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실크로드에묻힌 조선족화가 한낙연1
조글로미디어(ZOGLO) 2005년10월31일 08시16분    조회:1234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광복 60주년을 맞아 올해, 덕수궁미술관에서는 8월말부터 특별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보통사람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일제 강점기 중국 땅에서 화가이자, 고고학자, 나아가 혁명가로 활동하다 끝내 해방된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그 곳에 뼈를 묻어버린 한낙연(韓樂然)을 기념하는 ‘광복 60주년 기념 한낙연 특별전’이 그것이다.

그는 일제의 폭압을 피해 화폭속으로 현실도피한 대부분의 당시 화가들과 달리 붓으로 일제에 저항한, 그리 흔치 않은 사람이다. 하지만 광복이 된지 반세기가 넘도록 그는 우리에게 잊힌 존재였다. 일제와 맞서 싸우기 위해 중국공산당에서 활동한 그의 이력 때문에 남과 북 어디서도 받아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광복 전 중국대륙에서 활동하던 ‘연안파’가 광복 후 남북 양쪽에서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것이나 비슷한 이유다.

조국의 광복을 그토록 원했으면서도 광복 조국의 땅을 밟아보지 못한 한낙연, 그의 분신이나 마찬가지인 그의 그림조차 그의 사후 반세기가 흐른 다음에야 비로소 조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는 것은 아직도 이 땅이 입은 분단의 상처가 완전히 치유되지 못한 탓이다.

반세기만의 귀향

미술에 문외한인 필자가 한낙연의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은 중국과 수교이후 실크로드의 길목에 있는 둔황(敦煌)을 발빠르게 다녀온 사람들에게서이다.

“둔황 석굴 어딘가에 한낙연이란 조선족화가가 남긴 글이 있대. 그 사람은 국공내전시기 아무도 관심 갖지 않던 둔황벽화를 발굴한 공적을 중국정부로부터 인정을 받아 지금도 둔황벽화 모사에 대해서는 그 사람의 명성을 따라올이가 별로 없는가봐. ”

그들도 한낙연에 대해 잘 알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둔황 어디선가 주어들은 이야기를 그 때만 하더라도 중국대륙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필자에게 그들은 역사의 현장인 실크로드를 제 발로 걸어본 여행의 흥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자랑삼아 얘기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약간은 과장된 듯한 그들의 여행담도중에 나온 둔황석굴이야기는 그 후 내게 한낙연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시발점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술자리에서 주고받은 이야기는 술이 깨고 나면 대개 잊히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시테크니 뭐니 해가면서 노동 강도가 점점 높아가는 현대인의 생활에서 자신의 현실적 이익과 별 관련이 없는 대상에 관심을 오래 둘 여유는 별로 없었다.

다만 그들이 말한 것처럼 환한 보름달빛아래에서 모래사막을 거닐고 싶은 꿈만은 버리지 못하고 고이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지금도 한번 가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은, 중국에서도 오지 중 오지인 그곳에서 1940년대 중반부터 고대석굴의 벽화발굴을 주도했다는 그가 누구인지 불현듯 궁금해졌다.

하지만 그를 찾아가는 작업은 생각마냥 쉽지는 않았다. 중국에서 활동한 한인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연구는 제법 진행되고 있었지만 임시정부나 김산(金山)을 비롯한 몇몇 특별한 인물에 국한됐을 뿐, 특히 미술이나 음악 같은 예술분야에서 활동한 인물에 대한 연구는 황무지나 마찬가지였다.

더욱이 자료부족이라는 현실적 장애에 부딪혀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그 시간이 오래 지속되면서 누구의 지원도 받을 수 없는 상태에서 혼자 힘으로 이미 수십년의 세월 저 너머로 사라져버린 그의 흔적을 찾는 작업은 힘에 부쳤다. 그가 삶의 마지막을 보냈다는 둔황을 꼭 한번 가보고 싶었지만 그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무렵은 먹고 살기에도 빠듯했던 까닭이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않는 것이 차라리 속이라도 편한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고 지내던 차에 잊고 있던 그가 다시 다가왔다.

지난해 추석 무렵 베이징에서 중앙당학교 철학과에 재직 중인 최용수 교수를 찾아본 적이 있다. 물론 그때의 취재대상은 한낙연이 아니라 중국에서 활동했던 다른 조선인 독립가였다. 인터뷰도중에 우연히 한낙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최 교수는 그에 대해서 내가 모르고 있던 사실을 전해주었다.

“우리는 지금 그를 단순히 화가라고만 알고 있는데, 사실 한낙연은 현실을 떠나 그림만 그리던 화가가 아니었습니다. 3.1운동과 임시정부에도 참여하고, 더 나아가 국민당과 공산당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항일전을 수행한 경력에서 알 수 있듯이 붓으로 새로운 세상을 그려보자고 했던 혁명가라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겁니다.” (계속) 글쓴이 이종한

[*신동아] 통권554호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광동지역 모바일 부품 선두주자 [심수 할루야전자 올들어 매출 실적 1억 2000만달러] 조선족 기업인 남화섭 총재(42세)가 이끄는 심수 할루야전자유한공사는 중국 최고의 모바일 부품 판매, 개발회사로의 비전을 꿈꾸며 이 분야에서 광동지역의 선두주자로 달리고 있다. 고신기술 분야의 부품 수출입 무역이 주업인 이 회사...
  • 2005-09-07
  • [정의의 부를 위한 사업] —한국 '731부대죄증'연구소 소장 허유선생 인터뷰 '저가 중국에 오기전까지만 해도 731부대에 대한 료해는 교과서나 영화를 통해 약간 아는 정도였습니다. 1990년도 사업차로 중국에 왔다가 중국의 731죄증진렬관을 참관하게 되였는데 그때 일제침략군의 잔인무도한 폭행에 격분을 금치 못했...
  • 2005-09-06
  • 중국 문단에서 어색한 세대로 불리우는‘70후’ (70년대 생을 말함) 작가들은 상하 두 세대를 이어주는 군체로서 4년전부터 ‘미녀작가’로 불리는 작가들이 많이 배출되였을뿐 실력파들로 불리우는 작가는 없었다. 그러나 ‘70후’작가군체에 ‘미녀작가’만 있는것이 아니라 실력파도 없지 않았으며 ‘미녀작가’속에서도...
  • 2005-09-06
  • 중국에서 한국어교육의 대표인물로 불리우는 강신도 교수 안녕하십니까? 이 시간에는 "중국에서 한국어교육의 대표인물로 불리우는 강신도 교수"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중국과 이웃한 한반도는 예로부터 중국과의 내왕이 밀접했습니다. 그만큼 한국어의 위치도 두드러집니다. 일찌기 공화국이 창립되기 전인 1940년대에 이미...
  • 2005-09-05
  • 베이징 희리양광과학기술발전유한회사 한국부 엄춘연과의 인터뷰 기자(이하는 기로 약칭함) 엄춘연(이하는 엄으로 약칭함) 기: 안녕하십니까? 엄: 안녕하십니까? 기: 바쁘신 시간을 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우선 본인소개와 회사소개 부탁드립니다. 엄: 저의 회사는 베이징시 희리양광과학기술발전유한 회사라고 하는데...
  • 2005-09-05
  • 기: 오늘의 문화현장에서는 연변텔레비죤방송국 문예부 부장으로 다년간 활약하면서 많은 텔레비죤문예프로를 제작하셨고 또한 많은 훌륭한 음악작품을 창작하신 고창모선생님과 이야기를 자리를 함께 했다. 음악에 뜻을 두게 될 때는 언제부터였는지? 고: 집의 부친이 바이올린을 켰고 삼촌이 첼로를 켰다. 어렸을 때부터 ...
  • 2005-09-05
  • 베이징희리양광과학기술발전유한회사 김영 지배인과의 인터뷰 [img count='1' width='350' img] 사회자: 개혁개방 20여년간 중국은 전통산업의 양적 팽창에 힘입어 눈부신 경제성장을 지속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국경을 초월하는 인터넷 산업에 대해 아주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IT산업의 육성을 21세기초 국가의 중점산업 발...
  • 2005-09-01
  • 중앙민족대학 김명숙 선생님과의 인터뷰 기자:(이하는 전부 기로 약칭함) 김명숙(이하는 전부 명으로 약칭함) 기: 올해 7월이면 학생들이 졸업이잖아요. 현재 반급의 32명 학생들의 취직 방향은 어느정도 실현돼 가고 있습니까? 명: 취직은 학생들이 아직 자기가 취직한 자리를 공개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이제 한두달 정도...
  • 2005-09-01
  • 중국기업문화촉진회 조선족연의회 김정섭 부회장과의 인터뷰 (기자)안녕하십니까? (사장) 안녕하십니까? (기자) 녜, 오늘 이렇게 바쁘신 시간을 내주시고 방송국까지 찾으시여 감사합니다. 백마강음식점 하면은 베이징에서 참 오래됐다는 인사을 받게 되는데요, 최초 영업을 시작한지는 언제지요? (사장) 백마강음식점은 19...
  • 2005-09-01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