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http://www.zoglo.net/blog/jinzhenglong 블로그홈 | 로그인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칼럼/단상/수필

연변문화메카론 재고 (김정룡)
2010년 05월 07일 15시 52분  조회:5784  추천:59  작성자: 김정룡


연변문화메카론 재고

                                       김정룡 재한 칼럼니스트



연변 하면 조선족의 대명사로 되어왔듯이 지난 반세기동안 전반중국조선족사회문화메카로 자리매김 되어온 것은 추호의 의논의 여지가 없다.

연변이 전반조선족사회문화메카로 기여해온 것은 주로 대학, 신문, 방송국, 출판사, 잡지사 등의 역할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현시점에서 볼 때 반세기동안 기여해온 이들 여러 분야가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연변문화메카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우선 우리가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대학이 글로벌시대에 발맞추고 있는가는 것을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 대학학생들의 의식수준이 대도시 아이스크림을 파는 노파보다 못하다.” 이는 필자의 외설이 아니라 00대학총장의 발언이다. 그렇다면 학생들의 의식수준이 형편없이 낮은 것이 학생자체의 문제인가? 너무나도 불 보듯 빤한 일이 아니겠는가! 여기서 복합적인 요인을 다 꼬집을 수는 없기에 대학 자체문제만 짚고 넘어가자.

수년 전에 필자가 우리 대학 00교수 분과 여러 가지 사관에 대한 주제로 대여섯 시간이나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정말로 실망이었다. 그 분의 논리와 주장은 전부 문혁 때의 교육 틀에서 벗어난 것이 없었다(필자의 봉건사회논의와 역사는 발전하지 않는다는 장편의 글이 이를 배경으로 쓴 것이다). 그 분을 통해 우리 대학교수분들의 의식수준을 충분히 알 수 있다고 믿고 싶다. 물론 젊은 교수 분들이 분명히 배가 잘못 길을 가고 있음을 빤히 알면서도 기득권이 두려워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그냥 따라서 노를 같은 방향으로 저어 나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렇다는 얘기다.

여기서 일일이 우리 대학교수 분들의 폐단을 구체적인 실례를 다 들지 않아도 이젠 사회적으로 알 것은 다 알고 있다.

대학이 이럴진대 연변의 기타 분야의 지식인사회는 더 말치 않아도 가히 짐작이 가리라 믿는다.

연변지식인사회는 우리대학을 비롯해 기타 분야에 민족대학 혹은 여러 대학졸업생들이 양념처럼 끼어 있고 주로 연변대학출신들이 포진되어 있다. 그들은 연변문화메카의 구축에 지대한 기여를 해온 동시에 끔찍하게도 하나의 불가침의 신성한 ‘성역’을 구축해왔다. 성역은 비판대상이 될 수도 없고 비판받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의 비위를 거스른 자들을 마구 ‘구운 통닭’으로 만들어 버린다. 좀 더 유연하게 말하자면 연변지식인사회는 자신들을 ‘井水’로 여기고 연변 밖의 조선족사회를 ‘河水’로 인식하고 쩍하면 ‘하수’인 주제들이 감히 ‘정수’를 논하다니! 이런 식이다. 혹은 ‘하수’가 ‘정수’보다 이름 날리면 절대 가만두지 못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자신들을 ‘정수’로 여기는 연변문인들이 ‘하수’보다 더 혼탁을 짓을 하고 어떤 문인들의 글과 그들이 타인의 문장에 댓글을 다는 사고방식과 의식수준을 보면 정말 유치하다.

일본근대문학 거장 芥川龍之介의《羅生門》에 “만약 이 지구상의 수억 명 인간이 모두 괴물로 변한다면 그 다음날부터 괴물들 사이 생존경쟁이 일어나겠지!”란 명구가 있다. 전쟁, 기근, 태풍, 지진 등 피해로 굶어죽게 생긴 인간들이 자신의 악행을 합리화하는 에고이즘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지난 세월동안 하도 많은 정치운동들을 통해 인간을 괴물로 만들었다. 유감스런 것은 아직도 괴물몽둥이가 연변에서만 유효하게 발휘되고 있다는 것이다.

몇 년 전에 필자가 연변지식인사회의 ‘지’와 ‘식’에 대한 문제를 들먹거렸다고 연변문인들이 발끈했는데 당신들이 나의 글에 앞서 권위 있는 총장님의 따끔한 지적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혹자는 예전부터 나를 반세기 넘게 조선족사회우수인재배양에 기여해온 우리 대학을 부정하는 저의가 무엇이냐고 누차 공격해왔다. 솔직히 나는 우리 대학의 사회기여를 부정해본 적이 없다. 다만 우리 대학교수분들의 세상만사지식이 결핍하다는 지적을 했을 뿐이다.

생각나는 김에 한 마디 더해 보자. 우리 대학은 솔직히 중국 대학들에서 다 고르고 나머지가 붙는 곳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 대학 00교수 분이 어느 포럼에서 “좋은 대학에 간 나머지를 받아 교육시키는 현실이 과연 조선족우수인재를 배양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는 발언을 하셨다.

2006년 가을 재한조선족유학생모임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복단대학출신 여학생이 한국에 박사공부를 온 것을 기존유학생들이 의아해 한다. 뜻인즉 한국은 적당히 연변대학 혹은 그와 비슷한 레벨의 출신들이 오는 곳이란 의미다. 길게 말할 것 없이 연변대학출신들이 밖에 나오면 스스로 많은 한계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공원다리문제제기는 이렇다. 필자가 1980년대 초반에 성위 간부자제한테서 리차드·닉슨의《미래 영수들에게》란 내부 판으로 된 책을 비롯해 연변에서 접할 수 없는 여러 권의 책을 읽었다. 또 그때 이미 일본어능력시험이 중국대륙에서 있었는데 연변은 기회가 없었다. 종종의 이유로 연변을 벗어나 대도시에 가면 기회가 많다는 의미에서 한 발언이다.

신문분야를 말하자면 길림신문과 흑룡강신문이 연변일보다 많이 활성화되고 있고 현재 40여 만의 조선족을 감안해 흑룡강신문이 한국에 진출해 있는 실정이다. 이것이 곧 시대변화에 따라 움직이는 현명한 처사이다.

필자가 한국에서 알아본데 의하면 산재지구에서 온 조선족 대략 35세를 기준하여 그들은 10년 전에 다수가 연변여성과 청년생활을 읽었다고 한다. 현재 40여 만 명의 재한조선족 가운데서 적어도 10만 명 이상이 본래 연변여성과 청년생활의 독자였다. 그렇다면 독자층의 대량 이동에 따라 우리 잡지도 그에 발맞춰 해외에 진출해야만 연변문화메카가 계속 이어져 갈 것이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독자들이 어디 가든, 잡지 부수가 줄어들든 무슨 상관이냐? 왜 그까짓 것에 신경을 써? 안일하게 벌어먹고 살면 그만이지! 이 추세대로 나아간다면 한때 전반조선족문화생활에 지대한 기여를 해왔던 우리잡지들이 퇴화될 것은 불 보듯 빤한 일이 아니겠는가! 그래도 연변문화메카를 계속 말할 수 있단 말인가?

마지막으로 방송에 대해 한마디 해보자.

개혁개방 전에는 연변방송이 명실공이 문화메카의 역할을 해왔다. 문제는 개혁개방 이후 방송이 많이 흔들리고 있고 자체 길을 모색하는데 숨 가빠지게 되었다. 특히 한국 문이 열림에 따라 더욱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것이다.

1990년대 초반 잘 나가던 한 여 아나운서가 한국어를 흉내 내며 이상하게 혀를 감아 쳐 시청자에게 짜증을 불러일으키더니 인기가 바닥에 떨어지는 사례가 있었다. 한국에서 유학공부를 하던 연변방송국 아나운서 말에 의하면 연변방송이 본래 이북언어를 기준으로 하던 것을 현재 한국어를 기준으로 진행한단다. 물론 과도기에 나타나는 폐단이겠으나 아나운서들과 MC들의 어투가 조선말도 아니고 한국어도 아닌 어정쩡한 언어로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연변 TV와 라디오 아나운서들은 어투도 문제이지만 존경어사용에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현재까지 연변라디오 최명옥 아나운서가 합격된 아나운서로서는 최고라고 생각되며 남녀를 포함해 명실공이 합격된 아나운서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특히 개그맨 출신 MC들의 어투와 존경어는 도대체 조선반도 어느 지역 혹은 중국 내 어느 조선족 곳의 말인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는 전혀 엉뚱한 언어를 구사하고 있다.

프로그램도 문제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현재 다수의 프로그램이 한국식을 모방하고 흉내 내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식으로 방송을 진행할 거면 차라리 한국방송을 시청하고 말지 굳이 우리 방송을 보고 들을 이유가 없지 않는가? 한국식이 우리보다 선진적이므로 따라 배울 것은 따라 배우되 뭔가 우리 조선족 특색을 살려나가면서 자체의 길을 모색해야만 진정 우리 방송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고 오직 그렇게 해야만 장기 생존의 길이 될 것이다.

연변방송은 TV와 라디오의 광고가 이상하게 십중팔구는 병원과 약 광고이다. 타 지역 사람들 눈에 연변은 이상하게 환자들만 모인 곳이란 인상을 주기 십상이다. 물론 연변 자체 내의 산품이 부족하여 그러하겠지만 라디오의 경우 길게는 25분 동안이나 약 광고를 진행하니 입맛이 다 떨어지고 만다.

등소평이 개혁개방을 호소하면서 가장 먼저 요구한 것이 곧 사상해방이다. 연변은 중앙 직속이란 별명을 갖고 있으면서도 불구하고 우리 대학을 비롯해 연변 제반 지식인사회는 사상이 매우 후진적이고 따라서 의식이 새로운 형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폐단을 안고 있다. 연변이 진정 문화메카를 지켜내려면 사상을 해방하고 의식혁명을 단행해야만 가능하지 않을까!

한국 서울에서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전체 [ 4 ]

Total : 85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85 백의민족과 개고기 단상 2021-10-11 0 1624
84 '악이란 시스템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2019-11-22 5 2816
83 대한민국에서 가장 솔직한 사람, 가수 조영남 2019-10-18 7 3826
82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1) 2019-10-08 2 2886
81 조선 소설『벗』을 읽고서 2018-06-06 0 3663
80 '뽀뽀 원조', 향토작가 김유정 2017-11-12 5 4283
79 조선족을 추악하게 만드는 추악한 한국영화들 2017-09-14 3 4731
78 일부 한국 언론이 재한조선족사회 망쳐놓는다 2017-08-31 3 4245
77 야단법석과 원효대사 2017-05-05 1 4122
76 영화 단평 <죽여주는 여자>를 보고서 2016-11-07 1 4412
75 재산이 얼마만큼 있으면 행복할까? 2016-08-17 1 4661
74 윤동주의 정체성은 2015-09-01 5 5997
73 "재기 재기 옵소" 2014-11-18 2 5626
72 영화 소리굽쇠 주인공 왜 죽였을까? 2014-10-28 0 5952
71 재한동포의 生日 ‘중국동포의 날’ 탄생에 부쳐 2014-05-06 5 6297
70 동포사회 이해 키워드 찾아야 2014-02-03 2 6783
69 재한조선족 왜 주눅 드나? 2013-10-22 48 8982
68 월세, 전세에 우는 재한조선족들 2013-10-17 0 6596
67 연변지명유래 해석 오류 2013-10-11 1 6718
66 조선족 將棋실력 어디까지 2013-10-08 2 6798
‹처음  이전 1 2 3 4 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