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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의 중용법칙
2012년 03월 09일 11시 38분  조회:3276  추천:0  작성자: 리명근
                         과유불급의 중용법칙
 
      혹자는 간고분투에 관한 따분한 혁명전통교양을 되풀이하는것으로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오색찬연하고 복잡다단한 현대사회에서 생활하는 우리들은 항상 간소하고 소박한 생활을 하는것만이 홀가분하고 자유스럽다는 인생철리를 기억해두어야 할것 같다.
      예로부터 현인과 철인들은 간박한 생활을 선호하면서 물질적욕구에 얽매우지 않고 정신적자유를 우선적수요로 내세운것으로 알고있다. 사실 한 사람에게 있어서 생존과 건강에 필수되는 물건은 많지 않는바 이를 초과한 부분은 분수에 지나치거나 생활의 필요정도에 넘치는 물품 즉 사치품이라 할수 있다. 물론  현대인들은 예전과 달리 갈수록 복잡하면서도 내용이 풍부한 생활을 하면서 많은 향수를 누리고있는것만 사실이다. 하지만 생활의 내용이 많아졌다고 해서 꼭 행복스러운 생활을 한다고는 할수 없는바 가지는것이 많을수록 자유스럽지 못할 때가 있다는 점을 명기하여야 한다. 그렇다고 한뉘인생 “서발막대 휘둘러야 가로 거칠것도 없고” “물에 빠지면 주머니부터 뜰 처지”로 가난에 쪼들리면서 나라도 하기 어려운 가난구제의 대상으로 지내라는 말은 아니다.
      인간의 육체적수요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따스하게 입고 배불리 먹는것이기에 이 온포의 필요이상으로 지나치게 치레가 많은것을 집요하게 따른다면 사치한 생활에 휘말리게 된다. 그런데 일단 사치한 생활에 흥미를 가지고 거기에 빠져만 들어가면 그 수요가 끝이 없는줄로 안다. 온포는 자연적수요이지만 사치적욕망은 간단없이 팽창되고있는 시장의 자극에 의해서 움찔움찔 일어서는것이다. 돈을 많이 벌거나 부자가 되는것이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문제는 어떤 심리상태를 가지고 인생을 꾸미는가 하는것이 매 사람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주기때문이다. “뛰는 놈우에 나는 놈이 있는” 격으로 아무리 잘사는 부자라고 하여도 그를 초월한 대부호가 있기마련이기에 항상 “말 타면 천리마 타고싶은” 심리상태를 가지고 현상태에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데서 항상 스트레스가 쌓인 긴장한 분위기속에 말려든 사람들이 적지 않으니 문제점이 되지 않을수 없다. “돈 많은 부자가 잠 못잔다”는 말이 그른데 없는줄로 안다.
      곰곰히 따져보면 인간의 육체적수요는 그 자체의 생리적구조에 의해 결정되였기에 매우 제한되여있다. 은나라 주왕이 아무리 “술로써 못을 이루고 고기를 쌓아 숲을 이룬(以酒为池,悬肉为林)” 생활을 향유하였다지만 그도 보통 사람의 위를 한개만 가졌을뿐이다. 진시황이 자기의 영원한 거처로 “동서로 5백보, 남북으로 5십장(东西五百步,南北五十丈)”되는 대 규모의 호화로운 아방궁을 만들어놓았다지만 그 역시 5척(五尺)의 신구(身躯)를 가진 보통 사람의 크기밖에 되지 않았었다. 미식가로 동네방네 소문난 사람이라 할지라도 산해진미를 감칠맛나도록 냠냠 먹을수는 있다지만 꼭 쉬염쉬염 포식하여야지 줄기차게만 먹는 날이면 소화불량으로 드러눕게 된다. 녀색에 각별한 흥미를 두고있는 전국시기의 등도자(登徒子)와 같은 호색가라고 하여도 “침상지락”을 절제있게 끌고나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신이 허해져 역시 신체가 망그러질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그 어떤 생리적, 육체적 욕구든지 자의로 염족할 정도로 챙길수는 있어도 과유불급(过犹不及)의 중용법칙 즉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않고 또 어느 한편으로 치우치지도 않는 알맞춤한 상태나 정도를 벗어나기만 하면 몸을 망친다는 얘기이다. 끼니마다 진수성찬을 포식하고 돈을 물쓰듯 하며 호색황음하고 주지육림속에 빠져있는것은 필수적인 물질적향수나 육체적수요를 만족하기 위한것이라고 할수 없다.
      우리 일상생활에 있어서 수많은 물건들이 필요되는것은 우리가 오래전부터 그런것들을 갖추고 살아왔기때문이다. 해마다 만물이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는 따뜻한 봄날씨가 찾아와 집안을 위생청결하면서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보노라면 비슷한 물건들이 너무도 많지만 모두 용처가 있어서 실로 버리기 아깝다. 그러나 가령 뜻밖의 연고로 매우 비좁은 집으로 옮겨서 살게 될 경우라면 부득이 매우 적은 물건을 선택하게 되는데 이때야 비로서 진정 어느 물건이 딱 필요되는걸 느낄수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가령 더 널직한 집에 옮겨가더라도 비좁은 집에서만 쓸수 있는 기준으로 필수적인 물건들만 장만해놓음으써 아름답게 장식한 거실에 더욱 큰 자유공간을 시원하게 마련하면 더 좋은 일이 아닐가?
       그리고 실생활에 있어서 얼기설기 뒤엉킨 매우 복잡한 많은 일들을 아까운 시간을 팔아가면서라도 우리가 일일이 다 처리하는 리유가 무엇일가? 그것은 바로 우리가 평소에 이러한 복잡한 사항들을 생활의 주요일정에 언녕 올려놓았기때문이다. 가령 지금에 와서 우리가 아무 생각도 없이 그중의 일부 사항을 처리하지 않고 방치해두거나 아예 포기해버린다는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아닐수가 없다. 헌데 우리 매 사람마다“인생칠십 고래희”와 같은 삶의 여생단계에 이르러서는 이일저일 다 고려하고 처리할 시간도 없거니와 그런 능력도 없다보니 자연히 한가지 일에만 몰두하지 않으면 안된다. 사람이란 바로 이런 로후단계에 이르러서야 비로서 어느것이 꼭 처리하지 않으면 안될 일이라는것을 따끔하게 직감하게 되는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한창 젊은 시절에 로후단계의 기준을 참작하여 필수적사항들만 선택하여 처리함으로써 생활에 더욱 긴 자유시간을 남겨두고 긴장상태에서 해탈되여 여유작작하게 살아가면 더 좋지 않을가?
       기실 인간의 생활에 있어서 어떤 물건들은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것들이 있다. 어떤 물건은 있으면 이채를 돋굴수 있지만 없어도 생활에는 무익무해한것들도 있다. 물론 어떤 물건은 확실이 없다면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러나 어떤것이 필요불가결의 물건들인가 하는것은 어느 한사람의 의지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지 않는다. 이 면에서는 인류를 키워주고있는 대자연만이 유일한 권위를 갖고있는 스승이다. 자연은 생명으로 하여금 해빛과 땅을 떠나서는 생존할수 없도록 하였고 인류로 하여금 꼭 땅을 갈아 농사를 짓고 대를 잇도록 하였다. 이처럼 인류의 가장 기본적인 생활내용은 기실 매우 평범하고 간소하고 소박한것이지만 그것이 정녕 인류생활의 영원한 핵심이라는걸 가슴에 항상 아로새기고 자기 삶을 간단하면서도 티없이 깨끗하고 윤택나게 꾸며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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