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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조선) 노동당 위원장 ⓒ데일리안
지난해 6차 핵실험 강행 및 잇따른 미사일 도발로 최대 위기에 처했던 남북관계는 지난 1월 1일 김정은 북한(조선) 노동당 위원장의 전향적인 입장을 담은 신년사 발표를 기점으로 급속히 회복되고 있다.
집권이후 대외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던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들어 파격적인 대외 행보를 벌이고 외교 정상화를 추진하면서 체제 정당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1월 1일 신년사를 통해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표단 파견 용의를 밝히며 남북화해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청와대는 환영 의사를 밝히며 신속하게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을 추진한다.
신년사를 발표하는 김 위원장은 옅은 회색 양복에 같은 색 넥타이를 매고 화려한 호피무늬 안경테를 썼는데 한층 유화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했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1월 12일 올해의 첫 공개활동으로 북한 국가과학원을 시찰했다. 김 위원장은 “모든 것이 부족하고 어려운 조건에서도 우리의 과학자들은 나라의 경제를 발전시키고 인민생활을 향상시키기 위한 투쟁에서 정말 큰일을 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민생경제를 개선하고 체제 정당성을 확보하겠다는 통치 구상을 내비친 것이다.
북한은 2월 8일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하루 앞둔 날에 열병식을 진행해 미묘한 긴장감을 형성했다. 열병식 규모를 축소하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을 최소화 하면서도, ‘화성-14’형, ‘화성-15’형 등 전략미사일을 선보였다. 이른바 ‘핵있는 평화’를 과시하려고 했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김 위원장은 2월 12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방한했던 북측 고위급대표단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특히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친분을 과시하는 듯 다정한 모습으로 팔짱을 끼면서 김정은 체제 내에서의 독보적인 지위를 암시했다. 김 위원장은 이들에게 남북관계 개선 발전방향 및 실무적 대책들을 구체적으로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2월 13일 김 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축하 공연을 마치고 귀환한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성과를 치하하고 단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남녘동포들이 공연을 보면서 뜨겁게 화답하고 환호하며 만족을 표시했다니 기쁘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대북 특별사절단은 지난달 5일 방북해 김 위원장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밝히고 남북 정상회담 및 북미대화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또 4월에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재개를 이해한다고 발언하는 등 남북화해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남북·북미 정상회담 합의가 이뤄지면서 국제사회의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달 25일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를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열차가 중국으로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웠다. 열차를 탑승한 인물의 정체는 당시 밝혀지지 않았지만 동결돼 있던 북중관계가 재가동되면서 비핵화 셈법이 복잡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됐다.
중국을 방문했던 북한 최고위급 인사는 결국 김 위원장인 것으로 밝혀졌다. 북·중 정상은 혈맹관계를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핵 협상이 불발로 돌아간 상황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더불어 핵 협상력을 제고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춘’에 방문해 VR체험을 한 모습이 전해져 눈길을 끌었다. 과학기술 발전을 이끌어 민생경제를 살리겠다는 통치 구상을 뚜렷하게 드러내면서도 아버지인 김정일의 행보를 답습해 체제 정당성을 공고화 한 것으로 풀이됐다.
평양으로 돌아온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북한을 방문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을 만났다. 외교가는 김 위원장이 정상국가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 나서려는 것으로,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자신의 평판을 회복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부인 리설주와 함께 한국 예술단의 평양 공연을 관람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집권 후 한국 예술인들의 공연을 직접 관람한 것은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이번 파격 행보에 대해 남북 화해 분위기를 고조시키면서도 자신의 젊고, 세련되고, 개방된 모습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했다고 해석을 내놨다.[데일리안 = 이배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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