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조정래, 소설가 를 만나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06년3월6일 08시47분    조회:8692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원제: 소설가 조정래를 만나다]

“지난 20년간 술·담배도 안하고 면벽, 참선하듯 소설만 썼습니다. 그러나 대하소설 쓸 때도 다른 소설을 구상해왔습니다.” 오랜만에 인터뷰에 응한 소설가 조정래씨는 주말인데도 넥타이와 양복차림이 엄격했고, 얼굴엔 생기가 넘쳤다. 그는 신작장편 ‘인간연습’을 발표하면서 “새 이정표를 세운다”고 말했다.

―무엇을 쓸 것인가? “남북 분단을 다룬 문학은 계간 ‘실천문학’에 발표한 장편 ‘인간연습’으로 끝이다. 5월에는 단행본이 나온다. 앞으로 2~3년간 500~600장 분량의 장편소설들을 쓸 생각이다. 4~5편 정도 구상하고 있다. 강대국의 횡포, 종교와 인간 존재, 예술가의 내면, 손주들을 위한 동화 등 여러 주제로 쓸 생각이다. 75세까지 12년간 더 쓰겠다.”

―대하소설은 왜 안 쓰나? “‘태백산맥’과 ‘한강’, ‘아리랑’의 원고지를 쌓으면 5m50이다. ‘태백산맥’은 고통을 몰라서 썼다. 그러나 원고지 1만5000장의 첫 장을 쓰고 나서 느끼는 암담함이 갈수록 커졌다. 어느 독자가 ‘한강’ 이후도 써달라고 했다. 나는 “젊은 작가들이 해야 할 일”이라며 사양했다.” ―‘인간연습’은 무엇을 담으려 했나? “장기수 출신인 주인공은 소련의 몰락과 굶주리는 북한을 보며 “헛살았다”며 괴로워한다. 그는 고아원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것으로 새 위안을 찾는다. 내 분단 문학의 흔치 않은 해피엔딩이다.”

―왜 그런 결말을? “자본주의가 완전한가? 북 체제도 마찬가지다. 전향 장기수의 실망은 그 쪽에도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불완전한 인간은 완벽한 이데올로기를 만들 수 없다. 그 실패를 통해 인간은 겸손을 배워야 한다.” ―작가 본인의 이데올로기가 편향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오해다. 나는 사회주의를 찬양한 적이 없다. 반공을 앞세워 마치 공산주의자를 악마나 흡혈귀처럼, 인간이 아닌 것처럼 그린 것에 이의를 제기했을 뿐이다.” ―왜 고발 당했다고 생각하나?

“나를 가두고 책을 판금하고 싶었겠지. 사명에 투철한 작가일수록 정권과 불화할 수밖에 없다. 남한이나 북한 정부, 둘 다 사실을 사실대로 이야기하는 것을 막아왔지 않나? 1994년 ‘태백산맥’의 이적성 문제로 검찰이 내게 해명을 요구한 것은 200건 정도다. ‘재판도 없이 토벌대장의 목을 쳤다’는 부분이 한 예다. 국회기록으로 남아 있는 엄연한 사실이어서 문제 없었다. 무죄소명을 위해 사용한 자료는 내년 4월 전남 벌교에 문을 여는 ‘태백산맥 문학관’에 소장할 것이다.”

―분단을 중심으로 한 문학으로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까? “주면 마다할 이유야 있겠나? 내 소설은 우리민족이 겪은 비극을 다루고 있지만, 크게는 인류의 공동선을 추구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열린 한국 작가와의 만남 때 독일 참석자들이 “같은 분단국가지만 독일에서는 분단문학이 팔리지 않는다”고 지적하더라. 나는 “너희는 내전을 겪지 않았지만, 우리는 전쟁했고, 상처를 주고 받았고, 치유하고 싶어한다”고 말해줬다. 조선일보도 우리 문학의 국제적 교류에 힘써야 한다.”

―대하소설 세 편에 한국의 20세기를 담았다. 21세기 전망은 어떻게 보나?

“전쟁 겪고 우리처럼 발전한 나라 있나? 돈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 존경 받도록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하고, 양극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희망이 크다.” ―시민단체 임원으로 과거사 문제에도 적극적이던데. “조사 대상 대부분이 죽었다. 처단하려고 과거사 조명하자는 것이 아니란 얘기다. 그러나 기록은 해야 한다. 밝힐 것은 밝히고 넘어갈 수 있을 만큼 우리 사회는 민주적으로 성숙했다. 조선일보도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조선일보는 ‘조선일보 80년 사사(社史)’에서 이미 공과를 밝혔다. “그런데 왜 친일규명을 반대하는 것처럼 비쳐질까? 그렇게 비쳐지는 것이 이롭지는 않을 것이다.” ―통일 전망도 낙관하는가? “우리는 이미 절반쯤 통일한 상태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상상이나 해봤나? 서서히 해나가면 된다.”

“손으로 쓰며 사색… 컴퓨터·휴대전화 사절” 조정래의 글쓰기 조정래씨에게는 2개의 문명의 이기(利器)가 없다. 컴퓨터와 핸드폰. 소설 쓰는데 방해되기 때문이다. “손으로 한 자 한 자 쓰면 머리가 아닌 손으로 사색하는 것 같아요.” 그는 손으로 쓰는 질감을 즐긴다. 문장 하나 쓰려고 한 나절 고민할 때도 컴퓨터는 쓸모가 없다고 생각한다. 휴대전화도 자유를 구속당하는 것 같아 사절이다.

세상과 담을 쌓은 것은 아니다. 대하 소설 ‘한강’과 ‘아리랑’을 쓸 때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다. 기억에 남는 것은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취재. “사우디가 기자와 작가 입국을 원천 봉쇄했어요. 사우디 대사를 세 번 만났고, 오일 달러로 한국이 도움 받은 얘기 쓰겠다고 했죠.” 훗날 ‘한강’이 나온 뒤 그는 소설을 사우디 대사관에 보냈다. “감사하다”는 인사도 받았다.

조씨는 얼마전 ‘족쇄’ 하나를 벗었다. 그는 1994년 4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아들 이인수씨와 대한파월유공전우회 등 8개 단체로부터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고발당했는데, 이 사건은 지난해 4월 검찰이 최종 무혐의 처분을 내림에 따라 11년 만에 마무리됐다.

[조선일보 김태훈기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연길에 이런 심의(心医)가 있다 조선조 세조가 즉위 9년 12월에 직접 집필한 《의약론》에서는 의사를 심(心), 식(食), 약(药), 혼(混), 광(狂), 망(莽), 허(虛), 살의(薩医)  등 여덟 부류로 설명했다. 4월 16일, 필자는 친구(의사)가 약의(药医)라며 소개하는 중풍치료연구소 김설희소...
  • 2008-04-29
  • ㅡ조선족대학생 리향매 업계의 눈길 모았다  지난 3월 27일에 있은 상해국제복장축제 복장설계콩클에서 조선족녀대학생 리향매의 작품 “카나스”가 종합금상(대상)을 따내 업계의 눈길을 모았다. 어려서부터 복장설계에 남다른 흥취를 가지고있었던 정주 화동중원공학원 3학년 학생 리향매는 길림시출생으...
  • 2008-04-25
  • 젊은 기업 정직한 기업으로 부상저렴한 가격으로 신속하고 안전하게 운송요즘 많은 젊은이들이 외국행을 택하고 있을 때 연길시 이용 사장은 자신이 선택한 택배 일을 하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연변TV방송국 2층에 자리잡고 있는 '비트택배'는 이른 아침임에도 화물 분리작업이 한창이다. 직원들 틈에서 바쁘게 움직이...
  • 2008-04-24
  • 화룡시 복동진의 박명자녀성은 한국에 나가 돈을 벌어온후 여느 사람들처럼 도시에 들어가 안일한 생활을 추구한것이 아니라 고향에서 창업하여 지금은 린근에 이름난 "목이버섯대왕"으로 되였다. 복동진의 한 편벽한 산골마을에서 태여난 박명자씨는 아버지가 중병으로 앓는바람에 아주 어려운 생활을 해왔다. ...
  • 2008-04-24
  • 최의선은 올해 57세, 연길시 의란진 대성촌 농민, 형제가 5명 가운데 맏이다. 가정은 부유하지 않지만 29년 동안 안해 조명옥과 함께 의지가지없는 청소년 10여명을 부양해왔다.1979년 어느날 오후, 워낙 낚시질을 좋아하는 최의선이 마을옆의 강물에서 낚시질을 하고있는데 한 16살 가량되는 아이가 혼자서 강옆에서 고독...
  • 2008-04-23
  • 룡정시 룡문가의 리은희(40세) 녀성은 떡장사로 치부의 꿈을 무르익혀가고있다. 그녀가 떡장사를 시작한것은 2001년 화룡에 있을 때부터였다. 처음엔 떡장사에 경험이 없다보니 떡의 질이 낮고 모양이 곱지 않아 잘 팔리지 않았다. 많은 떡장사군들과 경쟁해 이기자면 떡의 질이 좋아야한다는것을 절실히 느낀 그녀는 그때로...
  • 2008-04-22
  • 20여년간 장백산 겨울풍경을 렌즈에 담아낸 한 촬영가가 있습니다. 그분이 바로 최주범촬영가입니다. 백설을 떠인 장백산, 장관을 이룬 얼음세계, 이는 우리 주 사진작가 최주범이 렌즈에 담아낸 장백산의 장려한 모습니다. 1977년 동북사범대학 예술학부를 졸업하고 훈춘시문화관에서 미술관원으로 근무하게 된 ...
  • 2008-04-21
  • 해학적인 연기로 인기높은 채용연극,소품 무대에서 자기만의 특유한 개성으로 관중들의 주의력을 끌어당기는 채용, 비록 주인공은 아니지만 주인공의 이미지를 확립해주고 전반 작품이 성공을 거두는 과정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특수한 존재 인간 채용은 꽃송이의 아름다움에 이채를 더해주는 푸른 잎사...
  • 2008-04-21
  • 민간문학가 김재권선생은 요즘에야 비로소 25년간 마음을 무겁게 하던 짐을 내려놓은듯 좀은 홀가분해진 심정이다. 그가 수집정리하고 집필한, 10권으로 된 《황구연전집》 다섯권이 이미 출판되고 이제 나머지 다섯권도 곧 해빛을 보게 된것이다. 1983년 7월, 황구연로인을 처음 만나 민간이야기를 수집해서부터 올해 책으...
  • 2008-04-18
  • 15일 아침에 산부인과 전문의로 이름을 날리고있는 연변병원 산부인과 김연택주임을 어렵게 만났다. 바쁜 스케줄때문에 이날 김주임은 아침일찍 사무실에 나와 수술실에 들어가기전의 시간을 리용해 인터뷰를 접수했다.“녀성들중에서 자궁암 발병률은 유방암 버금으로 많이 나타나는 질병이고 또 임신가능녀성의 25%...
  • 2008-04-18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