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붓길 가는대로 30년, 행복한 그림쟁이의 꿈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5월3일 09시33분    조회:592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허소정
아쉬울만큼 순식간에 지나가는 계절, 짙어가는 봄. 눈에 담는 장면마다 그림이다. 구름 한점 없이 높고 푸른 하늘과 서로 뽐내듯 싹을 틔우는 신록은 물을 많이 섞어 그린 수채화를 닮았고 경이롭고 아름다운 자연이 그리는 수채화만큼이나마 그의 섬세한 붓길은 작고 시시한것일지라도 한폭의 신세계를 펼쳐낸다.

신록이 짙어가는 지난 29일 화가 허소정씨를 만났다. 연길시 철남의 한 길어구에 위치한 봉황기쁨화실. 벽을 수십점의 유화거나 수채화로 도배하고 갖가지 화분들이 베란다를 채웠으며 거기에 그림물감향까지 향긋하여 상당히 운치 있는 공간임이 느껴진다.

소와 소수레, 뜨락또르와 자동차, 닭과 닭우리와 방아간 지어는 굴뚝과 돌담… 이렇듯 언젠가는 사라질 시골의 사소한것들까지도 그의 시선에는 더없이 사랑스럽고 정겨운 향수의 풍경이였고 아울러 한폭의 세밀한 수채화로써 정성들여 녹여낸 작품들로 재탄생시켰다. 그는 또 사라져가는 우리 민족의 사투리까지 수집하여 그림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견지하고있다.



허소정(1972년생), 반평생을 그림과 함께 살아온 사람이다. 연변대학 미술학원을 졸업하고 중앙공예미술학원을 연수한 그는 조선족 영화미술감독이고 화가이며 국제실내고급설계사이다. 일찍 1999년부터 영화미술계에 뛰여들어 2009년에는 "맹래재전기(孟来财传奇30集)", 2011년 "광표지대(狂飙支队, 30集)", 2013년 "신의대도공전기(神医大道公前传, 30集)", 2014년 “1931년의 사랑(1931年的爱情, 28集)”, 2012년에는 "집안일도 일(家事也是事, 24集)" 등 25편이 넘는 영화와 텔레비죤드라마의 영화미술감독을 맡아 획기적인 플롯, 감각적인 미장센을 아우르는 폭넓은 분야의 환상적인 세계를 연출시키는 또 하나의 주역으로 일해왔다.

그러나 30년 세월을 그림쟁이로 살아 성공가두를 달리던 그에게 닥친 시련, 바로 암말기. 이 우직한 그림쟁이는 병원에 입원하여서도 작은 책자를 도화지로 삼아 하루도 빠짐없이 그림을 그렸고 같은 병실 미술애호가에게 그림을 가르치기도 하였다.

2012년 북경에서의 암치료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와 그는 한없이 나누고 베푸는 삶을 행하였다. 바로 미술애호가들에게 생활의 힐링과 재미를 수채화로써 부여해주는것, 더 나아가 치렬한 경쟁과 심리적압력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속에 수채화 안료마냥 다양한 색채를 더해주는것. 이젠 제법 열정 높은 여러 미술애호가들의 일상과 그들이 그린 그림이 그림물감과 만난 물처럼 서서히 허소정씨를 닮아가고 또 그에게 번져가는듯하다.

“요즘, 례를 들어서 노래일 경우에는 일반인들까지도 쉬이 따라 부를수 있는 흔한 취미이지만 그림 그리는 사람은 좀 드물지요. 주말에 이렇듯 운치 있는 공간에서 수채화를 그리는 과정은 정화의 과정이고 마음을 다스릴수 있는 작업이라 생각해요…” 료리와 공예품 만들기에도 손끝이 야무지다는 정진씨의 말이다.

“우리 허선생님은요, 술 마시는 시간도 아까와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는분이세요, 호호호!” 연변병원에서 의사로 사업하고있는 권용단씨의 얘기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허소정씨의 인생과 그의 모든 고민은 온통 미술이였다. 아버지의 초담배종이와 교과서의 여백부분과 남이 쓰다 버린 종이를 비롯한 이 자질구레한 모든것들이 그에게 와서는 섬세하고도 랑만적인 그의 붓길이 마음껏 재롱부릴수 있는 즐거운 도구였다.

“새하얀 도화지에 흥분되는 령감을 온 마음으로 하나둘 펼쳐내는것, 그것이 그림이죠.”

누에가 뽕잎을 먹을 때 나는 사각거리는 소리처럼 붓길에도 그는 리듬감을 보탠듯하다. 금방이라도 톡! 하고 튀여나올것 같은 이슬에 생동감을 줬고 우리 민족의 판소리 등 음악의 득음에 비유되는 경지에 도달하려 혼신을 다했다. 다섯시간이라도 한동작으로 굳어져서는 그림을 그리는데 그럴 때마다 온몸이 경직되는것을 매일 느끼면서도 이 작업을 이어가는 "괴짜"가 바로 허소정씨이다. 그림에 대한 그러한 각고의 "미친" 즐거움이 보는 사람들마다 놀라게 하는 "총각김치"와 "오이소박이"를 완성시키게 했을것이다. 그가 꼬박 한달동안 밤잠을 포기한채 김치 그리기 작업에 매진하여 나온 작품, 이 두폭의 사진 같은 수채화는 이달에 곧 개최될 국제수채화전시회와 연변미술가협회전시회에 출품하게 된다. 우리의 정서가 돋보이는 민속도자기에 살폿이 정성스레 담은 김치를 그리는 일은 어쩌면 전통과 현대의 교감까지 이끌어내는지도 모른다. 향후에도 그는 우리의 김치와 민족특색음식들을 고집한단다. 파김치, 배추김치, 깍뚜기, 영채김치, 가지김치, 달래김치, 도라지무침, 랭면…

“오늘에도, 당신은 그렸나요?” 그는 매일 이 행복한 물음으로써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요구한다. 잠잘 때에도 꿈꿀 때에도 온통 그림뿐이고 오늘엔 뭐하고 보낼가 하는 물음조차도 필요 없이 오로지 그림그리기라고 말하는 화가 허소정씨, 평생 단 한번도 전시회를 연적이 없는 그에게 있어 미술은 생활 그 자체였다. 이제 고이 간직한 꿈이 있다면 중국미술관에서 개인전시회를 개최하는것이라고 한다.

붓길 따라 살아온 우직하고 꾸준했던 화가의 30년, 예고 없이 들이닥친 시련속에서도 끊임없이 사람들과 웃고 나누며 결코 붓을 놓지 않은 화가의 이 꿈은 아마 그 어떤 수채화보다도 더욱 아름다울지도 모른다…

연변일보 글·사진 류설화 기자


 

살아있는 느낌의 우리 맛 김치를 수채화에 담아

파일 [ 6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리바바그룹의 주 수입원이 taobao.com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taobao.com의 업무는 B2C(기업대 소비자의 전자상거래)와 C2C (소비자대 소비자의 전자상거래)로 알리바바그룹 업무의 일부분에 속할 뿐, 더 큰 수입원은 B2B(기업과 기업간의 전자상거래)플랫폼인 alibaba.com에 있는 것을 아는...
  • 2015-11-25
  • 연변 화룡시우이허(御和)종식전업합작사 박호남 리사장   (흑룡강신문=하얼빈) 윤운걸 길림성 특파원=자고로 연변의 화룡시 해란강벌에서 생산하는 입쌀은 그 질이 좋아 그젯날 위만황제에까지 진상하는 희귀 쌀로 인근에 소문이 나 있었다.   그런데 수많은 조선족 농민들이 고향을 버리고 뿔뿔히 한국으로,대도시로 ...
  • 2015-11-23
  •     에피소드로 시작하는 이야기   (흑룡강신문=하얼빈) 15년 전의 일이다. 그때 심양에 잠깐 인물취재를 간 적 있다. 이옥성이라고 하면 다들 생경한 이름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지난 세기 60년대 인민대회당에서 복무원 조장으로 있었던 인물이다. 한때는 모택동, 주은래, 주덕 등 거인을 이웃처럼 늘 일상으로...
  • 2015-11-22
  • 지난 10월말, 북경취재차 커시안의료기기유한회사 박걸 리사장을 꼭 인터뷰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진것은 그가 조선족 유명기업인인것도 있겠지만 그에 앞서 사회적 기부행사에 적극 나서는 박걸리사장의 기사를 많이 봐왔기때문이다. 당시 박걸 리사장은 연길출장중이라 자리를 비웠지만 우선 북경시 조양구 망경원에 위치한...
  • 2015-11-18
  • [인터뷰] 한·중 비즈니스 컨설팅 전문 티앤씨네트웍스 CEO 김홍화 씨 [동포투데이 화영 기자] 국내 외국인 유학생 8만명 시대, 낯선 한국 땅에서 자신만의 아이템으로 창업을 실현하고 있는 중국 유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창업의 종류는 IT, 무역, 여행사, 컨설팅, 음식점, 옷가게, 신발가게 등으로 다양하다...
  • 2015-11-17
  •  연변B.O환경예술미디어회사 리성남 회장./자료사진.   (흑룡강신문=하얼빈)윤운걸 길림성 특파원= “용정 ‘간도일본총영사관’을 일제 침략 역사를 공부하는 ‘산교실’로 복구해 가슴이 뿌듯하다”고 설명하고있는 리성남 연변B.O환경예술미디어회사 이사회 회장이다.   올해는...
  • 2015-11-16
  •          (흑룡강신문=칭다오) 정순금 통신원=고단하고 지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과연 예술이 도움이 될 수 있을까?예술가에겐 그 잊힌 기억을 일깨워줄 의무와 권리가 있다. 칭다오시 청양구 천태단지에 살고 있는 박룡관 촬영사는 예술가의 의무와 권리를 모범적으로 수행해왔다   ...
  • 2015-11-16
  • —시즈오까대학 리련화부교수   리련화부교수 사람들은 인생을 늘 《우연》과《필연》의 련속으로 반추하며 설명한다. 하지만 이외로 부딛치게 되는 하나하나의 우연을 스스로 받아들이며 남들이 인정하는 결실을 맺으면서 뜻(志)을 이루는 사람이 능력자라 하겠다.   지난 7월 10일, 스케줄을 몇번이나 조...
  • 2015-11-12
  •  ㅡ주식회사ASK TRADING 김동림회장을 만나서       김동림회장 이번 계렬보도 취지의 하나가 바로 사업과 활동에서 그리고 생활에서의 각 주인공들의 스토리를 기록하는것이다. 한 개인의 사업, 활동, 생활면에서 주변의 인정을 받는 인물들을 만났는데 이들중의 한사람이 ㈜ASK TRADING 회사 김동...
  • 2015-11-12
  •   십여년간 꾸준하게 감시카메라보급에 애써오면서 오로지 한 우물만 파온 기업인 있다. 룡승전자설비유한회사의 신철화(44세)총경리는 그동안 우리 주의  감시카메라보급에 앞장서왔으며 앞으로도 CCTV설치와 관리에 앞장설것이라는 단호한 신념을 가지고있다. 그가 감시카메라회사를 차리게 된 계기는 너무나도...
  • 2015-11-12
‹처음  이전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