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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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는 리유(외 10수)
2020년 09월 14일 10시 21분  조회:264  추천:0  작성자: 문학닷컴

행복해지는 리유(시 10수)

김학송
 
 
꽃이 예쁘게 보이는 건
님이 그리운 까닭입니다
 
하늘이 푸르게 손벽 치는 건
욕심이 비어있는 까닭입니다
 
이 거리가 정답게 느껴지는 건
그대의 향기가 커피잔에 넘치는 까닭입니다
 
또오늘이 좋아지는 건
그대가 내 곁에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식 련애
 
“안녕?”
하고 
인사했더니
 
“내가 예쁘죠?”
하고 
반문한다.
 
“예뻐!”
하고 
손 잡았더니
 
뒤로 
발랑
넘어진다.
 
너무 
세련되고
너무 
뻔뻔스러워
 
별로 
재미가 
없었다.
 

 
참 이상하다
 
리유 없이 갈증이 난다
 
웬지 조바심이 난다
 
무엇인가 기다려진다
 
바람도 없는데 물결은 휘청거린다
 
어떤 따사로운 바람이
 
가슴의 깊은 곳 흔들면서 지나간다...
 

 
련가
 
그리움의 칼로
가슴을 쭈-욱 가르면
심장은 뛰쳐나와
퐁-퐁 두 발이 자라나
 
콸-콸 
피 같은 울음을 흘리며
온기 없는 온돌에서 
맴을 돌다가
홀연,
구름 우에 뛰쳐올라
 
진달래의 웃음소리
깃발처럼 펄럭이며
일어서는 곳으로
날아갑니다


 
그냥 훨훨 떠나고 싶어
 
날이 좋구나
멀리 가볼가?
세상엔 단 두 사람 뿐인 듯
 
꽃이 폈구나
멀리 가볼가?
둥-둥 구름처럼 자유의 나그네 되여
 
신록이 푸르구나
멀리 가볼가?
오직 하나 기쁨만을 데리고…


 
어떤 행복한 날
 
산속엔 그대와 나
그리고 친구들...
 
파르르 햇순 돋는 
나무보다
가슴들이 더
푸르러 있었다
 
억금 주고 살 수 없는 
찬란한 우주를
발견하는 이 신생(新生)
 
한껏 살아있음을 느끼였다
그리고 나는 그대의 세계에
들어가는 련습으로 부풀리고 있었다
 
이깔나무는 그림이었다
골짜기 개여울에 옛말을 남기였다
련애하는 나비들이 부러웠다
조각 난 구두조차 아름다움이였다
하야니 살진 웃음이 귀여운 버들개지
꽃잎을 입 맞추었다…
 
아무렴, 이름할 수 없는 행복이
나의 오춘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텅 빈 정거장
 
마반산으로 가게 되었어
기차 타고
 
친구들은 모두 왔는데
유독, 기다리는 네가
아니 보였어
 
내 입술이 타들어갔어
내 발이 동동거렸어
 
행여 오나 하고
짧은 목이 길어졌어
 
기차가 떠날 때까지
내 눈은, 한 점의 희망을 쫓아
미친듯이 플래트홈을 
달리고 있었어 
 
그냥 아니 오는 너,
기차가 떠나는 순간
난 마음이 무너지고 말았어!


 
살아있는 한
 
살아있는 한
끼가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살아있는 한
남 다른 옷을 입겠습니다
 
살아있는 한
착한 야망으로 불타겠습니다
 
살아있는 한
그대는 내 사람입니다
 

 
은하의 풀밭
 
은하의 풀밭, 비는 내리고
우린 상사(相思)의 강을 건너고 있었지
 
넌 비방울에 내 시를 앉히고
난 너의 꽃잎에 비밀을 파종하며
촉촉하니
우리의 시간은 젖어있었지
 
별이 아우성을 치는 술잔 속을 걸어나와
우린 구름 우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지
 
살아가는 일에 새삼 고마움을 느끼며
보다 찬란한 의미를 향해
우리의 꿈은 날고 있었지
 
긴-긴 은하강도 짧다는 생각으로
환상 속의 세월을
숙명인 듯 그렇게
너와 나는 까무러친 우주에
불 켜고 있었지…
 

 
완전무결한 너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결점이 있지만 오직
너에게만은 결점이 없다
 
한 것은 내가
네가 갖고 있는 
그 흠결마저도 좋아하는 
까닭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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