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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화, 한국 번역 출판계 기적 창조 '제왕3부곡' '홍루몽' 등 번역 출판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11월9일 08시11분    조회:5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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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이름 : 한미화


      (흑룡강신문=하얼빈) 이태운, 채복숙 기자 = 한국 출판계에서 중국 조선족 여성으로서 얼웨허(二月河)의 '제왕 3부곡'을 비롯해 '홍루몽', '주원장', '무측천' 등 2000만 자에 달하는 작품들을 번역, 출판해 명성 높은 번역가가 있다.

  헤이룽장성 화난(桦南)현 출신 한미화(48. 사진) 번역가이다. 무단장사범학원 졸업 후, 한국 이화여대에서 석사연구생 공부를 마치고 현재 중국 톈진에 정착해 있는 그녀는 귀국해서도 중한 번역품 '나의 블랙 미니 드레스'를 내놓았는가 하면, 자체 작품집을 펴내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1993년 우수한 성적으로 무단장사범학원 중문학부를 졸업한 한미화 씨는 기타 학우들과 마찬가지로 취업, 결혼과 출산의 과정을 거쳤다. 한국 삼성그룹 베이징 본부에서 통역으로 취직한 후 결혼해 귀여운 아들아이까지 있지만 어쩐지 뭔가 부족한 듯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삼성그룹 본부장으로부터 한국 유학 제의를 받게 되었다. 공부를 하고 포부를 펼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 그녀는 그 자리에서 대답했다.

  한미화 씨가 유학을 가련다는 소식에 주변의 동료들과 가족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앞날을 알 수 없는 유학을 선택하다니?", "이제 금방 한 돌인 아이는 어쩌고?"…

  주변의 이같은 반응에 그녀도 불면의 밤들을 새워야 했다. 하지만 결과는 오히려 유학을 가야겠다는 결심을 더 굳게 만들었다. 1996년 그녀는 이화여대 국어국문과 연구생으로 입학했다.

  시간은 살같이 흘러, 한미화 씨가 연구생 공부를 시작한 지 세 번째 해가 되던 1998년 9월, 서울 모 문학출판사의 사장이 그녀에게 중국 역사소설 번역을 제의해 왔다. 중국 저명한 작가 얼웨허의 '강희대제', '옹정황제'와 '건륭황제'라는 '제왕 3부곡'이었다. 출판사 사장은 2년 내에 세 권의 번역을 완성해야 한다는 요구를 내놓았다. 한미화 씨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되어 별 생각 없이 대답했다.

  그후 한미화 씨가 지도교수에게 알아보니 고려대학 모 번역 전문가가 '제왕 3부곡'을 번역하려면 7년은 걸릴 것이라고 해서 출판사에서 하는 수 없이 이화여대를 통해 역자를 찾았다는 것이었다.

  한미화 씨도 처음으로 이같은 대형 작품을 번역하려니 어떻게 시작했으면 좋을지 몰랐다. 고민하던 끝에 그녀는 사전 준비부터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제왕 3부곡' 중 우선 '강희대제'부터 시작해 원작을 통독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낮에도 읽고 밤에도 읽었다. 밤에는 룸메이트의 휴식에 방해될까 걱정되어 화장실에서 새벽까지 읽었다. 그렇게 나흘도 안 되는 사이 140여 만 자의 책을 통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원작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두 번째로 읽기 시작했다. 읽을수록 소설의 흡인력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필기를 하면서 읽었지만 역시 아주 빠른 속도로 읽어냈다. 그래도 뭔가 부족함이 느껴졌다. 눈을 감고 가만히 책 속의 내용을 생각해 보면 떠오르지 않는 대목들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세 번째 통독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아예 읽으면서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를 생각해 두었다. 그러다가 모를 부분이 있으면 한국 교수들에게 가르침을 청했다.

  이같은 준비가 끝나자 번역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또 새로운 어려움에 부딪쳤다. 한국의 출판 시스템이 중국과 달리 번역 작업에 들어가면 역자와 출판사 편집이 컴퓨터로 연결해 일정한 양이 번역되면 바로 편집에게 넘겨서는 책으로 묶어 출판했던 것이다.

  이같은 쾌속 작업에 적응하기 위해 그녀는 원작을 펼쳐놓고 한편으로는 중문을 읽고 다른 한편으로는 직접 번역해 타자했다. 반복적으로 연습한 결과 번역 속도가 아주 빨라졌다. 이렇게 그녀는 낮이면 수업 들으러 나가고 저녁 시간과 휴일에는 번역 작업에 몰두했다.

  그녀의 노력으로 1999년 3월 '강희대제'의 한국어판이 정식 출판됐다. 이 책은 총 200여 만 자에 18부로 나뉘어 출판됐다. 중국 조선족 여성 유학생이 한국에서 공부를 하는 한편 짧은 시간 내에 이같은 대형 역사소설을 번역했다는 사실이 '경향신문', kbs 등 매체를 타고 전해지면서 그녀의 이름은 한국 민중들 속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제왕3부곡' 중 분량이 가장 많은 제 1부가 완성되자 제2부 '옹정황제'의 번역은 상대적으로 쉬워져, 불과 반 년도 안 되는 사이에 완성되었다. 역사소설 번역 경험이 누적됨에 따라 제3부인 '건륭황제'의 번역도 일사천리로 나아가 단 두 달만에 완성되었다.

  한미화 씨가 40권, 총 600여 만 자에 달하는 '제왕 3부곡'을 몽땅 번역하기까지는 1년 4개월이 걸렸다. 한국 출판계에서는 "나이가 서른도 안 된 젊은 유학생이 이처럼 짧은 시간 내에 이같은 분량의 역사 소설을 번역해 냈다는 것은 기적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제왕 3부곡'이 출판된 후, 한미화 씨는 인지도가 높아짐에 따라 협력하려는 출판사도 많아졌다. 하지만 번역 자주권이 없었으므로 진정 중국문화의 정수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책을 번역·출판할 수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2000년 도서출판 '산수유'를 설립했다.

  출판사를 설립한 후 그녀는 제일 첫 '오더'로 역시 얼웨허의 작품인 '주원장'을 따냈다. 2002년 총 300여 만 자에 달하는 한국판 '주원장'이 출판되어 독자들의 호평을 받게 되었다.

  한미화 씨는 또 한국 문화·교육계의 인사들과 교류하는 과정에 중국 고전 명작인 '홍루몽'에 대한 평가가 그닥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국판 '홍루몽'을 구매해 자세히 읽어보니 과연 번역본의 수준이 원작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에 그녀는 '홍루몽'을 재번역해 출판하려고 마음먹었다.

  '홍루몽'의 번역을 위해 그녀는 세밀한 사전 준비를 시작했다. 우선 원작에 대한 정독부터 시작했는데, 읽으면서 어려운 단어나 구절, 그리고 전고들을 일일이 기록해서는 하나씩 풀어나갔다. 또한 '홍루몽'의 문언문과 대응되는 적절한 한국어 단어나 구절들을 찾아 하나씩 누적해 두었다. 그리고 '홍루몽'의 전형적인 단락들을 우선 번역해 대학교 국어국문과의 교수들에게서 피드백을 구했다.

  수개월 동안의 세밀한 사전 준비를 거쳐 그녀는 정식으로 번역에 들어갔다. 2004년 11월, 총 8권에 600여 만 자에 달하는 '홍루몽' 한국판이 출판되어 각 계층의 호평을 받았다.

  한국 번역계에서 이름을 날린 한미화 씨는 2010년 톈진에 돌아와 정착했다. 그러다가 어느 한 번은 난카이대학(南开大学) 일부 교원과 학생들과 만나면서 일부 대학생들 특히는 여대생들이 졸업 후 생활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많은 대학생들이 신심이 부족했고 뚜렷한 인생 목표가 없었다. 이때 마침 한국에서는 '나의 블랙 미니 드레스'라는 캠퍼스 성장 소설이 나왔는데 중국 대학생들이 읽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정작 번역을 하려고 보니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필경 중국을 떠난 지 10여 년, 그 사이 중국에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고 90후 세대들은 인터넷 언어에 익숙해져 있었다. 하지만 한미화 씨는 그동안 주로 고대 한어와 전통 한어에 대한 연구만 해왔었다. 이에 그녀는 당시 중국에서 출판된 대량의 청춘 소설들을 읽으면서 청년세대의 언어를 익혔다.

  이런 사전 준비가 된 후 그녀는 2개월도 안 되는 사이 40여 만 자의 번역을 마쳤다. 이 책은 2015년 베이징연합출판사에서 출판되어 젊은 독자들과 만났다.

  한미화 씨는 또 중국에서 사교육이 팽창하면서 아이들이 꿈이 없는 것을 발견, 이를 안타깝게 여긴 그녀는 20여 만 자에 달하는 서한체 단문 70여 편을 썼는데 이제 곧 톈진인민출판사에서 출판 발행될 전망이다.

  나이가 들고, 학식과 견문이 늘어남에 따라, 한미화 씨는 과거 한국에서 번역 출판한 '홍루몽'에 이러저러한 부족점이 있는 것을 발견, 중화문화의 이 진귀한 보물에 대해 책임진다는 차원에서 재번역·출판을 시도하고 있다. 이 책은 이미 고려대학출판사의 내년 출판 계획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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