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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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위하여"
2006년 09월 04일 00시 00분  조회:5834  추천:112  작성자: 이승률
"<봄의 승리>를 위하여"


이승률



I



해마다 맞는 봄이지만 올해는 더욱 유난스럽다.
신정부가 열리고 새로운 사람들이 우후죽순처럼 솟아난다.

묻혀 있었던 이름들이 새싹처럼 일어서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
새로운 꿈과 비전이 제시되고, 새로운 정책과 대안이 논의된다.
우리가 접하는 모든 것들 위에 새봄이 찾아왔다.




「연우포럼」의 들녘에도 새봄이 찾아왔다.
서울에서 off-line모임이 태동했고,

김연우 포럼장에게는 「글로벌 네트워크 포럼장」이라는 새 임무가 주어졌다.
조만간 미국에서도 「미국판 연우포럼」이 곧 시작될 모양이다.

또한 중국과 중앙아시아 및 러시아 지역에 살고 있는 동포들을
사이버 포럼으로 연결하는 한민족 디아스포라 리더쉽 네트웍(on-line)이
어떤 형태로든 그 모습을 드러낼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 「연우포럼」은 참여정부의 새 시대를 맞이하여
참여문화의 새로운 기회 앞에 그 「새봄」을 맞이하게 되었다.


III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봄이 오지 않았다고 항변하는 분들이 많다.
「春來不似春」이라는 문자를 써 가며 그들은 곳곳에서 수군댄다.

세상 돌아가는 형편이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그 빛깔이 너무도 어둡기 때문이다.

D-day를 눈앞에 둔 미국의 이라크 침공설/
터질 때까지 가봐야 해결이 날 것 같은 북핵 문제/
주한미군 철수론과 한미간의 외교갈등/

특검 대상이 될 남북정상회담의 전말과
더욱 골이 깊어지는 보수-진보간의 남남갈등/
IMF때보다 더 심각한 경제위기설/

코스닥이 밑바닥까지 무너져 내리는 소리/
파란과 항명으로 점철되는 인사파문/

중소기업은 재정과 인력난으로 아우성을 치는데/
불야성을 이루며 거래되는 성매매 총액이 30조원에 이르고/
세상을 온통 포르노천국으로 만들 작정으로 무차별 방사하는 스팸메일/

마침내 혼자 죽기 싫다며 생을 포기한 한 정신질환자의 방화로 인해
수백명의 생명이 생화장 되어버린 이 어처구니없는 혼돈의 시대/

이 미친놈의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아직도 봄은 찾아오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친구여!

그래도 다시 한번 눌러 앉은 방바닥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어 보라.
남쪽으로 난 그 창가에 심어놓은 목련의 검은 가지에
어느덧 눈망울이 움트고 있음을 볼 것이다.

멀리 남도의 섬진강가에서는
매화의 꽃잎을 따서 술잔에 띄우고
오랜 친구를 초대하여 밤이 맞도록 춤추며 노래하는
시인들의 잔치가 한창이라고 한다.

굳이 핵문제로 말썽 많은 그 영변의 약산을 다녀오지 않아도,
「진하고 달콤한 내일」을 위하여
진달래는 오늘도 우리 한반도의 산야에서
붉은 봄기운을 터뜨릴 채비를 하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지 않는가?


V


「연우포럼」의 친구여!

우리 눈을 들어 산을 바라보자.
우리 귀를 기울여 강을 들어보자.
우리 마음을 열어 저토록 푸르고 맑은 하늘을 바라보자.

거기에는 꿈이 있다. 생명이 있다. 미래가 있다.
결코 오늘의 어두운 현실에 묻혀 밝은 내일이 있음을 잊어버리지 말자.

설사 세상이 우리를 속이고 도적질한다고 해도
우리는 내일을 위해 이 「새봄」에 또 한그루의 희망의 나무를 심어보자.




이제 나는 열린 마음으로 새봄과 함께 출범하는 신정부의 미래를 축복해주고 싶다.
또한 연우포럼의 off-line모임에도 「진달래」가 만발하기를 원한다.
봄이 오면 봄을 타는 심정으로 봄을 노래하고 싶어진다.

「박노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인들 중의 젊은 한 분이다.
그분이 쓴 「봄의 승리」를 노래하며 이 봄을 더욱 깊이 사랑하고 싶어진다.

비록 참여정부의 사람들이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지라도,
또한 그들의 새로운 정책과 대안이 우리를 실망시킨다고 해도
나는 결코 좌절하지 않을 것이다.

세상이 우리를 슬프게 하고,
사회생활로부터 오는 많은 아픔이 우리를 우울하게 해도
나는 결코 울지 않을 것이다.

나에게는 이 찬연한「봄의 승리」를 위해 부를 수 있는 한 편의 시가 있고,
그 속에 살아있는 나눔의 정신이
나의 새봄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어줄 것임을 굳게 믿기 때문이다.



VII



봄의 승리


박 노 해


아무리 뛰어난 머리도 가슴의 힘을 이기지 못한다
어떤 경륜도 젊은이들의 순수함을 이기지 못한다

아무리 빠른 것도 뿌리 깊은 것을 이기지 못한다
아무리 잘 나가도 正道를 걷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

강하고 굳센 것들은 결국
부드러운 것을 이기지 못한다

거대하고 빛나는 것들은
작은 것들의 아름다운 평화에 이르지 못한다

투쟁은 아무리 승승장구해도
나직한 사랑 하나 끝내 이기지 못한다

작고 눈물겹고 부드러운 것들이 말없이 피어나는 봄

그리고 나눔




(2003.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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