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에도 '3색 정신'은 꺼지지 않는다
[ 2015년 11월 16일 07시 33분   조회:9288 ]

14일 프랑스 파리의 공화국 광장 조각상 주위엔 초와 꽃다발, 글귀가 자리했다. 전날 밤 9시20분부터 이날 0시20분까지 8곳에서 벌어진 ‘이슬람국가(IS)’의 테러로 129명(한국시간 15일 오후 11시 현재)이 숨진 걸 추모해서다. 프랑스로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테러였다.

 ‘스타드 드 프랑스’ 축구경기장을 빼곤 모두 공화국 광장 인근에서 벌어졌다. 시민들이 광장을 찾는 이유다. ‘Innocent(무고하다)’ ‘Pray For Paris(파리를 위한 기도)’란 글귀가 보였다. “테러 이후 우린 더 강해질 것이다. 공포는 없다”는 손 글씨도 보였다. 평화를 상징하는 심벌의 안이 에펠탑으로 바뀌었다.

 ‘흔들릴지언정 침몰하지 않는다(Fluctuat nec Mergitur)’. 중세인 1358년부터 파리를 상징한 문장(紋章)으로 쓰였다. 중세 상인들의 이익집단인 한자동맹 소속 파리 상인들이 센강이 요동쳐도 파리라는 범선은 가라앉지 않고 꿋꿋이 항해할 것이라는 의지를 담아 이 문장을 썼다. 이게 자유·평등·박애란 근대 정신의 발상지인 공화국 광장 한쪽에 거대한 그라피티로 등장했다. 테러 후 그려진 것이라고 했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갈 만큼 절박했던 것일까. 프랑스인들의 마음 풍경이 아렸다.

 파리의 밤을 밝히던 에펠탑은 이날 희생자를 추모하는 뜻에서 조명을 껐다. 하지만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리우데자네이루의 예수상 등 전 세계 주요 상징물들은 삼색기의 불빛을 밝히며 프랑스의 자유·평등·박애의 정신을 이어나갔다.

 10개월 전 샤를리 에브도 테러의 흔적은 여전했다. ‘즈 쉬 샤를리(Je Suis Charlie, 나는 샤를리다)’도 남아 있었다. 당시엔 “리베르테(Libert<00E9>·자유)”의 열띤 함성이 광장을 삼켰다. 추가 테러를 우려한 듯 광장에 모인 군중은 샤를리 에브도 테러 때보다 크게 줄었다. 경찰이 수시로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 방송을 했다. 광장을 찾은 한 여성은 “우린 어제 공격을 받았다. 그러나 공포 속에 살긴 싫다. 함께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 나왔다”고 말했다.

 바타클랑 극장은 광장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였다. 록 공연을 즐기던 89명이 목숨을 잃었다. 인근에 살던 르몽드 기자가 찍은 동영상엔 바닥에 쓰러진 사람들 위로 산 사람들이 달렸다. 생사는 이렇듯 절실했다.

 인근 본비에르 카페 주변엔 수십 개의 총탄 자국이 선연했다. 이곳에서 5명이 숨졌다. 열 살 남짓 아이가 쪼그리고 앉아선 초에 불이 꺼지면 곧바로 옆 초를 들어 불을 붙이길 반복하고 있었다. 뜨거울 텐데도 아랑곳없었다. 테러범의 살의와 아이의 사명감의 대비는 이질적이었으되 현실적이었다. 파리 시민 마리옹은 “내 도시를 보고, 내 거리를 보고, 내 사람들을 보며 살아 있다는 걸 느끼고 싶었다. 우린 싸울 것이다. 우리나라도 싸울 것”이라고 했다.

 다시 걸음을 옮긴 지 5분 남짓 르카리옹 바에 도착했다. 15명이 숨진 곳이다. 총알 구멍엔 꽃이 꽂혀 있었다. 동네 주민 쥘리에트는 “여긴 정말 특별할 게 없는 동네다. 그저 보통 사람들이 사는 데다. 아무런 상징성도 없다. 어디서나 일어났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누구든 테러 대상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었다. 쥘리에트는 “오늘 낮 누군가에게 담뱃불을 빌렸더니 ‘정말 미안합니다. 없어요. 미안해요’라고 하더라. 별일 아니었는데도 정말 미안해했다. ‘무슨 얘기냐 당신 잘못이 아니다’고 해줬다. 모두 죄의식을 느끼고 있다. 이상한 감정이다. 함께한다는 느낌이기도 하다”고 했다.

실제 공감과 연대를 체감할 순간들이 이어졌다. 당국의 헌혈 요청에 세 시간 줄을 서 피를 내어준 이가 많았다. 조한나 나자르는 “한 번도 헌혈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엔 두 번 생각할 일도 아니었다”고 했다.

 IS는 14일 공식 인터넷 선전 매체에 올린 아랍어와 프랑스어로 된 성명에서 “8명의 형제가 십자군 프랑스의 수도를 공격했다”며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테러 직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프랑스는 14일부터 사흘간을 희생자들을 위한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국가 안보 태세를 최상위급으로 올렸다. 국경 검문을 강화했고 학교와 에펠탑 등 주요 관광시설 등의 문을 닫았으며 스포츠 경기를 모두 취소했다. 추가 테러 우려에서다. 미국 연방수사국(FBI)도 파리에 요원을 파견해 테러 정보 수집에 나섰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라로저 코언은 14일 칼럼에서 “파리를 구하려면 IS를 물리쳐라. 인류의 이름으로 IS를 응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파일 [ 12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631
  • 크림공화국이 러시아에 편입된 이후 4월 8일에 있은 우크라이나 의회에서도 반러와 친러파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수십명의 의원들이 격렬하게 주먹다짐을 하는 일이 일어났다.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대통령 권한대행은 우크라이나 의회에서 주민투표를 통해 크림 공화국의 러시아로 병합의 배후는 러시아 정보국이라고 주...
  • 2014-04-09
  • 코네티컷 대학이 ‘3월의 광란(March Madness)’이라 불리는 미국 대학농구(NCAA) 챔피언에 등극했다. 코네티컷은 8일(북경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AT&T 스타디움에서 열린 NCAA 토너먼트 결승전에서 켄터키 대학을 60-54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이로써 코네티컷은 지난 2011년에 이어 3년 만에 우승트로피...
  • 2014-04-09
  • 2009년 1월 백악관을 떠난 조지 부시 미국 전 대통령(67세)이 달라스 시에서 자신의 그림 솜씨를 선보이는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개인전에서는 ‘리더십의 예술: 대통령의 개인 외교’라는 주제로 약 20점의 유화 작품이 선보여졌다.   중국일보
  • 2014-04-09
  • 말레이시아 항공 려객기 MH 370기가 실종된 지 한 달이 지났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실종기가 추락했다고 결론지었지만 여전히 기체 잔해가 발견되지 않았다. 북경에서 8일(현지시간)실종한 말레이시아 려객기 탑승객의 우리나라 가족들이 련락없는 친지들을 위해 기도를 하고 있다."벌써 한 달이 지났어 …", "...
  • 2014-04-08
  • 현지시간 4월 6일, 일본의 가와사키에서 현지 군중들이 남근축제를 경축하면서 거형 남성생식기 모형을 들고 거리를 돌고있다. 남성생식기를 토템으로 신앙하는 현지에서는 이같은 행사가 자신들에게 복을 가져다 줄뿐만아니라 또 자신들의 생육능력을 증강시켜준다고 믿고있다./중신넷  
  • 2014-04-08
  • 아시아 국가간의 협력과 교류를 통한 경제발전을 목적으로 창설된 비정부ㆍ비영리 지역경제 포럼 박오포럼이 오는 4월 8일부터 11일까지 해남도 경해(琼海) 박오(博鰲)에서 열리게 된다. 박오포럼에서는  세계경제발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다양한 정보를 교환하는 다보스포럼(Davos Forum)의 아시...
  • 2014-04-08
  • 중국하이쉰01호가 4일에 이어 5일에도 남위 25°,동경101°부근에서 련락두절된 말레이 항공기의 블랙박스에서 나오는 신호로 추정되는 주파수를 감지한 가운데 호주 련합협조센터의 지휘관은 이 해역의 수심은 4500메터로서 블랙박스를 찾고 건져내는데 어려움이 클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이 해역의 해저지형도이...
  • 2014-04-07
  • 사회페기물의 마지막 종착지는 어디일가? 미국 허핑턴 포스트(The Huffington Post )에 게재된 사진사 Chris Jordan이 촬영한 사진들은 이 수수께끼의 답을 알려주고있다. 대량의 페기자동차, 회로기판, 페기전선, 유리파편 등은 모두 쓰레기 수거장에서 으깨지고 분쇄된다.  환구넷
  • 2014-04-06
  • 미국 텍사스주의 륙군기지에서 현역 군인이 총기를 난사한 사건이 또 일어났다. 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지난 2009년에도 총기난사 사건으로 13명이 숨진곳이다. 용의자는 2011년 이라크에서 4개월간 복무한 적이 있는 34살 이반 로페즈 상병.평소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해 온 그는 전투복 차림으로 차량을...
  • 2014-04-04
  •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벤 중심가에 위치한 평민굴에는 마약과 성매매가 성행하는 곳이다. 대부분이 미성년자들인데 열살이 되기 시작하면 성매매에 나선다한다. 엄마가 나서서 자신의 딸에게 성매매를 하도록 알선을 하기도 하는데 하루에 십여명의 남성을 상대로 한다. 처녀성은 300딸라에 내놓기도 한다. 국제녀성조...
  • 2014-04-04
  • 인도 오리사주 간잠지구 쿨라가르(Kulagarh) 마을에서 2일(현지시간) ‘자기 징벌 축제’로 불리는 ‘단다 축제(Danda festival)’가 열렸다. 축제 참가자들은 15일 동안 스스로를 징벌하며 가족들의 행복을 기원한다. 뜨거운 모래 위에 엎드려 누워있는 남성들의 등에 나무 막대기가 놓여있다. 한 남성...
  • 2014-04-04
  •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칠레 북부 이키케에서 서북서 방향으로 86km 떨어진 해안지역에서 규모 8.2의 지진이 발생해 최소 6명이 사망했다. 60여 차례 계속된 여진에 피해 지역 주민들이 집 밖에서 밤을 지새고 있다.이날 강진이 일어난 지 하루만에 또 지진이 발생했다. 2일 밤 이키케에서 남쪽으로 23km 떨어진 지점에서...
  • 2014-04-04
  • 영국 "데일리메일" 4월 1일 보도에 의하면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乔希·泽茨라는 11살 소녀는 자기 아버지가 암말기여서 더 이상 살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였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하늘나라에 보내게 된 소녀는 슬픔을 금할수 없었다. 또한 소녀는 자신의 미래 결혼식에도 아버지는 영영 참...
  • 2014-04-04
  • 독일 베를린 총리공관 밖에서 환경운동가들이 1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대원들이 바바라 헨드릭스 환경장관(왼쪽), 메르켈 총리(가운데), 시그마 가브리엘 경제에너지 장관 인형을 쓰고 시위를 하고 있다.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1일 독일 베를린 총리공관에서 독일연방 16개 주 장관과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에너지...
  • 2014-04-03
  • 시리아 인권관측소는 1일 3년 동안 시리아 내전으로 15만 명 넘게 사망했다고 밝혔다.시리아 인권관측소는 시리아 내부 지상 정보원들로부터 얻은 정보를 통해 사망자 수를 집계하고 있다. 전체 사망자 15만344명 중 과반인 7만5487명이 민간인이며 이 가운데 어린이가 7985명, 여성이 5266명이다.사진은 사망한 딸을 안고...
  • 2014-04-03
  •   4월 2일, 태국 방콕의 한 금속수거창고에 폭발사고가 발생해 7명이 사망했다. 사고당일, 몇몇 일군들이 제2차세계대전 당시 남겨진걸로 추정되는 폭탄을 절단하는 과정에 폭발이 발생한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로 7명이 사망하고 19명이 부상했다.   환구넷  
  • 2014-04-03
  • 북경시간 2014년 4월 2일 저녁 10시30분경 말레이시아 셈포르나 singamata호텔에 한무리의 무장집단이 습격하였다. 무장인원들은 1명의 중국국적의 상해 녀자아이와  필리핀적 녀직원을 랍치하였다. 당시 현장에는 60명 중국 관광객이 있었다. 무장인원들의 습격으로 호텔은 아수라장이 되였고 호텔 보안일군들이...
  • 2014-04-03
  • 현지시간 4월 1일 펜실베이니아주 Sunbury의 19살에 나는 살인마녀 Miranda Barbour가 법원에 압송되였다. 2013년 11월 그녀는 그녀의 22살 나는 남편과 함께 42살 남성을 살해하였다. 그녀는 Craigslist라는 싸이트에서 펜실베이니아주의 남성을 유혹한 살해한 혐의를 받았었다. 그녀는 무려 22명의 사람을 살인했다...
  • 2014-04-03
‹처음  이전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다음  맨뒤›
포토뉴스 더보기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