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중국동포 성공시대> (25) 노성해 CCTV 서울지국장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12월5일 07시11분    조회:629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2010년 4월 부임…"지난 7년 중 요즘이 가장 바쁜 시기"

중국 한류 확산에도 기여 "언론이 조선족에 대한 편견 조장" 

"베이징보다 여의도가 편해…초3 아들 중국 가기 싫다해 걱정"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서울 여의도 KBS 신관 7층에 자리 잡은 CCTV 서울지국 사무실 앞에서 노성해 지국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서울 여의도 KBS 신관 7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편성마케팅국과 1·2TV사업국 사무실을 지나면 왼편에 '中國中央電視台(중국중앙전시대), China Central Television'이라고 쓰인 조그만 간판이 보인다. 이곳이 바로 24개의 TV 채널을 보유하고 2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세계 최대 방송사 CCTV의 서울지국이다. 

2010년 서울지국이 문을 열 때부터 7년째 이곳을 지키고 있는 노성해(44) 지국장도 다른 나라 주요 언론사의 서울특파원처럼 한 달 넘도록 부임 이후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통령 관련 스캔들과 촛불집회가 본국에서도 핫 뉴스로 다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노 지국장은 만족(만주족) 출신의 탕신 특파원과 함께 광화문 등지를 돌며 영상을 제작해 송출하고 있다. 일본 도쿄와 태국 방콕 등 인근 CCTV 지국의 특파원들도 돌아가며 서울에 지원 취재를 나오고 있다고 한다. 바쁜 중에도 잠시 짬을 내 2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그는 최근 사태를 겪으며 한국을 다시 보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국내 뉴스를 90% 이상 다루는 한국의 방송사들과 달리 CCTV는 뉴스 프로그램 가운데 절반이 국제뉴스입니다. 그중에서도 한반도 뉴스는 비중이 큰 편인데, 특히 요즘에는 한국 뉴스가 앞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의혹이 연일 터져 나와 저도 안타깝지만 그래도 그 많은 인파가 모였는데도 매번 충돌 없이 집회와 행진이 마무리돼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언론과 검찰이 나서서 권력자의 비리를 밝혀내는 모습은 아마 중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중국 국적의 한국 동포이자 중국 국영 언론의 한국 특파원으로서 양국을 바라보는 마음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을 보며 느끼는 복잡한 심경과 한중관계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중국인들은 취임 전부터 박 대통령에게 깊은 호감을 표시해왔습니다.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에서 중국 철학자 펑유란(馮友蘭)에 심취했다고 말하고, 마음속 첫사랑 상대가 삼국지의 조자룡이라고 했으니까요. 지난해 중국 전승 70주년 열병식에 참석한 것도 고맙게 여겨 올여름 전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박 대통령의 인기가 매우 높았죠. 그런데 그 뒤로 자꾸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다 보니 한중관계가 악화하고 중국동포들도 힘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중국 국영 CCTV의 노성해 서울지국장은 최근 들어 한중관계가 우려스럽다고 털어놓았다.

노 지국장은 중국 지린(吉林)성 류허(柳河)현 싼위안푸(三源堡)에서 나고 자란 조선족 3세로, 할아버지가 황해도 출신이다. 농민인 아버지는 젊은 시절 교사 생활도 했고 사업에도 손을 댔다가 비교적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홀로 된 어머니는 동생과 함께 베이징(北京)에 살고 있다. 

싼위안푸 인근 메이허커우(梅河口)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우리의 체육대학 격인 상하이(上海)체육학원에 진학, 스포츠뉴스를 전공했다. 졸업 후 상하이와 베이징에서 영업사원 등으로 일하다가 프로기사 녜웨이핑이 운영하는 바둑 전문 프로덕션을 거쳐 2000년 CCTV에 PD로 입사했다.

"스포츠뉴스를 전공하긴 했지만 처음부터 바둑 PD를 할 생각도 없었고,CCTV에 입사하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아니었죠. 제 바둑 실력도 한국으로 치면 3급 정도밖에 안 되거든요. 2003년부터는 골프 프로그램도 맡았죠. 바둑과 골프 취재 때문에 한국에도 여러 차례 들렀습니다. 우린 여기처럼 기자와 PD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죠."

가장 좋아하는 한국의 프로기사를 묻자 이창호를 꼽았다. 바둑 실력도 뛰어나지만 일인자다운 품격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프로골퍼 가운데서는 김하늘, 박인비, 전인지 등을 들었다. 

좋아하는 선수를 물으니 들뜬 표정을 짓더니 서울에 부임하기 전 한국에 들러 느꼈던 인상에 대한 질문에는 갑자기 낯빛이 어두워졌다. 

"2003년 재외동포재단이 주최한 '재외동포 차세대 지도자 워크숍'에 참석했습니다. 함께 들어온 한 동료가 공항 입국심사대에서 까다로운 질문을 받다가 사무실까지 들어가 한참을 조사받다 나왔죠. '정부 산하기관의 공식 초청을 받은 우리도 저렇게 푸대접을 받는데, 한국말도 제대로 못 하는 중국동포들은 얼마나 무시당하겠느냐'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주도에 갔을 때도 공항에 내리자 다른 외국인은 한국인과 함께 들어가는데, 중국 국적인 우리만 따로 줄을 서라고 해서 상처받았습니다. 그때 박관용 국회의장과의 면담 시간에 제가 항의 섞인 질문을 던지기도 했죠."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노성해 CCTV 서울지국장은 모국의 동포들에게 중국동포를 포용하는 마음을 지녀 달라고 당부했다.

그래도 그에게 한국은 조상이 누대에 걸쳐 살았던 모국이다. 회사에서 서울지국을 개설한다며 지원자를 모집하자 좋은 기회라고 여기기도 했고 "내가 아니면 누가 가겠느냐"라는 생각에 자원했다고 한다.

"2010년 4월 서울로 부임한 이래 설에는 한 번도 고향을 못 가봤어요. 힘은 들어도 보람을 느낍니다. f(x)의 빅토리아, 미쓰에이의 페이와 지아 등 인기 걸그룹의 중국인 멤버를 내세워 서울 경복궁과 안동 하회마을 등지에서 설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 중국 전역에 방송되도록 했죠. 코엑스 앞에서 싸이가 '강남스타일'을 부르는 광경도 찍어 보냈습니다. 중국의 한류 붐 조성에 저도 일익을 담당한 셈이죠."

노 지국장은 2012년부터 2년간 서울외신기자클럽의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한국 주재 외국 언론사 특파원들의 권익 옹호와 친목 도모에 나서기도 했고, 숙명여대 한중미래문화 최고경영자과정에서 강의하거나 한중관계 포럼 등에서 발표하며 한중 상호 이해에 한몫하기도 했다. 바빠서 자주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재한 중국동포 모임에도 가끔 얼굴을 내민다.

"이제는 어머니가 계시는 베이징에 가면 손님처럼 어색한 기분이 들고, 여의도 집에 오면 편안합니다. 이제 저도 서울 사람이 다 된 걸까요? 서울특파원 3년 임기를 두 차례 마친 뒤 세 번째 연장 신청을 해놓고 대기 중입니다. 본사의 귀임 발령이 나면 들어가야 하는데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이 중국에 가기 싫다고 해 걱정입니다. 아들은 중국말도 잘하지 못하고 거기에 가면 친구도 없거든요."

중국동포를 대하는 태도와 관련해 모국 동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는지 묻자 먼저 언론의 책임을 강조했다.

"몇 해 전 KBS TV '개그콘서트'에 조선족 사투리를 흉내 내는 코너가 있었죠. 아무리 웃고 넘기는 프로그램이고 보이스피싱의 위험성을 알려주려는 공익적 취지가 있었다 해도 정말 잘못된 겁니다. 이를 보는 조선족들의 마음이 어떨지 생각해야죠. 강력범죄가 일어날 때도 피의자의 출신국을 강조하면 잘못된 편견을 부추기는 겁니다. 동포가 동포를 포용하지 못하고 차별하면 외국인들과는 어떻게 어울려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중국동포들이 비록 저임금 단순노동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다고 해도 인격적으로 낮잡아 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누군가가 해야 하는 일을 대신하고 있으며,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을 상대로 식당이나 상점 등에서 통역을 해주는 등 한국 경제에 기여하는 역할이 작지 않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감독 장률을 만나다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의 감독 장률은 일상에서 영화를 길어 올린다. 장률이라는 이름이 마치 현악기 같다고 생각했다. ‘장’이라는 음절의 팽팽함과 ‘률’이라는 음절의 울림이 공존하는, 손으로 튕기거나 활로 켜서 소리낸 듯한...
  • 2018-11-13
  • 6일(현지 시각)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20년 만에 한국계 연방의원이 탄생했다. 7일 새벽 4시 45분 현재 개표가 96% 이뤄진 가운데 캘리포니아주 제39선거구에 공화당 소속으로 출마한 영 김(한국명 김영옥·사진) 후보가 51.4%를 득표, 당선이 확정됐다. 영 김 후보는 연방의회에 입성한 최초의 한국계 여성이기...
  • 2018-11-09
  • 잊을 수 없는 남아공 취재길 김룡 길림신문사 스포츠 수석기자 다년간 길림신문사의 스포츠 수석기자로 물불을 가리지 않고 동분서주해온 것 같다. 중국축구 슈퍼리그, 갑급리그, 을급리그 등 국내 프로축구와 같은 대형 체육행사 취재는 물론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박지성자선축구대회, 전국동계...
  • 2018-11-07
  • "외국인이 두려움 없이 상담받을 수 있도록 제주서부터 시작해야"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언어가 통하지 않는 외국인에게 모든 게 다 벽일 수 있어요. 하물며 '법(法)'은 더더욱 모르죠."  인터뷰하는 전령현 제주대 교수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중국 국적의 중국변호사이자 ...
  • 2018-11-06
  • “한국에서는 연길(옌지)하면 여전히 부정적이고 낙후된 모습을 많이 떠올립니다. 동포들의 노력으로 이룩한 급속한 경제 발전과 도시 기반 시설 구축은 제대로 조명되지 않고 있죠. 시정부 차원에서 한국 IT·바이오 기업 투자 유치를 집중 지원할 계획입니다.” 안영걸 중국 연길시 서울주재대표부 대표...
  • 2018-11-05
  •     중국은행 서울지점금융부 대리 조선족 장연(张燕)은 최근 ‘중국은행 공청단위원회 제5기 가장 아름다운 청년직원 풍채 전시’에 선정돼 이목을 끌었다.   2014년 중국은행 서울지점에 근무하기 시작해서부터 5년간 장얜은 용감하게 책임지고, 남에게 뒤떨어지지 않고 참답게 학습하며, 열심히 일하...
  • 2018-11-01
  •       도시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을 조성하여 새로운 도시 재창조의 기회를 만들어가는 조선족 녀성 기업인이 있다. 북경시 4순환도로 부근에 “성품 건축” 부동산을 개발하고 지역사회에 도서관과 살롱 문화를 도입하였으며 현재는 “마네 초지”라는 문화 예술 공간...
  • 2018-10-30
  • 라선건성그룹 안승룡대표 '건강한 도시개발을 꿈꾼다'   (흑룡강신문=하얼빈) 류설화 연변특파원= 최근, 조선 주택 수요 및 관련 건설투자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 사이, 조선의 주택 수요량이 0.6% 성장하고 신규건설투자 규모는 4000여억원에 달할것으로 예상했으며 현재 남포, 개성, ...
  • 2018-10-29
  • 중국 초고속원심분리기 창시자 김록송 연구원을 적는다     중국 원심기 분야의 제1인자 김록송연구원 /리옥화 찍음 해마다 소집되는 북경조선족과학기술자협회 년차회의 때면 단정한 외모에 엄숙하면서도 유머가 섞인 언어로 재치 있게 사회를 보는 김록송 연구원(1940년생)을 볼 수 있다. 중국과학원 생물물리...
  • 2018-10-27
‹처음  이전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