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국제방송국을 방문한 준오헤어 강윤선 대표
준오(JUNO)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최고의 여신 이름에서 나왔다. "준오헤어"는 바로 여신 "준오"의 자신감과 자부심으로 최고의 아름다움을 만든다는 의미라고 한다.
한때 생계형 직업으로 간주되었던 미용업은 신화속의 여신처럼 "준오헤어"에서 화려하게 부상하고 있다. 1년 매출 한화 1,000억원, 2500명 직원 보유, 200명 이상 직원의 억대 연봉, 국내 최다 직영점 보유… "준오헤어"는 2005년 세계적 화장품기업 웰라가 뽑은 "세계 10대 헤어 브랜드"에 선정되기도 했다.
인터뷰 바로 전날 "준오헤어"의 직영점 100호점인 수원 노보텔점이 오픈되었다. 오픈 매장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준오헤어"의 대표 강윤선씨는 즐거운 심정 때문인지 얼굴이 약간 상기되어 있었다.
간절함-"준오" 신화의 시작
강윤선씨는 가위와 빗을 볼때마다 새로운 매장을 오픈할때처럼 마음이 설레인다. 가위와 빗은 그녀에게 있어서 준오 여신의 상징물인 공작새 맞잡이로 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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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와 빗은 나를 이만큼 성장시켜주고 풍족하게 해준, 도구가 아닌 모든 것이 아니었을까요? 직업은 속일수가 없는가봐요. 지금도 (가위를 보면)설렙니다."
평범한 가정에서 삼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그녀의 어린 시절은 지독하게 가난했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낮에는 잡일을 하며 돈을 벌었고 밤에는 야간학교를 다녔다. 가끔 들리는 동네 미용실은 그녀가 유일하게 사치를 부릴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미용실에서 당황스러운 장면을 목격한다. 웬 아주머니가 미용실에 보따리를 잠깐 맡아줄 것을 청탁했고, 직원은 단호하게 거절을 했던 것이다. 미용 아닌 일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는 태도였다. 아주머니는 서운한 표정으로 걸음을 돌렸다.
강윤선씨는 큰 충격을 받는다. 이처럼 찬 서리가 내리는 미용실에 누군들 다시 찾아올까.
"나라면 친절하게 보따리를 맡아주고 아주머니를 단골로 만들텐데…"
강윤선씨는 아쉬운 마음을 달랠 길 없었다. 그는 그날로 기술학교에 달려가 등록했다. 미용기술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그때부터 가위와 빗은 운명처럼 그녀와 떨어질 수 없는 인연을 맺게 된다.
1년 후 기술학교를 졸업한 강윤선씨는 곧바로 미용실에 취직했다. 그리고 22살 되던 해인 1982년, 강윤선씨는 서울 돈암동에 4평짜리 미용실을 열었다. 그 미용실 이름이 바로 "준오",고객들에게 최고 여신의 아름다움을 선물한다는 마음을 브랜드 이름에 담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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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매장이였죠, 19평 정도였는데 저희 부부 헤어디자이너에 스탭까지 3명 정도였어요, 첫날 고객 한분이 오셨는데 앞머리만 하고 가셨던 같아요. 매출은 없지만 그분이 다시 올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해 골똘이 생각했죠. 고객님이 머리하고 가실 때 행복하면 다시 오실텐데... 이런 생각을 했어요 ."
강윤선씨는 미용기술로 승부를 결정하는 시대는 벌써 지났다고 말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단순한 기술보다는 "사람"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이다. 강윤선씨는 더운 날이면 샵을 찾는 손님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챙겼고 아무리 바쁘더라고 출입문 밖까지 손님을 배웅했다.
그의 남다른 고객 전략은 드디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오픈 10년 만에 준오헤어샵은 5개로 늘었고 1992년에는 2백명 직원을 거느리고 헤어샵의 메카로 불리는 이화 여대 앞으로 진출했다.
성장-같은 꿈을 안고 함께 가는 길
미용업은 진정한 프로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치열한 승부의 세계이다. 누구나 쉽게 시도할 수 있지만 진정한 프로로 자리매김하기까지 기나긴 인고의 시간을 필요로 하고 또 그 극복여부에 따라 성공여부가 갈린다.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성장 가능성이 없다면 누구나 언제든지 쉽게 떠날 수 있는 곳, 그것이 바로 미용업이다. 미용원 보조로 시작해 한국 최고 미용그룹의 CEO로 달려온 강윤선씨는 그 실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3-4명의 직원을 두었을 때부터 직원들의 성장을 무엇보다 크게 생각했다.
(인서트3)
"항상 직원들에게 자신이 하는 일이, 준오가 자신을 성장시키지 못하면 언제든 떠나도 좋다고 얘기 하거든요. 교육을 통한 성장이 같은 꿈을 꾸게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비전,꿈이 있으면 힘든것도 많이 참는 것 같아요. 꿈과 비전이 확실하니까 내가 그만둘 이유가 없겠구나 하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고 선배들을 통해 보기도 하니까, 자기 일에 대한 확신 때문에 준오가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솔직히 강윤선씨의 준오헤어에서 헤어디자이너로 자리 잡기는 쉽지 않다. 미용대학을 졸업하고 입사하더라고 꼬박 2년 6개월 동안 매장에서 스탭으로 궂은 일을 하면서 준오아카데미에서 전문훈련을 받는다. 이들은 아카데미에서 공부하는 동안 무조건 100명이상 고객의 헤어스타일을 디자인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그렇게 어려운 과정일지라도 "준오헤어"는 헤어디자이너들로부터 "꿈의 직장"으로 불린다. 강윤선씨는 직원들이 일한만큼 월급을 주는 것은 물론 매장별로 수익의 30-40%를 직원들에게 아낌없이 돌리는 등 과감한 인센티브를 안겼다. 준오헤어 소속 1000명 헤어디자이너 중 연봉이 한화 1억원을 넘는 헤어디자이너가 200여명, 유능한 헤어디자이너는 지분을 공유하는 형식으로 매장을 내줬다. 수익은 정확하게 지분 비율로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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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프로라면 연봉이 굉장히 중요하죠. 직원들에게 단골 고객의 중요성을 많이 가르쳤습니다. 고객이 자주 찾으면 연봉이 많아질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어요. 연봉 1억짜리 직원이 200명 정도, 2억-4억을 받는 직원들도 좀 있어요. 고객님이 많아지고 만족하고 다시 찾아오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이 단골손님이죠. 단골손님이 많아지면 연봉이 많아져요. 저는 그것이 진정한 프로라고 생각해요."
프로를 인정하고 대우하는 준오헤어의 경영방침은 낮은 이직률로 이어졌다. 현재 2500명에 달하는 임직원을 두고 있는 준오헤어는 이직률이 10% 미만이다. 40-50%가 보통인 미용업계 이직률을 감안하면 거의 "신의 수치", 준오헤어에는 10년, 15년 이상을 함께 한 직원이 300여명이 되며 25년을 함께 해온 직원들도 있다.
이런 준오헤어는 한국 미용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독특한 업체로 꼽힌다. 준오헤어는 가맹점이 없이 100개 매장이 모두 직영점이다.
(인서트5)
"프랜차이즈 형식은 내가 돈을 가지고 노하우를 배우는 경우가 많은데요, 물건을 파는것과 달리 미용이라는 직업을 사랑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미용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 해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프랜차이즈 형식보다는 함께 하는 직원들과 파트너쉽을 하면 돈도 많이 벌고 인센티브도 할달량 제도를 실현하면 직영이 가능하겠다 생각했어요. 직원들이 하고 싶으면 경영을 할수도 있어요. 모든 꿈을 꿀수 있기에 직영을 할수 있었던 같아요."
강윤선씨는 자신이 인생을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이 바로 "준오헤어"의 직영운영을 결정한 일이라고 자부한다.
책을 읽는 디자이너-미용계 인재 블랙홀 CEO의 경영철학
개성 있는 스타일로 아름다움을 가꾸고 유행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헤어디자이너와 독서, 어쩌면 자칫 잘못 꿰여진 단추처럼 어색하게 보일법도 하겠다. 그동안 책 읽으려고 미용샵에 취직했냐고 하면서 직장을 떠나는 직원도 있었다. 그러나 "리더가 되고 싶으면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윤선씨의 독서경영철학은 지난 20여년간 한 번도 변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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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책을 통해서 마음의 폭을 크게 하면 디자인과 연결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세상을 좀 많이 알고 생각을 많이 할 때 디자인의 폭이 넓어지는데 특히 우리처럼 미용실에서 일만 하는 사람들은 그런 경험을 할데가 별로 없거든요, 책은 역사와 시공을 초월하잖아요, 책을 통해서 뭔가 느끼면 디자인폭도 넓어지지 않을가...책을 처음에는 읽는걸로 시작했지만 지식의 폭,지혜의 폭이 넓어지면서 디자인 폭도 넓어지고 사람을 이해하는 폭도 넓어지는데요. 책 경영시스템 덕을 많이 보았습니다."
강윤선씨는 한 줄의 글귀가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20여년간 한달에 한권씩 필독서를 지정하고 직원들이 책을 읽게 하고 있다. 직원들은 필독서를 읽은 후 나름의 방법과 형식으로 느낌을 표현해 제출한다. 어떤 직원은 사진을 찍어오고 어떤 직원은 그림으로 그려내기도 한다. 독서를 통해 얻은 색다른 안목을 디자인에 접목시켜 미래적 트랜드를 이끌어가고 서비스 방식과 삶의 방식을 고민하도록 하는 것이 강윤선씨의 독서경영철학이다.
준오헤어 소속 헤어디자이너들 속에는 유독 공부를 계속하는 사람이 많다. 석사연구생과 박사과정 헤어디자이너도 있고 미용대학 겸임교수로 뛰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 생계를 위한 억지 몸부림이 아니라 진정한 프로로 우뚝 설수 있도록 땀을 흘리는 과정에 강윤선대표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준오헤어는 2011년부터 한국 경복대학교와 산학협력을 통해 "준오헤어 디자인과"를 설치했다. 현장맞춤형 "준오헤어 디자인과"는 준오헤어의 체계화된 테크닉을 세계적인 트렌드에 맞춰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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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대학을 나와도 준오에서 필요한 인재를 구하기가 어려웠어요. 또 다시 가르쳐야 하니까 학생도 시간에 대한 손해가 많았죠. 그래서 포커스를 맞춰 현장에 필요한 인재를 나름대로 가르쳐보자...그것이 준오브랜드 학과이거던요. 준오 브랜드 학과에서는 준오라는 현장에 필요한 기술을 학교에서부터 가르칩니다. 현장에 나와서 낭비하는 시간이 별로 없어요. 직접 고객을 상대하는데서 빨리 다가 갈수 있어 시간을 줄일 수 있죠."
지난 2년간, 경복대학교 준오브랜드 학과 졸업생중 90%를 차지하는 80여명 학생이 준오헤어에 몸을 담고 있다. 강윤선씨는 경복대학교에 이어 향후 5개 대학에서 "준오"가 원하는, 고객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할 전망이다.
인터뷰중인 중국국제방송국 강옥기자(좌)와 준오헤어 강윤선 대표(우)
세상을 향한 안목,그리고 향후 10년
지금까지 한국 국내시장을 주목표로 겨냥했던 준오헤어는 점차 해외 시장으로 그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올해 9월, 베트남 하노이점 오픈을 기점으로 11월에는 필리핀 전역과 계약을 마쳤다. 내년 2-3월에는 두바이에도 진출할 전망이다. 그리고 이제 또 중국 미용업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려 한다.
중국 미용업은 지난 세기 80년대부터 비로소 흥기했지만, 현재 연간 20% 이상의 높은 성장속도를 자랑하고 있다. 미용업은 현재 인민폐 8000억 규모를 갖췄으며 연간 20%로 성장속도로 2015년에는 영업수입 인민폐 1조원의 관문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의 미용미발화장품 수요량은 일본과 한국을 뛰여 넘어 아시아 1위로 부상했으며 미국과 프랑스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강윤선씨는 중국 미용업 시장의 전망과 소비자들의 욕구를 오래전부터 주시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중국에서도 한국 준오헤어와 같은 서비스를 받을수 있고 미용 종사자들이 한국 준오헤어 아카데미에서 제공하는 교육과 같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일, 그것이 강윤선씨가 이루고 싶은 "중국의 꿈"이다.
(인서트8)
"중국은 충분한 가능성이 있고 그럴만한 준비도 되어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준오헤어가 샬롱 오픈을 하면서 아카데미 오픈을 같이 해 하나하나 중국을 배워가면서 함께 성장하면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많이 찾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 차례 중국을 방문한 강윤선씨는 중국시장에 대한 이해를 깊이하고 협력을 이루기 위한 노력으로 또 한번 중국을 찾았다.
(인서트9)
"앞으로의 경쟁력을 본다면 결국 아름다움을 다루는 것이기에 트렌드에 대한 공부를 더 하는 것이 경쟁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앞서 나가는 디자인 연구,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리드해 나가서 보여줘야 하지 않을가...고객들이 저렇게 하고 싶다는 갈증을 해소하는 것이 핵심이 아닐가는 생각입니다. "
강윤선씨는 향후 준오의 경쟁자는 같은 미용업계가 아니라 쇼핑센터, 커피샵, 오락실과 같이 고객이 시간을 소모하는 모든 장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고객이 시간을 가장 많이 쓰고 싶고 그런 고객들이 편히 쉬여갈 수 있는 곳 ,그것이 향후 10년간 강윤선씨가 만들어 가고 싶은 "준오"이다.
(인서트10)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하죠? 향후에는, 중국에서,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등지에서 준오헤어가 고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10년후 쯤에는.... 100개정도 살롱도 생겨서 고객님들과 더욱 가까이에서, 편안하게 커피 한잔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랑방처럼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고 따뜻하게 할 수 있는 카페 같은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세계 곳곳에 준오라는 이름으로 사람과 어울릴 수 있는,사람 냄새 나는 곳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아카데미도 곳곳마다 10개정도 .... 제 꿈이 그렇습니다. "
강윤선씨는 성공의 크기는 곧바로 마음속 간절함의 크기라고 직원들에게 늘 말한다. 힘들 때 포기하지 말고 왜 시작했는가는 초심으로 돌아가 보라고, 그 속에 어떤 간절함이 묻어 있냐고, 그 간절함이 변함없다면 꼭 자신만의 신화를 엮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들에게 최고 여신의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싶다는 20대 소녀의 작은 꿈으로 시작된 "준오"의 신화, 미용사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직업이라고 자부하는 강윤선씨는 지금 이 순간에도 헤어디자이너의 꿈, 미용사의 꿈을 향해 달리는 꿈나무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글/사진:강옥,이향란]
중국국제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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