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실크로드에묻힌 조선족화가 한낙연1
조글로미디어(ZOGLO) 2005년10월31일 08시16분    조회:12456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광복 60주년을 맞아 올해, 덕수궁미술관에서는 8월말부터 특별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보통사람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일제 강점기 중국 땅에서 화가이자, 고고학자, 나아가 혁명가로 활동하다 끝내 해방된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그 곳에 뼈를 묻어버린 한낙연(韓樂然)을 기념하는 ‘광복 60주년 기념 한낙연 특별전’이 그것이다.

그는 일제의 폭압을 피해 화폭속으로 현실도피한 대부분의 당시 화가들과 달리 붓으로 일제에 저항한, 그리 흔치 않은 사람이다. 하지만 광복이 된지 반세기가 넘도록 그는 우리에게 잊힌 존재였다. 일제와 맞서 싸우기 위해 중국공산당에서 활동한 그의 이력 때문에 남과 북 어디서도 받아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광복 전 중국대륙에서 활동하던 ‘연안파’가 광복 후 남북 양쪽에서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것이나 비슷한 이유다.

조국의 광복을 그토록 원했으면서도 광복 조국의 땅을 밟아보지 못한 한낙연, 그의 분신이나 마찬가지인 그의 그림조차 그의 사후 반세기가 흐른 다음에야 비로소 조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는 것은 아직도 이 땅이 입은 분단의 상처가 완전히 치유되지 못한 탓이다.

반세기만의 귀향

미술에 문외한인 필자가 한낙연의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은 중국과 수교이후 실크로드의 길목에 있는 둔황(敦煌)을 발빠르게 다녀온 사람들에게서이다.

“둔황 석굴 어딘가에 한낙연이란 조선족화가가 남긴 글이 있대. 그 사람은 국공내전시기 아무도 관심 갖지 않던 둔황벽화를 발굴한 공적을 중국정부로부터 인정을 받아 지금도 둔황벽화 모사에 대해서는 그 사람의 명성을 따라올이가 별로 없는가봐. ”

그들도 한낙연에 대해 잘 알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둔황 어디선가 주어들은 이야기를 그 때만 하더라도 중국대륙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필자에게 그들은 역사의 현장인 실크로드를 제 발로 걸어본 여행의 흥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자랑삼아 얘기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약간은 과장된 듯한 그들의 여행담도중에 나온 둔황석굴이야기는 그 후 내게 한낙연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시발점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술자리에서 주고받은 이야기는 술이 깨고 나면 대개 잊히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시테크니 뭐니 해가면서 노동 강도가 점점 높아가는 현대인의 생활에서 자신의 현실적 이익과 별 관련이 없는 대상에 관심을 오래 둘 여유는 별로 없었다.

다만 그들이 말한 것처럼 환한 보름달빛아래에서 모래사막을 거닐고 싶은 꿈만은 버리지 못하고 고이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지금도 한번 가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은, 중국에서도 오지 중 오지인 그곳에서 1940년대 중반부터 고대석굴의 벽화발굴을 주도했다는 그가 누구인지 불현듯 궁금해졌다.

하지만 그를 찾아가는 작업은 생각마냥 쉽지는 않았다. 중국에서 활동한 한인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연구는 제법 진행되고 있었지만 임시정부나 김산(金山)을 비롯한 몇몇 특별한 인물에 국한됐을 뿐, 특히 미술이나 음악 같은 예술분야에서 활동한 인물에 대한 연구는 황무지나 마찬가지였다.

더욱이 자료부족이라는 현실적 장애에 부딪혀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그 시간이 오래 지속되면서 누구의 지원도 받을 수 없는 상태에서 혼자 힘으로 이미 수십년의 세월 저 너머로 사라져버린 그의 흔적을 찾는 작업은 힘에 부쳤다. 그가 삶의 마지막을 보냈다는 둔황을 꼭 한번 가보고 싶었지만 그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무렵은 먹고 살기에도 빠듯했던 까닭이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않는 것이 차라리 속이라도 편한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고 지내던 차에 잊고 있던 그가 다시 다가왔다.

지난해 추석 무렵 베이징에서 중앙당학교 철학과에 재직 중인 최용수 교수를 찾아본 적이 있다. 물론 그때의 취재대상은 한낙연이 아니라 중국에서 활동했던 다른 조선인 독립가였다. 인터뷰도중에 우연히 한낙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최 교수는 그에 대해서 내가 모르고 있던 사실을 전해주었다.

“우리는 지금 그를 단순히 화가라고만 알고 있는데, 사실 한낙연은 현실을 떠나 그림만 그리던 화가가 아니었습니다. 3.1운동과 임시정부에도 참여하고, 더 나아가 국민당과 공산당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항일전을 수행한 경력에서 알 수 있듯이 붓으로 새로운 세상을 그려보자고 했던 혁명가라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겁니다.” (계속) 글쓴이 이종한

[*신동아] 통권554호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孫文 만난 뒤 중국공산당 입당 사해에 도착한 그는 프랑스조계지에 있던 임시정부를 찾아갔다. 하지만 당시 임시정부는 재정형편이 취약해 그의 생계를 해결해 줄 수 없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그는 당시 조선인들이 주로 취직하던 전차회사의 차장노릇을 하면서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이때 그는 어릴 때 잠시 접어두었...
  • 2005-11-04
  • [원제:동포 1.5세 여성 미 해군 부대장 `우뚝'''' ] 미군 태평양함대 사령부의 인사지원부대(PSA)장이 동포 1.5세 이연미(40. 미국명 앤리 쿠베라) 중령인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30일 미주중앙일보에 따르면 5세 때 가족과 함께 미국에 이민한 이 중령은 뉴저 지에서 중.고교를 마친 뒤 버지니아대 국제관계학을...
  • 2005-11-04
  • 조국독립을 위해 고향을 떠나다 1898년 중국용정에서 태어난 한낙언은 어릴 적부터 남다르게 그림에 재간이 있었다. 하지만 먹고 살기 위해 유민이 되어 조국을 떠난 가난한 조선인가정에서 태어난 그가 체계적인 그림공부를 할 기회를 갖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이었을 것이다. 그가 아홉 살 되던 해에 부친이 병으로 돌아가...
  • 2005-11-03
  • 본사소식(윤선일)" 최근 단동출입경 검험검역국에서 료해한데 따르면 10월에 들어서면서 단동랑두항구로 무연탄을 싣고 입항하는 조선 화물선이 부쩍 늘고 있다. 해당인사의 소개에 의하면 10월부터 겨울 난방기에 들어서고 국내 화력발전소에서 대량의 석탄을 수요로 하며 질 좋은 조선의 무연탄이 중국에서 각광을 받으면...
  • 2005-11-02
  • 흑룡강동원상업무역유한회사 —망규동원화원주점 개업 선언 본사소식( 기자 최계철) 조선족청년기업가 박광종(39세)이 이끄는 흑룡강동원(同源)상업무역유한회사는 상업,무역, 부동산업을 병진시켜 창업 12년만에 총자산 1억 2000만원에 7개 자회사를 둔 그룹으로 급부상했다. 이 회사 산하 흑룡강 망규화원주점이 10월...
  • 2005-11-02
  • 1947년 비행기 추락사고 국공내전이 한창이던 1947년 7월 30일, 실크로드에 세워진 도시 우루무치를 떠나 란저우로 향하던 국민당소속 257호 비행기가 자위관상공에서 악천후를 만나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광활한 중국대륙의 오지에서 일어난 추락 사고는 자칫 긴박한 내전 상황 속에서 중국인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영...
  • 2005-11-02
  • 클린턴과 골프 친 뒤 성금 50만불 쾌척 '1,000만달러의 소녀' 미셸 위(위성미)가 지난 31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서던하일랜즈골프클럽에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골프 회동을 가졌다. 미셸 위와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이 날 골프 만남은 프로 전향 때 발표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자 돕기 성금 5...
  • 2005-11-02
  • 붓으로 새로운 세상을 굼꾸다 총이 아닌 붓으로 새로운 세상을 그려보자고 했다는 한낙연. 최용수교수도 한낙연이 중국에 알려진 것에 비해 정작 조국인 한국에서는 그를 너무나도 모르고 있다면서 안타까워했다. 하긴 그런 인물이 어디 한둘이랴. 널리 알려진 스타에만 초점을 맞추는 세상 탓을 하고 싶지도 않았다. 아무도...
  • 2005-11-01
  • [원제:홍광정신 실천으로 조선족 명예 찾겠다 ]  “한국정부에 리홍광장군의 명예회복을 수차례 요구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반응이 없다.”  지린성 반석시 홍광중 교장을 역임한 이주산(李柱山·72)선생은 오랫동안 항일운동가 리홍광장군을 연구해온 인물. 아마도 중국 동북지방에서 그 만큼 리홍광장군에 대해 잘 알...
  • 2005-10-31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