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김종주변호사-수고비? 피 값을 어떻게 받습니까!
조글로미디어(ZOGLO) 2009년5월8일 23시28분    조회:1013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수고비? 피 값을 어떻게 받습니까!
이주노동자 인권변호사 김종주

천민자본주의에서 가장 큰 죄는 무전유죄(無錢有罪)다. 반대급부로 가장 큰 혜택은 유전무죄(有錢無罪)다. 중요한 것은 죄를 짓느냐 안 짓느냐가 아니라 전(錢)이 있느냐 없느냐이다.  

만인 앞에 평등하다는 법 정신은 허위이며 법치(法治)에 의해 다스려진다는 국가는 허구이다. 법은 곧 권력과 돈에 의해 다스려지는 하부 단위일 뿐이라는 것을 아는 국민은 다 안다.  

법률전문가? 이들에겐 있는 죄를 없게 하고 없는 죄를 있게 하는 매우 희한한 재주가 있다. 때론 작은 싸움을 부추겨서 큰 싸움판으로 만들기도 하고 싸움이 커지면 적당히 조정하는 흥행사의 능력도 발휘한다.  

이러한 권한은 국가가 부여했으니 합법적이다. 그럼에도 이 세상에서 없어져도 괜찮은 직업을 꼽아보라면 '법률가'를 선뜻 꼽을 생각이었다. 그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자식 잃은 재중동포 노인의 딱한 사연 

김해성(48·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대표) 목사가 운영하는 '중국동포의집' 쉼터에 작달막한 재중동포 노인이 거처하고 있었는데 사연이 참 딱했다.

 전영남(81·중국 길림성) 할아버지의 아들(당시 34세)이 2003년 8월 김포의 한 공장 숙소에서 가스폭발 사고를 당했는데, 사고 당시 근로계약이 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산재처리가 되지 않았다. 아들은 2500만 원의 화상치료비를 남기고 끝내 숨졌는데 악덕사업주는 이미 재산을 빼돌린 상태였다. 김 목사의 도움으로 치료비와 장례는 어렵게나마 해결됐지만 보상 문제는 막막했다. 

이 문제 또한 김종주(37) 변호사가 맡았다. 올해로 5년째 이주노동자 무료법률 상담 및 지원을 하고 있는 그의 헌신적인 노력과 호소에 재판부도 감동하면서 조정이 성사, 마침내 배상금 2600만 원 가량을 받아내면서 5년이란 긴 세월을 잡아먹은 사건이 일단락됐다. 사건을 매듭짓는 과정에서 김 목사가 이런 말을 들려주었다. 

"애초 다른 변호사가 맡았던 사건을 김 변호사가 맡아주었습니다. 김 변호사가 2년 넘도록 수고를 다했는데 그 헌신에 판사도 감동을 했는지 사업주 사위로 하여금 돈을 내놓도록 했습니다. 너무 수고하셔서 얼마라도 받으라고 했더니 '그 돈이 어떤 돈인줄 아는데, 그 피 값을 어떻게 받습니까!'라며 정중히 사양하는데 가슴이 참 먹먹했습니다." 

지난해 7월 김 변호사로부터 보상금을 전달 받은 전씨 할아버지는 눈물을 흘렸다. 그로부터 석 달 뒤인 10월 숨을 거둔 전씨 할아버지, 그가 두 눈을 감고 편안히 떠날 수 있었던 것은 인간은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지키기 위해 애쓴 한 법률전문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가 김해성 목사와 인연을 맺은 것은 사법연수원(34기) 시절이던 2004년이었다. 연수원 실무교육 차원에서 구로구 가리봉동 '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으로 출근했는데 그곳은 자본주의 모순이 집결된 곳이었다. 하루에도 수십 건씩 밀려드는 산재, 임금체불, 폭력, 이혼 등을 보면서 초보 법률가는 충격을 받았다.  

그런데 이들을 돕는 법률전문가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실무교육이 끝났지만 그는 이곳을 떠나지 않았다. 한 번 시작한 일은 책임지고 매듭짓는 성격 탓이기도 하지만 신앙적 양심이 한몫을 했다. 가난한 자와 약자를 업신여기는 '개독교인'이 아닌 예수의 십자가를 믿는 개신교인으로 이주노동자에게 가한 비정한 코리아의 죗값을 대신 짊어지며 살아가고 있다.  

  
김해성 목사(왼쪽 끝)가 입회한 가운데 김종주(가운데) 변호사가 보상금을 전달하려고 하자 전영남 할아버지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조호진
변호사

이주노동자의 '무전유죄' 없는 세상을 향해 

 

그 또한 운동권 학생이 되었다. 89년 전교조 교사 대량해직 사태를 목격한 그는 91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 군대 가기 전인 3학년 1학기까지는 공부보다는 이념서클(목화회, PD계열)에 열중했다. 덕분에 학점은 1~2점대(4.0 만점), 복학한 뒤 '열공'으로 올 A학점을 받으면서 평균 3점 넘게 끌어올렸다.  

그의 인생 계획에 변호사는 없었다. 대학을 졸업한 98년엔 IMF가 닥치면서 노동력을 착취당하기 위해 취직을 시도했지만 만만치 않았다. 마침 사법고시를 공부하는 친구를 보면서 '자유로운 인간과 평등한 세상'을 향한 열망과 사회적 약자를 돕고 싶은 의지를 품고 사법고시에 도전했는데 자본론을 공부할 때처럼 머리에 쏙쏙 들어왔고 헤겔의 이론과 비슷해서 재미있었다. 99년 고시공부를 시작한 지 3년 만인 2002년 11월 사법고시(44회)에 덜컥 합격했다.  

그 또한 전라도 사내이다. 고향 전북 김제 부안면 동진강변 마을 어귀에 사법고시 합격이란 플래카드가 붙었다. 돼지도 잡고 막걸리 통도 푸는 등 동네잔치를 한 것은 당연지사다. 정규 교육을 받은 적 없는 억척 농사꾼 아버지(81)는 막내아들의 사법고시 합격에 울음을 참지 못하셨다. 학생운동 때문에 애를 먹인 7남매의 막내아들이 아버지의 고된 인생 막바지에 춤추게 한 것이다.  

마을 어귀에서 점방을 하며 막내아들을 대학까지 가르친 어머니(77)는 2006년 폐암 3기 진단을 받았다. 당시 의료진은 '많이 사시면 1년 6개월 정도일 것 같다'고 예상했지만 빗나갔다. 모친은 3년째 강한 의지로 암투병중이며 막내아들은 어머니를 한 달에 한 번 서울 큰병원(강남삼성병원)에 모시고 간다. 어머님이 편찮으신 것을 감안해 '가사도우미를 두시라'고 권했더니 '시골에서 웬 가정부냐'고 펄쩍 뛰셨고, 평생 대접을 받았던 아버지가 밥을 지어드리는 등 간호에 지성이다. 

그 또한 10년 연애 끝에 동향인 전주 처녀와 결혼해서 세 딸(7세, 5세, 3세)을 두었는데 여간 예쁘지 않다. 그의 귀가시간은 거의 오후 7시 이내인데 그것은 화사한 꽃들의 유혹 때문이다. 그는 법률 시장의 각종 협잡과 헛수작 따위와 손잡아야 큰돈 쥔다는 유혹은 쉽게 뿌리치지만 아내를 포함, 네 명의 예쁜 꽃들의 유혹에 견디지 못한다.

 

그에게 '고향 전라도는 어떤 의미냐'고 물었다. 

"살아서는 부안이라는 '생거부안'(生居扶安)이란 말처럼 고향 부안은 산, 바다, 강, 들녘이 참 아름답습니다. 어릴 적 갯벌에서 미끄럼 타며 놀다가 조개를 줍기도 했는데 언젠가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비록 서초동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저의 속성은 촌놈인 것 같습니다, 전라도 촌놈! 약자(이주노동자)를 돕는 힘은 전라도의 생명력, 끈기, 저항, 근성 끝내는, 촌놈의 힘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가 꿈꾸는 세상은 고향 동진강물처럼 자유와 평등이 출렁이는 푸른 세상이다. 그는 전관예우 따위의 유전무죄(有錢無罪)를 만들어 낼 재주도 없고, 고액 사건을 수두룩하게 유치할 사기발도 폭탄주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정직과 진정성을 무기로 변론한다. 다만 이주노동자들이 무전유죄(無錢有罪)로 피눈물을 쏟는 것은 두고 볼 수 없기에 발 벗고 나설 뿐이다.   

  
이주노동자에게 법률상담을 해주고 있는 김종주 변호사. 김 변호사는 매주 일요일 '한국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에서 이주노동자들에게 무료법률 상담을 5년째 해오고 있다.
ⓒ 조호진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조선족청년작곡가 박광춘 신미디음악회가 10월 28일 연변TV방송국 스튜디어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박광춘이 최근년간 창작한 새로운 가요와 음악작품들을 신미디음악이라는 새로운 형식에 담아 표현하였다. “세상은 우리것이야”“청춘스타트”“오아시스” 등 17수의 음악으로 구성되였고 열정 사랑 찬미 등 세 부분...
  • 2005-10-31
  • 광복 60주년을 맞아 올해, 덕수궁미술관에서는 8월말부터 특별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보통사람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일제 강점기 중국 땅에서 화가이자, 고고학자, 나아가 혁명가로 활동하다 끝내 해방된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그 곳에 뼈를 묻어버린 한낙연(韓樂然)을 기념하는 ‘광복 60주년 기념 한낙연 특별전...
  • 2005-10-31
  • [원제:할빈시고려회관 안중근의거96주년기념좌담모임 소집] 2005년 10월 27일 10월26일 안중근의사 의거 96주년에 즈음해 할빈시고려회관은 안중근의사 기념좌담모임을 소집했습니다. 회의는 리민 전 흑룡강성정협위원회 부주석이 기증한 ,이란 글발의 휘호족자 두폭을 전달했습니다. 이날 모임에서는 안중근의사의 생애와 ...
  • 2005-10-28
  • 《퉁소마을》인 훈춘시 밀강향에서 태여나 자라 꾸준한 탁마로 중국 문화예술부상인 문화(文華)예술학원상 제2회민족악기연주콩클에서 1등상을 수상한 사람이 있다. 그가 바로 연변대학 예술학원의 최민(25살)이다. 1993년, 훈춘시문화관에서 《퉁소마을》조성을 위해 밀강향에 퉁소 100대를 지원했다. 어려서부터 마을 로인...
  • 2005-10-28
  • 효자효녀라 하면 사람들은 흔히 부모에게 효도하는 성인을 지칭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 15세밖에 안되는 초중생이 학교로부터 '효자상'을 받았다. 그가 바로 상지시조선족중학교 초중 2학년 4반의 류춘길학생이다. 춘길학생은 학습성적도 우수하거니와 학우간에 우애단결하고 학교 각항 제도도 모범적으로 ...
  • 2005-10-27
  • 연형묵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조선 국방공업을 이끌어온 시세다. 함경북도 경원군에서 태여난 연부위원장은 만경대혁명학원 출신으로 체코의 프라하공대를 류학한후 로동당, 정무원(현 내각), 국방위를 오가면서 조선 국방공업과 경제건설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항일빨찌산 유자녀로 김일성 주석의 각별한 신임을 받았던 ...
  • 2005-10-26
  • 1983년. 중국작가협회 길림성 분회 부주석, 상무위원회 위원이던 그는 베이징으로 전근한다. 이어 중국 작가협회에서 발간하는 '민족문학'주필이 된다. 그때만 해도 조선족은 북경에서 거의 볼 수 없었다. 5년 만에 베이징 호적(시민)이 된다. '베이징 시민'은 특혜였다. 조선족으로는 처음 베이징 명예시민이 된 것이다. 등...
  • 2005-10-26
  • [원제:《천리를 말 한필로 달리다》호평속에 다카쿠라켄 장예모같은 아들이 있었으면...] 제18차동경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오른 영화 《천리를 말 한필로 달리다》는 장예모감독과 다카쿠라켄의 합작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개막식에서 이 작품은 세계영화인들과 일본관중들의 열렬한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편의 중국영화...
  • 2005-10-25
  • [원제: 중국조선족항일사 연구하는 만족당사학자-조문기] - 다련래 조선족항일사에 관한 저서, 론문 대량 발표 다년간 신빈현 당사지방사연구판공실 주임직을 담임했던 조문기(만족 57세)씨는중국조선족항일사연구에 조예가 깊어 중국조선족사회는 물론 한국에도 꽤 알려졌다. 조문기씨가 중국조선족항일사에 관심을 가지기...
  • 2005-10-25
  • 중국의 대표적인 음악가인 정률성선생(1914~1976)의 출생지와 관련, 현재 한국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은 한국 광주남구의회 유 순남 의원이 지난 17일 정률성선생의 호적과 화순 능주소학교 제적부, 정률성아버지 정해업씨의 토지소유대장자료 등을 토대로 정률성선생의 출생지가 화순이라고 주장하면...
  • 2005-10-25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