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갑
http://www.zoglo.net/blog/zhengrenjia 블로그홈 | 로그인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칼럼/단상/수필

'찰떡 벽'에 대한 단상
2006년 06월 28일 00시 00분  조회:6593  추천:78  작성자: 정인갑


'찰떡 벽'에 대한 단상

정인갑


이번 대학 입시 시험 때 연변1중의 운동장은 학부모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이는 중국의 어느 도시에서도 볼 수 없을 정도로 장관이었다. 우리 민족은 정말 중국 56가지 민족 중 교육을 가장 중시하는 민족임을 다시 한번 감지할 수 있었다.

필자는 이런 장면을 SCK미디어에 실린 사진을 통하여 알았으며 필자가 각별히 눈여겨본 것은 연변1중 벽에 다닥다닥 붙은 찰떡이었다. 자기 자식이 대학에 붙으라는 부모의 애절한 마음을 실감함과 동시에 필자는 다른 문제를 음미해보았다.

'대학에 붙다'의 '붙다'와 '찰떡이 붙다'의 '붙다'는 서로 별개의 단어이지만 단 그 음이 같기 때문에 우리민족에게는 다른 민족에 없는 이런 풍속이 있다. 이는 어떤 문화현상인가? 이런 문화현상을 巫術문화라고 한다.

무술문화는 제한된 경험 또는 聯想적 추리를 기초로 하는 원시적인 사고방식에서 태어난, 사물의 발생, 발전 및 그의 변화 결과를 공제하기 위한 인류의 행위이다. 무술은 다수의 상황하에 사회적 행위, 전통적인 습관으로 나타나며 사람들로 하여금 그에 대해 맹목적으로 믿게 만들기 때문에 당사자의 논리적인 사고를 거치지 않고 습관적 또는 신앙적으로 행해진다.

한국이나 일본의 선수 팀에 보통 '4번'이 없다. 죽을 '死'가 연상되기 때문이다. '4'와 '死'는 의미상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러나 이렇게 연상하고 이런 행동을 취하며 심지어 그것이 풍속화 됐으니 무술문화의 례에 속한다.

우리의 민족은 임신부 집에 고추를 많이 매달아 놓는 습관이 있다. 고추와 男根의 모양이 비슷하므로 남자 아기를 낳으라는 뜻에서이다. 역시 무술문화에 속한다.

중국의 전통문화나 풍속도 마찬가지다. 가장 비참한 례로 漢武帝 때 통치계급 내부의 '巫蠱之禍' 相殘으로 수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드라마 <漢武大帝>에 상세히 나오므로 구태여 소개하지 않겠다.

지금 중국인이 '8'자나 '6'자를 선호하는 것도 그 본질은 무술문화에 기인된다. 아래에 당나라 名醫 孫思邈(손사막)의 <備急千金要方>에 게재된 무술문화에 속하는 약 처방의 예를 좀 더 들어보자(괄호 안의 것은 필자의 評語임).

△목구멍에 물고기 가시가 걸리면 가마우지의 똥을 먹거나, "가마우지!"하
고 외치거나 그물을 태운 재를 먹으면 낮는다.
(목구멍에 걸린 물고기 가시가 가마우지, 가마우지의 똥, 그물을 무서워할 것인가).

△鐘乳石(종유석)을 넣어 끓인 물을 마시면 유모의 젖이 많아진다.
(종유석이 유방처럼 생겼고 거기에서 떨어지는 물이 젖을 연상시킬 수 있으므로 상상해낸 것).

△脫肛하거나 산후 脫陰하면 자라 고기를 먹어라.
(자라의 머리가 신축성이 큰 데서 상상해낸 것).

△뱀이나 매미의 허물로 난산을 치료한다.
(뱀이나 매미의 허물은 새로운 생물체가 낡은 생물체로부터 빠져 나온 것이므로 거기서 상상해낸 것).

△임파선 종창을 치료하려면 쥐 고기를 태운 가루를 먹어라.
(쥐가 구멍을 잘 뚫기 때문에 쥐 고기를 먹으면 종창이 잘 터진다는 상상에서 나온 것).

△瘀血(어혈)을 치료하려면 여자 월경의 피가 묻은 천을 태운 재 가루를 술에 타서 먹어라.
(몸 안의 피가 밖으로 나오는 월경과 피를 밖으로 빼는 어혈의 치료가 같은 원리라는 데서 상상해 낸 것).

△아들을 낳으려면 도끼 한 자루를 산부인의 침대 밑에 놓아라. 날을 아래로 향하게 하되 몰래 놓아야 한다. 믿음이 안 가면 닭이 알을 깔 때 같은 방법을 쓰면 모두 숫병아리가 된다.

세계 모든 민족을 망라한 전통문화나 풍속에는 무술문화가 깊이 침투돼 있으며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무술 문화는 전통문화의 표징과 민족풍속의 일부이기도 하므로 이를 몽땅 없애버릴 수도 없다.

손해를 끼치지 않는 전제하에 '남들이 다 그렇다는데 들어주자'라는 식으로 대하거나, 또는 장난 삼아, 놀음 삼아, 재미로 무술문화를 받아들이는 정도면 충분하다.

허나 이렇지 않는 경우도 자주 목격하게 된다. 한국에서 엘리베이터에 4층 표시가 없는 호텔을 종종 목격하게 되는데 외국 손님들을 당혹하게 만들곤 한다. 자기 마음에 드는 아파트이지만 4층이므로 구매하지 않는 사람도 보았다. 어떤 중국인은 8자가 많이 섞인 전화번호를 챙기기 위해 重金을 탕진한다.

전통문화를 계승할 때 그에 침투된 무술문화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하며 필요에 따라 그를 걸러버릴 줄 알아야 한다. 원시적인 사고 방식, 추호의 과학성도 없는 경험이나 련상에 너무 미련을 가지며 큰 손해를 볼지언정 그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사상 방법을 없애버리자.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39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39 인구가 많으면 축재도 잘 된다 2014-06-23 1 8909
138 서울표준시 재검토 2014-05-14 3 8314
137 재한중국동포식당에게 하는 건의 2014-05-07 5 8398
136 ‘자유왕래’, 너무 늦었다 2014-03-13 7 10554
135 자식농사가 가장 중요한 농사 2014-02-04 1 7315
134 김치의 중국 이름 ‘辛奇’질의 2013-12-26 11 11037
133 복지와 함정 2013-11-18 6 7927
132 개천절과 중국의 하상주 단대공정 2013-11-13 0 7771
131 이름부터 바로 지어야 한다 2013-10-11 1 7325
130 구의사 종친회 2013-09-07 3 7692
129 순갑(順甲) 예찬(禮讚) 2013-07-14 3 9344
128 정묘, 병자호란과 중국조선족이민사 2013-06-26 2 9331
127 언론과 국민의 기질 2013-06-13 2 10394
126 다문화가족과 인종개량 2013-06-05 16 14518
125 한국에 한 번 더 간절히 충고해 본다 2013-04-27 13 15116
124 ‘오일재상’ 2013-02-13 2 7869
123 ‘세 번째 아이’의 의미 2013-01-18 6 7844
122 우리 겨레의 디아스포라 2012-12-30 6 11210
121 한국인과 중국인의 음주습관 차이 2012-12-20 8 12735
120 한국의 감옥 문화 2012-11-29 6 10905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