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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들의 도시-솔트레이크 (제5편)
2013년 09월 08일 16시 17분  조회:4524  추천:0  작성자: 훈이
                                                           《불굴의 투혼》 살아있는 도시 

 솔트레이크는 미국인들에게는 이중적인 이미지를 가진 도시로 다가온다고 한다. 하나는 부유하고 질서정연하고 자연 친화적인 도시 모습이고 다른 한 모습은 계율이 많고 금욕적이며 깊은 상처를 감추고 있는 모습이다. 도시 역사와 종교적인 이미지 하고도 많은 관련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단순히 음주 차원에서 맥주를 즐기는 내가 받은 감수를 적는다면 솔트레이크는 술 문화를 아예 거부한 좀은 《멋없는》 도시다. 솔트레이크에 술집이 아주 적은 데 술은 21살 이상만 마실 수 있고 알코올 도수 3.2도 이상인 술은 지정된 비싼 술집에서만 마실 수 있다고 한다. 알코올 도수 3.2도이면 거의 물과 같다는 얘기가 아닌가. 알코올 도수 56도인 북경 《이과주》 술을 한 병 마시는 수준이라고 하면 철저하게 금주 계율을 지키기 위해 술집을 만나면 에돌아간다고 하는 독실한 몰몬교 신도들은 아예 기절초풍할 것이다. 맥주 도수도 유타 주에 납품되는 맥주는 알코올 도수가 다른 주에 납품되는 맥주보다 낮다고 한다. 비록 마셔보지는 못했지만 듣기만 해도 별로 입맛이 당기지 않는다.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 올림픽 개최를 위해 솔트레이크 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몰몬교 신도들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발표한 파격적인 시정부 결책이 하나 있는데 그게 뭐냐, 바로 《동계 올림픽 개최와 도시의 다양한 삶을 장려하는 차원에서 도심 공원 내에서 맥주 판매를 허용한다.》이다. 가령 이 결책을 다른 도시에서 내렸다면 실로 우리말 속담같이 《소 웃다 꾸러기 터질 일》이겠지만 솔트레이크에서는 이 결책으로 150년간 지켜온 실외 주류 판매를 금지한 전통이 깨졌다고 하니 아주 《획기적인》 결책이 아닐 수 없다. 술 얘기는 가볍게 웃고 넘어갈 얘기고, 비록 제약과 규제가 다른 도시에 비해 많다고 하는 솔트레이크지만 사람들에게 보여준 모습은 첨단으로 가는 새 도시 모습이었다.
 

 

 농업이 주요 산업이었던 솔트레이크가 일약 공업도시로 변모된 것은 동과 은광이 들어서면서 부터이다. 솔트레이크에는 지금도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노천 동광인 빙감동광(Bingham Canyon Copper Mine)이 가동 중에 있다. 솔트레이크 관광에서 마지막 코스가 바로 이 노천관광이다. 솔트레이크에서 동남쪽으로 약 40㎞에 위치한 노천 동광에 도착하니 우리들 앞에 크기가 어마어마한 구덩이가 나타났다. 간이 만든 조형물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중국의 만리장성과 솔트레이크의 노천광산을 꼽는다고 한다. 1906년부터 구리광석을 채굴하느라 파들어 간 것이 깊이가 무려 1200m에 달하고 그 주변에는 사석(구리 등의 성분을 채취하고 버린 돌)이 도처에 큰 산을 이루고 있었다. 지구에서 가장 큰 인공에 의한 구덩이가 얼마나 깊은지 원광석을 싣고 나선형으로 되어 있는 길을 따라 올라오는 3층 높이의 적재량 300톤 초대형 트럭이 성냥갑보다 작게 보인다. 그냥 파내려 가면 지구를 아예 구멍 내지 않을 가 싶은 우려를 자아낸다. 구덩이를 내려다보는 전망대에 광산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장이 있는데 그 마당에 초대형 트럭 바퀴 하나가 전시되어 있다. 바퀴 크기가 사람의 보통 키 한배가 된다. 그렇게 큰 트럭 바퀴를 처음 본다. 바퀴 하나 값이 2만 5천 달러라고 해 모두들 혀를 내둘렀다. 하루에 동 32만 톤을 생산하는 동광은 1년 365일 가동된다고 한다. 노천 동광은 미국의 산업발전 역사와 오늘을 보여주는 현장으로 되고 있다.
 

 솔트레이크는 광산업으로 공업도시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기에 첨단산업의 발전은 광산공학과 크게 관련이 된다. 현재 세계적 IT기업과 그 연구소, 벤처기업 등이 밀집해 있다. 솔트레이크의 가장 큰 수입원은 관광업과 첨단공학이라고 한다. 솔트레이크는 1998년 11월 《뉴스위크》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첨단 신도시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밖에 투자전문지인 《배런스(Barron’s)》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7개 도시를 뽑았는데 솔트레이크는 미국의 주피터와 캐나다의 밴쿠버, 모나코의 몬테카를로, 프랑스의 엑상프로방스, 스페인의 마요르카 섬, 일본의 후쿠오카와 함께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선정되었다. 선정된 도시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주변 지역으로의 이동이 편리하고 범죄율과 물가가 비교적 낮으며 좋은 기후와 다양한 레저, 문화 시설을 갖추고 있는 등 삶의 질이 높은 것이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가진 장수 지역으로 소문난 솔트레이크는 최근 미국 부유층이 선호하는 지역의 하나로 되었다.

 유타 주를 미국의 다른 주들과 비교한 통계로 보면 유타 주는 《가장 높은 것》과 《가장 낮은》 기록을 둘 다 가지고 있다. 《가장 높은 것》 중에는 가장 높은 교육률, 가장 젊은 도시 인구, 가장 높은 고등학교 졸업자 수, 가장 높은 초급대학 졸업자 수, 가장 높은 대학 졸업자 수가 들어있고 《가장 낮은 것》 중에는 가장 낮은 사망률, 가장 낮은 암 발병률, 가장 낮은 심장병 발병률, 가장 낮은 술 소비, 가장 낮은 담배 소비, 가장 낮은 범죄율이 포함된다. 이상 통계로만 봐도 솔트레이크가 첨단 과학 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고급두뇌들과 쾌적한 주거환경이 크게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솔트레이크만의 자랑이자 자산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세계상 약 90%에 달하는 언어를 능란하게 구사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이다. 솔트레이크의 인재 요람으로 되고 있는 유타 주립대학, 유타대학, 브리검 영 대학 등 3개 대학의 대학생들은 대학 2학년 때부터 2년간 해외 선교에서 다양한 언어능력을 키운다. 특성상 세계 다양한 인종이 몰리는 첨단업종에서 그 어떤 언어도 능란하게 구사할 수 있는 인적자원을 확보하고 있다는 자체가 높은 경쟁력을 의미하는 것이다.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직원들의 안정된 생활이 중요한 요인으로 되고 있다는 것을 가장 확실하게 알려주는 곳이 또한 솔트레이크다. 몰몬교 신도들은 가정을 하나님이 준 축복으로 받아들인다. 타 도시에 비해 이혼 가정, 결손 가정 비율이 아주 낮다. 가정과 교육을 최고 덕목으로 여기는 몰몬교 신도들은 《가족관계는 현세에서 뿐만 아니라 내세까지 이어진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매주 월요일 밤에 어김없이 갖게 되는 가족 행사가 있다. 그 행사 이름이 가족의 밤이다. 혼외 연애는 물론 술, 담배, 커피까지 금하고 대부분 시간을 가족과 즐기는 그들이지만 가족의 밤이라는 날을 따로 두고 그 날은 전화도 자동응답으로 해놓고 받지 않고 텔레비전도 켜지 않은 채 가족들과 재미나는 시간을 보낸다. 그들에게는그 어떤 사회적인 성공도 가족을 떠나서는 운운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족의 가치가 행복의 원친임을 알려주는 명언이라고 봐야겠다. 근면, 성실, 정직, 낙관, 정절, 검소, 봉사, 가족중심, 상호부조는 몰몬교 신도들이 마땅히 지켜야 할 계율이다. 이 계율은 지금 가장 미국적인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여 엄격한 심사를 받아 채용된다는 미국연방조사국(FBI) 요원에 몰몬교 신도들이 잘 발탁된다고 한다. 미국에서 굴지의 재벌 기업인 유니온 퍼시픽 철도, 델타 에어라인, 웨스턴 항공, 콜케이트 치약, 샘스마켓, 월마트 체인, 펩시콜라 등은 모두 몰몬교의 소유 기업체다. 

 《갈매기 기적》과 함께 기적을 낳은 솔트레이크,《불굴의 투혼》이 살아있다는 솔트레이크는 지금 대자연의 원시성과 첨단 대도시의 정연함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도시로 친근하게 다가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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