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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배기에 맛과 정서를 담고서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8월14일 10시45분    조회:10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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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이름 : 허향순
연성전통음식유한회사 허향순 사장



                연성전통음식유한회사 허향순 사장


“뚝배기, 고려시대 만들어진 우리 민족의 정서를 대변해주는 대표적인 식기, 냄비처럼 빨리 끓지는 않지만 한번 뜨거워지면 쉽게 식지 않는다.”

“연성뚝배기” 료리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것이 이와 같은 문구이다. 간단한 한마디에 우리 민족의 전통식기로 알려진 뚝배기의 력사와 문화 및 그 특성까지 잘 대변해주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 “연성뚝배기”는 연길시내에 흔한 여느 조선족식당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조선족음식의 전통맛과 전통문화를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널리 홍보하는 그 노력만큼은 식당을 찾은 고객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연성뚝배기”의 주인인 연성전통음식유한회사 허향순 사장은 의연히 “민족과 전통의 미(美)와 미(味)의 결합”을 신념으로 내걸고 다년간의 실천속에서 고객들의 입맛과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전통문화의 미'행사 개막식 한장면
 
사실 허향순 사장은 처음부터 식당업에 뛰여들었던것은 아니였다. 1980년대말 장춘상업전문학교 중약과를 졸업한 허향순 사장은 연변의약공사에 배치 받아 약제사로 근무하였다. 당시 개혁개방이 본격적으로 실시되는 시기로 의약산업은 연변의 특색산업의 하나로 각광받았으며 경제수익이 높았다. 따라서 약재사라는 직업은 그 누가 보기에도 화려한 직장이였다. 우연한 기회에 한국을 찾았던 허향순 사장은 한국에서 한약사의 인기를 실감하게 되였다.

“1992년 남편 친구의 초청으로 한국에 려행하러 갔어요. 우연하게도 서울 모 한의원의 원장을 알게 되였고 당시 한국에도 한약사라는 직업이 있음을 알게 되였지요. 원장님은 제가 중국에서 배운 한약지식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졌으며 저더러 한국에 남아 함께 일할것을 제의했어요. 저도 원장님의 제의에 흔쾌히 응했구요.”

그리하여 1992년 하반년부터 허향순 사장은 본직장인 연변의약공사에 무급휴직을 제출하고 한국의 한의원에서 근무하게 되였다. 그는 한약사라는 직무에 충실하는 동시에 저녁시간에는 한의원 바로 옆에 있는 분식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였다. 무심코 시작한 분식집의 아르바이트는 허향순 사장으로 하여금 우리 민족의 전통음식에 깊은 흥취를 가지게 하였고 식당업에 뛰여드는 실마리가 되였다. 그는 분식집 주방에서 음식을 나르면서 한식 료리법들을 필기장에 차곡차곡 적었다. 한식중에서도 허향순 사장은 찌개를 끓이는 뚝배기에 호기심이 생겼고 한번 끓으면 쉽게 식지 않는 뚝배기의 매력에 푹 매료되였다.

“뚝배기를 처음 보는 순간, 저는 어릴적 시골에서 할아버지께 진지상을 차려드리던 정경이 떠오르더군요. 가난했던 세월이지만 할머니는 언제나 할아버지께 뚝배기로 찌개를 끓여서 밥상을 차려드렸거든요. 그때 아마 햇밥에 청국장이 가장 맛있고 귀한 음식이였던것같아요.” 어린 시절 뚝배기에 관한 추억을 그리면서 허향순 사장이 한 말이다.

현재 한식점이나 일반가정에서도 쉽게 찾아볼수 있는 뚝배기는 찌개를 끓일 때 또는 설렁탕, 육개장, 삼계탕과 같은것을 담을 때 쓰는 예로부터 전해온 우리 민족의 토속적인 그릇의 하나이다. 뚝배기에 쌀뜨물을 부어 된장을 풀어서 끓인 뚝배기찌개는 우리 민족의 식생활에서 빼놓을수 없는 음식이다. 뚝배기에는 이런 문화가 담겨있다. 뚝배기에 찌개를 끓여서 그대로 밥상우에 올려놓으면 반드시 어른이 먼저 수저를 댄 뒤에 먹어야 하며 동시에 한꺼번에 두 수저가 들어가는것을 피하기 위해 손우 사람이 먼저 찌개를 뜰수 있게 손아래 사람이 잠시 멈추는것이 례의이자 미풍이다. 이처럼 뚝배기는 우리의 장유유서(长幼有序) 정서를 대변해주는 대표적인 식기이다.
 

뚝배기에 깃들어있는 문화적 함의와 민족정서를 인식한 허향순 사장은 그 문화를 연변에서 뿌리내리게 하고 싶었다. 마침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연변의 식당에서 뚝배기료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일반가정에는 몰라도 식당에서는 뚝배기로 찌개를 끓이는 문화가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 허향순 사장은 한국에서의 9개월간의 한약사 생활을 접고 분식집에서 배워둔 한식 료리법과 시장에서 구매한 뚝배기를 갖고 1993년 봄에 연길로 돌아왔다.

귀국한 허향순 사장은 급히 식당을 차린것이 아니라 작은 커피숍을 운영하면서 전통음식에 대한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였다. 어릴적부터 료리에 애착을 가진 허향순 사장은 어머니로부터 전통료리법을 그대로 전수받아 음식솜씨가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커피숍 직원들은 모두 그의 음식솜씨에 탄복을 하였고 매일과 같이 그가 만든 반찬에 밥을 먹는것이 소원이라고 했다. 이로부터 신심을 얻은 허향순 사장은 본격적으로 식당을 꾸릴 준비에 착수하였다.

“뚝배기로 식당을 꾸리자고 하니 시집온후 시어머니께서 매일과 같이 끓이던 청국장이 생각났어요. 시어머니는 함경도 태생으로서 전통방식대로 청국장을 끓였어요. 저는 그 독특한 맛과 냄새를 머리속에 기억해두었고 만드는 비법까지 전수받았지요.”

콩을 물에 18시간 정도 불려 솥에 넣고 푹 삶은 다음 불을 끄고 뜸을 들인후 소쿠리에 벼짚을 깔고 담아 40℃~45℃의 아래목에 이불을 씌워 덮어 2~3일 동안 발효시키면 실 같은 진이 생기면서 청국장이 완성된다. 이를 뚝배기에 두고 끓이면 약간 지독하면서도 구수한 청국장 냄새가 풍기는데 그 냄새가 역하여 사람들은 청국장을 “썩장”이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청국장을 먹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맛에 푹 빠지지 않을수 없을것이다.
 
 
'전통문화의 미'와 나눔의 향연을 선보인 허향순 사장
 
또한 연변에는 한국에서도 찾아볼수 없는 독특한 장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오누이장이였다. 오누이장은 메주를 쑬 때 삶은 콩과 묵은 된장을 7:3의 비률로 섞어서 만든것으로서 그 맛은 된장, 청국장보다 훨씬 좋았다. 오누이장을 뚝배기에 물과 함께 넣어 걸죽하게 끓여서 입에 넣으면 콩이 입안에서 착착 감기면서 구수하고 건강한 맛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이것이 바로 오누이장의 매력이다.

1996년 허향순 사장은 청국장, 오누이장, 된장찌개, 미역국, 콩나물국 등 5개를 메뉴로 정하고 “연성뚝배기”의 문을 열었다. 어른들을 공경하는 정성이 담긴 옛날 시골밥상을 차리듯  “연성뚝배기”는 조선족전통음식의 미(味)를 살리는데 정성을 다하였다. 과연 전통음식의 미(味)는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얻었고 “연성뚝배기”는 승승장구의 길에 올랐다.

현재까지 20여년간 “연성뚝배기”를 경영해오면서 허향순 사장은 시종 조선족전통음식의 맛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온갖 심혈을 몰부었다. 식당의 주방장은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줄곧 따라왔고 식재료의 선택도 비교적 엄격하였으며 특히 음식을 만들 때 다양한 조미료를 넣는 대신에 식재료 원유의 향을 돌출시키는것이 비결이였다. 허향순 사장은 우리 음식의 가장 큰 특징이 조미료가 적게 들어가고 식재료의 천연적인 맛 그대로를 표현하는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곰탕이나 찌개를 끓일 때는 무엇보다 료리사의 지극한 정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탕과 밑반찬의 조합도 조선족음식의 특색이라고 생각됩니다. 순두부찌개와 배추김치, 꼬리곰탕과 깍두기, 오누이장과 취나물, 미역국과 오이장아찌…… 어떻게 보면 이런 조합은 천생연분이자 찰떡궁합이지요.”

허향순 사장은 식당업에 관심을 갖고 실천해오면서 전통음식에 대한 조예가 날로 깊어져갔다. 실제로 그의 사무실에는 “조선족 전통김치”, “아름다운 한국음식”, “조선료리전집”, “조선족 전통료리”, “우리 료리 이야기”, “한식세계화를 위한 한국음식조리법 표준화 600선”, “한국음식의 단언들” 등과 같은 음식에 관련된 책들이 책장에 고스란히 줄지어져 있었다. 근년래 허향순 사장은 음식의 미(美)를 표현하는데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그의 말대로라면 우리 음식은 먹는 맛과 보는 미의 결합이 있어야만 완벽하기 때문이다. 뚝배기가 바로 우리 민족의 이와 같은 심미방식대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식기이다.
 

 
연성각에서 치르는 전통혼례 한장면
 
2013년 5월, 허향순 사장은 연길시 교외에 자리를 잡고 한옥마을을 지었으며 “연성각(延盛阁)”이라 이름을 달았다. “연성각”은 우리 민족 특색의 건축풍격으로 전통문화의 미(美)를 한결 돋보이고 있다. 현재 “연성각”은 연길시의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으며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드나들고 있다. 특히 2016년에 조선족전통문화축제가 이곳에서 개최되면서 허향순 사장은 전통음식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는데 더욱더 큰 기여를 하게 되였다.

한번 뜨거워지면 쉽게 식지 않는 뚝배기, 우리 민족의 끈질긴 성격과도 닮았다. “연성(延盛)”이란 연변에서 뿌리박고 꾸준하게 성대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허향순 사장의 전통음식문화에 대한 사랑은 뚝배기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찌개처럼 식을줄 몰랐다. 된장, 순대, 김치 등 전통음식들도 기계화 생산이 가능한 시대에 “연성뚝배기”는 여전히 수공방식을 고집하면서 전통음식의 얼을 지켜나가고 있다.▣

중국민족잡지 김향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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