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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년의 풍운을 떠본다
2014년 03월 01일 08시 21분  조회:3060  추천:1  작성자: 리명근
       최근년간 조어도령유권을 에워싼 중일간의 갈등이 갈수록 팽팽해질 정도로 급물살을 타면서 국부적인 중일해전의 발발이 세인들의 주목을 크게 받고있다. 중일해전과 관련한 왈가왈부의 화제중에서도 “현대판 중일해전은 기껏해야 갑오년 청일해전의 번각본으로 끝날것이다.”는 설파가 중구난방으로 떠돌고있으니 저도 모르게 바로 120년전 갑오년의 풍운을 떠보게 된다.

        1894년의 청일갑오해전은 매개 중국인에게 있어서 수난과 치욕의 력사적사건이 아닐수 없다. 당시 세계적으로도 비교적 선진적인 장비를 갖춘 대청국(大清国)의 북양함대가 왜서 단시일내에 복멸의 참패를 당하였을가? 오늘날 중일분쟁위기촉발의 현시점에서 청국 북양함대의 참패교훈을 편린으로나마 새롭게 재검토해보는것은 특수한 시대적귀감이라 느껴진다. 마침 지난 9월 태산—곡부—청도—위해—대련 관광코스를 다녀오면서 필자는 일부러 위해시 류공도의 갑오해전기념관을 찾아 상세한 수치기록까지 하면서 갑오해전의 여러가지 실패원인을 두고 제나름대의 생각을 여러면으로 적어보기도 하였다.

       갑오해전패배의 원인은 매우 복잡한 인자들로 이루어진 만큼 그중 력사적으로 많이 거론되였던 북양함대의 건설방략에 관련된 문제만 언급하련다. 해전이 일어나기전 청일 쌍방 해군건설의 전략적구상은 완전히 달랐었다. 서방의 거함중포(巨舰重炮)의 모식을 따른 청국 북양함대의 주력함 정원호(定远号)와 진원호(镇远号)의 배수량은 7335톤으로서 구경 305㎜ 주포 4문과 구경 150㎜ 부포 2문, 어뢰발사기 3문을 배비한데다가 함선의 장갑두께가 300㎜를 초과한데서 당시 세계적으로 선진적인 주력함으로 지목되였는바 일본의 주력함보다 기껏해야 속도가 느릴뿐이였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일본의 최대 함선인 기함 요시노호(吉野号)의 배수량은 5000톤 밖에 안되였다. 뿐만아니라 함선의 시속을 늘이기 위해 일본은 장갑두께를 크게 절감하였을뿐만아니라 주포도 구경이 120~150㎜ 밖에 안되는 속사포를 배비하다보니 시속은 북양함선보다 평균 3분의 1이 더 빨랐다고 한다. 말 그대로 당시 청일해상전은 위력형함대와 기동형함대간의 겨룸이라 할수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청국의 참패로 끝났으니 심사숙고하지 않을수가 없다.

        그렇다면 당시 청국의 해군건설전략에서 함선의 시속과 기동성을 홀시하고 쾌속반응능력을 높이지 못한것이 문제점이 아닐가? 하지만 갑오해전의 전황을 더 자상히 따져보면 이런 판단을 소홀히 내릴수가 없다. 쌍방의 포격전에서 일본함대에 발사한 정원호, 진원호 주포의 포탄 197발중 10발만 명중되였고 기타 부포의 포탄 482발중 58발만 명중되였다. 이와는 달리 일본함대의 속사포가 발사한 포탄량은 북양함대를 훨씬 초월하였을뿐만아니라 그 명중률도 대단히 높아서 정원호에만 159발이 명중되였고 진원호에도 220발이나 명중되였다. 허나 일본함대가 포탄을 우박처럼 퍼우어 북양함선의 장갑 겉면을 벌집으로 만들어놓았다지만 한발도 장갑을 제대로 꿰뚫지 못하고 포탑에도 아무런 손상을 주지 못하다보니 치명적인 위협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고보면 일본의 속사포는 전략상에서 성공적인 전례(战例)를 끌어내지 못하였다고 할수 있다. 가령 북양함대 포탄의 명중률이 좀만 더 높았다면 일본함대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수 있었기에 청국의 “거함중포”의 전략에는 문제점이 없다는것이 영국을 비롯한 당시 해상대국들의 일치한 견해이다. 그리하여 중일갑오해전후에 내놓은 해상대국들의 연구보고서는 일본의 해군건설전략에 대해서는 담담한 평가를 하였지만 북양함대의 “거함중포”전략을 찬사하는 글들에서 필묵을 아끼지 않았었다고 한다.

       이로부터 북양함대참패의 원인을 함선의 성능이나 해군건설의 전략에서 찾을것이 아니라 구체적해전의 작전지휘, 수병들의 전투사기, 평일훈련내용 등 문제에서 따져보아야 한다. 우선 전술상에서 당시 북양함대는 자체의 장단점에 비추어 알맞춤한 근해에 진을 치고 힘을 축적하고있다가 선불을 걸려고 사처로 북양함대를 찾아헤매면서 핍진한 일본함선이 코앞에 닥치면 중포의 적중사격으로 호되게 답새기는 책략을 취하는것이 상책이라 하겠다. 하지만 광서황제와 군기대신 옹동화를 비롯한 주전파(主战派)들의 독촉과 압력을 이기지 못하여 북양함대는 자체의 장단점을 완전히 포기한채로 전기(战机)를 찾아 출항였으니 “어서 나를 잡아줍소.” 하고 자기를 겨냥한, 수많은 사냥군들이 대기하고있는 허허벌판에 나선 불곰의 신세나 다름없었다. 이러다보니 기동성이 차한 자체의 렬세를 드러낸채로 기동성, 괘속적 우위를 갖고있는 일본함대와 강다짐으로 맞붙었던것이다. 첫 회합의 포격전이 끝나기도 바쁘게 상상외의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기였다. 일본함대의 포탄에 정원호 함교(舰桥)가 박산난데서 사령관 정여창이 중상을 입고 피못에 쓰러졌다. 이는 당시 해전사에서도 보기 힘든 기문이 아닐수가 없다. 설사가상으로 북양함대 주포의 명중률은 일본함대 속사포에 비할바 못될 정도로 매우 낮았다. 이는 마치도 상호간 자체의 목표물을 드러낸 상황에서 저격수의 보총명중률이 아무리 높은들 련발사격을 들이대는 대방 돌격수들의 기관총명중률을 영원히 따를수 없는 격이라 하겠다. 이와 같은 해상전의 수준을 가졌으니 아무리 선진적장비의 함선인들 참패의 고배를 마시는건 당연한 일이 아닐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패의 원인을 밝힘에 있어서 오랜 시간을 두고 북양함대 함선의 성능에 착안점을 두기도 하였으니 “애를 배지 못한 돌계집이 멀쩡한 남편만 탓한” 격이 아닐수 없다.

       오늘날 많은 학자들이나 전문가들은 북양함대의 “거함중포”의 건설전략을 갑오해전참패의 원인에서 철저히 배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있다. 중국의 패배와 일본의 승전으로 종말을 지은 갑오해전은 당시 세계적으로 보기드문 대규모의 해상전인만큼 필연적으로 해상대국들마다 여기에 눈길을 모으고 자국의 해군건설을 위한 참고적가치의 발굴에 주력하였다. 영국을 대표로 하는 여러 해상대국들은 향후 전승국인 일본의 “기동, 쾌속의 경험”을 받아들인것이 아니라 여전히 청나라가 선호하였던 “거함중포”의 모식으로 자국의 해군건설에 전력하였다.

        싸움에서는 상승장군이 없는 법이다. 120년전에 복잡다단한 력사적챤스와 자국의 근대화우세를 빌어 갑오해전의 승전고를 울린 일본이라고 해서 오늘날 동방의 갑부로 탈바꿈한 중국의 해군을 또다시 쑥대밭으로 만들수는 없거니와 그럴 힘도 없다. 아직도 북양함대를 단시일로 싹쓸이를 했다는 흥분에서 해탈되지 못하였는지 극우파 아베신조정부는, 어제는 조어도주위에서 집무중인 중국의 어정선, 해경선을 요정내겠다는둥 오늘에는 중국의 무인비행기를 떨구어버리겠다는둥 하면서 안하무인격으로 중국과는 추호의 양보도 할수 없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여주고있으니 참으로 고양이 웃다가 수염 부러질 일이라 하겠다. 기실 갈수록 기고만장한 아베신조정부는 기껏해야 갖가지 추문으로 국제경찰의 이미지를 크게 흐리우고있는 미국이란 호랑이를 등뒤에 업고는 호가호위(狐假虎威)의 허위적기세를 부리고있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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