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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문학의 특수성
2009년 05월 16일 14시 45분  조회:2526  추천:0  작성자: 방룡남

문화의 특수성으로 본 중국 조선족문학의 력사적 사명

 

우리 삶의 총체성에서 통찰해보면 우리의 문학은 한국문학과는 문화의 공동분모를 가진 문학임을 확인해주면서도 이질적인 사회와 문화토양에 의한 문화의 변이 내지 새로운 접목에서 초래되는 사회내용적인 분리를 부인할 수 없게 한다. 삶의 총체성에서 종합진단할 때 인간의 모든 생명활동 내지 목적추구는 궁극적으로 그가 처한 사회와 문화의 질서속에서 확립되고 펼쳐져야 한다. 그만큼 문화는 인간의 생명활동과 가치창조의 결정적인 한 조건이다. 문학도 결코 그 문화바탕을 떠나서는 옳은 해답을 얻을 수 없다. 문학이 그 자체의 본체론적 법칙을 가지고 있고 또 전 인류적인 창조력을 공동분모로 하면서도 국가적인 또는 민족적인 단위로 구분되게 되는것도 바로 국가나 민족에 따라 문화발전과정과 그 성질이 다르기때문이다. 어느 구체적인 문학이 지도우에서 그 문화의 현주소를 찾을 수 없다면 그 문학은 과연 뿌리없는 나무처럼 곧 시들어버리고 말것이다.
한국문학과 중국 조선족문학이 확실하게 문화의 공동분모를 가지고 있음에도 현시점에서 의심할바 없이 교류라는 비교학적 방법이 가능한것도 바로 국가를 단위로 하여 문화의 이질성이 엄연하게 존재하기때문이다. 이에 따라서 문화의 이질성 내지 변이성을 밝혀보는 것은 문학교류의 지도원리를 확인하는 가장 선차적이고도 바람직한 작업이 아닐 수 없다. 전통문화의 력사적인 관성과 계승성을 떠올릴 때 단일민족국가로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는 한국의 문화에 대한 진맥보다는 한국과 문화의 뿌리를 같이 하면서도 이질적인 사회와 문화토양에서 변이 내지 변질되고 있는 중국 조선족문화를 조명해보는 것이 훨씬 빠른 길이라 하겠다.
그럼 과연 중국 조선족문화의 특성은 무엇인가? 우리는 중국의 개혁개방을 전후로 하여 그 전의 특성과 그 후의 변화 내지 변질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그 전의 특성을 살펴보면 이런 몇가지로 귀납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중국 조선족문화의 이중성이다. 이중성은 또 두가지 측면에서 조명해볼 수 있는데 하나는 문화의 성격으로부터 중국 조선족문화는 중국문화권에 있는 조선족문화라는 것이다. 이런 특성으로 하여 중국 조선족문화는 확실하게 근대 조선의 문화를 그 근간으로 하고 있음에도 그대로 조선문화의 정립과 발전이였다고는 할 수 없다. 문화를 인간의 창조력에 의한 물질과 정신의 발전과정이라고 함축해보면 중국 조선족문화는 어차피 중국의 대문화의 지배하에서 중국 사회의 정치, 경제 등 제 방면의 관념형태를 접수 내지 강요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중국 조선족문화의 뿌리로 되는 조선문화는 부단한 변이 내지 새로운 접목으로 하여 연변특산의 사과배처럼 새로운 특성을 가진 문화의 나무로 성장하게 되였다. 그것은 또 중국 사회의 정치, 경제 등 제 방면의 직접적인 제약을 표방하는 중국의 소수민족문화의 한 형태로 자리매김하게 되였다. 이중성의 다른 하나는 지역적으로 중앙문화와 멀리 떨어진 변두리 소수민족문화라는 것이다. 우선 변두리문화 자체가 벌써 중앙문화의 전파성에 힘입어 발전하는 것인데 소수민족문화는 그 발전이 곧 중앙문화에로의 동화를 의미할 수 있는 것이다. 더우기 극단적인 봉페주의를 주장하던 시기에 소수민족문화는 다만 중앙문화에로 통하는 외나무다리외엔 다른 접촉이나 출로란 있을 수가 없었다. 례외없이 조선문화를 근간으로 하는 중국의 조선족문화도 자기의 바로 옆에 그 문화의 발원지를 두고도 수원이 끊어진 늪처럼 바닥을 드러내는 형편이 되고 말았다.
둘째는 중국 조선족문화의 봉페성이다. 극단적인 봉페주의는 변두리문화나 소수민족문화에 중앙문화를 대표로 하는 중국문화에로 통하는 외나무다리만 놓아주고 문화발전의 주요한 도경 내지 법칙인 외래문화와의 접촉이나 수용을 밀막아버렸다. 그리하여 중국 조선족문화는 외래문화는 물론 그 근간으로 되는 조선문화와도 근 반세기동안이나 담을 쌓지 않을 수 없었다. 중앙문화의 통치적지위와 방대한 중국문화의 동화력에 중국 조선족문화는 민족문화의 외피만 걸친 앙상한 나무로 말라들고 말았다.
셋째는 계획경제시기 국가조달에 의한 문화의 의뢰성이다. 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국가보호적인 또는 국가제도적인 민족자치와 국가의 계획적인 조달에 의하여 그럭저럭 혜택을 받으며 평균주의사상에 주체적인 노력이 없이도 <<근심걱정없이>> 살아갈 수 있었다. 매일 부모가 주는 소비돈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가난하면서도 만족스럽게 살아왔다. 어느덧 줄 것만 바라는 변태적인 심리습관이 자라서 운명으로부터 자기를 지키는 지혜를 잃었고 하나의 운명을 가진 공동체의 건강에 관심은 높으나 그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엔 게을리하고 말았다.
상기 세가지 측면에서 개혁개방의 이전 즉 80년대이전의 중국 조선족문화의 특성을 살펴보았다면 그 이후로 중국 조선족문화는 그 세가지 측면에서 모두 커다란 변화 내지 변질을 가져왔다.
첫째는 리념적 대립의 약화 내지 소실과 더불어 민족문화의 개성적 발전도 밝아졌다. 중국 조선족문화는 여전히 이중문화의 성격을 띄고 중국문화권내의 하나의 소수민족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민족주의를 비판하고 계급투쟁을 기본고리로 하던 극단정치가 물러가면서 보다 독립적이고 개성적으로 자기의 문화권을 확립하고 발전시킬 수 있게 되였다.
둘째는 나라가 개혁개방정책을 실시하고 세계의 정상급문명과 세계적감각을 시대적 요청으로 받아들이게 되자 우리의 문화권의 범위와 위치가 뚜렷이 높아지고 외래문화의 접수 내지 수용이 훨씬 직접적일 수 있게 되였다. 더우기 한중수교를 하나의 획기적인 전환점으로 하여 중국 조선족문화권은 변두리문화로부터 일약 중국문화와 한국문화의 교차점에 놓이게 되였고 따라서 어느정도 두 문화의 교량이 되였다고 할 수도 있다.
셋째는 상품경제가 사회의 주되는 경제행위로 되고 다성분의 소유제가 병존하는 시대에 국가는 절대적인 가부장제적 대가정으로부터 상대적으로 가정성분이 훨씬 단순하고 책임이 훨씬 직접적인 핵가정으로 세분되였다. 절대적으로 국가제도적인 보호와 계획적인 조달에 힘입던 민족문화의 기틀이 적자생존의 치렬한 경쟁시대에 미처 자기의 자활력을 키우지도 못하고 그대로 도태당할 운명에 처하고 말았다. 그러나 제도적 장치에 의한 보장이 부모가 아이들한테 용돈을 나눠주는 정도이고 보면 비록 국가제도적인 보호가 약화되면서 동화의 우려와 위기가 박근하고 있지만 민족의 자활력과 창조적인 주체정신의 정립에 각성과 도전의 기회를 마련해주기도 하였다. 요는 우리가 거족적인 생명운동에서 어떻게 문화의 광장에 민족문화의 번화한 거리를 형성하고 부단히 자활력과 끈질긴 생명력을 키워가는가에 달려 있다.
상기 중국 조선족문화의 특성에 대한 진맥으로부터 우리는 중국 조선족문학의 특성 내지 력사적인 사명을 쉽게 읽을 수 있다. 물론 문학은 그 자체의 본체론적 특성이 있는 것만은 사실이고 그리하여 우리 작가군 전체에 어떤 주제론이나 소재주의를 강요할 수는 없겠지만 그러나 중국 조선족문학이 토대로 하는 문화가 이중문화이고 피지배적인 문화라는 한계성에 의하여 거족적인 문화보존 내지 민족보존을 앞세운 조직론의 립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민족문학으로서의 시대적인 또는 력사적인 사명감을 들먹이지 않을 수 없다.
중국 조선족문학의 군체는 하나의 거대한 민족지성인의 군단이며 그 어떤 것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민족문화의 정립과 민족의 미래를 지향하는 생력군이다. 그런만큼 우리의 문학은 민족정신의 훈련장이다. 이것이 중국 조선족문학의 특성이다.
우리의 문학인은 붓끝에 민족의 정열이 타올라야 하며 민족에 대한 따뜻한 사랑과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민족사회에 적극적인 참여의식을 보여주어야 하며 민족의 현실적인 운명을 직시해야 한다.
시대적인 인식도 발전적인 것이지만 그러나 민족적 공감과 각성도 민족의 력사의식의 증대이며 시대에 따르는 정신의 움직임이다. 오직 자기 중심적인 리해를 넘어 하나의 조직력이나 문학정신을 통하여 민족의 량심과 넋을 대변할 때라야만 우리의 문학은 앞시대와 맥을 이을 수 있으며 하나의 문학사를 형성할 수 있다. 피상적으로 세계적 절주라는 보편적인 개념속에서 자기를 상실하고 자기가 발딛고 선 삶의 현주소를 잊고 현실도피적인 립장에서 이른바 세계적 의식을 수립하려는 망동에 가까운 충동적인 행위는 문화적 토양의 현격한 차이와 빛의 생명력을 잃은, 태양아닌 형광등의 변질된 밝음속에서 민족의 정신적 기틀마저 상실한 창백한 문학세계를 펼치게 될 것이다.
우리의 문학은 우리 민족의 정신적 구원이 되여야 하며 현실적 삶의 질서에서 우리 민족이 겪고있는 갈등을 보편화된 주제로 하여 우리의 문학속에 우리 민족의 역동화심리와 거족적인 극복의 체험을 아프게 묻어주어야 한다. 역시 자신의 경험세계에 대한 민족적 인식의 회복만이 우리 민족의 문화와 미래를 불 밝힐 수 있다.
우리의 문학은 민족정신의 훈련장이다. 이 훈련장에서 우리는 우리 민족의 끈질긴 생명력과 자활력을 키워야 하며 시대의 도전에 대응하는 각성과 건강을 회복하여야 한다. 우리 문학의 이와같은 복합적 의미는 역시 우리의 삶의 현주소와 문화의 이중성에 의하여 확인된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우리의 문학교류가 문화의 공동분모를 가진 민족문학의 다양성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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