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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강> 문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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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송화강》2023년 제3기 댓글:  조회:1016  추천:3  2023-08-09
14    《송화강》2023년 제2기 댓글:  조회:710  추천:0  2023-08-09
13    《송화강》2023년 제1기 댓글:  조회:850  추천:0  2023-08-09
12    《송화강》2023년 제4기 댓글:  조회:777  추천:0  2023-08-09
11    《송화강》2022년 제1기 댓글:  조회:600  추천:5  2022-01-13
10    《송화강》2021년 6호 댓글:  조회:545  추천:0  2021-12-13
9    《송화강》2022년 정기구독 댓글:  조회:442  추천:0  2021-11-15
8    《송화강》2021년 5호 댓글:  조회:705  추천:0  2021-10-14
7    《송화강》2021년 4호 댓글:  조회:638  추천:0  2021-08-16
6    《송화강》2020년 4호 댓글:  조회:1093  추천:0  2020-08-19
5    오감도(乌瞰图) 김정권 댓글:  조회:638  추천:0  2020-06-15
오감도(乌瞰图) 김정권       누가 나에게 어둠을 입혔소 내가 어둠을 입은 건 어둠속에서 내다보는 빛이 더 광명한 까닭이 아니겠소 별이 빛나는 이유가 바로 어둠 때문이라면 나는 이 어둠의 부르카를 섣불리 벗지 않을 테요 -저자     독백   사람이 싫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여기는 연길공원, 햇빛이 쨍! 쇠창살을 때린다. 창살은 영양부족에 걸린 아프리카 아이들의 갈비뼈에 갇힌 욕망같이 나를 가두어버렸다. 나는 하루에도 몇 십번씩 창살을 물어뜯는다. 하지만 창살은 어느 왕족의 청동유물처럼 단단하기만 하다. 그래도 나는 계속 물어뜯는다. 이가 아프다. 나의 이는 이제 더는 “나의 이”가 아니다. 저기서 얼음과자를 파는 한족 영감의 이나 다름없다. 나는 이제 닭 뼈도 우적우적 씹지를 못한다.   그러나 나는 아직 나다 아직 섬뜩한 눈만은 있다 나에겐 아직 욕망이 있다 나에겐 아직 미련이 있다 나에겐 아직 꿈이 있다   하늘은 맑다 나는 고개를 번쩍 쳐들고 기지개를 켠다 나는 대지의 무법자, 세상은 온통 나의 것, 나는 저 드높은 하늘을 다 마신다 오, 광야여! 내가 왔다   나는 황야의 가슴을 달린다 나의 귓불에선 바람소리 윙윙 울린다 아름드리나무들이 내 뒤로 줄줄 쓰러진다 구름이 내 머리에 부딪쳐 곤두박질을 친다   숨이 차다, 뜀질을 멈춰야지   멈춘다 겨드랑이가 축축하다 그래도 몸은 왜 이리 거뿐할까 나는 어슬렁어슬렁 걷는다 풀내음이 향기롭다 갑자기 배가 고파진다   냄새가 난다. 맛있는 비린내가 난다. 조-오 놈을 먹어야겠다. 살이 꽤 졌네. 요럴 땐 몸을 낮춰야지. 나는 네 다리를 땅에 딱 붙이고 놈을 본다. 음, 조걸 먹으면 한 끼 식사는 온전히 되겠는데…… 입 안 가득 들어오면 대가리부터 살랑 씹어 탁 기절시킨 다음, 앞발로 스리살살 뒤번졌다가 다시 입으로 물어 씹으면, 피의 향긋한 냄새가 혀끝으로부터 감지되는 그 기분, 다음 까슬까슬한 털과 고기가 같이 씹히는 그 맛, 아! 말이 필요 없지. 가자! 나는 한발 두발 옮겨 디디며 앞으로 나간다. 놈과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진다. 3미터, 2미터, 1미터, 나는 몸을 일으켜 놈에게 팍! 덮친다. 놈이 찌- 익 소리를 내며 달아난다. 나는 풀쩍 뛰어 오른쪽 앞발로 놈의 앞을 가로 막는다. 놈은 몸을 돌려 반대쪽으로 달아난다. 나는 다시 풀쩍 뛰어 왼발로 놈의 앞을 막는다. 놈은 영락없이 나의 포위권에 들어있다. 나는 잠시 탕개를 늦추고 오만스레 자만의 여유를 느낀다. 놈이 죽은 듯이 꼼짝 않고 땅에 붙어 있는다. 나는 앞발로 놈의 꼬리를 톡톡 건드려본다. 그러자 놈은 마치 돌멩이처럼 퉁- 하고 튕겨 올라 나의 눈두덩을 긁어대고 달아난다. 나는 순간 얼떨떨해난다. 놈은 정신없이 냅다 뛴다. 쳇! 네놈이 뛰면 어디로 뛰겠다구, 그러나 놈은 나를 놀리기라도 하는 듯 요리조리 피하다가 마침내 굴속으로 쏙 들어간다. 네놈 오늘 운 좋구나. 오늘은 내가 널 봐준다. 대신 며칠이래도 살 조금 더 찌려므나. 네놈의 굴을 이제 알았으니 내가 다시 올 때까지 살 조금 더 쪄서 이 어른을 기다렸다가 공손히 먹잇감이 되어주렴. 음- 몸을 좀 풀었더니 목이 마르네. 물이 어디 있는지는 내가 잘 알지. 오염이 하나도 없는 천연샘물이 바로 저 아래 산기슭에 있지. 위에는 살구꽃이 하얗게 피고 옆에는 진달래가 빨갛게 피고 아래에는 개나리가 노랗게 피는 그 속에 초겨울 새벽달 같은 샘물이 파랗게 누워있지. 자, 가봄세. 나는 어슬렁어슬렁 더기를 걸어 아래로 내려간다. 물 마시러 내려가는 내 이 몸은 왜 이리도 가벼울까. 오, 신이여! 나에게 이 같은 몸매를 하사하여주신 걸 심히 고마워하노라. 아, 나는 신을 숭배하고 시를 좋아하는 갈색늑대(글을 모른다고 시도 모른다 하지 말라. 글은 몰라도 시를 알 수 있는 건 바로 나의 상상력 때문이니라!). 엉? 시를 시버리는 사이 거의 샘물터에 다 왔네. 아니! 저건 대체 뭐야? 오옳지! 바로 사슴이구나! 저건 아홉 달에서 열 달 정도 밖에 안 되는 사슴이지. 저 때가 제일 맛있을 때지. 녀석도 이제 목 말라 물 먹으러 내려가는구나. 엉? 뒷다리는 왜 저는가? 오호라! 어느 천적에게 쫓긴 모양이구나, 아, 나는 왜 이렇게 복이 있을까! 오, 신이시여! 그대는 어쩜 저에게 이다지도 크나큰 성은만을 베푸시나이까? 나는 몸을 낮춰 샘물터로 내려간다. 자기의 천적이 내려다보는 줄도 모르고 사슴도 샘물터 어구에 다달아 주위를 살펴보고는 주둥이를 샘물에 박는다. 그래, 실컷 마셔라! 살인범도 죽일 땐 물 한 사발을 준다는데…… 마셔라! 그것이 너에겐 이 세상에서 마시는 마지막 물이 될 거다. 벌써 다 마셨니? 앞발을 샘물에 들이민 채 고개를 들어 제 무릎을 보는 저 모습, 저것이야말로 시로다! 아!  “산은 구강산 보랏빛 석산   산도화 두어 송이 송이 버는데   사슴은 암사슴 발을 씻는다”   ……   하지만 나는 배고프다   시는 낭만이라면 배고픔은 현실   미안타! 사슴아, 나를 원망 말아다오  나는 화살같이 사슴을 향해 달려간다. 사슴은 벌써 기척을 알고 몸을 솟구쳐 뛰기 시작한다. 나는 최대의 마력을 다하여 사슴의 꽁무니를 쫓는다. 이미 사슴이 달아날 방향과 나의 시속이 계산된 마당에서 원체 뒷다리를 상한 사슴이 나의 포위망을 벗어날 수 없는 건 안 봐도 비디오다. 나는 백여 미터도 채 달리지 않고 사슴의 목덜미를 물어제꼈다. 사슴은 네발을 버둥대다가 인차 숨통이 끊어졌다. 나는 따끈따끈한 사슴의 내장과 넙적 다리를 우적우적 다 씹어 먹고 나머지는 다음에 먹으려고 으슥한 곳에 파묻어두었다. 이제 배때기도 두둑하게 채웠다. 그런데 뭔가 허전하다. 나는 왜 이렇게 외로울까? 그리고 나의 성기는 왜 이러는가? 오, 알겠다. 너도 뭔가를 갈구하고 있구나.   아, 나의 붉은 늑대여! 그대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나를 위해 아니! 나와 그대를 위해 우리의 후손을 만들어줄 수는 없는가? 그대 저 석양이 보이는가? 보인다면 지금 막 영을 넘어가는 저 붉은 태양 속으로 오라! 그러면 실루엣 속의 태양은 우리의 집이 될 것이고 우리의 창이 될 것이고 우리의 커튼이 될 것이고 우리의 이불이 될 것이다   그리고 오늘이 우리의 “결혼식”이 될 것이다.   나는 간다. 저 태양을 향하여 간다. 그대 먼저 나는 간다. 한 발 두 발, 아니! 이건 무슨 향기인가? 바로 이것이다. 오로지 암컷에게서만 풍기는, 그리고 후손을 갖기 위한 배란의 내음, 아! 미칠 것 같은 진한 향기여! 그 신성한 “이름” 앞에서 나는 나의 거짓을 죄다 벗어버렸다.  욕망의 창을 겨누었다. 엉? 그런데 저건 또 무엇인가? 아! 불타는 태양을 떠이고 괴성을 지르는 붉은 늑대, 노을이 물든 털갗은 더욱 아름다워 세상을 온통 정열로 끓어 넘치게 하는 서녘이여! 나는 저 황홀한 풍경 속으로 달려 들어가 나의 욕구의 기발을 꽂는다.  밥 먹자. 아이쿠! 술 냄새야! 이놈아, 무슨 똥 궁리를 하길래 그렇게 멍 때리고 있냐? …… 하여튼 남의 기분을 깨는 데는 선수라니까. 하긴 식사시간이 되기야 됐지. 사육사가 언 닭 한 마리 뿌려놓고 휘청거리며 나간다. 사람들은 만날 술을 마시는 사육사를 주불이라고 불렀다. 그것은 주말마다 술을 마시면 인사불성이 된다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는 나름대로 그를 ‘매불’이라고 한다. 매일 내 앞에서 불알타령밖에 안 하니까……     난광증   나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늑대다 나는 언제부터 사람이기를 거부했던가 사람아, 사람아, 사람이길 원치 않는 나를 사람으로 여기지 말아다오 나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늑대 되어 왔다 내 사랑 찾아 왔다 오, 나의 애인이여! 안녕하세요? 저 왔어요. 당신의 곁으로 저 왔어요. 왜 그렇게 이상한 눈길로 절 보나요? 그대는 정녕 날 보고 싶지 않았나요? 제발 절 멀리하지 말아주세요 전 이젠 그대 없이는 못 살아요 저기 저 달 보이나요? 저 달을 보는 순간 당신 생각이 났어요 저 달을 보며 홀로 외로움에 젖어있을 저 달을 보며 마냥 나의 얼굴을 떠올리고 있을 당신을 생각하며 막 달려 왔어요 참, 오늘 밤은 사랑을 하기 좋은 날 같아요 구름에 달이 밀려가듯 달 속에 구름이 잠자듯 바람이 살랑살랑 버들잎 흔들어 이 밤의 향기를 쓸어 모아 우리의 담요를 깔아주고   늑대: (역겨운 술 냄새는 아니고……)   매불: 저 하늘의 별찌 하나 내려와 우리의 베개가 되어주고   늑대: (왈칵 토해놓은 콩나물과 ‘깐뚜포’는 아니고……)   매불: 밤안개가 이불을 덮어주네요   늑대: (지독한 방귀 냄새를 피우는 건 아니고……)   매불: 그대여! 이리 좀 가까이 와줘요. 그리고 그대 갈색의 긴팔로 나의 목을 휘감아줘요   늑대: (놀고 있네)   매불: 그다음 그대의 입술과 저의 입술 사이에 +라는 쐐기를 박아요   늑대: (그다음엔……?)   매불: 그다음엔 저의 옷을 벗기세요   늑대: (꿈 깨라……)   매불: 웩!- 웨엑……   늑대: (더럽게 논다야!)  매불: 나 임신한 거 아닌가?   늑대: (어이, 당신 남자라니깐.)   매불: 아니야! 난 남자가 아니야.   늑대: (남자가 아니면?)   매불: 난 늑대야!   늑대: (뭐요?)   매불: 난 늑대야!   늑대: (그래, 맞아요. 늑대라 칩시다. 늑대래도 수컷은 수컷이 아닌 게오?)   매불: 아니야! 난 암컷이야! 암컷 늑대란 말이야.   늑대: (세상에나! 말 좀 되는 소리를 해.)   매불: 그렇게 못 믿겠으면 어디 내가 옷을 벗지. 그래 봐라. 나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늑대다. 나는 암늑대다(옷을 몽땅 벗는다). 이제 봤지. 이래도 내가 암늑대가 아니란 말인가?   늑대: (그럼, 사타구니에 더덕 같은 건 뭐이유?)   매불: 그건 ‘고독의 방망이’여.   늑대: (그 쓸데도 없는 걸 왜 달고 다니는 건데?)   매불: 그래도 쓸데는 있는 거야.   늑대: (어디에 쓴단 말인가?)   매불: 이것은 우리 아이 해산할 때 옆에서 북 치며 응원할 때 쓰자는 거지.   늑대: (오호라, 그래서 방망이에 방울까지 달았구만.) 매불: 그 뿐이 아니라 나도 이제 털이 있지 않는가?   늑대: (오, 그 방망이 위에 3년 남아 쓴 수세미 같은 거 그래우?)   매불: 여기 겨드랑이에도 있지 않는가?   늑대: (그것도 털이라고 하는가?)   매불: 이게 왜 요만큼밖에 안 자라는지 아는가?   늑대: (모르겠는데.)   매불: 사람은 원숭이로부터 진화 됐다는 표시야.   늑대: (요새는 다윈의 진화론이 부정되기도 하는데……)   매불: 그럼 왜 털이 겨드랑이에 있겠는가?   늑대: (무毛한 인간.)   매불: 네가 뭘 안다구?   (그건, 말하자면 사람 먼저 생겨났을 새가 어느날 조물주에게 물었지. 왜 사람에게 날개를 주지 않았는가고 말일세. 조물주가 사람에게 날개를 주지 않은 것은 바로 인간이기 때문이라고 하였지. 인간은 날고 싶어 하지만 본질적으로 욕심이 너무 커 날개가 있어도 그 무게를 들지 못할 것임에, 아예 날개를 겨드랑이의 털로 대신하였다는 거지.)   너 카인과 아벨 둘 다 헛됨의 내부에서 분리될 수 없는 한 쌍이란 걸 알고 있냐? 그래서 니체는 ‘신은 죽었다’고 했느니라. 인간이 신을 믿는 것은 자기 안의 모순을 정당화하기 위함 때문이지. 너 ‘이사벨라’가 누군지 아느냐? 1419년대 스페인 여왕이야.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것은 전적으로 이사벨라의 후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어. 많은 사람들은 콜럼버스를 시대의 영웅이라고 칭하지만 실은 그때부터 인간의 비극이 시작된 셈이야. 콜럼버스는 자기가 발견한 신대륙에는 황금이 쭉 깔렸다고 이사벨라 여왕을 유혹했던 거지. 그래서 이사벨라 여왕은 많은 후원금을 지원해주어 신대륙의 황금을 다 끌어 모으려고 작심했지. 그러나 황금은 애기 똥만큼이나 있었는지 몰라도 약속이 완전히 뒤틀어지는 판이었지. 그때 콜럼버스의 머리는 다른 데로 돌았다는 거야. 바로 그 지대에 있는 원주민들이였어. 다시 말하면 흑인들이였지. 콜럼버스는 그 흑인들을 스페인에 바치기로 하고 여왕과 다시 체결을 맺었던 거야. 그때로부터 노예제도가 생기고 인류의 비극이 시작되었다고 봐야 해. 콜럼버스는 물론 유럽의 백인들은 노예를 아예 사람 취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짐승만도 못하게 여겼었어. 그 많은 노예들을 배로 운반할 때 어떻게 했는지 너 들으면 눈알 뒤집어질 거야. ‘인간서랍장’이라고 할 수 있듯이 층층이 덕대를 매고 사람과 사람을 거꾸로 눕혀 놓았지. 그것도 인수를 늘이기 위해 반대 방향으로 넣어놓은 통에 배고파 서로의 변을 받아먹으며 오랜 시간을 견디다보니 죽은 사람이 다반수고 살아남은 사람은 거개가 미치광이가 되고 말았지…… 1차세계대전은 오스트리아 황태자의 암살사건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 선발 제국주의와 후발 제국주의간의 시장의 다툼에서 일어났다는 사실도 알고 있느냐? 그리고 너 ‘아우슈비츠’란 말 들어 봤느냐? 폴란드 남부, 크라코 지방의 화학공업도시지. 거기에 뭐가 있었는지 모르지? 수용소가 있었어. 거기서 나치가 인류생체실험으로 죽인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너 알아? 자그마치 400만 명 죽어나갔어. 그뿐인 줄 아냐? 일본제국주의가 우리나라에 한 일은 또 어떻고…… 그 몸서리치는 731부대의 만행, 남경대학살까지는 먼 일이라 치고, 그럼 ‘민주주의’란 슬로건을 걸고 이라크를 공습해 숱한 민간인을 수없이 죽인 건 어떻게 봐야 하는가? 이것이 다 뭔 줄 아느냐? 다 개도 먹지 않는 인간의 욕심 때문이야. 그래 이상의 것들은 먼 일이라고 치자. 그럼 지금은 어떤가? 넌 행복하냐? 아니지? 아프냐? 나도 아프다! 내가 왜 여기 들어와 임시공으로 너의 지린내를 맡으며 있는 줄 아느냐? 인마, 나 이래 봐도 당당한 대학생이다. 그것도 전공이 역사학이란 말이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해도 나같이 백이 없는 촌놈은 어디 마땅한 자리에 들어갈 수 없다는 거다. 물론 나에게 달린 문제겠지만 내 능력으로는 아무리 애를 써봤자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더구나 우리 같은 ‘수컷’들은 이 세상의 쓰레기나 마찬가지야. 봉건사회 ‘남존여비’때엔 여자들의 비극이었지만 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지금은 우리 같은 남자들의 비극시대인 거야. 시대가 확 바뀐 거지. ‘여존남비’로 말이야. 해서 역사는 시체 밑에 놓인 칠성판이고 진실은 죽은 자의 입술에 있는 거야. 이것이 팩트라는 것.  고로 나는 인간이 싫어. 어릴 때부터 너랑 같이 있으면서 너에게 정이 들었다고나 할까, 어쨌든 네가 좋아졌어. 웃음을 게발린 인간보다 때론 포악해도 솔직한 네 모습이 좋아. 해서 나는 한 점 거짓 없는 늑대로 되겠다는 거야. 뛰고 싶으면 뛰고 자고 싶으면 자고 으르렁거리고 싶으면 으르렁거리고 물고 싶으면 물고, 그것도 너 같은 수컷 말고 암늑대로 되겠다는 거야. 알겠냐? 애구야! 역사에다 철학을 조금 섞었더니 술이 다 깼네. 그런데 이놈이 나의 ‘강의’는 듣지 않고 어디 갔지? 아니! 저 저놈이 벽에 붙어 뒷다리를 들고 개처럼 오줌을 싸대고 있네.     꿈   “나는 자주 꿈을 꾼다. 의식의 미세한 입자들이 신비로운 곳을 향해 날아간다. 환상 속 짝꿍(연인)과 동침을 하며 춤을 춘다. …… 암흑의 전당포에 들러 추억을 저당 잡히고 새로운 길을 걷는다. 흘러나간 그림자 모두 거친 발톱을 세운다. 그러자 앙상한 뼈와 해골을 뒤집어 쓴 내가 뒤척인다. 그곳에서 여러 모양의 사람들을 구경한다. 단세포 같은, 벌레 같은, 바람 같은, 짐승 같은, 로봇 같은, 석탑 같은, 괴물 같은…… …… 검은 석실에 갇혀 바둥거린다. 나는 겁에 질려 영혼을 꺼내 짓이기면서 사나운 울음소리를 낸다. 출구 없는 꿈을 벗어나려고 의식의 뿌리를 송두리째 흔들어댄다. 오, 꿈은 이토록 견고한 공포를 향해 나를 보냈던가. 어쩌려고 내 생은 한동안 이런 꿈의 의식을 건설했던가. 잠자리에 누워 채 걷히지 않는 비명의 메아리를 토한다. 나는 절망의 입자를 재결합 한다. 문밖으로 증발하는 무수한 물길, 꿈의 증거를 말리고 있다.” ……   “나는 미친 꿈을 꾼다 길마다 붉은 안개가 자란다 밤이 되면 공포의 파편들이 도시를 지배한다 거대한 꿈의 수용소에서는 미친 꿈들이 탈출하고 유리창마다 기형의 불빛이 얼룩진다 문들은 돌연변이들에 의해 포위된다 나는 식은땀을 흘린다 안개의 늪에 결박당한다 아무리 달아나려 해도 발목이 빠지지 않는다 부랑자처럼 떠돌던 것들이 다가온다 나를 최상의 은신처로 지목한다 내장을 도려낸 뒤,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번식한다 나는 뒤죽박죽이 된다 숨이 막혀 헐떡인다 공포의 파편들은 나를 저격하기 시작한다 온몸에 환상의 비늘이 꽂힌다 나는 마취된다 공중에 거꾸로 매달린다 머릿속으로 꿈의 이물질이 가득 몰려온다 머리카락을 곤두세우며 벌겋게 달아오른 꿈들이 줄줄 흘러내린다”   “빛바랜 시간들이 버려지는 세월 속, 밤은 몇 개의 풍경을 보관하고 있는지 날마다 똑같은 태양만 떠올랐다 …… 세상의 저녁이 창에 걸린다”     환각   아! 연길아, 간밤에 잘 있었느냐? 아! 아침아, 해는 어디로 갔느냐? 연길은 해가 서쪽에서 뜨고 동쪽에서 진다 들쑥날쑥 뻗어 올라 고딕 같은 건축물은 은하수에 미역 감고 반짝반짝 빛나는 별들은 부르하통하에서 당구 치기를 한다 서시장 물가는 2층보다 1층이 더 뛰겠다고 잔뜩 움츠려 앉았고 매미 떼 같은 차바퀴는 뒤로 돌면서도 앞으로 간다 노인활동실에서는 새파랗게 젊은 노인들이 마작놀이에 열을 올리고 모아산에는 젊고 싶은 청춘들이 하늘을 오르고 내린다 거리에선 온통 니디 워디 소리가 더 요란하고 된장 팔던 순희는 미스 김으로 다방에서 웃는다 연길은 수탉이 꼬꼬댁거리고 수말이 새끼를 낳는다 아! 눈을 감으면 엄습해오는 지독한 허무여!   꽈르릉! 떠덩떵! 끄르릉! 짜장짱! 저 하늘을 보라! 포세이돈이 몰고 온 잿빛 파도 산봉우리를 가로 타고 서서 하늘을 건뜩 들어올린다 파도와 태양의 한판 진검승부, 백상아리 이 같은 서슬 푸른 갈퀴에 태양의 머리카락이 죄다 뽑혀진다 그래도 성차지 않는 저 파도 태양의 멱살을 다시 거머쥐고 이리 밀며 저리 밀다 훌쩍 들어 반공중에 뿌려 던진다 허나 허공에 달랑 들렸어도 끝끝내 샅바를 놓지 않는 태양은 파도의 사타구니에 머리를 드밀어 으랏차차 멧다 둘러 메어친다   나는 털 없는 늑대 동녘에서 떠오르는 붉은 달을 뜯어 먹는다 오, 나의 뱃속에서 기도하는 새끼들아, 내 눈에는 너희들이 보인다 고운 내 아이들아, 너희들이 시방 뭐라고 말 하는 거냐?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님을 알았을 때 생명은 더는 존재의 가치에 매달려있지 않는다고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음을 알았을 때 생명은 더는 존재의 이유에 갇혀 있지 않는다고 가치는 잃은 자들의 배반이고 이유는 얻은 자들의 믿음이라고 발버둥은 우주의 얼굴에 슬픔을 더하고 축이 없는 회전은 추락의 날개를 적신다고 야! 이 놈들아, 니들이 알긴 뭐를 안다고…… 아직 생이 뭔지도 몰라서 미련 따위는 발끝에 채워져 부서지는 차가운 양수와 같아 저으기 발이 시리겠지 뭐라고? 먼지가 난무하는 광욕의 침대에서 어둠이 온갖 거짓과 한 이불 덮고 수작 떠는 때 묻은 영혼을 보느니 차라리 눈 감고 그토록 자그마한 손으로 자살을 꼭 쥔 채 다른 한손으로는 탯줄을 모가지에 감겠다고 안 된다! 이놈의 새끼들아!   눈을 뜬다. 엉? 정말 앞에 뭐가 있다. 개가 있다. 그것도 한 마리 아니고 두 마리인데 서로 궁둥이를 붙이고 있는 모양, 밧줄 당기기를 하는 듯하다. 앓음소리가 들린다. 서로 떨어지려고 애를 바득바득 쓴다. 저것을 뭐랬드라? 혜원, 신윤복의 ‘이부탐춘’이랄까, 의학적으로는 ‘페니스 캡티부스’(성관계 시 음경이 빠지지 않는 현상)이라 하지. 가만 보자, 찬찬히 보니 낯이 아주 익는 녀석들인데, 옳지, 심심하면 여기 와서 짝짓기를 하던 녀석들이군, 심심해서만 하는 게 아니겠지. 저것들은 번식을 하기 위해 하는 거지. 하지만 저 숫놈은 내가 별로 고와하지 않아, 놈이 쩍하면 내 앞에 와 그 잘난 ‘기물’을 흔들거리며 거드름을 피운단 말야. 마치 이 안에 갇혀 일하는 나를 곯리기라도 하듯이 말이야. 오늘 잘됐다. 네놈 오늘 기껏 개고생이나 콱 해보라지. 엘레지 같은 것.   밤새 흘레하고 떨어진 저 수캐의 거시기는 호방한 엘레지 일찍 사랑 잃고 세월에 거세된 나의 거시기는 서러운 엘레지 개는 나를 보고 얼레리꼴레리 하며 거시기를 빼들어 오줌을 갈긴다 저 수캐야, 털 자랑 뜀 자랑을 다 해도 제발 다리 들어(?) 자랑은 말아다오     노래는 왜 우는가   오늘은 왜 사람이 이렇게 많이 모이는가? 무슨 모임이 있는 게 분명하다. 부모들이 애들을 앞세우고 웃음 띤 얼굴로 모두 오네. 저 색동저고리를 입고 엄마 아빠의 손에 이끌려오는 애는 화장을 찐하게 했지만 그래봐야 네 살 좌우 밖에 안 되겠는데, 고거 예쁘게 생겼다. 아빠, 저기로 가요. 어디 말이야? 저 개보러 가요. 어느 게 개란 말이냐? 여자애는 고사리 같은 손을 내밀어 가리킨다. 손가락 끝은 정확히 나의 눈을 지른다. 아, 저기 그래, 가자꾸나. 여자애는 쪼르르 달려와 나의 철창 앞에 다가선다. 야, 가까이 가지 말라! 왜요? 콱 문다. 우리 개는 안 무는데, 이건 개가 아니다. 그럼 뭔가요? 이건 늑대다. 늑대가 뭐에요? 늑대란 개과동물인데 야수야, 산과 자연에서 떠돌며 사는 짐승이야. 그런데 왜 여기 혼자 있나요? 공원이니깐 이렇게 가둬놓고 사람들에게 구경 시키는 거지. 수컷이네. 아이 엄마가 나의 사타구니를 보고 말하는 듯하다. 맞아, 암컷도 한 마리 같이 넣어주지. 눈물이 나려고 한다. 그래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인간도 있구나 하고 생각하니 금세 눈시울이 뜨거워질까 한다. 엄마, 이 늑대에게 바나나 주자. 그래, 주려므나. 아이는 가방에서 바나나를 꺼내 쥐고 철창가로 다가온다. 손 넣지 마라! 애아버지의 버럭 하는 소리에 아이는 흠칫 놀라 그 자리에서 물러선다. 솔이야, 손 넣으면 안 돼. 그만 물어버린단 말이야. 그럼 아빠가 줘요. 그래, 이리 다오. 애 아버지는 바나나를 쥐고선 나에게 활 뿌려준다.  나는 목구멍이 울컥해서 바나나를 얼른 물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은 나에게로 와 돌을 던지지 않으면 침을 뱉고 달아난다. 주정뱅이들은 오줌을 갈겨 싸는 건 물론, 발로 철창을 걷어차고 가야 직성이 풀려한다. 그때면 사실 나는 화가 울컥 올라와 당장 철창 밖으로 뛰어나가 그 ‘물건’을 꽉 물어 떼고 싶다는 생각이 불붙듯 하다. 공원 광장 쪽에서 음악소리 들려온다. 솔이야, 너 오늘 무슨 노래 부르니? ‘고향의 봄’이요. 그래, 잘 불러야 한다. 솔이야, 빨리 가자. 음악회 시작하겠는 모양이다. 사람들이 광장 쪽으로 모여들기 시작하는군, 솔이도 아빠, 엄마와 같이 광장 쪽으로 다급히 간다. 구경꾼 둘이 와서 신문을 보더니 서로 말을 주고받는다. 방화범 잡았구나. 어느 방화범 말하니? 전번 우리 동네에 불 난 것 말이다. 어떻게 됐다니? 야! 이런 지독한 인간이라구야, 왜? 어쨌는데? 돈 이십 만 위안 빌리구 갚지 못하겠으니 빌려준 사람을 칼로 20여 곳 찔러 죽이구 불 놓았다는구나. 증거 감추느라 그랬겠구나. 그리고 죽은 사람 이름으로 먼저 보험 들어놨다는구나. 야! 세상 점점 말이 아니구나. 그러게 말이다. 이거 어디 사람을 믿구 살겠니. 이때 마침 광장에서 어린 아이의 노래가 들려온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리인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   아! 칼의 집이여! 칼날만 먹는 그 맛은 과연 어떤 맛일까 짠맛일까 싱거운 맛일까 아니면 단맛일까 비린 맛일까 칼집은 종래로 말이 없다 그것은 칼집에 혀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뭔가를 베려고 생겨난 칼이라 할 때 세상은 칼집과도 같아 시종 목구멍을 들쑤시면서도 한사코 받아줘야 하는 이유가 따로 있다면 칼집은 그 비릿한 시간을 얼마나 잠 재웠을까 그렇다면 한번쯤은 칼집에 칼 대신 저 아이들의 어깨에 메인 바리올린 활을 넣어보면 어떨까   꽃 동네 새 동네 나의 옛 고향 파란 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내가에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탈출   연 며칠 늑대의 왼눈이 자꾸 푸들거린다. 늑대는 왼눈이 웃으니 무슨 좋은 일이 생기려나 하고 제멋에 기분전환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자기에게 좋은 일이란 건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었다. 오늘도 늑대는 이 소굴을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래도 늑대는 포기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기회는 정말 거짓말처럼 찾아왔다. 오늘도 매불은 술이 거나하여 늑대의 먹이를 들고 들어왔다. 매불은 먹이를 던져주고는 인차 나가는 것이 아니라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한쪽 벽에 붙어 주저앉더니 이내 코를 드렁드렁 곯고 있었다. 바로 이것이 절호의 기회라고 여긴 늑대는 살그머니 철창문을 빠져 나갔다. 그런 줄도 모르고 잠에 빠져있던 매불은 사람들이 와짝 떠드는 소리에 그만 잠을 깨고 말았다. 사람들이 자기를 보고 경악을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크게 웃는 사람들도 있고 손바닥으로 눈을 가렸으나 그 틈새로 가만히 보는 여자들도 있는가 하면 나이 든 아낙네들은 대놓고 그 무슨 희한한 물건을 감상하듯 킥킥거리며 즐기고 있었다. 그제야 제 몸을 찬찬히 살펴보던 매불은 자신이 발가벗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실은 매불이 자기도 모르게 자면서 옷을 모조리 벗어버렸던 것이다. 워낙 집에서 잘 때도 무조건 홀딱 벗고 자는 습관이 있었다. 특히 남자들은 홀딱 벗고 자는 것이 고환의 건강에 아주 이로울 뿐만 아니라 혈액순환에 큰 도움이 된다는 의학적인 글을 보면서부터 자연히 습관해온 그의 잠버릇이었다. 그는 잠 잘 때 뿐 아니라 집에 혼자 있는 몸이고 하니 거의 벗고 사는 실정이었다. 그는 옷이야말로 거짓의 가면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사람들이 하는 말이 더 가관이었다. 어떤 사람은 털 없는 늑대를 새로 구해왔다 하고, 어떤 사람은 원래 있던 늑대가 털갈이를 해서 그렇다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사람이 늑대하고 짝짓기를 해서 늑대 사람이 되었다 하고, 별의별 추측들이 마구 쏟아져 매불의 몸뚱이를 덮었다. 그쯤에서 끝났으면 좋으련만 일파만파로 퍼져 이튿날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공원을 꽉 메웠다. 소문이 입과 입으로 통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사람을 똑 빼닮은 늑대를 구경하겠다고 몰려들었던 것이다. 공원 책임자인 리 경리는 늑대를 잃은 것은 두말 할 것 없이 큰 손실이지만 대신 새로운 ‘늑대’가 생긴 바람에 공원이 더없는 활기를 띠였다고 여기면서 이 전화위복의 기회를 잘 발휘하고 싶었던지 자기 사무실에 매불을 불러놓고 새로운 임무를 내렸다. 그 임무인즉 매불더러 매일 낮에만 늑대 굴에 들어가 홀딱 벗고 인간늑대 노릇하라는 것이었다. 매불은 그러는 리 경리의 말을 공손히 들을 수 없었다. 그러자 리 경리는 화를 버럭버럭 냈다. 야, 인마! 네가 빼낸 늑대가 얼마짜린지 알기나 하냐? 너 같은 거 열 주고도 못 바꾼다. 알겠냐? 네가 늑대노릇 안 하겠으면 달아난 늑대를 당장 붙잡아 오든지 아니면 벌금을 내고 여기서 나가든지 네 마음대로 하라. 하지만 매불이 제정신으로는 죽어도 그런 일 못한다고 딱 잡아떼는 통에 그는 결국 해고를 당하고 말았다. 물론 자신의 차실이 큰 것만큼 해고를 당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렇다고 그저 순순히 물러날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간단한 복수라도 하고 싶었다. 어떻게 복수할 것인가 고민을 해보았다. 워낙에 리 경리는 경제문제도 그렇고 공원인사문제도 혼자 주관하여 이러저러한 비리들이 적지 않았다. 그렇지만 권력의 자루를 쥐고 있는 그에게 누가 감히 그의 비리에 대해 일언반구도 제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거기다 여자문제는 더구나 복잡했다. 매불은 익명의 편지를 써서 고발하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지만 그건 자기의 체질에 맞지 않는다고 여겨 포기해버렸다. 그러다 갑자기 뇌리를 치는 생각이 있어 무릎을 탁 쳤다. 그것인즉 톡톡히 망신을 주는 것이다. 사람들은 개도 먹지 않는 체면이라는 것을 중히 여기기 때문에 일단 한번 개망신 당하면 죽을 때까지 그 때를 벗지 못하는 열근성이 있기에 죽기보다 더 무서워하는 일이 바로 체면이 깎이는 것이다. 이미 머릿속에 계획이 줄을 쫙 섰으니 이제 기회를 보는 일밖에 없었다.     발작   매불은 공원 뒤 뒷산으로 올라갔다. 원체 사람이 싫고 도시가 싫던 차라, 더욱이 사육사의 직업까지 말아먹은 신세이다 보니 오히려 홀가분해지는 기분이었다. 그에겐 이젠 미래란 없다. 그저 오늘을 자유로이 보내는 순간만 있을 뿐, 이제 세상에 아무런 미련도 없다. 산은 하늘을 찌르는 참솔들은 거대한 붓솔이 되어 구름에 푸른 색칠을 하듯 움직이는 것 같고 아래로 사과배꽃이 하얗게 피어나 위에서 보면 마치 초원의 양떼를 보는 듯하다. 매불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한껏 자연의 정취를 만끽한다. 그는 아예 길옆에 있는 맷돌바위에 걸터앉아 명상에 잠긴 듯하다. 순간 그의 귀에 언젠가 들었던 노랫말이 들려온다.   살면서 듣게 될까 언젠가는 바람의 노래를 세월 가면 그때는 알게 될까 꽃이 지는 이유를 나를 떠난 사람들과 만나게 될 또 다른 사람들 스쳐가는 인연과 그리움은 어느 곳으로 가는가 나의 작은 지혜로는 알 수가 없네 내가 아는 건 살아가는 방법뿐이야 ……   아래로부터 자동차엔진소리가 들린다. 매불은 그 소리도 싫어 제꺽 나무 뒤에 몸을 가린다. 이따금 까만 승용차가 천천히 올라온다. 얼핏 눈에 들어온 차번호가 눈에 익다. 1255, 그래 맞다. 리 경리의 승용차였다. 리 경리의 별명이 바로 ‘이리오오’이다. 그것은 차번호의 발음이 그럴 뿐만 아니라 예쁜 여자들을 보면 버릇처럼 ‘이리오오’해서 그렇게 붙여졌다는 설도 있었다. 매불이 운전수 옆 좌석을 슬쩍 훔쳐보니 애티 나는 여자애가 앉아 무얼 씹는지 입을 오물오물 거리고 있었다. 승용차는 한 50여 미터 가더니 멈춰 선다. 이윽고 리 경리가 내려서 차 앞으로 돌아가 옆 좌석의 차문을 열어주니 빨간 하이힐이 발목을 끌어내듯 허벅다리까지 당겨내자 이따금 엉덩이에 하늘색 짧은 치마가 달랑 감긴 여자가 내린다. 야! 신난다! 여자는 폴로셔츠에 불쑥 나온 가슴을 더욱 나오란 듯이 몸을 뒤로 재껴 관능적인 몸짓을 마음껏 노출한다. 공기 좋지? 리 경리도 그러는 여자를 바라보며 얼굴에 흐뭇한 웃음 끼를 날리며 의미 있게 눈짓한다. 정말 좋아요. 자, 잠깐 서있어, 내가 저기에 돗자리를 잘 깔아주지. 리 경리는 차 트렁크를 열더니 풀색 나는 돗자리를 꺼내 차 옆에 펼쳐놓는다. 자, 그럼 지금부터 우리의 신성한 ‘살놀이’를 시작해보지 하며 리 경리는 여자를 안아 돗자리 위에 바로 눕힌다. 여자도 싫지 않다는 듯 눈을 할기며 차지게 받아준다. 하긴 워낙 그것을 목적으로 온 게 틀림없겠는데 그 무슨 불필요한 패턴 없어도 무방할 터였다. 벌써 여자의 옷은 벗겨졌다. 옷이래야 치마와 셔츠가 전부인지라 시간의 할애는 없을 무, 이제 남은 건 속옷만이다. 리 경리도 달아오른 몸을 재빨리 움직이며 옷가지를 벗겨 내친다. 그 다음 속옷이 벗겨지는 시간은 거의 동시다발……   눈이여! 감아다오 더 이상 볼 수 없다 나는 미친다 아니! 벌써 미쳐있다 나는 미친 늑대,   나는 미친 듯이 달려간다. 달려가서 연놈을 물어뜯는다. 여자는 쇠된 소리를 지른다. 남자도 우두망찰된다. 나는 더욱 발악한다. 나는 이로 남자의 성기를 물어뜯는다. 시뻘건 피가 남자의 넓적다리에서 철철 흘러내린다. 나는 사람이 아니다! 으아악~! 이것은 나의 괴성, 지금 내 눈에는 보이는 게 없다 오로지 물고 뜯겠다는 욕념만 있을 뿐, 신은 죽었다! 미래도 죽었다! 나의 광기는 숲속의 새들을 쫓는다. 나는 피 묻은 입술을 벌려 또다시 쫄딱 벗은 남녀에게 마구 달려든다. 남녀는 이미 미쳐버린 나를 피해 마침내 산 아래로 뛰기 시작한다. 나는 알몸뚱인 그들을 정신없이 쫓는다. 어느덧 시내 근처에까지 와 숱한 사람들이 알몸뚱인 남녀를 결박해서야 비로소 나의 미친 짓거리가 거기서 멈춰진다.     제물   사흘을 아무것도 먹지 못한 늑대는 배고픔에 걸음도 바로 걷지 못하고 휘청거린다. 오늘은 뭔가 먹어야만 목숨을 지탱해 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산에는 늑대가 먹을 게 없었다. 늑대는 나무 우듬지에 앉아 짹짹거리는 새들이 부러웠다. 저것들은 뭐가 좋아서 저렇게 고운 목청으로 노래를 부르지? 저 작은 몸 안에는 그 어떤 행복이 들어있을까? 곤줄박이 한 마리가 포르릉 날아와 겁대가리 없이 늑대의 턱밑에 앉는다. 늑대는 애기주먹만한 작은 새에게 와락 덮쳤다. 하지만 결국 소경이 헛 막대기 짚기였다. 곤줄박이는 뛰는지 나는지도 모르게 반 미터 높이 안 되게 자리를 옮겨 앉는다. 늑대는 더욱이 악을 쓰며 곤줄박이를 향해 덮치기를 거듭한다. 하지만 곤줄박이는 번마다 늑대의 앞다리사이로 빠지지 않으면 옆구리로 빠지고, 때론 약을 올리기라도 하는 듯 눈두덩을 쪼아놓고 달아난다. 기진맥진한 늑대는 곤줄박이를 먹겠다는 욕심을 포기하고야 말았다. 지금 상태에서 놈을 잡는다는 것은 허공에 말뚝 박기나 다름없었다. 나무그늘을 찾아 한 뼘나마 입 밖으로 흘러나온 혀를 흔들어대며 헐떡인다. 그쯤이면 몰라도 뒷다리사이가 따끔해나기에 고개 숙여보니 웬걸, 생쥐 한 놈이 자기의 음낭을 물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놈의 새끼! 늑대가 팔딱 일어나 뒷다리를 털어대자 생쥐는 찍찍거리며 냅다 뛴다. 이놈의 새끼, 너 오늘 죽어봐라! 고 윽벼르며 쫓아가지만 이미 사냥 감각이 사라지고 체력이 다 떨어진 신세다 보니 생쥐가 아니라 풍 맞은 늙은 쥐라도 잡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이쯤에 늑대는 사냥 같은 건 철저히 포기하고 쓸쓸하게 매불이 던져주는 먹이가 있는 철창가가 그리워났다. 뿐만 아니라 몸은 벌써 공원 쪽으로 돌아져있었다. 그렇게 무거운 발걸음으로 느릿느릿 걷는 늑대는 잠깐 고개를 들어 자문해본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 있으며 지금 어디로 가는가? 그래도 간다. 살기 위해 간다. 그렇게 타박타박 걸어 산기슭에까지 내려왔다. 열기 띤 콘크리트 냄새가 코를 달군다. 갈증이 난다. 주정뱅이들의 오줌 물에라도 입을 벌려대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도 참자, 참아야지. 그리고 조금만 더 가자, 그러면 살 수 있다. 엉? 저건 뭔가? 사과가 아닌가? 그렇지! 사과 맞아, 잘 익은 사과 두 알이네. 야! 살았다! 사과 한 알을 덥석 물어 와작와작 씹는다. 씹기 바쁘게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남운 하나마저 씹어 아작 낸다. 순식간에 사과 두 알이 ‘장식 하지 않은 집’으로 이사 갔다. 와! 이제 살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하다. 왜 여기에 사과가 있을까? 다시 살펴보니 그 자리에는 향과 지전을 태운 흔적들이 지저분하게 널려있었다. 제물이었다. 아무렴 굶은 개 언 똥 가린담, 하늘엔 새벽달이 하얗게 걸려있다.   한편, 매불이도 소나무 밑에서 달을 쳐다보고 있었다. ‘호사다마’라고 남의 좋은 일에 보리알같이 끼어들어 피를 보는 사건이 터져 구치소에 들어가 있은 지 꼭 24시간만이다. 다행이 병적인 이유로 판결 같은 건 면하여 유치장에서 인차 나올 수 있었다. 그는 지금 달아난 늑대를 생각하며 달을 유심히 바라본다. 달아, 넌 알겠지? 나의 사랑하는 늑대가 어디에 있는 질, 안다면 어서 나에게 알려다오. 나는 늑대 없인 못살 것 같아, 그러니 제발 나의 늑대가 어디 있는지 알려다오. 이렇게 중얼거리면서도 달은 참 아름답다고 여기는 듯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느닷없이 인간을 아주 미워하기에 이르렀다. 인간은 얼마나 황당하고도 유치한가? 그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 가지 실례만 예를 들어 말하고 싶어졌다. 1950년대는 강대 제국주의들의 허영의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우주과학이 가장 먼저 발전한 러시아(소련)가 최초로 우주를 날아오름으로 미국은 은근히 4촌이 기와집을 지은 격이었다. 미국은 남의 떡을 보기만 해도 배고픈 격이 되어 무엇인가 해내고 싶었다. 당시는 우주과학이 그 나라의 강약을 검증하는 유일한 방법이래도 과언이 아니렷다. 해서 승벽 많고 심통 많은 미국은 큰일을 쳐야만 직성이 풀려했다. 그러던 차 1957년에 러시아가 인공위성을 쏴 올리자 미국은 선떡 먹은 아이가 되어 속이 편치를 못했다. 내내 변비에 걸린 남정네처럼 끙끙 대던 미국은 끝끝내 세상을 놀랠 일을 구상해냈는데 그것인즉 바로 달을 폭파하는 프로젝트였다. 이 거짓말 같은 ‘정말’이 반세기 후에 세상에 공개되었을 때 사람들은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인간은 자기의 이익과 허영을 위해서라면 세상 별란 짓거리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할 때, 인간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그리고 늑대가 되고 싶은 매불이가 인간의 가면에 얼마든지 반기를 들것이 분명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튿날 매불이 부르하통하 둔치에 왔을 때 사람들은 벽에 붙은 ‘공고’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매불이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 대문짝만하게 붙은 공고에 눈길을 보내는 순간, 그의 눈은 커지지 않을 수 없었다. 제일 먼저 눈에 마주친 건 늑대의 사진이었다. 다름 아닌 자기가 가장 아끼는 늑대의 사진이었다. 공고문은 며칠 전 공원의 늑대가 탈출했는데 시민들께서 각별히 조심해야 하고 늑대를 본 그 즉시 해당부문에 제보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것은 사람들이 서로 눈을 부릅뜨며 나누는 대화였다. 늑대가 달아난 뒤에 벌써 사람 셋이나 물었다오. 어젯밤에는 애기를 가진 임산부를 물어 죽였다오. 그게 와누르 미친개와 한가지구만. 에구! 미친개만 더 사무럽다하오. 그중에서도 장난치는 사람이 있었는데 동창들 모임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남자가 손으로 여자의 장단지를 꽉 꼬집고 왕! 하자 여자는 기절초풍하며 속된 말을 내뱉었다. 이 개새끼 같은 게…… 에구야! 놀랐다! 하하하…… 저쪽에서는 또 다른 정보를 나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야, 지금 연길 변두리에 무장경찰들 다 풀었다더라. 시내 안에도 파출소 민경들을 다 내보냈다더라. 매불이 뒤를 돌아 강변을 쭉 훑어보니 아닌 게 아니라 백여 미터 거리에 경복을 입을 경찰들이 확연히 보였다. 매불의 마음도 편안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사람들의 말이 믿어지질 않았다. 누구보다도 늑대를 잘 아는 건 자신이었다. 물론 늑대는 야수성이 강하다지만 탈출한 늑대는 새끼 때부터 자기와 같이 생활했고, 또 공원에서 많은 사람들의 단련을 받아오면서 컸기 때문에 사람을 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늑대가 늑대인 만큼 배고프거나 누가 자극을 하면 아무리 야수성을 잃은 늑대라 해도 사람을 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 순간부터 매불은 머리가 터지도록 복잡해졌다. 그는 또다시 미칠 것만 같았다.   부르하통하 강변에는 사람들로 아주 붐볐다. 운동하는 사람들, 산책 나온 사람들, 낚시 하는 사람들, 벤치에 앉아 강바람 쏘는 사람들, 악기 연주하는 사람들 등으로 아주 시끌벅적하기만 하다. 솔이도 엄마와 같이 강변에 나와 놀았다. 하얀 원피스를 곱게 입고 빨간 챙모자를 쓴 솔이는 깔깔깔 웃으며 너무 좋아라 마구 뛰놀고 있었다. 얘, 솔이야, 여기 와. 여기서 사진 찍자. 솔이는 달려와 난간을 딛고 선다. 하지만 아이가 딛고 서기에는 균형이 잡히지 않아 포즈를 취할 수 없었다. 솔이는 놀이터 미끄럼대에 오르는 식으로 올라 난간을 가로 타고 환성을 지른다. 엄마, 빨리 찍어요. 오, 그래 알았다. 조심해! 엄마는 핸드폰으로 앵글을 맞추고 있었다. 이때 바람이 휙- 하고 불어왔다. 자기도 모르게 챙모자가 벗겨져 날려가는 바람에 솔이는 본능적으로 손을 놓아버리고 몸을 재끼다보니 그만 난간에서 떨어져 물에 첨벙하고 들어가고 말았다. 앗! 솔이야! 엄마의 절규가 터져 나왔다. 우리 애 물에 빠졌어요! 삽시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빨리! 우리 애 구해주세요.  엄마는 실신한 사람처럼 넋을 잃고 소리쳤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저 우! 우! 하며 소리만 칠뿐, 누구 하나 강물에 들어가 구해주려고 하는 사람은 전혀 없었다.  솔이는 몇 번 물속에 들어갔다가 솟구치더니 그만 머리가 물속으로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이때 어디서 나타났는지 다리 밑에서부터 달려오던 늑대가 마치 군견마냥 강변 난간을 뛰어넘어 바로 강으로 들어갔다. 늑대는 열 미터가량 떠내려간 솔이의 옷깃을 물어 대가리를 건뜩 쳐들어 올렸다. 늑대가 본능적으로 헴을 치면서 겨우 난간 옆까지 오자 이때서야 이름 모를 한 남자가 난간을 넘어가 솔이를 제꺽 받아 안아 건네주었다. 솔이야! 엄마의 처절한 부름소리에 솔이는 먹은 물을 왈칵 토하더니 이내 눈을 뜨고 엄마를 바라보았다. 엄마! 어구야! 우리 솔이 다행히 살았구나, 다행이구나! 바로 이때였다.  땅! 하는 총소리가 울러퍼졌다.  언제 나타났는지 모를 경찰이 늑대를 발견하고 늑대를 향해 총을 쏘고 있었다. 난간 밑에서 헐떡이던 늑대는 면바로 머리를 맞아 눈을 펀히 뜬 채 바로 물에 잠겨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한쪽 귀는 쫑긋이 살아 마치 뭔가를 듣고있는 듯 하였다.   …… 꽃 동네 새 동네 나의 옛 고향 파란 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내가에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야, 이 개새끼! 그 소리의 임자는 다름 아닌 매불이었다. 매불은 미친 사자마냥 경찰에게 마구 달려들었다. 그는 그만 경찰의 손목을 물고 늘어졌다. 사람들은 이 광경에 또다시 아연실색했다. 땅! 하고 총소리가 다시 울렸다. 손목을 물린 경찰은 얼결에 그만 방아쇠를 당겨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매불의 왼쪽 가슴에선 검푸른 피가 마구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얼굴은 아주 평온한 듯 했다. 이윽고 그의 입술이 조금씩 조금씩 움직인 듯 하는 것 같다. 꼭 마치 무엇을 중얼거리듯이,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가는가?          아! 나의 데칼코마니여!   -송화강 2020년 2기 휴먼문학 중  
4    《송화강》2020년 3호 댓글:  조회:804  추천:0  2020-06-15
3    《송화강》2020년 2호 댓글:  조회:618  추천:0  2020-06-15
2    《송화강》2020년 1호 댓글:  조회:587  추천:0  2020-06-15
1    <송화강> 2013.09 루계 274 댓글:  조회:2806  추천:1  2013-10-21
  송화강 2013.09 루계 274 차례 수필 김홍란 옥상의 풍경 리경철 계절병을 앓는 나 박문 앉은뱅이 거지 방순애 삶의 두 번째 안방을 노크하면서 경문(한국) 산중일기 강명자(한국) 섬진강(하동) 김인덕 관용의 저 너머 손광선 달팽이 손애선 어머니의 채마밭 최세만 혈관을 흐르는 "의미" 문학교실 소설이란 무엇인가?(9) 문학논설 리정현 푸른 섬이 건져 올린 하얀 진주 소설 박련순 비상하는 날개 최경매 사랑의 의미 전복선 "썩은"동아줄 주혁 극쟁이 세계 명작가와 작품해설 사랑의 종말 실화문학 김성순 성보와 함께 한 18년 박길호 타향살이 한춘 추모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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