월 동안 한국인이 출입국공무원으로 사칭하고 중국동포를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뉴스가 한국 여러 언론에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으며 본지 고충상담실에서도 여러 건 접수하였다.

필자가 중국동포를 상대로 한 사기행각 사례들을 분석해 보았는바 집단사기와 개별사기 두 가지 부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집단사기는 흔히 유령사무실을 마련해 놓고 출입국공무원으로 위장하고 불법체류자를 합법화시켜준다는 명분과 일부 불법체류자를 협박하여 돈을 뜯어내는 등 수법으로 수십 명의 고객을 불러 모아 수개월 동안 억대 돈을 사기 치는 행각을 벌렸다.

일부 나쁜 한국인이 중국동포를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이는 것은 그렇다 치고 유감스런 것은 한국인의 집단사기에 조선족이 앞잡이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요녕성 철령시에서 온 장모 여인(63세)은 지난 9월 초경 10년 이상 불법체류자를 합법화로 구제해준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 대림역 부근 다방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한국인 둘과 조선족 한 명을 만났다. 이 부장과 장 실장이란 한국인은 출입국공무원으로 위장하고 서두를 뗀 다음 조선족 남자가 “이 분들의 신분이 의심 없고 실제 많은 동포를 구제해 주었으며 저 자신도 이 분들의 덕분에 합법이 되었으니 믿으라.”고 입이 닳게 바람을 불어넣어 정말인 줄 믿고 이튿날 바로 본인과 동생 및 조카 셋의 체류합법수속비 명목으로 천만 원을 계좌로 입금했다고 한다.

필자가 “왜 사무실도 보지 못하고 다방에서 말이 오간 것을 믿고 거액의 돈을 입금했는가?” 고 물으니 그녀 왈, “같은 조선족이 나서서 사실인 듯 구수하게 얘기하는 데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

또 수원에서 중국동포를 상대로 집단사기를 벌인 사건에도 한국인과 내연관계로 있는 조선족 여성이 끼어 있었다.

마장동 다단계판매사건도 한국인이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조선족을 내세워 강의하게 했다.

한국인의 사기행각에 끼어 있는 조선족 가운데 일부는 내막을 모르고 이용당하는 자가 있는가 하면 일하기는 싫고 돈을 벌고 싶은 욕심에 의해 사기인줄 알면서도 같은 조선족한테 피해를 입히는 사례도 있어 매우 안타깝다.

개별사기는 흔히 조선족이 끼지 않고 한국인 두세 사람이 벌이는 경우가 많다.

훈춘에서 온 신모 여인(56세)은 지난 11월 4일 오전 10:00경 전주에 가려고 서울고속터미널에 갔다. 터미널이 하도 크고 붐비는 사람이 많아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배가 뚱뚱한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자와 맵짜게 생긴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자 둘이 접근했다.

그들은 아주 친근하게 “아주머니 어디 가세요?” 물으니 주저 없이 대답하였다. 말투를 듣고 “아주머니 조선족이구먼. 한국엔 언제 왔어요?” “3년이 넘었습니다.” “아주머니 긴장해 하는 것을 보니 혹시 불법체류가 아니예요? 외국인등록증을 봅시다.” 불법체류라는 것을 확인하고 “우린 출입국공무원인데 우리 따라 출입국에 갈래요? 아니면 그냥 여기서 벌금만 내고 갈래요?”라고 협박이 시작되었다.

신모 여인은 갑작스레 당한 일이라 너무 긴장해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고기를 낚았다고 여긴 두 남자가 흥정을 걸기 시작했다. 처음엔 400만원을 불렀다. 그만큼 큰돈이 없다고 하니 내리 깎고 또 깎은 끝에 현금인출기에서 50만원을 꺼내 주고 자리를 뜰 수 있었다.

흥정에 들어가자 사기인줄 알아차렸지만 당시 어쩔 수 없이 빨리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고 싶어 그냥 돈을 주고 말았다고 고백하였다. 그러면서 중국동포들이 나처럼 피해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 신문에 실어달라고 요청했다.

불법체류중국동포들이 사기인줄 모르고 당하는 경우도 있고 알면서도 약자의 입장에서 어쩔 수 없이 당하는 사례가 많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중국동포타운신문  1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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