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애절한 새납소리 어찌 취하지 않으리…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3월23일 16시34분    조회:8873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김호윤
나의 새납도 새 주인 찾아야 할텐데.
문화예술이 빠르고도 자연스럽게 국경을 넘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그러한 시대를 우리는 살고있다. 이제 누군가는 전통을 외면한다. 전통 자체가 현대인의 정서에 공감을 주지 못하기때문이란다. 또 누군가는 가슴 한가득 그 외면받은 전통을 그러안고 여전히 뜨거운 열정을 쏟아낸다.

 

“나는 새납에 미쳤다!”

여기, 이 빠른 시대의 변화에서 잠시 비켜선 한 새납연주자의 이야기로 우리의 전통악기인 새납이 만들어내는 가락에 귀를 기울여 본다.

연변가무단에서 장새납 연주자로 있는 김호윤(59살)씨는 자신의 40년 새납연주인생에 대해 매일매일이 “설렘”이라고 표현했다. 도대체 새납이 그에게 어떤 존재이기에 산전수전 다 겪으며 반세기 넘게 살아온 사람이 매일 설렜을가.

“그냥 놀러만 오세요. 아이고, 인터뷰는 안할래요. 새납 부는 사람이 새납만으로 말하면 됐지, 뭔 다른 할말이 있겠어요.”

인터뷰하려고 전화를 넣었더니 무작정 사양을 하던 그가 그의 작업실을 찾은 기자를 무척이나 반갑게 맞이한다. 그가 꿈에서도 잊지않는다는 새납을 꼭 부여잡은채로 말이다. 거절은 했지만 전통악기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현실이 안타까워 뭐라도 해보고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차라 기자의 방문이 내심 반가웠던 눈치다.

고향이 왕청인 그의 새납인생 40년은 한번의 우연에서 출발했다.

그저 그의 고향으로 연변가무단이 공연을 왔던 그날, 지금은 고인이 된 김석산선생의 새납연주를 들은 그 한번이 그를 지금의 새납 “미치광이”로 묶어두는 “끈”이 됐다.

“그 수많은 악기가 내는 가락들중 오로지 새납소리만이 제 귀를 파고들었답니다. 날아갈듯 가벼우면서도 애절했고 또 신명나는 독특한 음색이였죠. 그 가락을 뭐라고 말할가. 피를 토하듯 외친다고 할가? 애간장이 끊어질듯 아팠다고 할가?”

그 이후부터 어린 김호윤은 기차로 왕청에서 도문으로, 도문에서 다시 연길로 오고가면서 새납을 배우기 시작하다 연변예술학교 대학반에 진학했고 졸업 후 바로 연변가무단에 몸을 담그면서 전국 방방곡곡 공연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렇게 새납은 오롯이 그의 삶이 되여 그동안의 세월을 견뎌왔다.

 

우리가 접하고있는 “장새납”

우리 민족의 전통새납은 “태평소”라고도 불리는데 목관부류에 속하며 리드를 가진 세로 부는 취주악기이다. “태평소”는 조선반도에서 주로 궁중음악에 쓰일 때 부르던 이름이고 민간에서는 “호적”, “새납”, “쇄나”, “철적”, “랄라리” 등으로 불리웠다.

지금 우리가 접하고있는 새납은 바로 장새납, 조선에서 개량한 새납이다. 초창기에 사용했던 전통새납은 음색이 예리하고 짙으며 음량이 크고 통제가 힘들었다. 전통새납은 음량이 큰 장점으로 인해 농악, 무당음악, 군악 등 실외음악에서는 빠질수없는 악기로 사용되였지만 실내에서는 다른 악기들과의 조합이 어려워서 독주곡을 제외하고 일반합주에는 거의 사용되지 못했다.

이러한 전통새납의 단점들을 극복하고저 1972년에 김석산을 위수로 한 민족예술인들은 12평균률로 조률되고 전통새납과 조선장새납의 장점을 보완하고 단점은 극복시킨 연변개량새납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연변새납은 리드가 크므로 공기량의 차이가 크고 또 악기의 음공도 크기때문에 연주에서 가까운 음들의 진행은 쉬우나 4도조약의 진행에서부터는 음의 정확도를 확보하기 힘든 문제가 존재했다.

그 단점때문에 연변새납의 “수명”은 그리 길지 못했고 현재 보급된 새납은 바로 날로 발전하는 현대음악의 수요에 의해 조선에서 1970년대에 전면적인 민족악기개량을 시작해 만들어낸 장새납이다. 장새납은 전통새납을 기초로 하여 만들어진 개량악기로서 12평균률로 조률되였을뿐만아니라 음역도 크게 확대됐다.

우리 전통악기 대부분이 국가급, 성급 및 주급 무형문화재에 등록되여있지만 장새납은 개량새납이라는 리유로 등록이 거부됐다.

 

장새납의 미래는 청춘들에게

서양악기의 습격으로 우리의 전통악기는 이미 저만치 밀려난 상황, 서운함이 몰려올 때도 많다는 김호윤씨이다.

“전통악기중에서도 특히 새납은 불고싶어도 시장수요가 많지 않다보니 아무리 악기시장을 둘러봐도 제대로 된 새납 하나 장만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김호윤씨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한다. 우리에게는 우리 민속악기가 내는 소리에 공감할수 있는 정서를 가지고있다. 우리는 소리와 함께하는 민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새납연주자들이 설만한 무대가 점점 좁혀지면서 “밥벌이”도 안된다고 점점 외면을 받고있다.

현재 현역으로 뛰고있는 기성세대 새납연주자는 김효윤씨뿐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전통을 이으려는 청춘들의 발걸음도 뜸해진지 오래다. 지금 연변대학 예술학원에서 새납전공을 선택한 학생은 단 3명뿐, 그들마저도 어려운 상황에 이길을 계속 걸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한다.

“우리 전통음악문화의 미래는 우리 청춘들이 얼만큼 관심을 갖고 이어가는지에 달려있어요. 전통을 잇기 위한 젊은이들의 노력이 이어져야죠.”

결코 소박하지 않은 김호윤씨의 바람이다.

그리고 이내 그는 혼자말을 하듯 나지막이 얘기를 이어간다.

“흐르는 세월은 어쩔수 없는거예요. 언젠가는 고음을 내던 내 새납소리도 점점 약해져 숨이 차 더이상 연주를 할수 없게 되는 날이 올거예요. 그때에는 분신처럼 따라다니던 제 이 새납이 새 주인을 찾아야 할텐데…”.


연변일보 글·사진 신연희 기자


파일 [ 2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44
  •     국제대회서 수차 수상…중국 퀼트업계의 일인자로 군림   제자양성에 안깐힘, 가장 큰 염원은 중국 퀼트협회 설립   (흑룡강신문=하얼빈) 인터넷 검색창에 '김원선'이란 세 글자를 입력하면 그녀와 관련된 수많은 검색기사가 뜬다. 그 중에서도 이 이름을 가진 퀼트예술가의 연락처를 알려는...
  • 2013-02-04
  • 연변대학 예술학원 미술학부에서 학부장을 맡아하다가 얼마전 모든 관직에서 물러나고 현재 교수와 미술창작에만 전념하고있는 김동운씨의 화실도 여느 화가의 화실과 다를바 없었다. 잡다한 미술도구들이 여기저기에 널려있고 그리다만 그림들도 여러 폭 눈에 띄이는데 수묵화가 주를 이룬다. “저는 그동안 초현실주...
  • 2013-01-24
  • 우리 민족의 탁월한 지휘대가 박우(朴祐) 조선족문예비평가 장정일씨가 언론사 재직시절 출판을 마치고 남긴 박우선생의 보도용 사진자료, 《지휘가 박우는 나에게 정신적인 빛과 힘으로 남은 예술가의 한분이다.》-장정일. 《세계 어느 국가나 민족이든 그 민족의 자랑으로, 그 민족을 대표하는 손꼽는 영웅들이 있다. 박...
  • 2013-01-19
  • 문화재급 제자 둔 조선족 퉁소명인 신용춘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중국 지린성 옌볜예술대학에서 교사로 일하다 1993년 한국에 온 조선족 동포 신용춘(77) 씨는 1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한국에서 소금과 중금, 대금, 피리 등 여러 종류의 악기를 개량했고 앞으로도 그 일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
  • 2013-01-14
  • 아리랑주간이 만난 사람(84)   연변라지오영화텔레비죤방송국예술단의 최향화양을 만나                      연변조선족자치주 창립 60돐 헌례영화《해란강반의 벼꽃향기》에서 주인공 김향화역을, 텔레비죤련속드라마 《...
  • 2012-12-18
  • 아리랑주간이 만난 사람(72)   국가1급무대미술설계사 김태홍화백의 작품세계                     지난 9월 29일부터 10월 9일까지 연변박물관에서 열리기로 했던 중국조선족 저명한 화가이며 중앙발레무극단 국가1급 무대미술...
  • 2012-12-14
  • 아리랑주간이 만난 사람(66)   연변장백산근조(根雕)예술협회 황영철회장을 만나       나의 작품은 자연에서 오고 자연에서 숨쉬어   새로운 영역의 개척은 행복한 일     성공의 가장 중요한 선제적조건으로 여러가지 견해가 있을수 있다. 체계적인 전문지식 또는 기능을 전수받아야 ...
  • 2012-12-14
‹처음  이전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