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김철(2)- 누런 휴지에 쓴 시
조글로미디어(ZOGLO) 2005년10월19일 09시58분    조회:11738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누런 휴지에 쓴시(詩)-'동틀무렵'

중국동포 시인(詩人)-김철(金哲).

[원제:중국작가협회중앙위원 김철 그는 누구인가] (2)누런 휴지에 쓴 시 그를 지난 7월 중순, 서울의 어느 호텔 커피숍에서 만났다. 짙은 눈썹, 잘 정돈된 외모. '정중도(靜中動)'의 사내였다. '동토(凍土)에서 살아 남은자'의 고뇌가 비쳤다.

"문화혁명은 '자본주의 성향의 세력 타도'였죠. 성장(省長)으로부터 농촌 말단의 생산대장(이장)까지 모조리 끌려가 '사상 검증'을 받았습니다. '장(長)의 수난시대'였죠. 저도, 체포 리스트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죄과가 없으니까, 저의 시를 샅샅이 뒤졌던 겁니다."

유년기, 할머니 등에 업혀 "태향을 따달라 했다'는 표현과 강철 생산을 사실적으로 묘사한'태양을 녹여서 강철이 흘러내린"는, 시의 구절이 문제가 됐다.'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였다.

"저는, 시 구절로 인해, 반동분자가 돼버린 거죠. 저의 집안도 '반동 가정'이 됐고요. 아내가 근무하던, 우편국 검사과의 벽에는, '잡귀신의 아내 방채봉을 축출하자'는 대자보가 걸렸고요. 해마다 모법으로 칭송 받던 아내가, 졸지에 반동분자 의 아내로 전락한 겁니다."

그의 큰아들 '훈'도 '반동의 자식'으로 몰렸다. '훈'도 소년선봉대 대대장이었다. 현실은 과거를 무참히 난도질했다. 이 언저리. 그를 따르던 젊은 문학도가 그의 집을 찾았다. 반동분자를 찾아 온 것만도 대단한 용기였다.

"집에 있는 책을 없애십시오."

자식처럼 아꼈던 책들은 태웠다. '최서해 선집', 막심 고리끼의 '어머니'등이 한줌의 재가 돼버렸다.

그 며칠 후 홍위병들이 그의 집에 몰려왔다.

"책장이 왜 이리 비었어?"

"돈이 없어 책을 못 샀소."

"뭐, 거짓말 마. 네가 원고료도 제일 많이 받고 부자라던데."

열 몇 살짜리, 홍위병들이 그에게 거침없이 반말을 해댔다.

"이 건 뭐야?"

어느 홍위병이 솔로호프의 '고요한 돈갈'을 꺼내 들고 묻는다. "거기 써 있지 않소?"

"'고요한 돈강'이라. 그렇지, 고요하다는게 뭐야. 혁명을 하는 데 조용할 수가 있나? 이건 틀림없이 수정주의야."

"수정주의가 아니라.."

"잔말 마. 수정주의라면 주정주의지. 고요하거나 아름다운 것, 꽃이나 향기 나는것은 모두 수정주의야."

그들이 난장질을 끝내고 돌아 간 뒤, 그는 나머지 책도 몽땅 꺼내 리어카에 실어다 페지 수집상에게 넘겨 버렸다. 그는 뒤에 잠깐 문화대혁명의 피해자로 취급됐다. 그러나 한 달이 채 못돼 그는 다시 '조선 특무''외국 내통''국제간첩'이란 죄명으로 특별심사를 받는다. 수갑을 찬 채 지프에 실려 공안국으로 갔다. 감방에 던져졌다. 철창밖엔 까마귀 한 마리가 울며 지나갔다. 날마다 반동죄악 사실을 써내가 했다. 쓸 게 없었다. 감방에선 똥통에 대소변을 보게 했다. 다음날 그 걸 들고 나가 공동변소에 버리게 했다.

손바닥만한 누런 휴지가 주어졌다. 그는 그걸 절반으로 찢어 거기다 깨알같은 글씨를 박아 썼다. 그 종이 쪽지는 옷섶이나 이불 귀퉁이에 숨겼다. 그러던 어느 날. 감방 검사 때 그것이 발각돼 죽지 않을 만큼 얻어맞았다. '누런 종이 반쪽에 깨알같이 박은'게 첫 장편 서사시 '동틀무렵'이다. 연변일대에서 투쟁하던 반일 투사의 얘기다. 1978년에야 출간됐다. 너무 억울하고 괴로워 볓 번인가 자살하려 했다. 이불보를 찢어 밧줄을 만들어 유리항에 목을 매려했지만 이도 여의치 않았다. 마음을 돌려 먹었다.

"자살하면 모든 죄를 뒤집어쓴다는 데 생각이 미쳤죠. 변절자로 취급돼 한평생 누명을 벗을 수도 없고요. 살아 남기로 작심했던 겁니다."

(계속) OKTIMES 2005년 9월호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러시아내 유일 한민족학교 엄 넬리 교장 러시아 내 유일한 한민족 교육을 위한 정규 러시아학교인 `1086 한민족학교' 교장 엄 넬리 씨 ⑧러시아내 유일 한민족학교 엄 넬리 교장 (모스크바=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러시아 내 유일한 한민족 교육을 위한 정규 러시아학교인 `1086 한민족학교'. 이 학교는 러시아 학부모들이...
  • 2005-11-25
  • 거리의 화가 어느 날 그는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 리옹의 주택가에서 인상적인 집을 찾아내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이 완성될 즈음 주변을 산책하던 한 프랑스인이 걸음을 멈추고 그의 그림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동양인을 별로 볼 수 없는 리옹에서 그것도 날랜 솜씨로 그림을 그리는 동양인이 꽤나 신기했던 모양...
  • 2005-11-25
  • [원제:북한에 최초 합영회사 세운 천용수 코스트 그룹 회장] “프락치 몰리고, 400만달러 날렸어도 13년 대북사업은 무형의 흑자” 북한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마그네사이트 광산이 있다. 광산을 답사하던 때, 북한 직원들과 호주 출신의 광산 전문가와 함께 찍은 사진. “천용수는 안기부 프락치” 13년에 걸친 천 회장의 ...
  • 2005-11-24
  • 전(全)러시아 고려인연합회 조 바실리 회장 2003년 5월 러시아 내 고려인 지역 대표들이 만장일치로 추대해 전(全)러시아 고려인연합회 회장에 재선임된 조 바실리 씨 ⑦전(全)러시아 고려인연합회 조 바실리 회장 "고려인은 정직하고 예절도 바르다. 교육수준 또한 높아 러시아 120개 소수민족 중 가장 우수하다." 2003년...
  • 2005-11-24
  • 포기도, 실망도 없다 그는 숱한 고민 끝에 외국에서 체계적으로 그림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상부에 밝혔다. 상부에서는 쉽게 한낙연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그것은 목숨 걸고 당의 활동비를 되찾아온 그에 대한 상부의 보답이었다. 한낙연이 상하이를 뜰 무렵, 또 한 사람의 화가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
  • 2005-11-24
  • 황우석 교수의 논문을 게재했던 미국 학술지 사이언스는 황 교수에게 논란을 빚고 있는 연구용 난자의 취득 과정에 대해 해명을 요청했다고 22일 밝혔다. 사이언스를 발간하는 미국과학진흥협회의 징거 핀홀스터 대변인은 22일 이같이 밝히며 난자 취득과 관련한 논란이 황 교수의 연구 성과에 의문을 제기한다는 증거는 없...
  • 2005-11-23
  • 이번주부터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 카시오오픈(총상금 1억4천만엔)에서 성(性) 대결을 벌이는 재미교포 미셸 위(16.위성미)의 ’경제효과’가 최대 20억엔에 달할 전망이라고 산케이(産經)신문이 23일 보도했다. 경기장인 구로시오골프장이 위치한 고치(高知)현 관광컨벤션협회는 미셸 위가 예선을 통과할 경우 고치현의 ...
  • 2005-11-23
  • 메르켈은 동부독일 출신의 녀성 정치인이라는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 옛 서독에 뿌리를 두고있는 카톨릭계 남성 위주의 보수정당 기민당에서 당수를 거쳐 정치입문 15년만에 총리후보에 올랐다. 련정협상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련정구성에 성공하여 그녀는 2차대전 이후 최년소 독일총리에 최초의 녀성총리로 되였다. 메르켈...
  • 2005-11-23
  • 독일의회에서는 22일 그리니치시간으로 10시(북경시간으로 오후 6시)에 정식으로 메르켈을 독일의 첫 녀성총리로 선거하였다. 독일의회대변인은 메르켈은 독일하의원 614표중 397표로 쉽게 다수표를 얻었다. 그녀는 독일 2차전쟁후 제8대총리이며 첫 동독지구의 인사로서 총리로 당선된것이다. 메르켈은 북경시간으로 9시에...
  • 2005-11-23
  • [원제: 남의 자식을 친자식처럼] 화룡직업고중 황인국교원의 지극정성 성스러운 교직에 발을 들여놓은지 어언 25년, 하체가 불편한 몸이지만 학새들을 위해 쏟아부은 화룡직업고중 황인국교원(46살)의 애틋한 학생사랑은 친자식을 초과할 정도로 자극정성이다. 얼마전 우리가 고마운 사람들의 제보로 그와 련락이 닿고 한일...
  • 2005-11-23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