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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편 기구한 엄마 운명
2014년 03월 14일 08시 59분  조회:1830  추천:2  작성자: 훈이

 
 할아버지가 돌아가니 우리 가정은 말이 아니었다. 어머니는 입에 풀칠을 하기 위해 하는 수 없이 재가를 해야 했다. 그때 생각만은 잘 사는 집에 시집을 가서 우리 집을 돕는다는 것인데 갔다는 시집도 찢어지게 가난한 집이어서 돕기는커녕 제 입살이도 어려운 처지였다. 

 그때 어머니는 내가 따라나설까바 사탕 사러 간다고 나를 얼려놓고 눈물을 떨구며 떠났다. 나는 어머니가 사탕을 사들고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사탕 사러 갔다는 어머니는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발저둥을 치며 울었다.

 후에 알고보니 어머니는 조선 남양의 한 가난한 집으로 재가했다고 한다. 어린 딸자식을 할머니에게 맡기고 떠나는 어머니의 마음인들 오죽했으랴.

 얼마후에 어머니는 색동저고리를 해가지고 나를 찾아왔다. 할머니와 고모들은 또 내가 따라갈까 봐 너의 어머니는 너를 버리고 간 나쁜 년이라고 리간을 높으면서 그 색동저고리를 받아 입지 못하게 하였다. 너무나도 어리고 천진한 나는 그 말을 곧이듣고 어머니가 지어온 색동저고리를 받지않고 어머니도 못 본체 외면했다. 그러니 또 잘한다고 칭찬해 주는 바람에 어머니는 나를 한번 품에 안아보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리면서 무거운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그런데 얼마지나지 않아 무서운 전염병이 돌았다. 장질부사라는, 말만 들어도 사람들이 벌벌 떠는 그 무서운 병이. 왜정시대에는 어느집에 한사람이라도 이 병에 걸리기만 하면 아예 그 집주위에 새끼줄을 돌리고 통행을 금지했다. 그런데 큰 외삼촌, 그러니까 어머니의 오빠가 이 병에 걸렸다. 어머니는 생사의 위험을 무릅쓰고 병 문안을 왔다. 병 문안을 왔다가 어머니도 전염병에 걸리고 말았다. 당시에는 약도 없는 때라 사정없는 병마는 어머니 온 집 식구를 죄다 쓸어 눕혔다. 이 바람에 나는 어머니마저 잃게 되었다.

 어머니 상두가 나가는 날 우리집 문앞에서 상두가 나가지 않아 상두꾼들이 무진 애를 먹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어머니가 딸을 두고 가기가 차마 아쉬워 상두를 멈추게 했다 한다.

 철없는 나는 사탕 사러 간 어머니가 언제 오나, 비행기 타고 먼 곳을 갔다는 아버지가 언제 오나하고 손꼽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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