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가뭄끝에 단비가 내린 격이다. 붉은 악마의 이번 후원을 계기로 명실상부한 조선족의 현대적 구단으로 발전시키고 싶다.”
붉은 악마가 지난 5일 그동안 기업후원금 등으로 쌓였던 기부금을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현금 6억원과 7000만원 상당의 현물을 중국의 조선족 옌볜축구단에 지원하겠다고 밝혀 신선한 충격을 줬다. 이 후원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음지에서 노력했던 주역 가운데 한명이 바로 옌볜축구단의 송청운(36) 운영위원장이다. 송 위원장은 스포츠서울 중국통신원을 거쳐 중국 최대 스포츠지인 ‘티탄저우보’ 기자를 지냈고 국내 축구사이트 ‘플라마’에도 고정 칼럼을 기고하는 등 축구기자로 맹활약했으며 고향팀인 옌볜축구단이 자꾸 침체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구단 운영에 뛰어들었다.
-붉은 악마가 조선족 축구단을 지원하기로 한 것을 놓고 국내 축구팬들이 깜짝 놀랐다.
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렸다. 옌볜팀은 이 지역 뿐 아니라 중국에 살고 있는 모든 조선족의 애착심이 담긴 구단이다. 2004년도 세기집단(그룹)과 계약을 끝으로 현재까지 3년간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적은 보수로 임금이 몇달씩 밀리기도 했지만 한번도 돈문제로 말썽이 나거나 승부조작 등의 추문에 휘말리지 않아 ‘깨끗한 구단’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붉은 악마측에 감사한다.
-이번 후원은 어떤 과정을 통해 이뤄졌는가.
붉은 악마측과 1년에 가까운 접촉이 있었다. 붉은 악마가 기부금 1차 사회 환원(지난해 6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해 보육원 유소년 축구꿈나무 지원 사업을 진행한 것을 뜻함) 이후 2차 대상자를 찾다가 우리쪽과 연결이 됐다. 지난 5월에 붉은 악마측이 옌볜을 직접 찾아 실사를 진행했다. 옌볜팀의 경기도 봤고 고훈 감독 등 지역 체육계 사람과 광범위하게 접촉하고 돌아갔다.
-붉은 악마가 옌볜팀의 새로운 스폰서가 되는 격인데.
옌볜은 지난 시절 삼성. 현대자동차 같은 국내 기업들의 지원을 받은 적이 있지만 스폰서에 대해 적절한 배려를 못했던 경험이 있다. 이번에는 다르다. 붉은 악마의 후원을 계기로 구단 전체의 마케팅 가치를 높이는 호기로 이용하겠다. 일단 다음 시즌부터 옌볜구단.붉은 악마.키카 등 3자가 상의해 붉은 악마의 이미지를 나타낼 수 있는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나서게 된다. 지금처럼 주먹구구식의 운영에서 벗어나 기업화된 구단으로 키우겠다.
-앞으로 한국축구계와 교류는.
옌볜 뿐 아니라 중국축구가 한국축구에 배울 것이 많다. 중국과 한국의 축구교류에 옌볜이 중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옌볜구단에서 뛰는 조선족 선수들의 K리그 진출도 적극적으로 타진하겠다.
스포츠서울 옌볜 | 위원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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