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기업가들이여, 중국의 큰 파이에 도전하세요”
"금년 12월 20일에 창립 20주년 기념 잔치합니다"
“중국에는 우리 청년들이 마음껏 뜻을 펼치고 미래를 만들어 나갈 기회가 아직도 무궁무진합니다. 그래서 한·중 양국 청년기업가들이 직접 만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양국 청년들의 다양한 네트워크가 자리잡고 거기에 중국한국인회 회원들의 전문성과 노하우가 어우러진다면 충분히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4월 중국한국인회가 주최한 ‘한중청년기업가포럼’ 이야기다. 이 포럼은 지난해 12월 10대 중국한국인회 회장으로 부임한 박원우 회장이 회원들과 함께 공들여 만든 행사다.
박 회장 부임 후 양국 민간 차원의 교류 역할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선 중국한국인회의 변화를 잘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박원우 중국한국인회장의 목소리에서는 낙관적인 기대와 열망이 묻어났다.
박 회장은 기업 주재원으로 중국 생활을 시작한 뒤 한국 기업에서의 경험과 중국 현지에서 20년 동안 생활하면서 체화한 현지 감각으로 중국한국인회를 미래 양국 인적, 물적 교류의 실질적 가교로 탈바꿈 시키고자 애쓰고 있다.
‘2019 세계한인회장대회’ 참석 차 서울을 찾은 박 회장을 재외동포신문이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박 회장은 ‘한중청년기업가포럼’ 이야기를 비롯해 내년 봄 처음 개최될 ‘한중여성기업가포럼’ 그리고 중국에서 의류나 가방, 악세사리, 모자 등을 만드는 한국인들이 힘을 합해 '토탈 브랜드'를 만들 계획과 중국한국인회의 위상 강화 계획 등 여러 이야기를 들려줬다.
‘한중청년기업가포럼’, 양국 기업가들의 직접적 교류의 장
인터뷰 직전 박 회장은 한인회 우수 운영사례 발표 순서에서 ‘한중청년기업가포럼’을 전 세계 한인회장들 앞에서 소개하는 임준태 부회장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양국에서 각각 50명 씩 100명의 청년 사업가가 직접 만나 교류를 쌓고 미래에 대해 함께 구상한 이 행사에 대해 박 회장은 “한국과 중국 청년기업가들에게 자유롭고 직접적인 교류의 장을 열어주고, 양국 기업가들이 서로가 원하는 아이템과 기술, 시장, 투자 자본을 가지고 직접 만나게 하자는 취지로 열린 행사”라며, 중국한국인회는 실질적인 창업 조력을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4월 7일부터 9일까지 열린 이번 포럼은 개최지 정주가 속한 하남성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개최됐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이다.
박 회장은 “자체비용은 1500만원 정도만 들었으며 나머지 5억원이 넘는 비용은 하남성에서 지원했다”라며 “중국 지방정부 입장에서도 우리 기업가들과의 네트워크 강화는 크게 환영할 만한 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회장은 “중국한국인회는 앞으로 중국의 각 성(省)과 함께 매년 1, 2회 정기적으로 관련 행사를 주최할 예정”이라며 “일단 내년 행사는 올해와 같은 하남성에서 진행되는데, 한중 양국 각각 100명 규모로 올해보다 두 배 늘려 준비 중이다. 우리 쪽은 한국 40명, 중국 30명, 각 대륙총연에서 3명씩 30명을 초청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한중여성기업가포럼’, 한국 여성 사업가들에게 새로운 기회 될 것
중국한국인회는 양국 여성사업가들의 만남의 장인 ‘한중여성기업가포럼’을 내년 5월로 준비하고 있다.
박 회장은 ‘여성’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한 이유에 대해 “물론 한국에서도 여성의 위상이 많이 올라간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 여성사업가들이 실력에 걸맞는 기회를 갖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며 “중국은 사회주의 체제이다보니 여성 사업가들이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어느 정도 보장돼 있고, 따라서 한국과 중국의 여성기업가들이 만나게 되면 한국 여성사업가들이 활동할 영역이 넓어질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이러한 교류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면 우리 측에서는 실질적인 사업 기회와 시장을, 중국 측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을 수 있어 양쪽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내 한인 봉제·패션 종사자들과 만드는 중저가 의류 브랜드
박 회장은 중국 내 한인들이 가장 많이 종사하고 있는 봉제·패션 분야의 경쟁력을 살려 한국인이 디자인하고 중국에서 한국인이 만드는 의류, 가방, 악세사리 등 패션 제품들을 하나로 묶어 2020년 말까지 품질 좋고 가격 경쟁력 있는 토털 패션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박 회장은 “전세계 가방의 80%가 한국인 손으로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옷이나 신발, 모자도 마찬가지인데 불행하게도 대부분 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제작되기에 자체 브랜드가 없다”며 “자라(ZARA)와 같은 SPA 브랜드를 만들 필요성을 느꼈다”고 사업 추진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SPA란 미국 브랜드 ‘갭’이 1986년에 선보인 사업모델로 의류기획·디자인, 생산·제조, 유통·판매까지 전 과정을 제조회사가 맡는 의류 전문점을 말한다.
박 회장은 지난 9월 3일 칭다오에서 개최된 중국한국인회 회장단 회의에서 이 계획을 공식 제안했으며 동포들의 뜻을 모아 사업을 추진 중이다.
중국한국인회는 현재 브랜드 명칭 등 세부사항을 추진하기 위해 구기창 수석부회장을 중심으로 타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실무 작업에 돌입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등록
최근 중국한국인회는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박영선)에 ‘중국한국인기업가협회’라는 이름의 사단법인으로 등록됐다.
등록 배경과 취지에 대해 박 회장은 “회장 취임하면서 제일 먼저 내건 공약이 중국내 합법적인 단체로 등록하겠다는 것이었고, 그 사전 작업으로 먼저 한국에서 사단 법인 등록을 했다”며 “중소벤처기업부 산하로 한 이유는 중국 교민 대부분이 제조업·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는 중소상인이기 때문이며, 사단법인이 되면서 중국에도 최근 법인을 등록해 공식적으로 적극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재외국민 투표 방법 개선됐으면”
박 회장은 2% 대에 불과한 재중동포들의 재외선거 투표율이 제고될 수 있도록 투표방법에 대한 개선이 이뤄졌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재중동포 선거인 수가 43만 명에 달하는데 투표소까지 거리 등의 문제로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중국에는 투표소가 10곳 밖에 없어 경우에 따라선 투표를 위해 1000km 이상을 이동해야 한다”며 “총선 이전에 인터넷 투표·우편투표 장치를 마련해주거나 투표소를 늘리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아울러 박 회장은 중국에서 재중동포사회를 지원하는 중국 관리들이나 단체장들에 대해 한국 정부가 대통령 혹은 국무총리 표창장 수여 등의 방법으로 감사함을 표시한다면 양국 관계가 더욱 더 돈독해 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밝혔다.
“12월 20일, 우리 생일 기억해 주세요!”
2018년 12월 4일 회장 취임식을 계기로 중국한국인회는 슬로건을 '하나로, 미래로' 정하고, 박원우 회장은 한차례 전국 순회 대장정을 했다. 그 결과로 4월 7일 임시총회는 82% 참석율을 보였다. 임시총회 후에는 2차 대장정을 실시했다. 이번 세계한인회장대회에는 중국한인회에서 한인회장 70명과 조선족회장 35명이 함께 참석했다. 하나로 미래로 함께 나가는 발걸음이 시작된 것이다.
대담을 마무리하며 박 회장은 “다른 나라 한인회총연합회들은 매년 생일잔치를 벌이며 또 한 번 동포사회가 뭉치는 계기를 만드는데 우리 중국한국인회는 그동안 그런 기회를 갖지 못했다”라며 “1999년 12월 20일에 창립한지 20년이 지난 것을 기념해 ‘하나로 20년, 미래로 20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정했으며, 금년 12월 20일에 창립 20주년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니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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