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반평생을 로동자로... 일이 즐거운 사람 리문식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11월1일 08시40분    조회:4016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리문식

[국경 70돐 특별기획]제1자동차공장과 조선족건설자들(23)

제1자동차공장 건설과 발전에 힘과 열의를 이바지한 조선족로일대들을 20명 넘게 취재하다가 드디어 공장에 입사해서 퇴직할 때까지 반평생을 순수하게 보통 로동자로 지내온 리문식로인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였다.

“뭐, 한 일이 없어요. 그저 전송대나 감속기 같은 것이 고장나거나 하면 그리로 달려가서 고치고 했지요. 그리고 일요일에 로동자들이 휴식하고 기계가 작동을 멈추게 되면 그 때 우리는 출근해서 기계를 정비했어요. 쉬지 못해도 나쁘지 않았어요. 항상 일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였거든요.” 리문식로인은 이렇게 말하며 래일모레면 팔십을 바라보건만 오늘까지도 손에서 일을 놓으면 어딘가 허전하기만 하단다. 알고 보면 그는 일을 무척이나 즐기는 사람이다.

 

반평생을 로동자로 살아온 리문식로인, 지금도 손에 일감을 놓을 새 없다.

 

리문식은 1941년 7월 생으로 올해 78세, 고향이 집안시이다. 부친이 중국인민지원군에 참가해 조선전선에 나갔다가 귀국후 단동시정부 모 부문에서 출근했는데 1955년 제1자동차공장으로 전근되여 오는 바람에 14살 되는 리문식도 부모를 따라 장춘에 오게 되였다.

“장춘시조선족중학교를 나와 몇해후인 1964년에 자동차공장에 입사했지요. 주물공장에 들어가서 견습공부터 시작했는데 처음에 사심직장에서 모래로 변속기와 클러치 모형을 만드는 일이였어요.” 자동차공장에서 일해본 사람들은 주물공장의 일이 전 공장내에서 제일 어지럽고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문화대혁명’ 세월에는 로동개조 대상에 들어간 자동차공장의 인원들을 이곳에 내려보내 일을 시키기도 하였다고 한다. 주물모형을 만드는 일을 하다가 얼마 안돼 리문식은 정비일터로 자리를 옮기게 되였다.

주물모형에 들어가는 모래를 운송하는 전송대와 감속기 등 기계가 고장나면 정비하는 일이였다. “조선족학교를 다니다나니 처음에는 한어말을 알아들을 수 없어서 고생을 꽤나 했지요. 눈치를 봐가면서 서툴게 일했는데 그래도 직장주임은 하나도 탓하지 않고 책까지 얻어다주면서 한어공부를 하라고 하지 않겠어요. 되게 고맙더라구요.” 리문식로인은 처음 입사시절 힘든 시기를 넘기던 때를 이렇게 회억한다.

리문식은 정비조에서 선배로동자들을 따라 기술을 열심히 배워나갔다. 이렇게 몇년이 지나서 그는 견승공으로부터 자기가 맡은 일을 막힘이 없이 척척 해내는 숙련한 정비공으로 자리를 잡게 되였으며 그 후에는 또 3개 정비조 가운데서 그중의 한개 작업조를 책임지게 되였다. “우리는 평소 로동자들과 같이 세교대로 나눠서 일했어요. 그때는 설비가 그닥잖다보니 고장도 자줄 생겼지요. 공장내에서 기계고장을 알리는 경보음이 울리면 허겁지겁 공구와 설비를 찾아들고 곧바로 달려갔어요.

대낮에는 그래도 괜찮은데 밤중에 고장이 생기면 어두워서 많이 힘들지요. 그래서 저녁부터 새벽까지 일하는 두번째 작업조가 제일 고생한다고 하지요.” 공장이 원체 크다보니 지하에서 지상 그리고 공중에 이르기까지 백여갈래의 전송대가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빙빙 돌아가는데 일단 고장이 생기면 생산을 멈춰야 하므로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리문식과 정비조 다른 일군들은 로동자들이 휴식해서 기계가 작동을 멈추는 일요일에 쉬지 못하고 출근해서는 기계들을 하나하나씩 돌아가면서 잘 살펴보고 정비해야 했다.

 

일이 그냥 좋았다고 로동자시절을 회억하는 리문식로인.

 

“명절 같은 때도 별로 쉬지 못하고 출근해서 기계를 정비해야 했어요. 그래도 원망이나 불평 같은 것은 전혀 없었지요. 자동차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자신의 저그마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늘쌍 감사하고 기쁜 심정이였어요.”

리문식은 주물공장에서 십년 남짓이 일하다가 발동기공장으로 자리를 옮겨 계속 정비로동자로 일했다. 새 일터에 가서도 그는 보이는 일, 보이지 않는 일들을 남이 시키지 않아도 말없이 수걱수걱 해나갔다. 돌아가는 기계 옆을 지나다가도 덮개 같은 것이 제대로 없는 것을 보게 되면 굳이 자기가 할 일이 아닌데도 집에 돌아와서 로동자들이 일하다가 혹시 다칠가봐 근심되여 밤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그저 지나치지 못하고 꼭 해결해 놓고 자리를 떠야만 시름이 놓인단다.

일에 대한 사랑은 퇴직하고 자동차공장 조선족로인협회에 다니면서도 전혀 변함이 없다. 일사불란하게 잘 자리 정돈된 공구상자며 용도에 따라 벽에 만들어진 거치대들은 모두 리문식로인의 손에서 탄생됐다. 또 로인협회 정원에 심은 도라지며 꽃들을 가꾸는 일도 역시 기본상 그의 몫이다. 늙어서도 일할 곳이 있어서 좋다는 리문식로인을 보면서 “참된 행복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참된 행복은 작지만 자기 일에 만족하고 자기 안에서 그것을 찾는 사람에게만 가만 가만히 찾아온다.”고 한 어느 누군가의 말이 떠올랐다.

따져보면 제1자동차공장의 생산흐름선에서 한대한대씩 완공되여 내려오는 매 한대의 차량마다에는 리문식과 같은 수많은 보통 로동자들의 손길이 닿아있지 않는 곳이 없다. 그래서 ‘별로 한 일이 없다’는 일개 보통 로동자로 반평생을 평범히 살아온 리문식로인에게 더욱 존경이 간다.

/길림신문 리철수기자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생명으로 음악을 한 박학림과 그의 학림악단 중국조선족의 저명한 작곡가 박학림선생이 거느린 연변학림악단 설립 10주년 기념공연(7월 7일)이있은 지도 달포가 지났다. 하지만 공연이 끝난 후 그 자리를 뜰념 하지 않고 감개...
  • 2017-08-23
  • 랑시주식유한회사 신동일 이사장.        중국 첫 조선족상장기업 랑시주식유한회사 신동일 이사장    (흑룡강신문=하얼빈)중국 베이징시 인대대표, 중국복장협회 부회장, 베이징방직업종협회 부회장, 중국청년기업인협회 이사, 베이징청년기업가협회 상무이사, '패션 베이징' 잡...
  • 2017-08-22
  • 연성전통음식유한회사 허향순 사장                 연성전통음식유한회사 허향순 사장 “뚝배기, 고려시대 만들어진 우리 민족의 정서를 대변해주는 대표적인 식기, 냄비처럼 빨리 끓지는 않지만 한번 뜨거워지면 쉽게 식지 않는다...
  • 2017-08-14
  • 회사 사무실벽의 민족단결, 공동발전이란 글이 유표하다. 나서 자란 고향을 떠나 타향에서 식료품공장을 경영하는 외 관내에서 모집한 로동자들을 이끌고 건설현장을 누비면서 돈을 모았던 그가 고향행을 하게 된 것은 위암말기 진단 때문이였다. 수백명의 로동자들에게 일거리를 만들어주는 힘든 일상으로 다년간 몸이 엉...
  • 2017-08-14
  • 내 소중한 사람을 위해 노래말을 쓴다는 건 어떤 의미일가? 김은주양을 만나지 않았다면 "노래 한 수 선물합니다"의 진정한 의미를 알지 못했을 것이다. 노래말의 주인공은 장고춤 사랑에 푹 빠져서 그 사랑을 더 널리 알리고 있는 24세 박경무군이다. 노래 "장고춤소년"의 주인공 박경무 박경무군은 지난해 8월 온라인 투...
  • 2017-08-14
  • 중국사회과학원 박광해 연구원       (흑룡강신문=하얼빈) 박해연 기자=중국 국무원 직속 사회과학연구기관인 중국사회과학원에서 조선반도와 동북아 국제관계 연구에 종사하고 있는 박광해(45·사진)연구원은 독특한 연구시각과 탄탄한 내공을 다져가고 있는 조선족 엘리트이다.   헤이룽장(黑龙...
  • 2017-08-09
  • 계렬제품을 소개하는 연변삼보 리희연 리사장 “남에게 건강을 주는 것은 참으로 보람 있는 일입니다. 항상 내가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만들다 보니 참농민의 그런 순수한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더군요.” 2007년부터 10년간 줄곧 깨끗한 보건식품만 고집해온 청년기업가 리희연씨가 하는 말이다. 화룡시 두도...
  • 2017-08-09
  • ‘80후’ 박금화가 가업을 이어받은 것은 대학을 졸업한 해였다. 그 때 그의 나이 겨우 23살, 류학도 가고 대학교에 교수로 남고 싶은 미래도 꿈꿨지만 그는 어머니의 뜻에 따라 그닥 ‘원치 않는’상업의 길을 택했다. 길림성정자식품유한회사는 그의 어머니인 김정자가 안정한 직업을...
  • 2017-08-09
  •   한국 법무법인 '민'중국팀 김의 법조인 주한중국대사관 행사에 초대된 김의 법조인.   (흑룡강신문=하얼빈) 나춘봉 기자=한국에서 언어장애와 문화차이로 법적인 문제에 있어 곤혹을 겪는 중국인들이 많다. 이런 중국인들의 애로사항을 헤아려 중국어로 한국의 법을 무료로 홍보...
  • 2017-08-08
  • 뉴욕시티 발레교향악단 더블베이스 연주가 허만호, 우리 민족 음악계 신화 만든다 연변이 낳은 자랑스러운 음악가 허만호(44세)는 어언 15년째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뉴욕시티 발레교향악단에서 배터랑 더블베이스 연주가로 활약하고 있다. 뉴욕시티 발레교향악단은 아이러니하게도 로씨야의 저명한 안무가이며 신고...
  • 2017-08-07
‹처음  이전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