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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과 “실”의 인생론
2012년 07월 18일 10시 29분  조회:4171  추천:1  작성자: 리명근
      최근 년간 신수 펀펀하던 주위의 정든 동년배친구나 동년배동료들이 하루아침새 갑작스레 쓰러져가는것을 가끔 보노라면 참으로 가슴에 봉창을 하나 내고싶도록 답답한 마음을 달래길 없다. 사후에 곰곰히 되새겨보면 이들은 거개가 가정의 불화나 경제난도 아닌, 평소 품어왔던 사업의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는것으로 하여 말하자면 의례 얻어야 할 사업성취를 얻지 못한것으로 하여 또는 무소불능의 사업전성기에 꼭 다잡아야 할 기회를 놓치는것으로 하여 생전에 늘 긴장, 불안, 짜증속에서 지친 삶을 잇다가 일조일석에 우리곁을 영영 떠난 공통점을 갖고있었다. 물론 이전과는 달리 오늘의 시대는 경쟁의 시대인만큼 사람마다 여러 면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라 하지만 이를 척척 해소하면서 상쾌한 삶의 자세를 유지하는것이 자못 중요하지 않을수 없다.

      일전에도 고혈압증후군으로 무척 고생을 하다가 한창 장끼를 부릴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갑자기 타계한 고향친구를 보내고 그에 대한 덕담을 나누는 술좌석에서 생전에 그가 부현급간부직의 승진기회를 잃은후 1년 동안 내내 자반뒤집기로 잠을 설치고 술로써 울적한 마음을 달래였다는 가슴 아픈 사연을 듣고서 가슴속에 갈마드는 찹찹한 생각을 시종 접을수가 없었다.

       우리 말 사전에는 “인생의 길하고 흉함과 화와 복이 늘 바뀌여 변화가 많으므로 미리 알기 어렵다”는 뜻을 일컫는 “새옹지마(塞翁之马)”라는 성어가 있다. 옛날 변강 장성기슭의 새옹이라는 늙은이가 기르던 말을 잃어버려 속을 퍽 태웠는데 얼마 지나서 그 말이 호족들의 준마 한마리를 달고 돌아왔다. 그런데 그의 아들이 준마를 타다가 떨어져서 절름발이 될줄을 누가 알았으랴. 헌데 후날 그때문에 동네의 청장년들은 모두 싸움터로 나가 죽었지만 새옹의 아들만은 불구자여서 병역에 뽑히지 못하여 살아남을수 있었다. 이 옛이야기는 우리에게 “얻는것이 있으면 반드시 잃는것이 있고 잃는것이 있으면 반드시 얻는것이 있다”는 도리를 밝혀주고있다.

      우리가 항상 얻는것에만 집착하고 잃는것에 전전긍긍하며 살아간다면 우리는 마음이 편안할 사이가 있을수 없다. 인생은 얻고 잃는것의 신진대사활동을 하는것과 다름없다. 이것을 얻으면 다른것을 잃고 다른것을 잃으면 또 다른 얻는것이 있다. “세상만사 새옹지마”라는 옛사람들의 고훈을 진정 삶의 귀감으로 간직할 때도 왔다. 올리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이니 일시적좌절이나 “실(失)”을 두고 무서워하거나 억지로 이를 회피하는것이 결코 해결책이 아니다. 복잡다단한 사업을 하노라면 얼기설기 얽힌 일들을 두고 어떻게 판단하고 풀고 처리해나가야 할지 가끔 오리무중에 빠져 발을 헛디딜 때도 있으니 이를 너무 가슴에 묻어두지 말아야 한다.

      아무것도 가진것 없이 태여나 끊임없이 원하는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지만 얻고난후에는 다시 모든것을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는것이 우리의 인생사이다. 력사의 흐름에서 한 개인은 그저 대자연속을 바쁘게 지나가는 길손뿐이여서 누구도 영원히 무언가를 소유할수 없다고 하여도 과언은 아닌줄로 안다. 소원한바를 얻고 잃으면서도 어떻게 이 짧은 인생을 더 즐겁고 더 의미있게 엮는가 하는것이 우리 매 사람들마다 풀어야 할 인생수업의 과제가 아닌가싶다.

       물론 인간은 바라고 꿈꾸고 추구하는 고급동물인만큼 살아가는 동안 늘 얻기만을 바라며 더 많고 더 좋은것을 잃어버릴가 두려워하는 심리를 가지는것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인간은 자기를 인식하고 지배할수 있는 능력을 가졌기에 인생을 단지 밑 빠진 그릇에 집어넣기만 하는것이 아니라 얻고 잃는 신진대사의 과정에서 다른 보통 동물과는 달리 용케도 삶의 평온을 찾으면서 인생의 마라손코스를 완주할수가 있다.

       득(得)과 실(失)의 변증관계는 결코 너무 심오하고 메마른 인생철학이 아니다. 한 사람에게 있어서 나이가 점점 많아진다는것은 이미 정해진 생명의 연수(延寿)가 점점 줄어든다는 의미이다. 성숙된 인생단계에 들어섰다는 자체가 세상물정을 모르고 아무 걱정 없이 지냈던 어린 시절을 잃어가는것이라 할수 있다. 사랑하는 안해와 가족을 얻는다는것은 홀로 있으면서 아무에게도 구속받지 않던 열혈의 총각시절을 잃는다는 의미이다. 작가는 시간을 쪼개면서도 작품을 남기는 일로 항상 긍지감을 가지지만 보통 사람들이 즐기는 여유로운 삶을 잃기가 일쑤다. 일단 뭇사람들의 물망에 오른 명인이 되였다 하더라도 유명세를 치르어야 하기에 언행을 조심해야 하므로 상대적으로 자유를 잃지 않으면 안된다.

       득과 실의 변증관계에 따르면 잃는것이 있다면 자연히 얻는것이 생기는 법이기도 하다. 자선가는 사재를 쾌척하지만 좋은 사회를 만들어 나갈뿐아니라 사회적존대에 받들려 자부감이 넘치는 삶을 찾을수가 있다. 농민은 일년사철 비지땀을 흘리면서 자신의 체력과 힘을 소모할 대신 무공해쌀을 시장에 내놓는 알찬 로동의 결실을 안아올수 있다. 대학교 교수는 늘 시간을 쪼개고 밤을 패면서 한가로운 삶의 방식을 포기할 대신 과학적론증과 철리가 담긴 훌륭한 학술론문을 내놓을수 있다. 이처럼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를 잃게 되고 하나를 잃으면 또 다른 하나를 얻을수 있는게 우리의 인생이 아닐가.

       이와 같은 득과 실의 변증관계를 항상 념두에 둔다면 우리는 항상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윤택한 삶을 꾸밀수가 있을것이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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