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룡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일본과 한국에서 공부한 경험을 살려 중국에서 한국 경제 전문가로 활약하며 후학을 양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중국 하얼빈 출신으로 서울대 대학원 박사과정에 입학한 동포 5세 박룡(28·남) 씨는 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엘타워에서 '재외동포재단 초청 장학생 장학증서 수여식'에서 장학증서를 받고서 "중국에 부족한 한국 전문가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씨는 베이징(北京)대에서 정부관리학을 전공한 뒤 2013년 서울대 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베이징대 재학 시절 복수전공으로 경제학을 택해 일본 와세다(早稻田)대에서 교환학생으로 수학하기도 했다.
도쿄(東京)대와 교토(京都)대 등 일본의 여러 명문대에서 학비 면제 장학생 추천을 받았지만 그가 선택한 것은 한국행이었다.
"베이징대 교수 가운데 일본 유학파는 많지만 한국에서 학위를 받고 온 사람의 거의 없다 보니 한국이 상대적으로 중국에 덜 알려진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한국으로 유학 온 선배들은 중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국내 대학이나 연구소에 남는 게 추세지만 저는 베이징대로 돌아갈 계획입니다."
재외동포재단 장학생으로 선발돼 석사과정을 마친 그는 이번에 박사과정에 도전했고 이어서 장학금 혜택을 받게 됐다.
그는 "모국에서 장학생으로 선발돼 많은 혜택을 받게 된 만큼 돌아가서 조선족(중국 동포)의 위상도 높이고 한국과 중국 사이의 가교 역할에 충실할 작정"이라며 "베이징대에 교편을 잡아 제2, 제3의 한국 유학파가 나오도록 돕고 싶다"고 바람을 피력했다.
박 씨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오주혁(1872. 2. 20∼미상)의 후손이다. 오주혁은 중국 훈춘(琿春)과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가며 교육사업 및 군자금 모집, 무장투쟁 등을 병행하며 활동했고 1922년부터는 항일무장단체 혈성단(血誠團)의 일원으로 독립투쟁을 전개했다. 정부는 이 공로를 기려 2006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그는 "외삼촌으로부터 외고조부(오주혁)와 아직 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한 외증조부 3형제가 함께 독립을 위해 일제에 맞서 싸운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면서 "중국으로 돌아가 모국을 제대로 알리는 것이 후손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선족에게 중국은 저를 키워준 아버지고 모국인 한국은 언제나 따뜻하게 품어주는 어머니 같은 존재입니다. 그래서 부모인 양국이 늘 화목하게 지내기를 바라고 거기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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