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홍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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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옵니다
2020년 01월 08일 09시 34분  조회:3083  추천:0  작성자: 방홍국
눈이 옵니다
 
눈이 내립니다.
어제도 오늘도 내립니다.
밤에도 새벽에도
쉬임없이 내립니다.
 
차들은
하얀 털모자를 푹 눌러 쓰고
마당에 포옥 잠들어 있습니다.
 
소나무는
떨기 떨기 눈꽃을 피워
봄 여름,꽃을 못 피운 설움을 달랩니다.
 
담장 마저
눈을 떠 이고 키를 돋우어 봅니다.
 
“사내”라는 노랫 가락에
꼬드득 까드득
꼬득 까득...
눈을 밟아 반주를 하니
한결 도도하여 집니다.
 
눈이 내립니다.
땅우에 온갖 허물을 덮어 줍니다.
내 마음의 허물도 덮어 줍니다.
 
하얀 속살우에
경자년의 새 발자욱을
곱게 곱게 찍어 가라 일러 줍니다.
 
오늘도 내일도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어디 한번
거리마다
삼삼오오 걸어 가는 사람들로
가득 찼으면 좋겠습니다.
학교 운동장마다에서
눈싸움 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차 넘쳤으면 좋겠습니다.
 
20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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