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요즘 101세를 일기로 지난 17일 세상을 떠난 원로 문학가 바진(巴金) 중국작가협회 회장에 대한 추모 열기가 가득하다. 그가 오랫동안 살았고 숨을 거둔 상하이를 비롯해 그가 설립을 주도했던 현대문학관이 있는 베이징, 1904년 그가 태어난 쓰촨성 청두 등에서 추도 행사가 한창이다.
중국 신문들은 엄청난 지면을 할애해 ‘큰 별이 떨어졌다(巨星隕落)’며 추모 기사를 싣고 있다. 베이징 일간지인 신경보는 19일자에서 6개면에 걸쳐 관련 기사를 게재했다.
바진은 ‘집’ 등 구시대 대갓집의 갈등을 그린 작품으로 노벨 문학상 후보에 여러차례 올랐을 정도로 중국을 대표하는 소설가다.
그는 문화혁명(1966~76년) 당시 무정부주의적 성향 때문에 엄청난 핍박을 받으면서도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자신의 용기 없음을 78년 참회록 성격으로 집필한 ‘수상록’을 통해 자책했다. 그는 “거짓말이 횡행할 때 나는 ‘아니다’라고 말할 용기가 없었다”며 “우리 모두 거짓말이 아닌 진실된 말을 하자”고 호소해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바진만이 아니다. 지난 6월30일, 원로 서예가인 치궁(啓功)이 9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중국 언론은 “국학(國學)의 대가가 떠났다”며 1면 머리기사로 부음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치궁은 청나라 황족의 후손으로 70여년 동안 베이징사범대학 등에서 후진을 양성하는 한편 고전 문학 해석과 고 예술품 감정에서 독보적인 전문가였다. 그는 청빈을 몸소 실천한 예술가로 후학과 국민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다. 존경할 만한 원로가 있고, 그들의 죽음에 각별한 예의와 존경을 다하는 추모 열기에 새삼 그들의 저력을 보는 듯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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