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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화배려가 절실한 연길동물원
2012년 09월 26일 10시 38분  조회:4097  추천:8  작성자: 채영춘

터넷을 통해 입수한 소식이다.

길림시 어느 동물원에서 사자, 호랑이, 늑대, 표범, 타조 등 수십종의 멸종위기동물들을 정기건강검진 “대우자”로 지정했다는 훈훈한 내용이다. 이날 건강검진에서 치아교정수술과 백내장제거수술을 받은 “동물환자”들도 있어 동물들에게는 그야말로 인성화혜택을 톡톡히 입은 “감격의 하루”였다고 한다.

인간과 동물의 공존관계를 확인시켜준 사례라고 하겠다. 동물들한테 정기건강검진을 실시한다는 자체는 그만큼 동물들의 면역력관리가 중요시되면서 동물서식질의 개선이 정상화궤도에 올랐다는 징표로 풀이 된다. 동물들한테는 인간에 대한 증오와 불신감을 해소하는 계기로, 인간들한테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인간지본(以人为本)”이라는 폭넓은 차원에서 재인식할수 있는 마당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고보면 우리 인간이 한편으로는 동물의 서식지를 마구 파괴하고 동물을 무차별 포획하여 멸종위기로 몰고가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엄청난 비용을 들여 동물에 대한 건강검진, 서식에 대한 개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대안마련 등 “병 주고 약 주는” 노력으로 고민하는 모양새가 참으로 아이러니하지만 동물부락이 인간사회와 공존해야 하는 오늘의 형태에서는 어쩔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길림시 모 동물원의 인성화배려를 떠올리면서 필자는 일전에 연길공원안에 있는 60년 력사를 담은 동물원을 맘먹고 자세히 돌아본적이 있다. 따지고보면 거의 50년만의 답사여서 그 감회가 깊었다.

동화 같은 동년시절의 호기심과 신비함, 상상력과 지식성의 산실로 마음 깊이 각인돼있던 연길공원 동물원이 필자에게 준 인상은 한마디로  “레미제라블(비참한 세계)” 이라 할수 있었다.

사실 연변을 대표하는 유일한 동물원이지만 연길동물원은 길림시동물원에 비해 그 규모나 내용 면에서 엄청난 대조를 이루고있었다.

연길동물원이 32종 동물품종(지난 년대 70여종 될 때도 있었다), 300여마리의 동물물량을 확보하고있다면 길림시동물원은 570여종의 동물품종, 7000여마리의 동물물량을 포섭하고있다.

문제는 단순한 수적으로의 렬세뿐이 아니다. 본문 앞에서 언급했듯이 길림시의 동물원이 동물건강검진을 정기화하는 높은 차원의 동물건강관리시스템구축에 신경을 쏟고있을 때 연길동물원은 동물들의 때시걱때문에 전전긍긍하고있다. 매일 소모하는 32종, 300여마리 동물의 사료구입비용 2000여원(육식동물 하루평균 식사소비가 700여원)을 이어댈수 없어 굶어죽거나 병들어 죽는 동물들이 속출하고있으며 현재 반년 사료비용 30여만원을 체불한 딱한 상황이다.

길림시동물원의 동물가족들이 “초요사회”혜택을 누리고있을 때 연길동물원의 동물가족들은 “빈곤의 수렁”에서 헤여나오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겪고있다.

그뿐이 아니다. 수십년간 도시변두리에 위치해있던 연길공원이 도시개발의 흐름속에 도심번화가와 시민주택단지 사이에 끼우게 되면서 철책과 담벽이 철거되고 동물원은 어쩔수 없이 이중삼중의 엄청난 소음과 불안한 환경에 그대로 로출되게 되였다. 지난 50년대의 그 조용하면서도 아늑하고 신비감이 감돌던 연길공원 동물원이 아니였다. 

이들의 놀이공원에서 간단없이 울려오는 시끌벅적한 소음, 타성서커스단과 이동동물관 업주들의 관객유치목적으로 터쳐내는 거대한 음향폭발음,  싸구려 로점매대들에서 서로 뒤질세라 뽑아내는 요란한 노래소리, 거기에 공원주변의 대통로로 질주하는 자동차들의 경적소리…, 우리 동물부락의 불쌍한 동물들은 이 “혹독한 형벌”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상업화, 개방화에 따른 연길공원의 변화에 전률하고 있는 동물원은 완전히 초토화, 복새판 그 자체였다.

사실 아무리 좋은 동물원이래도 동물들에게는 고통스러울뿐이다. 저들의 생태조건과 너무나 다른 곳에서 평생을 살아야 하는 동물들은 마치 정신병으로 허덕이는 사람과 다를바 없다는게 동물학계의 연구결과에서 나왔다. 하물며 서식조건이 빵점인 경우 동물들의 스트레스는 한계를 넘어 완전히 붕괴직전까지 갈수 있다. 

주의 어느 동물원에서 14년만에 태여난 새끼호랑이가 어미에게 잡아먹힌 사건이 있었다.  주변의 소음에 스트레스를 받은것이 원인이였다고 한다. 동물원의 동물은 새끼를 낳아도 거의 돌보지 않아 사육사의 손에 키워진다고 하니 모성의 상실은 동물원 동물들의 가장 극한 상황을 잘 보여주는것이 아니겠는가?

동물은 수억년동안 이어온 자연진화의 결과이며 그 조건을 인간이 좌지우지할수 없다는 사실에 수긍해야 한다.  독일에서는 어느 한 나무우에 새둥지가 틀어져있는 경우 그 나무주변 200메터 구간에 있는 나무를 찍지 못한다는 법률조항이 있다. 독일인들의 동물보호의식을 단적으로 시사하는 사례라 하겠다.

필자는 지금도 우리 동물원의 그 눈빛이 애처롭다 못해 서글퍼보이기까지 하던 산중왕 호랑이의 피곤한 면상, 창공을 가르던 날개를 접고 좁디좁은 철창안에서 종종걸음으로 조금씩 이동하던 독수리들의 신경질적인 란투극, 관객들이 아무리 소란을 떨고 돌을 던져도 아무런 반응도 없이 초점을 잃은 눈으로 먼곳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사자의 측은한 자세, 축 늘어져있다가도 자동차경적소리나 주변에서 굉장한 소음이 터질 때마다 화들짝 놀라며 경계태세를 취하던 표범의 경직된 표정, 철창안에서 반복적인 배회동작을 하다가도 자기 몸을 물어 뜯으며 자해행위를 하던 늑대의 초췌한 몰골이 무시로 눈에 맞혀온다.

영자금이 판판 부족한 현실이 동물원 동물들을 오늘의 처지에 놓이게 만든 원인이지만 동물원 동물에 대한 우리의 삐뚠 시각이 그 원인을 낳은 결과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길림성동부 중심도시로 부상하는 연길의 생태계는 인간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환경친화적 도시일 때 그 매력이 과시된다. 그런데 자연과 어우러지는 친환경생태계에는 인간만 있는것이 아니라 우리가 조성하여놓은 동물부락이 엄연히 존재하고있음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연길동물원은 연길생태계의 중요한 구성고리이고 매력 연길, 생태연길의 산 증인이다. 

연길동물원은 연변지역의 생태문화를 정확히 평가하고 조감할수 있는 체온계로 된다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연길동물원은 연변의 발전과 함께 해야 한다. 연길동물원이 연변발전의 외곽으로 밀려난다면 “풍요롭고 개방되고 생태적이고 조화롭고 행복한 연변”을 건설한다는 목표실현에서 완벽성을 기할수 없다고 느낀다. 때문에 도시화개발, 사회복지시설건설, 문화단지구축, 록지록화조성과 더불어 연길동물원에 대한 “빈곤구축”도 연변건설의 루트에 당당하게 편입됐으면 하는 바람이 묘연한 희망사항으로 그쳐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연변은 동물원을 포용할수 있는 천혜의 자원을 갖고있는 생태지역이다. 모아산국립삼림공원은 연길,  룡정을 있는 천연삼림지대로서 연길동물원 동물들의 서식지로는 둘도 없는 명당이다.  삼림생태자원과 동물, 인간의 조화와 공존이 과학적으로 잘 기획된 연길야생동물원청사진을 제시할 때가 된듯하다.

연변은 동물의 품종을 늘일수 있는 지역특점도 있다. 로씨야, 조선, 한국 등 주변국가 친선자매도시와의 상호협조, 근해주 해양성기후에 알맞는 해양동물의 유치 등에서 연변 야생동물원은 부흥을 맞을수 있지 않을가?

동물원 동물의 건강관리시스템 운영에서 대학교와의 긴밀한 합작, 국내외 친선도시동물원과의 밀접한 기술 교류와 협력, 동물관련 보호협회 등 시민단체의 발족으로 전환되는 시민들의 동물보호의식, 장백산자연보호구와 림업분야와의 호조호혜관계의 정립 등은 모두 동물원의 부흥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것이다.

길동물원 동물들의 서식지가 력사적인 대전환을 맞으며 오늘의 32종 동물품종이 300여종, 3000여종으로 늘어나고 빈곤과 스트레스로 말이 아니던 우리 동물부락의 동물가족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환골탈태하면서 연변사람들의 인성화배려에 “감격”해하는 동물부락의 그런 화창한 날이 꼭 오리라는 바람을 가져본다.

중국조선족의 유일한 집거지구의 수부도시, 길림성 동부중심도시, 길림성 유일의 백강(百强) 현급도시, 연길에 그 좌표와 문화,  생태특점, 각종 영예월계관에 어울리고 인성화배려가 다분한 인간과 동물의 조화공존의 록색지대—중국연길야생동물원이 찬란하게 솟아나리라는 기대가 절대 허황한 꿈이 아니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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