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년만에 열린 DMZ 가보니] 눈앞 금강산
[ 2019년 04월 30일 12시 23분   조회:4597 ]

[66년만에 열린 DMZ 가보니]눈앞 금강산 봄기운과 함께 평화의 바람이 부네

■강원도 고성 DMZ '평화의 길'
27일부터 일반인에 개방
화~일요일 하루 200명씩 관광
시민들 호응에 경쟁률 16대1 넘어
금강산 구선봉, 해금강 풍광 장관
철원·파주 구간도 단계적 개방 예정
금강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금강산 구선봉.
[서울경제] 지난 27일 오전10시30분 강원도 고성의 통일 전망대. 육군 22사단 헌병들이 동해안 최북단에 위치한 비무장지대(DMZ)로 들어가는 통로에 놓인 철문을 활짝 열었다. 통일 전망대에서 북측으로 2㎞ 떨어진 금강산 전망대로 향하는 ‘평화의 길’이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66년 만에 처음으로 민간에 개방되는 순간이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단체 관광객들은 가슴 벅찬 표정을 억누르며 해안 철책길로 들어섰다.

강원도 고성의 DMZ ‘평화의 길’이 민간에 처음 개방된 지난 27일 방문객들이 산책로로 들어서고 있다.
강원도 고성의 DMZ ‘평화의 길’을 찾은 여행객들이 동해의 풍광을 감상하며 산책로를 걷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감시초소(GP) 철거 등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가 이어지면서 이날부터 ‘평화의 길’ 가운데 고성 구간을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통일 전망대에서 시작해 해안 철책을 따라 금강산 전망대를 방문하는 고성 구간은 A코스와 B코스로 나뉜다. 2.7㎞ 도보 코스가 포함된 7.9㎞ 길이 A코스는 1회 20명씩, 차량으로 금강산 전망대까지 왕복 이동하는 7.2㎞의 B코스는 1회 80명씩 하루 두 차례 운영된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200명씩 ‘평화의 길’을 둘러볼 수 있다. 방문 신청은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나 행안부 DMZ 통합정보시스템을 통해 하면 된다. A코스의 경우 1차 신청 기간인 27일~5월7일 동안 정원 360명에 5,870명의 신청자가 몰려 16대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두 산책로 가운데 A코스를 선택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가파른 경사 위에 조성된 나무 데크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자 해금강을 품은 동해안의 시원한 풍광이 눈앞에 펼쳐졌다. 햇살은 따사로웠고 바닷바람은 완연한 봄의 기운 덕분에 쌀쌀하지 않았다. 하지만 탄성이 나올 만큼 아름다운 경치에도 불구하고 반세기 넘게 이어진 분단의 아픔은 산책로 곳곳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바닷가에 높다랗게 세워진 철조망과 방문객들에게 주의를 환기하는 ‘지뢰 경고판’은 한반도가 여전히 서로 다른 이념과 노선을 채택한 두 나라가 대치 중인 땅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강원도 고성의 DMZ ‘평화의 길’을 찾은 방문객들이 해안 철책길을 따라 걷고 있다.
A코스에서 해안 산책로가 시작되는 초입에 위치한 동해 북부선 철로 역시 분단의 쓸쓸한 상처를 품은 구조물이다. 강원도 양양에서 고성을 거쳐 북한 안변까지 이어지는 이 철로는 원래 일제가 식민지배 당시 자원 수탈을 위해 설치한 것이다. 한국전쟁 이후 50년 넘게 폐쇄됐다가 2000년대 들어 남북 협의를 통해 철도 운행을 재개했으나 2007년 5월을 끝으로 다시 멈춰 섰다. 서울 서초구에서 온 송해숙(70·여)씨는 “DMZ 산책로가 개방된다는 소식을 듣고 감격스러운 마음에 재빨리 예약했다”며 “이 철로를 달리는 기차를 타고 북한 땅을 자유롭게 밟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DMZ ‘평화의 길’에 놓인 동해 북부선 철로 인근에 분단의 아픔을 드러내듯 ‘지뢰 경고판’이 설치돼 있다.
DMZ ‘평화의 길’ 산책로 한가운데 조성된 ‘소망 트리’에 평화 통일을 향한 시민들의 염원이 담긴 플라스틱이 걸려 있다.
오른편에 바다를 끼고 한참을 걷자 평화 통일에 대한 시민들의 염원을 한데 모으기 위해 설치된 ‘소망 트리(tree)’가 눈에 들어왔다. 일반인 개방에 앞서 하루 전날 이곳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쓴 ‘평화가 경제다’라는 글귀를 보며 방문객들은 너도나도 각자 희망과 바람을 담은 얇은 플라스틱을 소망 트리에 걸었다.

‘평화의 길’ A코스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금강산 전망대다. 이 전망대는 2.7㎞의 도보 산책로가 끝난 지점에서 버스를 타고 1.6㎞ 정도 이동하면 모습을 드러낸다. 이 전망대에 서면 금강산에서 비로봉 다음으로 높은 채하봉과 여러 형태의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루는 구선봉이 보인다. 산책로의 시작점이었던 통일 전망대에서는 흐릿한 윤곽만 겨우 가늠할 수 있었던 봉우리들이다. 멋진 풍경을 넋 놓고 감상하다가도, 추억의 사진을 남기기 위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다가도 ‘저 멀리 보이는 금강산은 아직 우리가 가닿을 수 없는 곳’이라는 데 생각이 미치면 마음 한구석이 저릿해 온다.

정부는 고성 구간에 이어 백마고지 전적비부터 DMZ 남측 철책 길을 걷는 철원 구간과 임진각에서 시작해 도라산 전망대를 거쳐 철거 GP를 방문하는 파주 구간도 단계적으로 개방할 계획이다. /글·사진(고성)=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A·B코스로 나뉘어 지난 27일부터 개방된 DMZ ‘평화의 길’.

파일 [ 2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828
  •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통일농구경기 남자 혼합경기에서 북측 봉사원들이 경기를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통일농구대회 이모저모] 통일농구 경기 취재를 위해 평양에 간 풀기자단이 평양의 모습과 대회 뒷이야기를 전해왔다. 이를 정리해 봤다.    정부수립 70주년 기념일인 ...
  • 2018-07-05
  •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늘(5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벽 짚고 땀 닦으며 법정으로 행했다. 봉황넷/연합뉴스
  • 2018-07-05
  •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남북통일농구경기에서 남측 허재 감독과 북측 리덕철 감독이 손을 잡고 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남북통일농구경기를 남북 주석단과 평양주민들이 관람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남북통일농구경기...
  • 2018-07-04
  •     '2018 중한연(缘)문화축제’ 공연 열려   (흑룡강신문=하얼빈)박해연 한동현 기자=7월 2일 밤, 시내물 소리와 함께 등장한 한국 해금독주 ‘사향’연주를 시작으로 ’ 2018 중한 연(缘)문화축제’ 공연이 할빈 소년궁에서 막을 올렸다.   문화공연으로 중한 량국 우의를 이...
  • 2018-07-03
  • 신의주화학섬유공장을 시찰하며 공장 내부를 지켜보는 김정은 위원장의 바지에 흙먼지가 묻어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엉덩이에 흙먼지가 묻어 있는 사진이 보도됐다.     2일 신의주화학섬유공장 시찰을 나선 김 위원장의 사진에서 드러났다.     미리 준비된...
  • 2018-07-03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안북도 신도군을 방문하기 위해 작은 모터보트를 이용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과 인접한 도서 지역인 평안북도 신도군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지난 북·미정상회담과 중국방문 후 첫 국내 활동이다. 신도군은 갈대가 많이 심...
  • 2018-07-02
  • 5시간40분에 걸쳐 화재 진화, 화재가 진화된 건물 한국 주재 중국 대사관 업무팀 이춘희 세종시 시장과 면담 한국 세종시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신축공사장에서 26일 오후 큰 불이 나서 중국인 1명을 포함하여 3명이 숨지고 37명이 부상했습니다.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는 지하2층, 지상 24층인 고층빌딩으로 세종시 소방본부...
  • 2018-06-28
  • 조선이 조국통일 3대헌장을 기념하기 위하여 평양 통일거리 입구에 세운 탑.높이 30m, 너비 61.5m의 아치형 구조물이다. 너비 61.5m는 6·15남북공동선언을 상징한다. 1999년  8월 14일 착공, 2001년 8월 14일 준공되었다. 조선중앙통신/ 흑룡강신문
  • 2018-06-21
  •          할빈서 조선 최고 예술가들 유화작품 30여점 전시      (흑룡강신문=하얼빈) 정명자 기자= 15일 제6회 할빈국제유화전 및 피카소&달리 예술그림전이 할빈국제컨벤션센터 D관에서 개막됐다. 이날 조선 최고의 예술가들이 그린 그림 유화작품 30여점, 피카소와 달리의 판화, ...
  • 2018-06-19
  • 평양 시민이 지난달 31일 양산을 쓰고 휴대폰을 보며 거리를 걷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평양에서 한 어린이가 지난달 31일 축구공을 들고 거리를 걷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과 북,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김영철 북한...
  • 2018-06-04
  • 2015년부터 농촌생활체험기지를 설립하고 체험객을 맞고있는 화룡시흥농콩재배전문합작사 농촌생활체험기지에서는  해마다 벼모내기, 남새심기, 딸기수확, 산나물채집, 얼음낚시 등 계절성적인 농촌생활체험외에도  메주빚고 된장만들기체험과 김치담그고 찰떡치는 등 민족특색음식만들기 체험행사도 더 늘이면서...
  • 2018-05-29
  • 5월 28일, 이명희(가운데)가 한국 서울지방경찰청에 도착했다. 당일, 한국 한진그룹 및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가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았다. 근년에 조양호 가족 성원들이 연속 직원들에 폭언·폭행했으며 기업물류를 통해 밀수하거나 외국인 가정부를 불법으로 고용한다는 소문이 많이 났고 사...
  • 2018-05-29
  • [인민망 한국어판 5월 25일] 며칠 전 조선 제21회 평양 춘계 국제 상품 전시회가 평양시 3대혁명전시관에서 개막됐다. 23일 평양 춘계 국제 상품 전시회 현장을 취재했다. 3대혁명전시관에 도착했을 때 전시관 앞은 이미 많은 차량들로 붐볐고 30분 정도 후에 입장할 수 있었다. 전시회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전시회장은...
  • 2018-05-28
  • 조선 제21회 평양 춘계 국제 상품 전시회가 평양시 3대혁명전시관에서 25폐막했다. 23일,23일 평양 춘계 국제 상품 전시회 현장을 취재했다.  3대혁명전시관에 도착했을 때 전시관 앞은 이미 많은 차량들로 붐볐고 30분 정도 후에 입장할 수 있었다. 전시회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전시회장은 조선 기업 대표들과 일...
  • 2018-05-28
  • 회담 결과 27일 오전 문 대통령이 직접 발표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김 위원장과 이같이 회담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윤 수석...
  • 2018-05-26
  • 북한이 24일 지난 6차례의 핵실험을 모두 진행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해 폐기했다. 이날 연쇄 폭파 방식으로 갱도와 시설을 폭파한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은 차후 모든 인원을 철수시키고 핵실험장 주변을 완전히 폐쇄할 것이라 밝혔다. 풍계리 핵실험 관리 지휘소시설 폭파순간 목조 건물들이 폭파...
  • 2018-05-26
  • [인민망 한국어판 5월 24일] 조선이 북부 핵실험장 폐기 의식에 앞서 5개국 기자들을 초청했다. 5개국 기자들로 구성된 기자단은 어제 오후 조선 원산에서 풍계리 조선 북부 핵실험장으로 출발했다. 만약 날씨가 좋다면 조선은 빠르면 오늘 정식으로 핵실험장 폐기 의식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핵 폐기’ 현...
  • 2018-05-25
  • (풍계리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전원회의 결정에 따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이 완전히 폐기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2018.5.25 조선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조선이 24일 조선 동북부 길주군에 위치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여러 갈래의 갱도를 폭파했으며...
  • 2018-05-25
  •   조선노동당출판사와 평양미술종합대학에서 당중앙위원회 4월 전원회의 결정 관철을 위해 내놓은 선전화.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조선노동당 출판사와 평양미술종합대학이 '경제건설 총력 노선'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은 선전화를 새롭게 창작했다고 16일 조선중앙통신이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20일...
  • 2018-05-18
  • 브라질 출신의 라파엘이 여자 친구인 국흡(중국) 씨와 세트장 중간에서 손을 잡고 있다. 김상선 기자 3차 남북정상회담(4월27일)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국민의 통일에 대한 열망도 함께 타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판문점은 경기도 파주시  비무장지대 군사분계...
  • 2018-05-02
‹처음  이전 2 3 4 5 6 7 8 9 10 11 12 다음  맨뒤›
포토뉴스 더보기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