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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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시인의 가치와 효용성 (김학송)
2008년 06월 23일 09시 01분  조회:876  추천:25  작성자: 김학송

시인의 가치와 효용성 

김학송


감동이 증발하고 인정이 추방된 세상에 대체 시인은 필요한 존재인가? 

물질만능의 세월에 시는 웬 뚱딴지같은 시란 말인가? 

혹자는 이런 의혹을 제기해올수도 있다. 그렇다. 세상은 갈수록 삭막해가고 물질이 인간을 지배하는쪽으로 급속히 기울어져간다. 정신적인 카오스의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있는것이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겉에 드러난 현상일뿐 삶의 전부의 본질은 아니다. 사람이 살자면 우선 먹을 밥이 있어야 하고 입을 옷이 있어야 하고 잠잘수 있는 집이 필요하다. 이것은 삶의 기본조건들이다. 

그밖에 공기처럼 해살처럼 만질수는 없지만 지극히 소중한것이 있으니 그게 바로 문학이요 음악이요 시이다. 시는 정신의 밥, 정신의 옷, 정신의 집이라고 할수 있다. 여느 동물과는 달리 인간은 문화적인 동물이기때문이다. 

단순 의식주에 만족하지 않고 보다 높은 지표을 향한 몸부림이 인간을 시와 문학을 옹호하게 하는것이다. 

시는 생활의 품위와 품격을 높여주는 가장 훌륭한 도구이다. 그래서 유사이래 호연지기가 있는 영웅남아들은 거의 모두가 시를 써서 자신의 드넓은 흉금과 드높은 의기를 표현하였다. 

허다한 사람들은 시를 가까이 하려다 다가설수 없으니 야릇한 분노와 시기심에서 타매할뿐이지 본심은 그게 아니다. 시가 중요하고 또 대단히 매력적이라는것쯤은 알고있다. 

나의 작은 체험으로 보면 시는 시보다 더 큰 의미를 지닌다. 왜냐하면 마음이 보이잖는 곳에 꿈의 집을 짓는 까닭이다. 그 집에는 해와 달이 찾아오고 신선이 춤을 추고 바람이 놀다 간다. 시는 지상과 천상을 련결하는 신비로운 통로이다. 시인의 집은 가난해도 풍요롭다. 시인은 마음의 귀로 듣고 마음의 눈으로 보는 사람들이다. 하기에 그들에겐 꽃이 웃는 소리, 돌이 말하?소리가 들리고 새와 나무가 흘리는 눈물도 보인다. 모든 사물과 령혼의 대화가 가능하다. 마음의 눈으로 보고 듣기때문이다. 

그들은 찰나속의 영원을 보아내며 신과 가장 가까운 친구로 사귄다. 무한히 작은것에서 무한히 크고 위대한것을 보아내며 작은 행복에서 큰 감사와 큰 의미를 깨닫는다. 하기에 속인들이 느낄수 없는 신성한 령역에서 마음은 독립하고 정신은 자유롭다. 하나의 완정하고 독자적인 세계를 갖고 사는게 시인이다. 그들의 삶의 질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보이잖는 거대한 재부를 가진 사람들이다. 하기에 시인은 가난해도 행복하다.  


<<연변문학>> 2008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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