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홍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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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부모
2014년 11월 29일 12시 43분  조회:5390  추천:3  작성자: 방홍국
못난 부모
 
저녁에 둘이 앉아
사진책 펼치는 때가 많아 졌다.
아들이 멀리 대학 가고 난 뒤
 
훌훌 털어 버리고
훨훨 유람도 다니고
휘휘 어울려도 다니고…
오죽 좋은가!
 
그래도
아들이랑 셋이 함께였던 때가 그립다.
 
서로 부둥켜 안고 웃고 울 형제는 만들어 줘야지
벼르고 벼르다가 반백년.
 
돈,돈 하다가
돈도 못 벌고
하나 더 낳지도 못했다.
돈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사랑만으론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어렵게 큰 자식 분발하는 줄은 알면서도
어렵게 키우고 싶지는 않았다.
 
일,일 하다가
일 해놓은 것도 없고
하나 더 낳지도 못했다.
울아버지는 나를 등에 업고 밭갈이를 했단다
울엄마는 나를 등에 업고 기음 맷단다.
그랬던 자식이
일땜에 못 낳는다 했으니
울엄마는 오죽 답답 했을까.
 
애는 공부에 지치고
나는 일에 지칠 때면
세상은 싫어 지고
애는 불쌍해 지고
힘든 세상에
또 하나 힘든 자식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아,살아보니 살만 한 것을
돌아 보면 아픔도 꽃인 것을
이제는 어디든 웃으며 갈수 있는 것을.
 
미안,아들!
 
2014.11.29 연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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