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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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소설《황제와 소녀》

5. 名婦誕生(황제와 소녀 연재)
2012년 02월 18일 13시 26분  조회:4988  추천:0  작성자: 김정룡
5. 名婦誕生: 명부탄생

소녀, 성에 눈뜨다

시간은 하느님과의 약속에 따라 한 치 오차도 없이 흐른다. 땅을 딛고 살아가는 인간에게 누구한테 더 주고 덜 주고가 없이 공평하다. 그러나 인간은 각자 살아가는 인생길에서 시간을 느끼는 감각은 천차만별이다. 헌원과의 농탕질에 빠진 옥녀는 시간이 화살처럼 빠르게 흘러가버려 아쉽기만 하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계집을 알게 된 헌원도 예전보다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딱히 할 일이 없는 자, 곤경에 처한 자, 누군가를 죽도록 사모하지만 상봉할 수 없는 자에겐 하루가 삼추 같이 느리게만 느껴진다. 처참하게 망가진 아소는 백일이 백년처럼 길고 또 길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옥녀가 예고 없이 나타났다.
“아소야, 아직도 헌원을 원망하고 있느냐?”
헌원이란 이름을 듣자 굳었던 얼굴에 희미하게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저의 운명이겠지요. 소녀는 그 소년을 원망해본 적이 없사옵니다.”
“운명? 그래, 운명이지. 여인의 운명이란 그런 것이니라. 이 어미가 아무리 천하지존이지만 침상에서만큼은 때론 사내들에게 짓밟힐 때가 있느니라.”
“소녀는 어찌하면 좋을까요?”
옥녀는 딸을 그윽하게 바라보다가 모든 것을 전수하기로 마음먹었다. 자신이 수천년 동안 살아오면서 터득한 성교의 기쁨을 알려주기로 한 것이다.
“네가 이 어미의 환생이 되려면 강하고 또 강해져야 하느니라. 쉽지 않겠지만 지난 일은 깨끗이 잊거라. 이 어미가 예전에 너에게 육체적으로 사내를 다루는 비법만 전수했던 것이 잘못이었구나. 이제부터는 정신적으로 사내를 이기는 기교를 전수해주마.”
그날 이후 아소는 어머니뿐만 아니라 유명한 교접의 달인인 여인네들로부터 천하명부(天下名婦)의 도를 전수받았다.

드디어 백일이 지났다. 헌원이 다급하게 아소의 침실에 나타났다. 소녀가 14년 동안 귀중하게 지켜왔던 꽃잎이 여자로서 넘어야 할 고비를 넘었을 뿐 외모는 변한 게 없었다. 수정 같이 맑은 눈, 짙은 검은 눈썹이 버들잎처럼 그려져 있고, 오뚝 날이 선 코, 백옥 같이 맑은 얼굴에 살짝 파인 보조개, 앵두 같은 입술은 여전했다. 다만 쳐다보는 눈에 갈쌍갈쌍한 홍루가 애처로워 보였다.
“저, 여리고 여린 것을 내가...”
헌원의 마음속 깊이 후회가 밀려왔다. 그 얼굴에 반성의 표정이 그려지자 아소는 해맑은 웃음을 짓고는 가늘고 고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소녀는 한번도 원망을 해본 적이 없사옵니다. 그러나 이렇게 마주한 김에 저의 생각했던 바를 얘기하고자 합니다.”
아소가 꼬박꼬박 존댓말을 쓰자 헌원은 당황했다.
“그대는 공주이니 말을 놓으시지요.”
“그럴 순 없어요. 소녀는 어머니의 후광을 업고 있을 뿐 스스로 해낸 일이라곤 아무것도 없지요. 그대는 어린 나이에 이미 여러 가지 발명을 해내 어머니를 비롯한 뭇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잘 알겠소. 그렇다면 나에게 할 말이란 무엇이오?”
“그대는 세상에 없던 것들을 발명하느라 사물에 얼마나 많은 심혈을 기울였는지 가히 짐작할 수 있어요. 헌데 유감스런 것은 여자에 대해선 전혀 모른다는 것이지요.”
헌원은 그 말에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다.
“지금 세상을 보면 여자가 강자이고 사내가 약자이나 육체적 힘으로 말하면 사내가 강자이고 여자는 약자이기에 마땅히 배려가 필요하지요. 하물며 소녀 같이 여린 자는 더욱 배려가 필요하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배려를 뜻하나요?”
“사내가 여린 여자를 접할 때 처음엔 보물을 다루듯 가볍고 귀중하게 대해야 하며, 고조에 이르면 길에 굴러다니는 돌멩이처럼 여겨도 좋습니다. 교접하고자 하면 사내는 쉽게 흥분하는데 비해 여자의 몸은 천천히 달아오르기에 사내가 먼저 여자의 흥분을 일으키는 전희가 꼭 필요하지요. 마치 노래를 부르기 전에 전주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대는 어떤 전희를 바라는 것이오?”
아소가 헌원의 귀에 대고 전희란 무엇인가를 들려주었다.

보편적인 전희의 첫 동작은 손을 어루만지는 것이다. 손바닥이 손등보다 감각이 예민하므로 먼저 손바닥을 살살 만지다가 살짝 힘주어 꽉 잡으면 여자가 찡한 느낌을 받는다. 다음 동작은 사내가 여자를 포옹하는 것이다. 느슨하지도 않고 너무 숨막히지 않게 적당히 꼭 껴안는 것이 핵심이다. 그 다음으로 꼭 껴안은 채 사내의 입으로 여자의 입술을 포개주고 혀를 들이밀어 혀와 혀가 장난치게 하고 여자의 혀를 빨아낸다. 또 사내의 혀로 여자의 입안 구석구석을 골고루 누벼준다. 이쯤 되면 혀 밑에 2개의 구멍, 옥영(玉英)과 화지(華池)가 있는데 평소엔 잠룡처럼 숨어 있던 것이 활짝 열리며 단내를 풍긴다. 남녀가 입맞춤할 때 단내가 나는 것은 이 두 구멍이 열리기 때문이다.
입맞춤을 진하게 하면 여자는 사내가 젖가슴, 엉덩이 등 귀한 부위를 만져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 먼저 손으로 젖가슴을 살살 만져주다가 엄지와 중지로 젖꼭지를 잡고 검지로 살살 긁어준 다음 혀로 애무하고 아프지 않게 슬며시 젖꼭지를 물어주면 거리가 떨어져 있는 음부에 대뜸 신호가 전달되어 움찔거린다. 그쯤에서 그치지 말고 양 젖가슴을 번갈아가며 골고루 만지고 빨아주는 것이 좋다. 엉덩이는 음부와 가장 근거리에 있고 이성의 손이 닿으면 흥분이 빨리 온다. 엉덩이는 손바닥으로 만지다가 아프지 않을 만큼 꽉 움켜쥐는 것이 좋다. 또 아프지 않게 손바닥으로 철썩 때려주면 친근감이 배가 된다.

“전희는 시간적으로 너무 짧으면 도달해야 할 경지에 이르지 못하고 너무 길면 지루해지기 때문에 낭패를 보지요. 가장 효과를 보려면 일각(一刻: 대략 15분)이 좋답니다.”
여기까지 얘기하고 나니 아소의 눈은 음욕으로 촉촉이 젖었고 아랫도리가 질퍽해졌다. 손은 저도 모르게 앞으로 뻗어 소년의 양물을 만지고 있었다. 그것은 돌덩이처럼 땅땅해졌다. 소년이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서로가 서로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소녀는 서둘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전희는 교합의 달인인 여인네들로부터 전수 받은 것이고 나머지 고조에 이르는 전희는 가끔 꿈결에 나타나는 생식을 관장하는 달 속의 월정 상아에게서 배운 것이다.
“사내들이 흔히 교합의 주인공인 여자의 음부를 살펴보지 않고 허겁지겁 서둘러 급히 돌진하는데, 그런 식의 교합은 실패랍니다.”
“어떻게 하면 되겠소?”
“우선 홍목단을 똑바로 들여다보세요. 홍목단의 변화를 확인하고 본 무대에 진입해야 마땅하옵니다.”
백옥산 밑에 맑은 샘물이 있다. 샘물은 외음순이란 덮개로 덮여 있다. 샘물 위쪽에 도드라진 작은 고추가 있으니 바로 음핵이다. 소녀는 자신의 두 다리를 한껏 벌려 소년의 눈앞에 펼쳐보였다.
“덮개를 열어보세요. 본래 우윳빛 색이었는데 흥분되니 복사꽃처럼 발그레하지요.”
소년은 눈을 크게 뜨고 소녀의 흰 다리 사이에 검푸스름하게 자리잡고 있는 홍목단을 살폈다. 과연 복사꽃처럼 붉은색이었다.
“큰 덮개 밑에 내음순이란 벽이 있어요. 그 벽이 빨간 장미꽃처럼 붉게 피어야 음호(陰戶)가 대문짝처럼 활짝 열린답니다.”
“어찌하면 그런 경지에 이를 수 있소?”
“왼손으로 제 젖가슴을 잡으세요. 오른손 검지로 내 음부에 있는 작은 고추를 위쪽으로 살살 긁으세요.”
소년이 그대로 하자 소녀가 몸을 비틀며 자지러지게 신음했다.
“아, 너무 흥분돼요. 그러나 손가락은 절대 넣지 마세요. 만약 손가락으로 헤집어 놓으면 자극은 절정에 이르지만 양물이 들어오는 통로가 균에 감염되기 십상이지요. 그리고 손가락은 가늘고 길어서 음부를 이리저리 구석구석 헤집어놓을 수 있지만 양물은 그렇게 할 수 없어 교합의 재미가 떨어지기 마련이지요.”
“잘 알겠소. 이제 마지막으로 해야 할 전희는 무엇이오?”
“엄지를 위에 얹고 검지·장지·약지 세 손가락을 모아 홍목단을 지그시 누르고 떼고를 3차례 반복한 후 한번 힘을 넣어 압박을 가하세요.”
이쯤에 이르러 소녀의 내벽이 빨간 장미가 되었고 몸은 하늘을 통째로 받아들일 준비가 완료되었다. 저도 모르게 두 다리가 경련을 일으키면서 소년의 몸을 힘껏 끌어당겼다. 온몸이 극도로 달아올랐다.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사내를 간절히 원하는 경지에 이르렀으며 통로는 열릴 대로 활짝 열렸다.
여인의 통로는 나무로 만든 것이 아니다. 때에 따라 늘어날 수도 있고 좁아질 수도 있는 탄성이 강하다. 천지간에 아무리 작고 좁은 구멍이라 해도 활짝 열리면 엄청 큰 작대기도 모래밭에 말뚝박기다. 소녀는 소년의 귀에 속삭였다.
“한숨에 삽입하지 말고 절주(박자, 리듬) 있게 넣으세요.”
“절주라 했소?”
“네. 절주요. 절도 있게 차례차례 넣는다는 뜻입니다. 먼저 귀두로 꽃잎을 살살 비비세요. 입맞춤과 같은 의미를 갖는 것이고 본격적인 교합을 알리는 인사랍니다. 그리고 여인이 얻는 짜릿한 자극이 일품이지요.”
교합 시 양물 전체를 단숨에 콱 박아넣는 것은 금물이다. 양물을 4개로 나눠 첫 1/4을 천천히 삽입한 뒤 5번쯤 넣고빼고를 반복한다. 그 다음 2/4를 넣어 10번 정도 되풀이하면 여인은 그 자극에 미쳐버린다. 빨리 전체를 콱 박아달라고 애원한다. 양물 전체가 들어오지 않으면 곧 죽을 것만 같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전체를 쑤욱 넣는다. 바야흐로 여인은 쾌감의 절정으로 올라가기 시작한다.
소년이 그 말을 따라 처음에 1/4을 넣고 그 다음에 반을 넣고 마지막으로 전부를 집어넣자 소녀는 교태스런 비명을 내질렀다. 소녀는 백일 전에 최후 보루가 터져버렸기에 가시를 걷어낸 장미가 되어 소년의 양물을 시원스레 받고 또 받았다.
노래의 묘미는 강약의 절주에 있다. 어떤 노래이든 강약이 있어야 듣기 좋고 아울러 청중의 심금을 울릴 수 있다. 교합도 같은 이치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있는 힘을 다해 밀어붙이면 사랑의 행위가 아니라 달리기 시합에 불과하다. 처음엔 작은 힘으로 느리게 구르다가 점차 힘을 가하고 속도를 붙여 달려야 한다. 무릇 사내들은 이 절차를 잊어서는 안 된다.
한 번의 교합에서 소녀가 배운 것을 모두 실천하기엔 무리였다. 그녀는 여러 가지 체위를 맛보고 싶었으나 그러기도 전에 이미 절정에 올라 지옥과 천국을 오갔다. 이제 남은 것은 옥도(玉道)가 뜨끈해지고 온몸의 신경말초까지 짜릿함을 맛보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곡정(사내의 정액)을 받는 일이다.
아니나 다를까 소년이 몸 안에서 폭탄이라도 터진 듯 온몸을 우수수 떤다. 지옥의 문턱에서 저승사자라도 본 듯 비명을 내지르며 가장 귀한 것을 옥도에 쏟아 부었다. 소녀는 흡족한 마음으로 가만히 있다가 소년의 등을 쓰다듬으며 다음 기술을 귀띔해주었다.
“사내들은 물만 빼면 여인의 기분을 전혀 살피지 않고 먼지를 털듯 툭툭 털고 일어나는데, 그래서는 안 됩니다. 교합의 도를 몰라 그런 것이죠.”
“그럼 지금 어떻게 해야 하나요?”
소녀는 쾌감과 짜릿함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음문에 들어 있는 양물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었다.
“단숨에 쑥 빼지 말고 서리 맞은 뱀이 풀밭을 기듯 느리고 또 느리게 빼야 합니다.”
그렇게 양물을 뺀 소년은 가로 얽혀 누운 자세로 왼팔은 소녀의 목 밑에 뻗고 오른팔은 위로 뻗어 가슴을 감싸 안았다. 다리와 다리를 서로 포개니 한 쌍의 원앙이 되었다. 소녀는 아랫도리가 얼얼하고 교합의 쾌감과 짜릿함이 남아 오랫동안 젖어 있었다. 그러나 소년은 교합의 단맛이 시나브로 사라지고 딴 궁리를 했다.

소녀의 어미 옥녀는 얼굴에 비치는 홍조가 포도색인데 비해 소녀는 분홍색의 물앵두다. 전희를 즐기는 어미의 눈은 음욕으로 가득 찬 빛이 역력하나 소녀처럼 새초롬하게 촉촉이 젖지 않는다. 흥분하면 어미의 코는 큰 숨을 땅이 가라앉을 듯 씩씩 호흡하는데 비해 소녀의 코는 잔잔한 호흡으로 벌렁벌렁 거린다. 어미의 입은 세차게 앙다물다가도 악어 입처럼 쩍 벌어지는데 비해 소녀의 입은 곱게 오므리고 곱게 벌린다. 어미의 젖가슴은 물렁하게 익어버린 복숭아처럼 흐물흐물한데 비해 소녀의 젖가슴은 팽팽하게 잘 조여져 있다. 어미의 복부는 다산을 증명하듯 거미줄이 빡빡하게 그물을 틀고 있는데 비해 소녀의 복부는 티 한 점 없는 백옥처럼 깨끗하고 맑다. 어미의 음부는 숲이 무성하다 못해 수림을 이루고 있는데 비해 소녀의 음부는 숲이 전혀 없이 백옥산 한가운데 있는 샘물과도 같다. 어미의 엉덩이는 때리면 손바닥이 척 들어붙는데 비해 소녀의 엉덩이는 손바닥이 절로 튕겨진다. 어미의 음부는 발이 푹푹 빠져드는 갯벌에 말뚝박기라면 소녀의 음부는 풀기가 짙은 참땅에 말뚝박기처럼 빡빡하다.
소년이 눈을 데굴대다가 입을 열었다.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소. 물어도 괜찮겠소?”
“알몸으로 얽혀 있는 우리 사이에 못할 말이 무엇이 있겠어요!”
“교접하기에 어떤 여인이 가장 좋나요?”
예로부터 홍상미판(鴻翔未判: 천계가 열린 14세 소녀)의 계집과 교접하면 여인의 기를 받아 회춘하여 장생불로했다. 어떤 부족민은 초경의 피를 받아 마시면 장생불로한다고 믿었다. 이런 여자가 1품이다.
출산 경험이 없는 20세 미만의 여인이 2품이고 20세부터 25세 사이의 출산 경험이 없는 여인은 입상측녀(入相則女)로 교접하면 사내의 정력에 도움이 된다. 입상측녀 조건은 천성이 온순하고, 기(氣)와 음성이 부드러우며, 머리칼은 가늘고 검고 약하며, 근육은 약하고 뼈는 가늘며, 키는 크지도 작지도 않게 맞춤해야 한다. 뚫어진 구멍이 높고, 음문 위에 털이 없고, 분비물이 많다. 교접할 때 분비액이 흘러넘치고, 몸이 요동치면 스스로 진정이 안 되고, 땀이 흘러 사방으로 흩어지고, 사내에게 곧잘 순응한다. 사내가 방중술의 법도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지라도 이런 여인과 교접하면 손상되지 않는다.
출산 경험이 있는 30세 이상의 여인이 3품이고 40세 이상의 여인은 폐품에 속한다. 여자와 교접하려면 되도록 젊고 아이를 낳지 않은 여자, 근육과 살이 탱탱한 여자, 실같이 가는 머리카락에 눈이 작은 여자, 눈동자의 희고 검음이 분명한 여자, 얼굴과 몸매가 부드럽고 매끈한 여자, 언어와 음성이 조화롭고 낮은 여자, 24지와 백 마디의 뼈가 다 같이 굴곡이 제대로 된 여자, 뼈가 굵지 않고 음부와 겨드랑이 아래에 털이 없거나 있더라도 가늘고 매끄러운 여자를 취해야 한다.
교접해서 좋지 않는 계집은 쑥대머리에 노린내 나는 여자, 망치처럼 굵고 맺힌 여자, 이가 보리처럼 누렇고 목소리가 걸걸한 여자, 입은 크고 코가 높은 여자, 눈의 정기가 혼탁한 여자, 입과 턱이 높고 수염 같은 털이 나고, 뼈마디가 높고 크고, 머리칼이 노랗고 살이 적고, 음모가 굵고 억세고, 털이 많고 거꾸로 나 있는 여자. 이런 여자와 교접하면 사내를 해친다. 그러므로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근육과 피부가 거칠면 교접하지 않는다, 몸매가 마른 여자와 교접하지 않는다, 사내 목소리처럼 거렁거렁한 여자와 교접하지 않는다, 음부가 냉한 여자와 교접하지 않는다, 정강이와 넓적다리에 털이 난 여자와 교접하지 않는다, 질투심이 센 여자와 교접하지 않는다, 쾌감을 못 느끼는 여자와 교접하지 않는다, 40이 넘은 여자와 교접하지 않는다, 몸이 항상 냉한 여자와 교접하지 않는다, 음모가 거꾸로 난 여자와 교접하지 않는다, 뼈가 강하고 단단한 여자와 교접하지 않는다, 겨드랑이에 냄새나는 여자와 교접하지 않는다, 음수(淫水)가 계속 흐르는 여자와 교접하지 않는다.
아소의 설명이 끝나자 헌원은 잘 알았다는 의미로 아소의 엉덩이를 가볍게 톡톡 때렸다.

두 사람이 교합할 때 소녀가 배운 비법을 모두 동원해 전희를 즐겼으나 빠뜨린 것이 있었다. 발을 애무하는 것이었다. 옥녀의 세 마리 파랑새 중에 한 마리는 다리가 셋이다. 그 말을 듣고 소녀가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세 번째 다리는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다리가 세 개 달린 파랑새’라 불렀다.
어찌된 영문일까? 소녀가 고민하고 또 고민한 끝에 해답을 찾았다. 그 파랑새는 수컷이었다. 수컷의 상징인 양물을 세 번째 다리라 부르는 것이다. 본래 까마귀는 태양을 등에 지고 바람을 타면서 동에서 서로 날아간다. 사람들은 그런 까마귀를 그릴 때 당연히 두 개의 다리를 그렸다. 그런데 무슨 영문인지 요즘 들어서는 조개껍질이나 토기에 다리가 세 개 달린 까마귀를 그리는 바람이 일었다.
옥녀는 처음에 그 그림을 보았을 때 미련한 인간들이 새로운 그림 기법을 발견해냈구나 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가만히 보아 하니 사내들이 은근슬쩍 다리가 세 개 달린 까마귀를 숭배하고 있지 않은가. 다리가 하나 더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단순히 수컷과 암컷의 구분이 아니라 유무(有無)에 무게를 두는 풍조였다. 즉 유는 자랑스럽고 무는 무시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것이었다. 여인천하의 세상이 사내천하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었다.
다리가 세 개 달린 까마귀, 즉 삼족오를 숭배하는 것은 결국 사내들이 여자를 무시하는 경지에 이르게 되니 주인과 노예의 위치가 바뀌는 결과가 도래하지 않을까? 이런 우려 때문에 옥녀는 슬그머니 신경이 쓰였다. 실제로 세월이 흐르고 흘러 중국, 한반도, 일본열도에서 삼족오 숭배에 열을 올렸고, 여자의 발도 성기를 상징하는 문화가 생겨났다. 이에 가장 집착한 곳이 중국이다. 중국인은 한 술 더 떠 발이 작으면 여자의 음부도 작고 좁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고 소족(小足) 숭배 문화가 생겨나기에 이르렀다. 양귀비의 발은 손이 작은 여자의 한 뼘도 안 되었다고 전해진다. 아마 양귀비가 천하제일 미녀로 평가 받는데는 그녀의 소족이 한몫 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 의해 송나라에 이르러 여아의 발이 자라지 못하게 꽁꽁 묶는 ‘전족(纏足)’이 생겨났다.
“다리 세 개 달린 새가 우리 사랑과 무슨 관련이 있소?”
소녀가 눈을 곱게 흘기며 대답했다.
“당연히 관련이 있지요. 그대의 세 번째 다리 힘으로 소녀를 꼭꼭 누르고, 또 그것을 무기로 삼아 소녀를 무시하면 어떡하죠?”
소년이 소녀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그럴 리는 없소. 내가 아무리 다리가 세 개일지언정 그대에게는 음부가 있지 않소. 음부가 없으면 세 번째 다리도 아무런 쓸모가 없소.”
“맞아요. 이제 소녀의 발을 보세요.”
백옥 같은 소녀의 발은 키에 비해 굉장히 작았다. 깜찍하다 못해 깨물어 먹고 싶을 정도로 귀엽다. 아! 발이 작고 고우니 소녀의 옹골도 작고 좁아 촘촘했구나!
소년은 흥분을 주체할 수 없어 소녀의 발을 만지작거리고 다섯 발가락을 손바닥으로 하나씩 애무하니 성욕의 신호가 대뜸 음부에 전달되었다. 소년은 이제 발을 입에 갖다 대고 빨기 시작했다. 발은 전신의 경락이 집중되어 있는 곳이라 젖가슴과 엉덩이 못지않게 성욕을 자극하는 부위이다. 소녀가 자지러지게 흥분했다.
“잠깐 멈추세요. 저기 저 포도송이를 발가락 사이에 끼우고 손으로 조여 터트려주세요. 그리고 발정난 수소처럼 암소의 옹골을 빨듯 혀로 발가락을 잘근잘근 빨아주세요.”
발을 이렇게 애무하면 다른 부위의 애무가 없이도 여인은 이미 주체 못할 만큼 흐물흐물해지고, 음부는 물을 부은 것처럼 흥건히 젖는다. 소년과 소녀의 발 애무는 3천년 후 서문경과 반금련의 농탕질에 사용되었고 이 이야기는 명나라 소소생(笑笑生)의 소설 《금병매》에 등장했다.
고대 한반도에도 이와 같은 발 애무법이 분명 있을 터이지만 사료에 등장한 것이 없었다. 조선인들 역시 여인의 발을 성기로 여겼다. 사대부집 여인네들은 맨발을 외간 사내에게 보이는 것은 곧 음부를 노출하는 것과 같다고 여겨 항상 버선을 신어 꽁꽁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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