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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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삐뚤어진 국제결혼관 (김정룡)
2007년 10월 01일 15시 40분  조회:5693  추천:61  작성자: 김정룡

재한조선족문제연구
제1부 사례로 본 한국인-조선족 국제결혼실태분석
-국적이 뭐길래?

2. 한국인의 삐뚤어진 국제결혼관

김정룡 재한조선족칼럼니스트


 한국은 조선조 500여 년을 통해 유교를, 본산지인 중국보다 아주 뼈속까지 스며들 정도로 받아들여, 유교중심의 전통국가로 되어버렸다. 유교문화는 여러모로 폭이 넓지만 한마디로 줄여 말하자면 곧 ‘씨’를 철저하고도 깨끗하게 만들려는 문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한국인의 전통 결혼관과 정조관은 세상에서 가장 순결하고 깨끗했다.

 이를테면 한국인은 본래 세상에서 가장 자민족끼리만의 결혼을 고집했고 한번 결혼하면 이혼불가, 재가불가가 전통이었고 바람피우는 자를 가장 파렴치한 인간으로 취급했었다.

 이렇듯 고상하고 순결하고 깨끗했던 한국인의 결혼관과 정조관이 1990년대부터 국제결혼이 급격히 늘어나고 이혼율이 세계에서 2위를 차지하고 애인이 없는 사람은 바보로 취급될 정도로 성적문란이 심한, 등등 부정적인 면으로 많이 전환되어가고 있는 추세다.

 한국인의 국제결혼이 급증하는 이유는 바깥세상에 눈을 돌리는 세계화 의식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으나 주요하게는 경제적인 문제가 많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아야할 것이다. 예를 들어 국제결혼에 나서는 한국인은 그 다수가 시골총각, 도시의 경제가 넉넉지 않는 노총각 혹은 여러 가지 여건이 여의치 않는 도시의 재혼자들이라는 사실이 충분한 증거라고 볼 수 있다.

 국제결혼에 나선 한국인 중 다수가 자신의 처지가 여의치 않기 때문에 내국인과의 혼인이 어려워 혼인대상자로 한국보다 경제가 낙후한 중국, 베트남, 몽골 등 나라의 여성들을 택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이 부류에 속한 한국인 중에 외국여성을 데려다 잘 살아가고 있는 사례도 적지 않지만, 이와 반면에 아래와 같은 여러 가지 부작용도 많이 드러나고 있다.

 우선 국제결혼은 내국인과의 결혼과 달리 서로간의 요해나 이해가 충분치 못한 상황에서 혼인을 서두르다 보니 애정이란 중요한 요소가 개입될 틈도 없이 ‘남녀’의 결합만 있을 뿐이라고 말해도 무리가 아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말하자면 혼인소개소에서 미리 짜놓은 스케줄에 따라 집단적으로 한 장소에서 선을 보고 물건을 고르듯 고르고는 당일에 여자의 부모를 만나고 당일 밤에 잠자리를 같이 하고 며칠 내에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신고를 마친다. 개별적인 소개에 의한 국제결혼도 역시 이와 같은 리듬으로 비슷하게 혼인이 추진된다. 여기서 지나친 비유이긴 하나 노신(魯迅)의 말을 빌려 표현하면 “마치 두 마리의 암컷과 수컷을 한 돼지우리에 처넣고 이제부터 니네는 함께 지내야 한다.”는 것과 패턴이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벼락적인 혼인이 이루어지게 된 이유는 한국 남성들은 무작정 여자를 데려와야 한다는 강박관념, 당지 여성들은 무작정 한국 땅을 밟고 보자는 의욕이 지배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일부 부도덕한 자들은 혼인당사자들의 강박관념과 의욕을 이용하여 돈을 뜯어내려 하거나 돈을 들이지 않고 한국 땅을 밟을 수 있는 수단으로 삶고 있어 국제결혼은 사기성으로 변질된 사례도 적지 않다. 

 설사 진짜결혼에 임하는 한국 남성의 경우도 반드시 여자를 데려와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첫 만남에서부터 실제와 다르게 “집도 있고, 차도 있고, 좋은 직장에 출근하고, 시골에 땅도 있고, 경제상에는 아무 걱정 없고 등등 어처구니없는 거짓말을 늘여놓는 사례도 허다하다. 요해가 전무한 당지 여성들은 한국남성의 말에 대해 진위를 확인할 길이 없이 곧이 듣고 한국에 와보니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보는 순간 속아왔다는 배신감부터 앞서면서 도망갈 생각을 갖게 된다.

 설 아무개 여인(35세, 서란현)은 중국에서 첫선을 볼 때 한국 남자로부터 “서울의 모 대기업에 근무하고, 나의 명의로 된 큰집이 있고, 돈걱정은 전혀 안 해도 되고......”라는 말을 믿고 왔는데, 실제는 엉덩이를 겨우 들여놓을만한 쪽방 세집이었고 고정 직업도 없는 백수였다. 그녀는 속아왔다고 집을 나가려고 하니 남편은 그녀를 위장결혼이라고 몰아붙이면서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하는 것이었다.

 가령 첫선을 볼 때 한 말들이 거짓이라 하더라도 열심히 살려고 든다면 모를까, 조선족 여성과 결혼한 한국 남성중에 경제력이 부족하고 생활력이 모자라 부모형제들의 도움으로 장가가고 결혼생활을 일정기간 지탱하다가 돈줄이 끊기면 돈을 벌려고 들지 않고 마누라를 부려먹을 생각을 굴리다가 결국 혼인이 파탄나게 된다.

 김아무개 여인(28세, 용정시)은 한국 남편이 일을 하지 않고 엉뚱한 짓만 하면서 장인 장모가 한국에 와서 번 돈마저 3천만 원이나 써버리고도 아예 갚을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어 결국 이혼하고 말았다.

 국제결혼을 한 일부 한국 남성들은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우월감을 갖고 못사는 나라에서 온 여성들을 무시하거나, 마누라와 연령차이가 많거나 외모상 마누라보다 못할 경우 의처증이 심하고, 매달 생활비를 얼마간 준다던 약속을 깨버리거나, 조선족 여성들이 한국에 시집오면 도망간다는 선입견 때문에 체류연장에 협조해주지 않거나, 2년이 넘었으나 국적취득을 방해하는 등 행위로 인하여 혼인이 파탄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신아무개 여인(45세, 목릉시)은 2년 동안 한국 남편과 같이 살면서 가장 참기 힘들었던 것이 곧 남편이 입만 벌리면 상욕을 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아무개 여인(31세, 오상시)은 한국에 와서 90일 동안 하다못해 동네 슈퍼가게마저 혼자서 다녀본 일이 없이 일단 집문을 나서면 늘 남편 혹은 시어머니가 항상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고 한다.

 최아무개 여인(24세, 목단강)은 시집올 때 한국 남편으로부터 매달 70만원의 생활비를 보장받기로 했다. 허나 6개월이 지나도록 용돈 만원도 가져본 적이 없다. 매달 생리가 올 때면 시어머니에게 회보하고 ‘필수품’을 살 돈만 갖는다. 여성으로서 최저한도의 필수품마저 마음 놓고 살수 없는 것이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장아무개 여인(30세, 산동성)은 한국 남편과 아이까지 낳고 4년이나 살았는데도 남편이 귀화신청에 협조해주지 않아 불법으로 체류하다가 300만원을 남편에게 주고 체류연장을 할 수 있었다.

 모두어 말하자면 한국 남성들이 조선족 여성들을 무시하고 내심으로 대접을 안 해주는 것이 혼인이 파탄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한국에 시집온 이혼녀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남편이 잘해준다면 왜 가출하고 굳이 도망 다니면서 불안하게 살려고 하겠어요.”

 국제결혼이 이러한 비극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주요 이유가 바로 한국 남자의 여자를 데려오려는 강박관념과 조선족 여자의 코리안드림 의욕으로 혼인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며, 이는 마치 기초가 없는 건물과도 같아 쉽게 깨지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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