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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끝나지 않는 선률
조글로미디어(ZOGLO) 2010년4월30일 08시11분    조회:27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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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률의 창고-최연숙작곡가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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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시간에 맞춰 초인종을 누르자 최연숙선생 내외분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객실 한켠에 놓인 피아노우로 각종 트로피며 영예증서들이 줄느런히 놓여져 작곡가로 살아온 최연숙선생의 지난 인생을 말해주는듯했다.

먼저 이름으로 인한 에피소드가 많았으리라 생각되여 여쭤봤더니 사모님께서 말주머니를 헤쳤다.

4대를 내려오면서 딸이 귀한 가문이였는데 왜서인지 우로 낳은 딸애들은 하나둘 요절하군 해서 맏아들이 태여나자 아버지는 건강한 딸을 보려는 기원을 담아 끝자를 맑을 숙(淑)자를 쓰게 했단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딸애를 못보았소, 우리 슬하에도 자식은 아들 하나뿐이요.”하면서 사모님이 웃으신다.

선생이 작곡한 노래들이 하나, 둘씩 알려지면서 모두 “어떤 녀자인지 곡을 잘 쓴다이.”하고 궁금해하다가 실제로 만나보고는 깜짝 놀란다고 했다.



최연숙선생은 1934년 조선 함경남도에서 태여나 열두살때 부모님을 따라 연변으로 이주해왔다. 어렸을 때 동네집 벽에 걸려있는 바이올린을 호기심에 만지작거린것이 연이 되여 예술창작의 길을 걷게 되였다고 회억했다.

중학교때는 학교 음악써클에 참가하여 여러가지 악기들을 접했으며 그의 불타는 구지욕에 감동한 선생님들은 아낌없는 가르침을 주었다고 한다.

17살에 참군하여 중국인민지원군 문공단 일원으로 항미원조까지 나갔다 온후 최연숙선생은 그 재능을 인정받아 하북성예술전문학교에 추천받았다. 졸업후 학교에 남아 교편을 잡았다가 고향으로 돌아오라는 부모님의 부름에 연변에 돌아와 주문화처에서 사업하게 되였다. 그후에 최연숙선생은 조직의 수요에 좇아 선후로 연길시창극단, 연길시민간예술단, 룡정시문공단 등 단위에서 연주원, 지휘, 단장 사업을 했으며 문화대혁명이 끝난후 연변인민출판사에 전근되여 《연변음악》잡지 음악편집사업을 하게 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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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숙선생의 처녀작 “탈곡장의 기쁨”은 우연한 기회에 만들어졌다. 1958년, 휴가차 연변에 왔다가“탈곡장의 기쁨”이란 가사를 보게 된 최연숙선생은 내용이 맘에 든 나머지 곡 창작에 몰입했으며 그것이 연변인민출판사 편집들의 눈에 들어 “연변가요집”에 발표되였다. 이에 큰 고무와 신심을 얻은 최연숙선생은 본격적으로 음악창작에 달라붙어 륙속 주옥같은 곡들을 써내기 시작했다. 이미 널리 알려진 “청춘원무곡”, “타향의 달밤”, “진달래고향”, “두만강천리”외에도 400여수가 텔레비죤방송, 라지오전파를 탔으며 성급이상 간행물, TV에 소개된 곡은 무려 450여수에 달한다.

자치주 창립 50돐을 맞으며 창작된 가요 “진달래고향”은 유명한 가수 김만이 불러 중앙TV방송에서도 수차 방송되였고 또한 조선말로도 번역되여 임향숙가수가 불렀다. 현재 이 노래는 진달래축제 그리고 각종 행사가 있을 때마다 널리 애창되고있다.


“해란강반의 웃음소리”는 녀고음가수 진홍(陈虹)이 불러 중앙TV 국제채널에서 방송되였으며 길림성방송노래응모에서 은상을 받아안았다.

리상각시인한테서 “천국”이라는 가사에 곡을 붙여달라는 부탁을 받은 선생은 뛰여난 창의력으로 개성이 뚜렷한 선률을 창작해냈는데 이 노래는 세계학술성과연구원과 중국사회과학인재자원조사연구중심이 공동주최한 연구원학술위원회 전문가평의에서“세계중대학술성과”로 인정받아 국제우수작품상을 수여받았으며 한국 KBS방송에서도 소개되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2009년 “장백산, 내 마음속의 산”이 다시 한번 국제우수작품상을 수여받았다.

또한 최연숙선생의 작품들은 그 진가를 말해주듯 조선족대중들가운데 널리 애창되고있다. “타향의 달밤”만 해도 그렇다. 리상각선생한테서 안충만선생이 쓴 가사 “타향의 달밤”을 넘겨받고 어쩐지 너무 가슴에 와닿는듯한 느낌에 단숨에 곡을 써냈는데 연변TV방송에 매주일가로 선을 보인 “타향의 달밤”은 대번에 인기몰이를 했다. 특히 류학이거나 로무로 멀리 타향에서 외롭게 지내는 사람들에게 “타향의 달밤”은 노래방 18번이라고 한다.

“달이 뜨는 밤이 오면 고향이 그리워서…” 하며 노래방에서 목놓아 부르며 눈물 흘린다고 하니 그 노래가 얼마나 심금을 울렸을지 짐작이 간다.

또 한번은 갑자기 안로인을 잃은 슬픔에서 헤여나오지 못한 박동렬작사가가 슬픈 마음을 담아 가사를 썼는데 최연숙선생은 그분의 슬픔, 외로움을 그대로 선률에 담아냈다. 그 곡이 바로 “둥근달이 떠오르면”이다. 아니나다를가 이 곡 역시 히트를 쳤는데 작사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면 불가능한 일이였을것이다.

“작곡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가사에 대한 리해입니다.”

선생의 손끝에서 그렇게 많은 명곡이 탄생한 원인은 아마도 이것이리라. 가사를 수없이 반복해 음미하고 부르는 사람과 청중의 공명을 일으키겠는가에 중점을 둔다. 뿐만아니다. 한 노래가 무대에 울려퍼질 경우, 어떤 음색, 어떤 무게가 최고의 효과를 낼지 오디오기술까지 감안해서 곡을 쓴다고 하니 명곡이 탄생하지 않을리 없다.

최연숙선생님은 작곡에 있어서 3박자가 맞아야 한다고 한다. 명가사에 명곡이 나오고 곡 편집이 훌륭해야 하며 가수선정이 잘돼야 한다. 실제로 최연숙선생의 노래를 불러 이름을 날린 가수가 한둘이 아니다. 그 일례로 “두만강천리”를 부른 림경진가수와 “타향의 달밤”을 부른 김지협가수이다. 상해음악학원을 갓 졸업하고 독창가수로 무대에 선 경험이 전무한 림경진가수, 한번도 무대에 오르지 못한 김지협가수지만 예리한 안목으로 가능성을 판단하고 자신의 곡을 맡겼기에 오늘날의 명곡이 태여난게 아닐가.

최연숙선생은 조선말가요뿐만아니라 한어가사에도 곡을 붙였는데“압록강 우의의 강(鸭绿江友谊的江)”, “ 할아버지의 동화(爷爷讲的通话)”, “소하가 웃다 (小河笑了)” 등 다수가 우리 나라 영향력있는 음악잡지인 《음악창작》, 《가곡》, 《아동음악》 등에 발표되였다.

《연변음악》잡지 주필로 사업하는 기간에 《연변음악》은 해마다 성급우수도서로 평의되였으며 《연변조선족가요집》, 《정률성을 론함》, 《중국조선족노래집》을 펴내는 등 리론연구와 가요집집필에도 정성을 쏟았다.

최연숙선생의 곡들로 묶어진 작곡집 《청춘원무곡》, 《최연숙작곡집》에 이은 세번째 작곡집 《진달래고향》은 한국정보학술출판사에서 출판되였는데 그속에는 120여수의 가요가 수록되여있다.

최연숙선생은 삼라만상이 고요히 잠든 새벽 3시쯤이면 깨여나 곡을 쓴다고 한다. 현대화한 오디오설비가 아닌 오리지날 휘파람으로 곡을 음미하며 써내려가는데 55년의 창작생애에 그렇게 써낸 곡이 무려 750여수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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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숙선생은 77세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연변인민출판사에서 황혼을 불태우고있다. 중국음악가협회 회원, 연변음악가협회 상무리사, 중국조선족음악연구회 상무리사, 중국조선족아동음악학회 부회장 등 직무를 맡고계시며 《중국음악가사전》, 《중국당대예술계명인록》, 《중화인물사해》, 《중국당대조선족명인사전》등에 소개되였다. 지난 2008년《중국개혁개방 30돐 기념 전국우수예술작품성과전》에 초대되여 유일한 조선족예술인으로 수상의 기쁨을 누린 최연숙선생, 지금도 여기저기서 요청이 쇄도한다고 한다.

“중국개혁개방문예종신성과상”, “2008년 중화예술종신성과상”, “공화국 걸출예술가” 등 벅찬 영예를 받아안고 뿌듯함과 성취감을 누리기도 했지만 가슴 한켠으로는 떨쳐버릴수 없는 근심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현재 예술을 전공한 학생들이 졸업후 전공을 포기하는 등 우리 민족 음악의 미래가 불투명해졌기때문. 글로벌시대의 봇물에 떠밀려 조선족음악이 외면시당하고있는 현재, 최연숙선생은 후계자양성때문에 골머리를 앓고있다고 한다.

이번에 인터뷰에 기꺼이 응하고 지난날의 성과들을 꺼내놓고 자랑 아닌 자랑을 하게 된것도 음악지망생들에게 희망을 주고싶어서라고 한다. 내가 가진 꿈이 현재는 외롭고 보잘것 없을지 몰라도 정성스레 싹틔워서 보살펴주면 언젠간 묵직한 열매들로 주렁질 가을날이 돌아올것이라는 최연숙작곡가, 남은 여열도 아낌없이 오늘도 피아노앞에서 선률의 창고를 열어제낀다.


연변일보     리련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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